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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아, 마음이 힘들어 못 읽겠다." 책을 마치는데 자그마치 석달 반이 걸렸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축구, 게다가 K리그의 이야기일 뿐더러, 나의 팀 성남FC의 찐팬이 쓴 책인데도 말이지요. 비유를 하자면, 파산 위기에 놓인 중년이 우연히 발견한 중학생 때의 일기를 보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성남FC는 초반에 잘했고 중반에 아슬아슬했다가 종반에 아깝게 되었고 결국 팀이 고장나 버렸습니다. 강등이 거의 확정이다라고 생각하다가 시즌 종료 25분전 쯤 극적인 잔류에 성공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졸깃했지만, 성남팬은 이와 똑같은 시즌을 2016년에 이미 한번 치렀던 바 있습니다. 당시도 시즌 중반까지 우승을 다투다 한끝 차로 하위스플릿에 가더니 2부리그로 강등되었거든요. 책은 성남FC의 팬이자 작가인 저자가 직..

이렇게 우아하게 재기발랄한 글을 본게 얼마만일까. 만난적은 없지만, 페친이 낸 책이라 출간소식을 듣고 일찌감치 사두었습니다. 몇 달간 급히 읽어야 할 책들이 많아 미뤄덨다가, 여행가는 독서처럼 눈과 상상의 호사를 누려보고 싶은 충동이 든 어느날, 읽던 책 치워두고 꺼내 읽었습니다. 개인주의적이라 집단 운동과 거리가 멀고, 학생때 체육시간 이후론 크게 땀흘릴 일조차 별로 없었던 젊은 여성이 갑자기 '동네' 축구단에 들어가 운동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선 국가대표 축구가 먼저 연상되는 축구입니다. 외국에서의 일상성보다는 이벤트성이 강합니다. 게다가 저처럼 축구를 정기적으로 보는 사람도 직접 축구 클럽에 들어갈 생각은 선뜻 들지 않는데, 저자는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랬을까요. 처음 덜컥..
와이너리가 있는 가이아 지역은 구경하며 쉬엄쉬엄 걸어갈 순 있지만, 되짚어 걸어오긴 먼 거리라 우버를 탔습니다. 우버 기사 만나면 수다를 많이 떠는데, 현지 정서를 알기 제일 좋은 시간입니다. "포르투FC 좋아해요?" -포르투 버전 "어느 팀 응원해요, 벤피카? 스포르팅?" -리스본 버전 로컬사람과 대화할 때 급속도로 친해지는 마법의 질문입니다. 포르투갈은 축구의 나라고, 리스본과 포르투는 매우 자부심 강한 축구의 도시기 때문입니다. 포르투갈이 축구에 흠뻑 빠진 이유가 독재자 살라자르 정권 시절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 3F(Futebol, Fado, Fatima) 정책을 펼쳤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책 없는 다른 라틴계 나라도 축구에 미쳐있는걸 보면, 이용했을망정 조성한건 아닌성 싶습니다...
전 축구보다 야구를 더 좋아했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다 아들 덕에 K리그를 본격적으로 보게 되었는데, 보면 볼수록 축구에 새로운 흥미를 느낍니다. 물론 예전에도 국가대표 축구 정도는 꼭 챙겨봤지만, 요즘 K리그 축구보면 새로운 재미를 느낍니다. 참 잘하고 재미납니다. 박진감과 스피드는 해외경기 못지 않습니다. 물론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잉글랜드 리그(EPL)나 스페인 리그(La liga)의 톱 클래스 팀들의 경기를 보면 또 그 나름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납니다. 확실히, 국내 축구나 해외 축구나 예전보다 뭔가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4-4-2니 4-3-3 등의 포메이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 보자고 읽은 책입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흐름을 배웠습니다. 현대축구의 흐름포메이션의 원조라는 WM 시스템의 ..
올해 징하게 고통을 겪었던 성남 일화. 구단 사정으로 지원이 뚝 끊겨, '레알 성남'에서 '리즈 시절'로 반전 직하한 한 해였다. 그 어렵던 작년 상황에서도 아시아를 제패했던 초 강팀은, 남은 선수를 팔아 운영비를 마련하는 기막힌 상황을 이어갔다. 몰리나, 정성룡, 전광진, 조병국, 최성국 등등 돈 되는 스타는 다 갖다 팔고, 신인 키워가며 꾸역꾸역 하위권부터 치고 올라왔지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언감생심. 결국 유일한 로또 반전의 기회는 내년도 아시아챔피언스 리그 직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FA 컵 우승. 위의 만화처럼 리그 성적 포기하고 아예 FA 컵 올인 분위기로 전환하여 드디어 어제, FA 컵 결승전을 홈에서 치뤘다. 상대는 2009년 FA 컵 결승에서 아쉬운 패배를 안겼던 수원. 비록 졌지만..
테헤란의 잠못 이루는 여성들 혹시 '오프사이드'란 영화 보셨나요? 2006년 이란 영화입니다. 전 EBS 채널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가 그 미묘한 매력에 끝까지 보았고, 생각지도 않은 감동에 휩싸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는 무슬림의 독특한 문화에서 출발합니다. 여성은 축구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법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는 열혈 여성 팬들이 경기장 침입을 시도합니다. 남장을 하거나 몰래 들어가는 방식이지요. 여기까지는 의례적인 상상이 됩니다만, 영화는 그 스토리텔링이 치밀하고 정서적입니다. 무척 인상깊었던 것은, 집에서 중계로 봐도 충분한 것을 법규를 어겨가며 현장에서 보는 여성 팬의 그 강렬한 팬심입니다. 잡혀서 보호구역에서 중계를 들을지라도 현장에서 느끼는 감흥을 중시하는 신세대의 정서와 닿아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 1컷: 아들 데리고 탄천 가면서 똑같은 이야기했음. "오늘은 이기는 날일 수 밖에 없어."를 덧붙이며. 4컷: 풍생고는 성남일화 유스팀. 홍철도 풍생고 출신. 6컷: 뼈트라이커 = 뼈주장이란 별명을 가졌던 전 성남 주장 김정우 선수. 이번에 고참된 기념으로 공격수 전환. -_- 7컷: 하강진 선수 1라운드에 이어 페널티킥 또 선방. 이후 수비 무너지면 급 3실점 8컷: 모란구장에서는 흔히 있던 일인데, 탄천에서 고기구웠는지는 모르겠음. 2층에 있었음에도 못 느꼈음. 11컷: 오피셜 연재의 부담에서 벗어나니 생생한 말투.. ;; 12컷: 작년 아시아 챔피언 등극의 영웅중 유일하게 남은 샤사에게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 접촉설이 있음. Note: 샤빠님이 이제 포털에 유료연재를 재개하게 되었습니다..
성남 일화 축구단이 사정이 어려워 주요 선수를 다 팔아버렸는데, 성남 서포터의 핵이자 웹카툰계의 지존인 샤다라빠님의 만화 연재마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몸에 노란 피가 흐른다고 알려진 샤다라빠 님은 자신의 블로그에 무료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샤빠님의 팬이자 성남 서포터로서, 샤빠님 동의 하에 제 블로그에도 동시 연재를 합니다. 언젠가 다시 고료 받고 독점 연재될 때까지 샤빠님과 성남의 선전을 성원하는 의미입니다. 카툰 끝에 관전 포인트를 적었습니다. 쓰다보니 만화의 한 컷에 참 많은 함의가 내포되었다는 점을 느낍니다. 만화만의 함축과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이지요. 이전 스토리: 성남 일화 홈페이지 샤다라빠님 블로그 관전 포인트 1컷: 올해 성남은 작년 아챔 우승의 주역을 다 팔아 버린 관계로 ..
오늘자 성남일화 홈페이지는, 유난히 독특합니다. 합성도 아니고, 시뮬레이션 게임의 한장면도 아니고, K리그마저 서울팀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는데, 성남의 다음 경기가 인터 밀란 전으로 잡혀있지요. 지금 UAE 아부다비에서 진행되고 있는 클럽 월드컵 4강전 예고입니다. 축구협회간 세계 대회가 월드컵이라면, 클럽 간의 세계 대회가 클럽 월드컵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클럽에서 수많은 경기를 펼치며 이룬 끈끈한 팀웍으로 최고의 기량을 펼친다는 점에서는 월드컵보다 더한 재미가 있지요. 성남은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여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습니다. 유럽의 챔피언은 자국리그, 자국 컵대회, 유럽 챔피언의 3관왕을 달성한 인터 밀란입니다. 쟁쟁한 바르셀로나와 뮌헨을 제압하고 오른 왕좌이기도 ..
오늘 새벽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라이벌 축구전인 엘 클라시코가 있었는데, 바르셀로나의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처참히 패배하였습니다. 오늘은 스페인의 축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스페인에서 열광하는, 그래서 꼭 볼 필요 있는 세가지 스포츠라면 투우, 플라멩코, 축구입니다. 플라멩코는 마드리드에서 진하게 경험했고, 투우는 시즌이 끝나 방법이 없습니다. 축구 역시 체류하는 동안 주말 홈경기가 없어 직접 볼 수는 없어 아쉽습니다. 스페인, 아니 세계적으로 최고 클럽으로 통하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사의 본거지에 머물렀는데도 말이지요. 하지만, 실제 경기가 있었어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긴 힘듭니다. 일단, 홈경기는 미리 매진이 되어 표사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그 가격이 원래 비싼데다 암표는 값이 천정부지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