'Frankfurt 2010'에 해당하는 글 2건

비행기 타기전 약간의 여유. 절친은 오후 시간을 빼내어 프랑크프루트 인근을 보여줍니다.

오늘이 목적지는 뤼더스하임(Rüdesheim)입니다. 뤼더스하임의 특징이라면 두 가지, 라인강과 와인입니다. 그리고 그 둘이 만나 만든 유복하고 아름다운 마을이 소복히 내려앉아 있지요.

독일의 젖줄인 라인강은 상상 이상으로 크고 물살도 거셉니다. 라인강의 기적이라 칭해지는 이유로, 한강과 비견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부분은 완전 오산입니다. 거대한 화물선 여러대가 동시에 다닐 정도로 강의 폭과 깊이가 넉넉합니다.

취리히의 호수, 루체른의 호수가 흘러흘러, 프랑크푸르트를 지나는 마인강을 포함해 각지의 강물이 만나 라인 강을 이룹니다. 고대에는 라인강이 그 물이라는 생명 요소로 인구를 흥하게 했고, 현대에는 그 유량으로 물동을 담당하며 경제적 가치를 주었으니 대단한 강이기도 합니다.

라인 강에 대한 이야기는 새록새록이지요. 로마가 서양 세상의 전부일 시절, 카이사르가 북벌을 하다가 기후와 풍토가 척박하던 차에, 라인강을 보고 더 이상 정복하지 않기로 합니다. 이로서 라인강이 로마제국의 북쪽 경계가 되었고, 라인 강 이북은 자유는 구했으되, 문명의 혜택을 못 받은 야만으로 중세까지 지내게 되지요.

또 한 가지 이야기는, 그리드락 사례입니다. 라인 강을 건너는 사람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 유행이 되어 강 양안에 빼곡히 세금 징수 목적의 성들이 들어차고, 이는 소유의 과도한 분권화를 초래해 결국 라인 강 통행이 올 스톱 되는 결과를 보이지요. 아이러니컬 하게도 그 멍청하고 잔혹한 성들이, 지금은 로렐라이 등등 관광지로 남아 돈을 벌어주고 있습니다만.

결국 이 라인강을 직접 보니 역사의 중요한 꼭지가 훤히 보이더군요. 저 거세고 깊은 강은 건넌다는 개념의 교통에는 중요한 장애가 되었고, 따라 흐른다는 개념의 교통에는 완연한 혜택이었습니다. 이렇게 라인 강 구비구비가 역사와 얽혀 흐르고 있습니다.

뤼더스하임 마을 위편의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강 저 건너에 보이는 독일 마을이 왠지 짠합니다. 어찌나 도시가 산에 예쁘게 정렬되었는지, 한번 거리를 직접 거닐어 보고 싶더군요.

강 어디에서도 잘 보이는 전망대 기념탑입니다. 평탄한 독일 지형치고는 주목할만한 언덕이고 탑은 우뚝하니 높습니다.

보통 범상한게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 보았지만 영어 안내가 전혀 없어 잘 모르겠습니다. 궁금해하는 저를 위히 친구가 현지직원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비스마르크의 보불전쟁 승전탑이라고 합니다.

프러시아가 프랑스를 힘으로 제압하고 유럽의 중심으로 거듭난 그 통일전쟁이지요. 이 전쟁에 이기고 비스마르크는 베르사이유 거울방에서 독일제국의 성립을 선포했던, 프랑스로는 아주 치욕적인 사건이기도 합니다. 

프랑스는 나폴레옹 3세가 퇴위하며 파리 코뮌이 들어서 내전으로 전개된 복잡한 상황이고, 독일은 갈갈이 찢어져 유럽의 열강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앞마당 역할만 하다가, 비로소 하나된 중심국가로 합쳐져 합스부르크 시절의 위엄을 되찾은 계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패권주의가 다시 세계1차대전의 빌미가 되니, 역사는 돌고 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튼, 기개가 활개만큼 대단한 저 독수리의 웅대함이 당시 프랑크푸르트에서 보불전쟁 이후 프랑스와 강화조약을 맺은 비스마르크의 치솟는 만족감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예전 피비린내는 역사에 남아 있고, 마을은 포도향이 가득합니다. 아주 놀랍게도 뢰더스하임은 와인 산지입니다. 마을 인근이 온통 포도밭이고, 질좋은 리스링(Riesling) 와인과 아이스바인이 생산됩니다. 매년 와인 축제 (Wein Fest)를 개최하는ㄷ, 그 자체가 장관인가 봅니다.
강이 좋고, 와인이 잘되어서인지 마을 전체가 넉넉하고 아름답습니다. 골목 골목 하나도 놓치기 싫게 예쁩니다. 마치 테마파크에 온듯 합니다. 다른 점이라면, 실제 살림집이란 점과, 골목을 돌고 집을 돌아도 뒷편의 남루함이 없이 환상이 실존으로 계속 이어진다는 점이지요.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집에 들어가 점심을 먹었습니다.
음식도 맛나지만, 와인이 아주 질 좋습니다. 독일에서 맥주가 아닌 와인을 시키게 되다니 제게는 상상도 힘든 일이지만, 항상 산지제일주의, 또는 특산추구형이라는 의미로 보면 뤼더스하임은 분명 와인을 마셔야 하는 곳입니다.
식사 후, 공항까지 배웅해주며 친구가 넣어준 뤼더스하임의 와인. 그 마음이 고맙고 찡합니다. 아주 신나는 일 있을 때 이 와인을 따야겠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Tra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Osaka 2010] So lonely  (2) 2010.11.16
[Spain 2010] 1. Slow for Spain  (6) 2010.11.15
[Frankfurt 2010] 2. Rüdesheim, the town in fairy tale  (8) 2010.09.25
[Frankfurt 2010] 1. Pass-thru city  (4) 2010.09.21
[Hamburg 2010] Tor zur welt  (0) 2010.09.17
아폴로 13호와 맥가이버  (8) 2010.08.22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8개가 달렸습니다.
  1. 안녕하세요~
    방문하셨던 도시 이름이 다른 듯하여 댓글 달아요^^
    말씀하신 도시는 Ruedesheim인 듯하네요.
    사실 업무차 Walldorf라는 곳에 있는데, 이 글을 읽고 찾아가보려고 구글맵을 뒤졌었거든요. ^^
    그런데 Roedersheim으로 찾을 수가 없어서요^^
    확인 부탁드려요^^
    • 네. 지적 고맙습니다.
      제가 스펠을 잘못 알았네요. 뢰더스하임이 아니고 뤼더스하임이 맞습니다.

      동상 있는 주소를 링크 남기니 참고하세요. ^^
      (http://maps.google.com/maps?q=49.981633,+7.899621&num=1&sll=49.995123,8.267426&sspn=0.114836,0.256119&ie=UTF8&ll=49.980212,7.900919&spn=0.005892,0.011019&z=17&iwloc=A)
  2. 예전에 '어린아이가 똑같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의 말씀을 어느 분의 글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30대 초반이고, 한 아기의 아빠로서 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Inuit님처럼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노력해 보려 합니다. 늘 좋은 글 감사드려요~
    • 네. 저도 그말에 공감합니다. 아이가 닯고 싶은 역할모델이 어떠냐에 따라 삶이 많이 좌우된다는 부분 말입니다.

      제가 얼마나 그 역할을 할지는 몰라도, 딸과 아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생각하게 해주고 싶은 욕심이 있긴 합니다. ^^

      라딘님도 속이 깊으신듯 하니, 아이 크면 멋진 아빠가 되실겁니다.
  3. 비밀댓글입니다
    • 추석직전에 출장은 다녀왔고, 글만 뒤늦게 올리는거야. ^^;

      내가 어제 밤에 알려줬더니, 딸이 기특한 짓을 했네 그려. ^^
      생일 축하해. 바쁜일좀 지나고 10월에 식사한번 하자꾸나.
  4. 나 여기 게르만하우스로 일단 첫날 숙소 에약 했어.. 근데 벌써 결재도 되버렸네 ..ㅠㅠ
    • 댓글을 이제 봤네. 여기 정말 괜찮은 동네야. 나중에 식구랑 프랑크푸르트 가면 다시 들를 계획임..
secret
독일 최대의 국제 도시 프랑크푸르트입니다. 실제 크기보다, 외국인 거주인구의 부피면에서 그렇습니다. 한인 교민의 수요만 해도 꽤 많지만, 그보다는 국적기 직항지이므로 유럽에 들어가는 진입로이기도 합니다. 저만해도, 수십번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경유(transit)했지만, 도시에 들어가본 적은 없었던듯 합니다.

이번에, 돌아오는 길에 프랑크프루트에서 한 밤을 자고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프랑크프루트에는 제 25년지기 친구가 있지요.

당일 오후에 전화받고 부랴부랴 공항에 픽업 나온 친구에게 제일 먼저 부탁한 곳은 브로이하우스입니다. 함부르크에서의 한을 풀어줘야 합니다.독일와서 맥주를 찔끔찔끔 음료수처럼 얻어 마신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그러나. 이건.. 
내 친구 저희를 너무도 좋은 곳에 데려 갔습니다. 
사실, 이 친구 독일 음식 안 좋아합니다. 내심, 출장이 길어 제가 한식 먹겠다 할 줄 알고 마음 편히 준비했다가, '가장 독일스러운' 음식 먹고 싶다는 모진 주문 만나서, 독일 음식집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하지만, 이건 제가 생각한 이상입니다. 1620년부터 장사했다는 이집은, 믿거나 말거나 나폴레옹이 다녀갔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통상 남부지방에는 밀 맥주인 바이스비어(weissbier)를 잘 하지만, 이 집 특기는 둥클(dunkles)였습니다.

그 보다 더 멋진 안주는 어떤가요. 그 발음만 해도 제 입에 침이 고이는 학센, 소시지에 스테이크까지 모듬 하나하나가 다 알찹니다. 제 이번 5개국 순회 여행을 통틀어 가장 맛난 식단이었습니다.

밤엔, 프랑크프루트의 상징인 뢰머 광장에 잠시 들렀고, 달게 잔 이후에 숙소 인근 중앙역(hauptbahnhof)를 들렀습니다. 유럽의 중앙역은 단지 제일 큰 역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세상으로 통하는 관문이자, 도시의 중심지, 힘의 상징이기도 하지요. 프랑크프루트 중앙역의 규모와 상세한 조형은 제 상상을 초월했을 뿐더러, 왠만한 도시의 중앙역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감격스러운건,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앞의 한국 기업 간판이지요. 돌아다니다 한국기업 간판 보는게 대수는 아닙니다만, 자동차 왕국 독일의 심장부에 자동차 관련 광고를 해버린 한국 기업의 배포와 실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다시 중앙역으로 돌아가면, 22개의 플랫폼에 띄엄띄엄 늘어선 기차들 보며 느낀 점이 독특합니다. 어딘가로 훌훌 떠나고 싶레 만드는 대형 아치 돔 아래의 예쁜 기차들. 
규모는 서사적인데, 느낌은 서정 그 자체였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4개가 달렸습니다.
  1. 사진 속의 과일과 쥬스가 너무나 신선해보입니다.
  2. 어휴 저 맥주는 정말... 말로 할 수 없습니다. ^^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