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09 (26)
Inuit Blogged

인생을 비행이라 가정할게요. 당신의 자리는 어디인가요? 이코노미석이다. 비즈니스석이다. 아직 탑승도 못했다. 게이트 앞이다. 책의 광고 설명을 빌리자면, '하루 14시간씩 일하면서 1년에 4만달러를 벌던 사람이,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고 한달에 4만달러를 버는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살고 싶은 장소에서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지나치게 호기심을 끌려고 하는 자극적 문구를 좋아하지 않아 그냥 소개만 들으면 안 읽었을 겁니다. 하지만 시간관리나 주도적 삶에 대한 책에서 자주 언급이 되고, 재주 있는 이야기꾼인 팀 페리스가 저자인지라 거부감 없이 읽어 보았습니다. 책의 핵심은 '미니 은퇴'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모은 후, 은퇴하여 멋진 인생을 즐긴다는 전략은 몇가지 문제가 있지요. 먼 훗날 그 ..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보면, 꽤 많은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소식을 날리고 있다. 미국, 호주, 일본, 캐나다, 독일, 스웨덴 등등.토요일 이태원에 가보면, 여기가 한국의 어떤 거리인지, 한국여행자가 많은 외국 어느 교차로인지 모르게 외국인이 많다.나 역시, 아침 7시쯤 눈뜨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메일을 체크하고, 오전에는 남미, 오후에는 유럽과 컨퍼런스 콜을 한다. 사실 내 메일함은 24시간 내내 각지에서 보고가 들어온다. 이렇게 세계가 활발히 교류한 적은 인류 역사상 처음이다. 그런데, 이렇게 활발한 교류 속에 타국에서 살고 있는 이주민은 전 세계 인구의 몇 퍼센트가 될까?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에 생각해보시길) (Title) The power of place: Geography, destiny, and g..
트리즈 방법론에 대해서는 앞선 포스팅에서 소개한 바 있다. 전통적 트리즈가 공학문제 해결에 치중된 숙명이 있기에,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적합한 도구가 필요한 참이었다.이 책은 그 조건에 잘 부합할 것으로 보였다. 저술의 주체가 한국트리즈협회이고, TRIZ 방법론을 비즈니스 맥락에 어찌 적용되는지를 집중설명하는 방식이다.최소한 목차까지는 합격이었다. 하지만, 내용은 영 부실하다.우선 책의 1/3은 여기저기 주워 모은 듯한 TRIZ 방법론이다.나머지 1/3은 비즈니스 맥락에서의 TRIZ인데, 비즈니스 전용의 문제해결 코스를 제안한다.T: TaskR: Reason analysisI: ImaginationZ: Zap하지만, T-R-I-Z 에 끼워 맞춘 자유분방한 조어에서 보듯, 내용이 한참 함량 부족이다.코끼리..
TRIZ. 어디서 들어본 듯도 하고 생경하기도 한 이름이다.언젠가 이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또 하나의 키치(kitch)적이며 마케팅용의 조어 정도로 여겼었다. 그러다 '세상 모든 CEO가 묻고 싶은 질문들'에서 TRIZ를 유용한 생각의 도구로 추천하기에 만만치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 권의 후보 중 처음 읽은 책이 바로 김효준의 책이다. TRIZ에 대해 잠깐 설명을 하자. TRIZ는 러시아의 천재 겐리히 알츠슐러(Genrich Altschuller)가 만든 창의적 발상 기법이다.알츠슐러는 14세에 특허를 등록하고 해군 특허파트에서 근무하면서 수많은 공학적 문제를 해결하였다.그 과정에서 그가 깨달은 부분은 특허, 발명, 그리고 창의력을 발현하는데 있어 모종의 방법론이 있지 않을..
지구 표면적의 1/7을 차지하는 나라. 동-서간 시차가 11시간 나는 나라. 한때 미-소 경쟁 중 한 극의 주축이 되었던 나라 러시아다. 그러나 의외로 우리나라에는 몇가지 키워드 이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머나먼 나라다.한-소 수교가 이뤄진 것이 1990년 즈음이고, 그 전까지는 냉전 시대의 대결구도 영향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중공'이라 불리웠던 중국보다도 러시아는 먼 나라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갖는 몇가지 흔한 오해도 많다.모스크바는 시베리아 한 가운데 있어 춥다. 모스크바는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 쯤 위치해 있다. 러시아 아가씨들은 다 이쁘다. 생각과는 다르다고만 하겠다. 책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주제를 외줄타듯 간다. 그래서 경박하지는 않지만 딱히 남는 인상도 없는 밋밋함이 특징이다. 책을 ..
하나는 외롭고, 둘은 싸우고, 셋은 서열짓기다. -Inuit 최소한 산업에 있어서는 의미있는 명제일 것입니다. 허핀달 지수(Herfindahl index)로 수치화 되기도 하는 과점은, 산업이나 기업의 복리와 생사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입니다. 모두가 독점을 원하지만, 시장은 독점을 흔쾌히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사랑받는 독점기업이라도, 가격과 고객 세그먼트 상 틈새가 항상 있기 때문이지요. 하다못해 공짜 경제학을 전면에 내세워 가격 차별화의 여지를 줄여 놓은 구글조차, 광고, 플랫폼, 서비스 측면에서 수많은 경쟁자들이 생겨나고, 도전하고, 무럭무럭 자라는 형국입니다. 결국, 산업별 최적의 양적 기준은 동태적인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하나의 강력한 사업자가 떠오르고 이에 도전하는 강력한 맞수가 생기고 ..
돈 잘 버는 런던의 금융인이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고 팔며 경제의 새로운 면에 눈을 뜬다. 컨셉이 참 명료하면서도, 흥미진진합니다. 이미 플롯에서 반은 성공하고 들어간 책입니다. 이 책을 사 놓고도 아껴 두었다 휴가 때 비행기에서 읽었습니다. 세계라는 책의 배경과 캐주얼한 전개가 휴가 여행에 딱 맞겠다 싶었습니다. (Title) Around the World in 80 Trades 보이지도 않는 거액을 모니터로 거래하고, 거대한 회사를 서류로 사고 파는 증권과 금융세계. 현대경제의 총아이면서도 지나치게 가상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2008년 세계를 광풍처럼 쓸어버린 서브프라임 모기지 역시 실물 없이 파생상품이 꼬리를 물다가 거품처럼 주저앉은 현대 경제의 병폐를 드러낸 사..
정유정 작가의 신작에 해당하는 '7년의 밤'을 먼저 읽고 나니, 그의 다른 책은 읽고 싶은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글솜씨는 인정하겠지만, 불편할 정도의 몰입감과, 있음직하게 뒤틀린 세계관이 휴식을 위한 독서와 잘 안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권 다 읽은 아내가 전작인 '내 심장을 쏴라'는 보다 가볍고 유쾌하다고 줄곧 말한지라, 작가의 다른 세상을 만나보려 휴가 때 읽었습니다. 확실히 낫더군요. 인생에 갑자기 변화구가 던져진 '7년의 밤'처럼, '내 심장'도 갑자기 정신병원에 갇힌 사내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돌이킬 수 있다는 점, 실낱 같은 탈출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는 한껏 희망적입니다. 무엇보다 스테레오 타입의 악역은 있을지언정, 뼛속까지 철저한 악인은 없습니다. 그래서 폭력과 증오의 농도..
해외에 가면, 풍경사진 찍고, 음식, 특산물을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지요. 왜 그럴까요? 다녀온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욕구, 그리고 가서 본 것을 남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 본능이 동기입니다. 바로 이 점에서 사진찍는 행위는 특정한 예술의 장르이면서도 시간의 보존, 스토리텔링, 그리고 감정의 해석까지 다양한 범주를 포함하는 창작행위입니다. (Title) Within the frame: The journey of photographic vision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해도 사진 찍는걸 좋아하고 잘 찍고 싶은지라, 가끔 사진에 관한 책을 봅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독특합니다. 일단, 사진 잘 찍는 테크닉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습니다. 시종일관 피사체를 대하는 마음, 결정적 순간을 잡아내는 마..
예전 학창시절 돌이켜보면 가장 재미없던 수업은 단연 도덕이었지 싶습니다. 그냥 착하게 잘 살면 되지 뭘 과목으로까지 배우나 싶고, 이런건 가정 교육의 문제지 왜 학교에서 가르칠까 의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흔 넘은 지금 곰곰 생각해보면, 도덕은 가장 중요한 가치인것은 분명합니다. 굳이 과목으로 필요했는지를 별론으로 둔다면 과목으로라도 한 자리 차지할 의미는 충분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항상 판단하고 결정하고 관계맺어야 하는 인간 사회의 일원인 한은 늘 부딪히는 이슈니까요. (Title)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처음에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그저 사회적 심상으로 여겼습니다. 순수해서 그만큼 파괴력이 있는 질문,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