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08 (21)
Inuit Blogged

요즘 커뮤니티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고, 일 관련해서 개인적 관심도 많습니다. 커뮤니티는 사회 자본의 한 요소란 점에서 몇가지 개념을 구글링하다가 문득 사회자본(socail capital)을 학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이 책을 읽었습니다. 제일 먼저 느낀 점은 학문적으로는 꽤 복잡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노동의 생산가치가 급여의 교환가치보다 클때 잉여가치가 생긴다는 고전적 마르크스 주의의 자본론에서 출발해, 인적 자본과 문화 자본 등으로 확산합니다. 개인 수준의 미시적 설명과 행위자로서 개별 노동자에게 축적되고 유동하는 가치를 포착한다는 점에서 신자본이론이 대두되고 사회 자본도 그 맥락 위에서 나온 단어란 거지요. 그냥 만든 신조어나 레토릭의 수준을 넘습니다. 즉 세속적 의미에서 내포되..
자서전은 사리다. 전문 작가가 아닌 사람이라면, 평생 모은 글감을 단 한번 활활 태워 영롱하게 추려낸 내용이 자서전이다. 이 책 읽으며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모든 사람이 사리가 나오지는 않듯, 구도하듯 치열히 산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수고의 증표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해군, 1번 잠수함의 함장, 안병구.그가 전해주는 잠수함 이야기는, 생소한 분야의 이야기라서도 매력적이지만, 우직한 군인의 선굵은 독백이 감동적이다. 잠수함에 창문이 없다는 점을 아는가? 난 잠수함 영화를 매우 좋아하고, 왠만한건 다 봤다.잠수함은 심해에 잠항하여 작전을 한다.그 말은 햇볕이 안 닿는 어둠의 세계이며, 전파도 못 미치는 고립의 세상이란 뜻이다. 조금의 실수만 생겨도 고압으로 찌그려져 죽을 수 있는 캔 속의 몇..
근래, 딱딱한 책을 많이 읽은지라, 좀 쉬어가려 집어든 책이다.클래식이나 서양미술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냥 보고 좋다 느끼는 정도지 체계적으로는 잘 정리가 안된다.서양미술사 관련한 책도 몇 번 읽은 적 있는데, 그 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그래도 읽은 동안 마음이 풍성하고, 또 몇 개는 머릿속에 남으니 효율 없어도 이런식의 remind면 충분히 즐겁다. 논객 진중권은 알려진대로 미학자다.그가 쓴 미술사 책이니 논리적인 점이나, 학문적인 점에서 아쉽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실제로 그랬다.최대한 쉽게 쓰려 노력한 점이 보였고, 가벼운 목적의 내겐 적당했다. 책의 컨셉 상, 각 챕터별로 중심 논문이나 저술을 기둥으로 저자의 살을 붙였다.그래도 적절한 문헌을 토대로 일관되게 적어, 통일감이 있다. 책이 중점으로..
(Title) Bad science 과유 불급. 이 책에 대한 느낌은 딱 그렇습니다. 앞부분을 읽을 때 까지는 환호했습니다. 건강 관련한 사이비 과학의 실체를 낱낱이 까발리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책의 컨셉은, '개처럼 물고 늘어지는' 저자의 근성과 맞물려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정의감의 통쾌함과 전문성의 대리만족을 줍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독소제거나 피부과학의 완전한 허구성을 짚어내는 점은 박진감있는 소설같이 재미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와닿지 않지만, 영국에서 무수한 사이비 신도를 몰고다니는 동종요법이나 뇌호흡법만 해도 그렇습니다. 시비논란을 일거에 잠재운 명료한 논점은 영국에서 이 책의 성가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셈이지요. 사실 병의 치료제는 병원균 자체에 있다고 그것을 희석해서 약으로 만들..
(부제) 박종호의 이탈리아 여행기 유럽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가 파리라면,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나라는 이탈리아라고 합니다. 저자의 의견처럼, 파리에 가면 프랑스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지만, 이탈리아는 다양한 도시국가의 집합체이지 그 어느 곳에도 '이탈리아'라는 단일한 개념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흔히 말하는 이탈리아 그랜드 투어의 네 도시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가 각기 개성이 다른 만큼 그 외의 모든 도시가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는게 이탈리아의 특징이겠지요. 어찌보면 이탈리아는 카테고리이며 스펙트럼일 것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오페라 등으로 유명한 풍월당 주인 박종호 씨는 이탈리아의 매력에 빠져 매년 이탈리아를 찾습니다. 그가 경험한 이탈리아 곳곳의 이야기는 찬란..
여행 갈 때마다, 여행지에 대해 샅샅이 훑는 것은 여행 이전의 즐거움이자, 여행 자체의 충실함이고, 다시 여행 이후의 여운을 되살리는 첩경입니다. 제겐 하나의 의식과도 같지요. 그런 면에서 가이드와 지도는 당연히 숙지하고, 그 수준을 넘어 그 나라 그 도시의 문화와 역사를 섭렵하는게 저만의 여행 비법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 '로마산책'은 흔치 않게 제 마음에 쏙 드는 책입니다. 건축가 출신의 작가는 로마에서 살면서 경험한 세월과, 미학도로서의 지식을 총동원하여 로마의 주요 명소를 설명합니다. 그래서 이 건물은 언제 세워져 어떤 특징이 있다는 수박 겉핧기 식의 가이드북과는 전혀 다른 관점을 선사합니다. 꽤나 매력적이지요. 특히, 라틴어와 현지어의 지식을 동원한 역사 찾기는 함께 세월을 더듬는 재..
정말 재미난 책을 읽었습니다. 막연히 느끼던 불합리성에 대해 명쾌하게 조목조목 짚어낸 글입니다. (Title) The gridlock economy 거리의 간판이 저마다 소리쳐서 아무도 주목받지 못하는 현상을 보신 적이 있지요? 또는 알박기로 인해 서로가 질곡에 빠진 사례도 흔합니다. 이렇게 다중소유, 또는 파편화된 소유권으로 인해, 아무도 소유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교착상태를 그리드락(gridlock)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리드락을 유형화하고 그 영향을 살펴보는 그리드락 경제학을 다루지요. 이렇게 파편화된 소유권은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극도로 저해하는 요소가 됩니다. 예컨대, 저주(Tarnation)라는 독립영화를 만드는 비용이 218달러였는데, 그 저작권을 정리하는데 드는 비용이 23만달러랍니..
제목에서 한 몫 챙기고 가는 책이 있는가 하면, 제목에서 밑천 털고 가는 책이 있지요. 이 책이 그러합니다. 작년부터 갖고 있던 책이지만, 그 밋밋한 제목 탓에 시덥지 않은 행복론이라 생각했습니다. 거들떠도 안 봤지요. 먼저 읽은 아내의 평이 좋아서 읽어 보리라 다짐만 한게 또 반년입니다. 작년 말 출장길에, 주간지 집듯 가벼운 마음으로 가져간 책인데, 왜 이제야 읽었는지 아쉽기만 합니다. (Title) The geography of bliss Theory of happiness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인 마음의 상태입니다. 하지만, 상업의 목적에 충실히 굴복한 학문은 이미 행복학을 하나의 아카데미즘으로 수용했지요. 칙센트미하이 씨의 몰입(flow) 시리즈나 긍정심리학의 핵 길버트 씨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
당신, 남은 인생 동안 계속 설탕물(sugar water)만 팔고 살거요?이 한마디로 스티브 잡스는 펩시콜라의 존 스컬리(John Sculley)를 영입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행복한 동화지만 이후는 비극의 반전입니다. 둘은 반목을 거듭하고 결국 스컬리의 손에 의해 잡스는 자신의 육화인 애플을 떠나게 됩니다. 이는 전략의 문제도, 시스템의 문제도 아닌, 단지 리더간 갈등이 전사적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극명한 사례입니다. (원제) Divide or conquer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매우 유니크한 책입니다. 일단 주류학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갈등의 문제를 리더간 갈등으로 좁혀서 기업 맥락으로 들였으니 재미난 주제입니다. 하지만 책은 내용이 그리 실하지 않습니다. 사람간의 갈등은 학술적으로는 그 난이도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합니다. 누가 옳은지 말만 들어서는 판단이 힘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쟁사와 가격경쟁 중입니다. 가격을 따라내리지 않으면 점유율이 떨어지고, 맞대응을 하면 수익성이 나빠집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브랜드 평판이 안 좋은 어떤 제품이 있습니다. 하지만 품질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이를 어찌 알릴까요?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 왔습니다. 그런데, 항상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Title) The art of strategy 이 부분을 잘 정리한 책이 바로 '전략의 탄생'입니다. This book won't tell any strategy that you expect먼저 반드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