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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대적 기업이 나타났던 때, 인사 업무는 어디서 담당했을까요?
A: 구매부서였다고 합니다. (마우스로 드래그 하세요.)

채용이란 어찌 보면 노동력의 구매입니다. 구매의 달인인 구매부서에서 채용과 해고를 담당하는게 옳다고 생각한 시절도 있었지요. 황당하지만 어찌 생각하면 이해도 갑니다. 

하지만, 인사가 만사라는게 경영의 철칙입니다. 현대 경영의 요체도 인적자원 또는 HR의 효율적 운용입니다. 무형자산을 보면 그렇습니다. 문화나 조직의 힘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금전적 가치로 표현되니까요. 결국, 구매와 경영 사이의 간극만큼이나 인사업무를 바라보는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그리고 경영에 기여하는 인사, 보다 상위 개념의 HR인 전략적 HR을 지향하는 책이 한 권 나왔습니다. 

Ralph Christensen

(원제) Roadmap to strategic HR: Turning a great idea into a business reality

제가 회사에서 전략과 HR을 담당하고 있어서인지, 책을 좋아해서인지 easysun님께서 선물로 보내주신 책입니다.

Simple Message
책의 핵심 주장은 간명합니다. 
전략적 HR이란 비즈니스와 결합된 HR이다.

Understandings required
너무 간단해서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지만, 배경을 알면 이해됩니다. 세가지 사항입니다.

첫째, 인사 업무의 역할에 대한 인식은 분산이 큽니다. 앞서 구매에서 경영까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둘째, 미국 기업에서의 인사는 전형적인 지원, 보조업무입니다. 우리나라는 IMF 전까지만 해도 인사부서는 고위 경영자로 가는데 필수 코스였습니다. 지금은 다소 전문화되었지만, 아직도 인사부서의 무게감이 큽니다. 미국이라는 상황에 매몰된 절실한 부르짖음입니다.
셋째, '미국'에서 '경영' 관점의 역할론을 부르짖은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저자의 자신감이 책으로 표출된 점입니다.


How to Action
아쉽게도 책은 매우 복잡하게 실천사항을 적어 놓았습니다. 읽다보면 기절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책의 핵심주장이 간명하듯, 실천 과제도 명료합니다. 두 가지입니다.

  1. 사업과 연관하라 (Strategy): 당신이 HR 부서장이라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당신 스탭을 전략회의나 비즈니스 결정 회의에 들여보내는 것입니다. 목적은 단 하나. 사업을 이해하려고 입니다. 실제로, 인사부서가 회사의 중요 전략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인사는 최전선으로 나가야 합니다.
  2. 현업에 이관하라 (Line management): 결국 전략의 완벽한 이해는 실행단에서 이뤄집니다. 따라서, 인사부서는 현업 조직이 인사를 책임지고 수행하게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저자는 이를 범주화 합니다. 전사적 차원의 전략적 인사를 HR, 현업에서 하는 인사를 hr로 규정합니다. 이 과정은 매우 두렵고 위험합니다만, 전략적 HR의 핵심입니다. 대개의 인사-비즈니스 결합은 이 단계에서 실패한다고 저는 봅니다.

지금까지가 책의 핵심구조입니다. 나머지는 풍부한 사례를 체계화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So hard to understand
불행히도, 책은 지독히 어렵습니다. 레이먼 님이 지적했듯, 번역이 깔끔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꼼꼼하지만 번역글 다루는데 있어 전문적이지 않아서 그런가 봅니다. 예를 들면, 현장 경영진이란 말 때문에 저도 많이 헤멨습니다. 그룹사 구조를 떠올리며 읽기 때문입니다. 하도 답답해 아마존 원문 대조를 해보고서야 이해가 갔습니다. 제가 위에 썼듯 '현업'이 어울리는 역어일겁니다. (예전 인사 교과서에서는 이 부분을 라인 조직 또는 계선 조직이라고 불렀지요.)


Good templates for HR community
이 책의 장점은 저자가 경험한 방법을 상세히 적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영감을 주는 다양하고 상세한 템플릿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반면, 이 책이 일반 경영서라고 보긴 매우 힘듭니다. 어떤 분야든 두루 알아서 나쁠거야 없지만, 이 책은 HR 관리자, 그 중 리더급 이상에게 더 잘 맞습니다. CEO가 읽으면 최상입니다. 반면, 하위직 인사팀원이라면 돌산에 눌려 하늘만 바라보는 손오공의 갑갑함을 느낄테고, HR 비관련자가 읽으면 뜬금없는 디테일에 금방 질려버립니다. 


Linkage to Strategy 
전 인사담당이지만 인사를 모릅니다. 채용, 노무, 급여, 인사기획 등 인사 업무는 제 인사팀장이 백배 잘 압니다. 하지만, 제 산하에 전략팀과 인사팀이 함께 있어 생기는 시너지가 큽니다. 제가 이 책에서 크게 배운건 한가지입니다.
"모든 걸 HR의 렌즈로 보자."
지금보다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반면 전략가로서 비평도 있습니다. 전략에 대한 이해가 시대 지체 현상을 겪습니다. 책에서는 전략을 확정성의 영역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그 이후에 전략 기반의 HR과제로 전환하여 실행을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 전략에서 확정성은 무의미합니다. 따라서 전략적 HR은 필수적으로 유연성(flexibility)를 전제로한 전략을 내포해야 합니다. 아예 전략과 동떨어진 HR이 태반인 상황에서 결정적 흠결이라 하긴 어렵지만, 저자의 취지라면 이 점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좋습니다.


Humble Mormon
책은, 거칠게 비유하면 '어느 HR 매니저의 성공수기'입니다. "내가 이만큼 했다" 자랑할만 합니다. 그러나, 경험의 충실한 기록이 일반적 길잡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딱 수기입니다. 기업별 특성도 있고, 시대적 차이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저자에 정이 가는건 그야말로 브리검 영 대학 출신 답기 때문입니다. 청교도를 넘어 구도자적 자세입니다. 일단사 일표음입니다. 저자는 언제든지 주유소 알바할 각오로 일에 임했다고 합니다. BYU 출신이 그랬다면 전 믿습니다. 제 예전 미국인 싸부님을 꼭 닮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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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3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드디어 서평을 올리셨네요. 오매불망 학수고대했던 포스트입니다.

    역시나 통찰력을 가지신 분의 깊이가 팍팍 전해옵니다. 지식이 일천한 제가 달리 표현할 수 없던 핵심과 정곡을 쉽게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질문하나 있습니다. 현업조직이라 함은 다른 부서 혹은 팀이라는 의미인지요?
    다시 한 번 더 고맙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 기다리셨다니 고맙고도 민망합니다. ^^

      현업조직은, 통상적으로 조직의 산출물을 직접 내는데 기여하는 부서를 말합니다. 스탭이 아닌 직원들이죠.
      영업, 생산, 개발부서 등입니다.
    • 저의 짐작과 동일하네요. 그렇다면 현업 조직이 인사를 책임지고 수행할려면 많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를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현업조직에게 이러한 전략을 전달하고 설득시키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반발이 예상되네요.
    • 맞습니다.
      그래서 책 내내 이어지는 내용이, 현업에 이관하는걸 두려워 하지 말라는 내용, 그리고 그걸 잘 운영하기 위한 커미티, 여기에 HR이 들어가서 도와야 한다는 점, 이를 위한 템플릿 등등이 장황하게 이어지지요.
      그리고 현업에서 너희들 일을 왜 우리 시키느냐 반항 다루는 법, 또 너무 up되어 오버하는 경우 다루는 법 등도 나와 있구요. ^^
  2. Thanks! 3월 중에는 읽겠다고 하시더니.. 역시.. 서평 감사합니다.
  3. 어려운 책 읽으셨군요... 저도 인사로 입사를 했던지라 모든것은 HR로 통한다는 말에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코카콜라하면 1등 브랜드를 떠올리지만 그 브랜드를 만든건 사람이라고 ^^ 집필은 잘 되어가시죠? ㅋ
    • 이야.. 미도리님이 인사에서 시작하셨군요.
      말씀처럼 성공적인 브랜드는 조직적으로도 정렬이 되어야 유지됩니다.
      이 책에서도 끝없이 강조하는게, HR이 직접 고객을 만나라, 들어라. 이런겁니다.

      집필은.. 이번 주말은 좀 땡땡이를 쳤습니다. ^^;
  4. 잭웰치 선생의 저서 'Winning"에서 기업의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 회의에
    인사 담당 임원이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지요.

    쓸모있는 전략가를 꿈꾸며 공부하고 있기에 HR은 전략 만큼이나 항상
    숙제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제 일년 후에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던지 간에 학습이 아닌
    현실의 문제 속에서 헤매고 있겠죠 ^^

    햇살 따스해진 일요일 오후네요.
    항상 감사히 구독하고 있습니다. ^_^
    • 모든게 HR이듯, 전략도 조직 구석구석까지 스미는 일 같아요.
      그래서, 넓게 관심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깊이를 희생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한 해 동안 여러가지로 많이 담으시기 바라겠습니다. ^^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