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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chwartz

원제: Inevitable Surprise


사다 놓은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선뜻 손이 가지 않아 오래 묵혔던 책입니다. 요즘 바빠 마음이 각박했던 탓에 먼 미래 이야기는 미루고픈 마음이 있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이 책은 시나리오 플래닝의 대가인 슈워츠 선생이 바라보는 미래상을 적은 책입니다. 시나리오 기법이 근저에 깔렸으되 기법 자체에 대한 장황한 설명 없이 결과 예측만 간결하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2003년 책이지만 워낙 멀지감치 내다본 터라 많이 어색하거나 어긋나지 않습니다.
저는 결론으로서의 예측보다, 과정으로서의 방법에 관심이 많은 터라 조금 살을 발라 보겠습니다.

미래 예측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개념은 영어 원제에 잘 나와 있습니다. Inevitable Surprise, 피하지 못할 경악 쯤 되겠지요. 

Inevitable
우선 피할 수 없다는 "inevitable"은 거대한 추동력을 의미합니다.
인구나 정치경제 등 거시적 지표에 의해 치열하게 추론하면 '결국 이 일은 벌어지고 말겠구나.' 라는 결론에 당도하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듣는 이는 대개 부정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설마 그런 일이 생길라구..'
만일, 근거 없이 부정하고 싶어하는 반응이라면 이미 그 추동력은 발현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반대 상황의 효익을 향유하고 있으며 박탈에 대한 무의식적인 거부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불가피한 추동력의 이해야말로 위기관리와 기회추구의 호기입니다.


따라서, 전략가라면 거시지표를 관찰하고, 큰 흐름을 모니터하며 미래 상황을 끊임없이 시뮬레이션 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들 인상 찌푸리며 그런일이 어떻게 생기겠느냐고 거부하는 부분을 집중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Surprise
다음 단어는 놀랄 일을 의미하는 "surprise"이지요. 그 일이 생길 것은 알지만 정확히 언제, 어떤 속도로 벌어질 일인가에 대해서는 누구도 대답해주기 어렵습니다. 막연한 불확실성입니다.
이 때 대개 사람들은 불확실성에 맞서 방어적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 반응은 과도하게 체념하여 언제 생길지도 모를 일로 억압받아 꼼짝않고 상황 변화만 기다리는 경우입니다. 다시 말해 눈앞의 작은 이익만 추구하며 위험이 감당할만한 수준으로 평온해질 때까지 복지부동하는 상태지요.
이 또한 활동을 과도하게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전략가는 이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계산된 위험 (calcuated risk)을 택해야 합니다. 911 테러나 쓰나미 같이 경악할 일(surprise)은 실현은 예상되나 시기를 예측하기 힘든 사례입니다. 이 경우라면 시나리오 형식의 대응이 합리적이겠지요. 단기적, 중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의 대안을 마련하는 방식입니다. 결국, 위험 노출도 (risk exposure) 관리가 핵심입니다.



이미 시작된 20년 후
이처럼 변하지 않는 추동력과 변동성이라는 성분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은 슈워츠 선생의 '미래를 읽는 기술 (The art of long view)'에서도 한번 소개한 바 있었습니다. 이해를 도우려 이번에는 원제목으로 책의 핵심을 설명 드렸습니다. 원제목도 멋지지만, 번역제목도 우아합니다.

미래학 책에서 흔히 드는 사례가 있습니다. 변하지 않는 추동력에 대한 부분입니다.
아주 큰 강이 있습니다. 통상 나일이나 갠지즈를 듭니다. 상류에 유량에 현격한 변화가 생기면 하류에 영향을 미치는건 당연합니다. 그것을 피하기는 힘들지요. 만일 누가 상류의 상황을 안다면 몇 달 후 이 곳 상황을 예언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추동력이지요.
예컨대, 나일의 신관은 앞서 오는 물의 유속과 색을 보고 홍수나 가뭄을 예언했다고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inevitable surprise는 이미 시작된 20년 후라고 의역이 가능하지요. 20년이라고 시기를 못박은 부분에 부정확성은 있지만, 허위와 가공이 버무려진 제목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그 정도는 상징성을 위한 애교로 봐야겠지요.


몇 가지 재미난 예상
책의 예상은 수긍할만하면서 재미있습니다. 이미 타 매체에서 많이 언급된 내용도 있고 책 읽을 분의 재미를 위해서 자세한 언급은 안하겠습니다. 다만 맛뵈기 몇가지만 소개하지요.
*인간의 평균 수명 연장 추세 + 노년 활력 증가 + 은퇴 후 직업 불안... = 노인 전과자의 증가
*중국의 1자녀 제도 -> 2020년경 신부 1000만명 부족 -> 해외 신부 수입 = 문화 및 인종 mix와 그 후폭풍
*무슬림 인구의 유럽 유입 -> 무슬림 여성의 다산 선호 = EU내 Muslim Society 정착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지혜가 필요하므로 많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예측에 따라 실행하는 일은 용기까지 필요하여 더욱 어렵습니다.
따라서 그만한 반대급부는 존재합니다. 결국 중요한 부분은, 의식적인 유연성입니다. 고개를 높이 빼 전방을 주시하고, 본 것의 의미를 생각하며 사는 버릇을 들이는 자체가 장기적 경쟁력의 한 축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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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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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항상 흥미있는 책 추천 감사합니다.
    이 책도 읽어보아야겠군요 ^^
  2. 문득 워렌버핏이 언급한
    "지구온난화 -> 자연재해증가 -> 보험관련산업의 이익감소"가 떠오르네요..

    버핏도 슈워츠 선생의 책을 읽은걸까요??
    적어도 한분야의 "대가"라면 그정도의 예측은 다 하는 걸까요..? ㅋㅋ
    • 지구온난화에서 빠지지 않는건 언제나 보험 이야기입니다;;;;
      얼마전에 페이퍼 쓰면서 여러 통계 자료를 접하기도 했구요
    • ysddong// 버핏도 미래학의 기본인 인구통계등에 관심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추동력을 알아내는 기본 단계지요.
    • astraea//
      지구온난화는 좀 더 지켜봐야할 추동력 같습니다.
  3. 노인전과자 증가..가 재미있네요
    역시 저는 짧고 굵게 사는 쪽으로-_-
    • 세가지 추동력이 너무 확실한 경향이 있어서 역시 시간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 세가지 조합으로 노인전과자를 생각한 저자의 생각이 참 기발합니다. -_-;;;
  4. 재밌겠어요. 저도 지금 밀린 책 다 읽으면 읽어야겠네요.
    중국의 해외 신부 수입이라니.. 그렇게 되면 저희 나라도 한 몫 하지 않을까요.. 걱정되네;;;
  5. inuit님의 서평(?) 을보면 다 재밌을거 같은데..요책도 역시 +_+재밌어 보입니닷!
    그런데 ㄱ- 마인드 해킹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어요. 어쩜 좋으까염 흑흑.
    • 마인드 해킹은 짧막짧막한 글들이라 진도가 잘나가지 않나요? 설마 다 외워가며 읽는중? ^^;
secret
Cliche라 할만큼 흔히 들고 있는 사례 먼저.
소련의 붕괴와 911 테러를 예측한 사나이.
스필버그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2050년대 상황을 실감나게 그려낸 인물.
Michael Porter의 모니터 그룹 자회사인 GBN (Global Business Networks)의 회장.
피터 슈워츠, 그리고 그가 사용하던 시나리오 기법.
몇달전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관심으로 책을 하나 읽었으나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실망했던 바 있습니다. 실용적으로 잘 정리된 책을 찾자는 얄팍한 기대는 버리고, 시나리오 플래닝의 원조를 읽었습니다. 피터 슈워츠(Peter Schwartz)지요.

Peter Schwartz

Peter Schwartz

원제: The Art of the Long View


처음에는 1991년에 지어진 미래 예측서를 읽는 기분이 개운치 않았습니다만, 원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부한 함의와 영감은 역시 아류가 범접하기 힘든 orthodox를 보였습니다. 절실히 느끼고 많이 배웠던 시간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반적으로 제가 알고 있던 시나리오 기법 (scenario thinking, scenario planning)과 다르게 새로 배운점 위주로 적어 보겠습니다. (그래서, 늘 그랬듯 이번도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_-)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미래 예측과 관련된 시나리오라 하면, 향후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실감나게 그려보는 점이 다른 예측 도구와 차이점입니다. 어찌보면 미래에 대한 "imaging tool"이지요. David Invar 같은 양반은 '미래에 대한 기억 (memories of the future)'라고까지 했답니다.
따라서, 누구나 고개 끄덕일만한 사건의 전개를 통해 깜짝 놀랄만한 미래상을 그려내는 것이 시나리오 기법의 목적이자 요체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분석적 툴과 창의성이 결합해야 하며, 시나리오의 정의상 훌륭한 스토리텔링이 이뤄져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맥루한 식으로 말하면, 시나리오는 인간 예지능력의 도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나리오는 왜 중요한가?
그렇다면, 다양한 미래 예측기법이나 트렌드 뽑는 기술이 있는데 왜 시나리오 기법이 중요할까요. 바로 의사결정자의 심리를 정확히 겨냥한 sniping tool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슈워츠 아저씨의 큰 강점이자 원조의 깊이가 묻어나는 부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시나리오 기법은 단순한 통계자료의 나열이 아니라, 의미있고 마음을 때리는 시사점이 나와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의사결정자가 경악하고 반발하게 하여 가능한 미래상의 갈래를 절실히 공감한 후 행동하게 만드는 부분이 시나리오 경영의 핵심입니다. 시나리오 작업보다는 공연 부분이 더 중요합니다.

이 점이 세간에 알려진 시나리오의 허상과 진실 사이의 간극입니다.

한가지 더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꼽자면, 조직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strategic dialog)을 위한 훌륭한 툴이라는 점입니다. 딱딱하고 매력없는 문어가 아니라 실감나고 공감되는 구어로 서로간에 조직의 미래상을 그려보고 의견을 모으고 행동을 일으키는 좋은 도구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는 어떻게 예측하는가?
아무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급 배우가 있더라도, 대본이 잘 나와야겠지요. 시나리오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요.
슈워츠 아저씨의 방법을 간략히 추려내면 이렇습니다. (제가 임의로 해석한 부분이니 전통적 시나리오 기법과 다릅니다. 주의를 요합니다.)
모수*변동성=시나리오
모수란 것은 main driver를 말하며 인구통계나 거시경제 지표와 같은 부분입니다. 변동성은 앞서 나온 모수, 즉 장기적인 추동력이 어디로 튈 지 예측하는 부분입니다. 미묘한 변화의 전개양상과 그 결과를 나타내고, 이 변동성에 따라 시나리오가 가지를 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단, 시나리오의 총 갯수가 3개를 넘지 않도록 책에서는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의사결정자의 인지적 capacity를 고려한 부분입니다.


미래의 징후는 어떻게 잡아내는가?
슈워츠 선생은 미래의 근원적 변화를 읽자면, 주변부에서 그 징후가 보인다고 합니다. 따라서 주변부의 미묘한 변화에 촉각을 세우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TV는 그 자체로 정보공급원이 아니라 대중의 신념과 인식을 반영하고 형성해 나가는 매체로 규정합니다. 또한 음악도 감정의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가 됩니다. 미래를 탐지하는 좋은 센서라는 뜻입니다.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서태지의 등장과 X세대의 대두간에 상관관계가 있었고, 미국의 R'n'R을 포함하여 무수한 사례가 있지요.


시나리오는 정말 쓸만한가?
결론적으로, 시나리오 기법의 탁월성은 존재합니다. 특히 전통적 의사결정 기준인 ROI (return on investment)류의 결정론적 세계관이라는 관점을 보완하여 리스크에 대한 정성적 이해를 돕습니다. 단지 리스크를 압축한 r값으로 정량화 함에 있어 소실되는 여러 정보를 고스란히 간직하며 조직의 반응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결과가 분기하는 상황에서는 그 결과를 보며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낮은 가능성으로 무시했던 이벤트의 가능성이 시간에 따라 높아지는 경우에도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실물 옵션 (real option)의 등장으로 이러한 dynamic environment에 대한 수학적 모델링과 평가 능력이 높아진 부분은 있지만, 시나리오 기법의 통합성과 포괄성은 그보다 한 수 높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반면, 아쉬운 점은 시나리오 기법을 적용함에 있어 시나리오 자체가 공상소설이 되지 않기 위한 예비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시나리오가 예측력이 떨어지면 위의 모든 논의가 수포로 돌아가며 더욱 안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지요. 어쩌면 이것은 시나리오의 특징이기도 하고 미래 예측 자체의 어려움이기도 합니다. 책에 자잘한 사례와 테크닉이 나열되어 있지만, 확신을 가지고 시나리오 기법을 사용하는 내공이 되기 전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아리송합니다. GBN 같은 전문 조직에서 도제식으로 배우든, 혼자 폭포 밑에서 수련을 쌓든 부채도사가 된 이후에나 유용한 기법입니다.

물론 시나리오 기법이 책 몇권으로 전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암묵지이며, 사용하는 사람의 지적, 영적 능력에 매우 좌우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슈워츠 아저씨의 권유처럼, 올해 예측을 해보고 내년에 다시 돌아보아 무엇을 놓쳤는지, 어떤 것이 징후였는지 복기하며 배우는 편이 미련해보여도 정석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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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4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이휘게니아 2006.12.09 19:24 신고
    한국 문학인들은 미래 읽기에 무지한 경우가 많아요.
  2. 대중매체가 미래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것, 뻔한 내용인듯 하지만 이런 현상을 간과했던 자신의 기민함과 통찰력에 반성을 하게 되네요. 요즘에는 바로미터가 더욱 정교해져서 인터넷 서치엔진 키워드검색 실시간 인기순위 등 좋은 도구들도 많은 것 같아요. 이 툴을 활용하고 그 속에 함축되어 있는 정보를 캐내는 능력이 너무 필요합니다. 사회과학도로 재밌는 글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네 말씀처럼 그 툴은 무엇이든 상관 없습니다. 그 속을 보는게 중요하지요.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안보이고, 제일 먼저 눈이 맑아야 할듯해요. 밝은게 아니라..

      댓글 고맙습니다.
  3. 오늘은 트랙백을 걸어보았습니다. 저도, 그책 참 재미있게 읽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쓴 리뷰를 다시 보니, 새롭네요.(그나저나 일요일에도 컴퓨터를 켜십니까?)
    • 트랙백 고맙습니다. 아이를 보면 미래가 저절로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하지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저희 집은 TV를 안보기 때문에 일요일에도 컴퓨터를 켭니다. 외출을 하지 않는 이상. ^^)
  4. 1. 트랙백을 걸기엔 조금 창피해요. ㅎㅎㅎ
    그렇게 정성들여 쓴 글도 아닌데...

    2. 트랙백 거는 방법을 몰라요. -.-;
    아... 더 창피.
    • 그래서 연습해보라는거지. 따라해봐.
      1. 트랙백 걸 글(지금 이 포스팅)의 트랙백 주소를 찾는다. (힌트: trackback adress라고 되어있음)

      2. 트랙백 보낼 자기 글로 가서 수정-...-삭제->옆에 있는'트랙백 등록'이라는 링크를 누르고 앞에서 찾은 주소를 입력.

      엄청 쉬운데, 쓰려니 어렵군. 암튼 해봐.
  5. 시나리오플래닝이나 미래를읽는기술 이런거라면,
    로버트 볼독의 "예측의 기술"이 더 원조가 아닐런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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