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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작년에 본 두개의 전시회가 제겐 참 대비되었습니다. 마티스와 바스키야였는데요. 마티스는 제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드로잉과 색채 간 대립과 충돌에 대해 평생 고민했던 예술가. 삶의 마지막 즈음 팔을 못 쓸 상황되어, 그 둘을 화해시키는 방법을 알아냈고 그게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사연은 미술전 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시계열로 그의 변천사를 보며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반면 바스키야는 좋으면서 얼떨떨했습니다. 그가 좋아하지 않는 호칭이 '검은 피카소'임에도, 그 별명만큼 그를 잘 설명하는 단어가 있을까 싶습니다. 파격적이고 전위적인 그의 그래피티들. 거리의 미술을 현대미술의 한 장르로 만든 선구적 인물. 피카소와 다르다면 바스키야는 요절한 생애 내내 궁핍을 면하지 못했고, 사후에 소장가들의 주머니만 ..
새로 태어난 원년[나의 두번째 돌반지]에, 나랑 가장 거리가 먼 일이 뭘까 생각하다 충동적으로 춤을 배워 보기로 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어떤 춤이 좋을지 의견을 들어봤는데, 스윙, 살사, 탱고가 나왔고 이중 스윙과 탱고가 절대 양강이었습니다. 팽팽하던 기류가 미묘하게 기울더니, '우선 스윙'으로 결정되고, 몇 주 후 첫 수업에 갔습니다. Wake me up before you go go.. 스윙 댄스를 배우러 간 첫날 이 노래가 연습곡으로 나왔습니다. 한때 유행곡이었으니 노래를 수백번은 들었을겁니다. 첫머리에 '두르르 두왑~, 두르르 두왑~' 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부분이 있는데, 강사님이 이 부분 가사가 (두왑이 아니라) jitterbug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지터벅은 스윙 여섯개 분야 중 하나..
"내 눈은 앞을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세상을 보기로 선택했다." 간결한 한 마디인데, 홀린듯 책을 읽어가게하는 첫 문장입니다. 저자는 갈수록 시력을 잃는 병에 걸려 실명했고, 여성이고, 이민자 시크교도 집안의 자식이라는 기구한 조건으로 태어납니다. 이후 스탠포드에서 공부하고 선택의 심리학에 관한 석학이 됩니다. 운명의 기구함이 저자를 채근했고 숙고하게 만든 주제는 바로 선택입니다. 무엇이 운명이고 무엇이 우연일까요. 그 와중에 선택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Title) The art of choosing 제일 처음 인상 깊었던건 선택의 문화적 맥락입니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서 선택은 달리 작용합니다. 선택할 때 나 이외의 주변까지 고려하는 집단주의적 성향은 동양에서 많이 발현됩니다. 이건 우열이..
일전에 집근처 중국 레스토랑을 갔는데, 사람이 바글바글했습니다. 그냥 적당히 고급스럽고, 적당히 먹을만한데 왜 이리 사람이 많을까. 메뉴를 살펴보니 두가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탕수육 소짜를 17,000원 -> 10,000원으로 40% 할인. 짜장면 가격 = 5,500원 탕수육은 할인폭이 크지만 그만큼 양도 작아 실상 큰 할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밖에 배너도 크게 달았고 선전을 대대적으로 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개 탕수육을 시켰습니다. 짜장은 작년 서울시 평균가격이 6800원이니 저 가격이면 꽤 싸지요. 이 두가지가 유인책이었습니다. 과연 경영적 결과는 어떨까요?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 이후로 그만큼 재미난 프라이싱 책을 찾다가 우연히 알게되어 읽었습니다. 큰 기대 없이 봤다가 이거봐라 하고 볼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