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아마 이번학기의 하일라이트라고 해도 될정도로 가장 중요한 마무리가 몰려있고, 그만큼 바쁜 기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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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밤을 꼬박 새우고, 오후에 기숙사 올라와서 두어시간 눈을 붙이고 텀프로젝트를 하려 일어났는데, 같이 동문수학하다 먼저 경영 일선으로 뛰어든 박기자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형 학교에 갈테니 식사나 하시죠.."

제일 반가운 손님은 제일 바쁠 때 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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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 민호형님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한 1년간 이리저리 많은 경험을 한 <박이사>로부터,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2년간 체화한 배움의 목록들이 머리에서 이리저리 지나갔었고, 나의 잣대, 나의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당장 근미래에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여러 분야에 퍼져있는 MBA들끼리 동반자적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여러 방안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앞으로 펼쳐질 즐거운 미래를 상상만 해도 희망이 꿈틀댔습니다.

MBA들의 자산은 다양성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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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아끼는 후배랑 대화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저같은 경우 MBA과정을 지내면서 노동운동을 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긴 것은 확실하고, 그 후배 말처럼 그것이 '사고방식이 서구화' 된것인지, 아니면 제 말처럼 '노동운동이 시대와 안맞는' 것인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노동자이자 경영자'로서의 노동관을 세우는 것 역시 이뤄갈 숙제가 아닌가 합니다.
그런면에서 박기자가 1년간 느꼈다는 '신계급주의'는 귀담아 들을 만 했습니다.

요즘의 상황은 과거처럼 노동자 대 자본가의 구도가 아니라,
노동 귀족이라는 신계급이 대두되어 그들이 노동자를 착취할 뿐더러
우리같은 MBA들이 당장 속하게 될 수 있는 '하층 자본가 계급'도 착취하는 구도이다.

역사의 인식은 딛고선 자리와 당면한 과제에 의존적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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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바쁜 일정으로 식사만 하고 들어가겠다던 잘마른 낙엽같은 파삭한 제 의지는 간만에 보는 후배에 대한 반가움으로 부스러져 버리고 2차 장소로 자연스레 발길을 옮겼습니다.
박기자와 인연이 각별한 문기자, 영철형님이 함께한 자리는 폭발력이 있었습니다.
'영업'이 화두가 되어 영업맨으로서의 자세에 대한 영철형님의 비법 강의가 있었지요.
늘 몸소 보여주시던 것만으로도 가르침이 많았지만, 구체적인 사례와 응용에 대한 배움은 적지 않았습니다.

          세일즈맨의 대원칙: 혼신의 힘을 다해 고객의 마음을 이해해라.

써놓고 보니 평범한 말 같지만 그를 위한 긴세월의 노력을 들어보니 저 간단한 말이 얼마나 실행하기 힘든지 알 듯 했습니다.
특히, 형수님과의 한판 승부이야기는 죽비에 맞은듯 뒷골이 밝아오는 느낌이 들었었지요.

일을 열심히 하면 득도한다는 일본 근대 노동철학이 허언이 아닌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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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흥이 짙어감에 따라 잔이 얽히고 정이 설키고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잔은 잔을 머금고 술자리를 바삐 돌아다녔습니다.
나중에 이른 쫑파티하러 나온, 영철형과 문기자의 방사람들과 자리를 함께 해 노래방에 갔다가, 헤어짐을 진정으로 아쉬워하는 몇몇 분과 입가심을 하고 그렇게 지친몸을 이끌고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긴시간을 부대끼며 있었는데도, 돌아서는 뒷모습에 눈이 머물며 서운하고 아쉬운 것을 보니 졸업이 가깝긴 가까운가 봅니다.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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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qnseksrmrqhr 2009.10.23 14:10

    우리의 역사 속에서의 지배층의 의식구조가 왜 막연한 관념론에 집착했었는지 그 까닭을 밝혀내는 일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습니다..........마음을 이해하는 일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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