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우아하게 재기발랄한 글을 본게 얼마만일까.

만난적은 없지만, 페친이 낸 책이라 출간소식을 듣고 일찌감치 사두었습니다. 몇 달간 급히 읽어야 할 책들이 많아 미뤄덨다가, 여행가는 독서처럼 눈과 상상의 호사를 누려보고 싶은 충동이 든 어느날, 읽던 책 치워두고 꺼내 읽었습니다.

김혼비

개인주의적이라 집단 운동과 거리가 멀고, 학생때 체육시간 이후론 크게 땀흘릴 일조차 별로 없었던 젊은 여성이 갑자기 '동네' 축구단에 들어가 운동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선 국가대표 축구가 먼저 연상되는 축구입니다. 외국에서의 일상성보다는 이벤트성이 강합니다. 게다가 저처럼 축구를 정기적으로 보는 사람도 직접 축구 클럽에 들어갈 생각은 선뜻 들지 않는데, 저자는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랬을까요.

처음 덜컥 지원서를 내놓고, 가기 싫어 날씨가 안좋기를 바라다 어색한 운명에 코꿰어 끌려가듯 시작한 클럽 축구입니다. 서서히 적응하는 과정부터 재미납니다. 마치 독자도 얼결에 친구따라 축구 클럽에 가 있는듯한 어색함, 차차 스며드는 인간관계, 익숙지 않아 뻘쭘한 연습과정과 숨이 턱턱 막히는 시합 모습까지 생생합니다.

눈앞에 그려지는 이 생생함은, 아마 영화를 전공한, 천상 글쟁이인 저자의 재능 탓일겁니다. 묘사가 세밀하면서도, 애써 거리를 두는 영국 스타일 블랙유머와 자학 개그가 야금야금 탐독하게 만듭니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밑을 단단히 받쳐, 단어 하나하나가 보석처럼 빛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여자축구 이야기지만, 그냥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축구는 재료일뿐입니다. 그리고 여자 이야기.

차츰 이야기속 세계관에 익숙해지고, 감정적 일체감이 느껴질 즈음 저자는 여성의 문제를 슬몃 올려둡니다. 어느 지역, 어느 커뮤니티에도 스며있는 차별과 기울어진 운동장의 이야기를 풀어놓지만, 머리에 띄 두르고 고함치는게 아니라, 벤치에 나란히 앉아 지난 이야기하듯 담담히 말합니다. 그래서 더 슬프고 공분도 깊어집니다.

축구, 여자란 키워드는 잊고, 그냥 재미난 글 읽고 싶은분은 무조건 보세요. 2019년 우리나라에 실재하는 이야기임에도 가브리엘 마르케스 같은 마법적 리얼리즘이 자아내는 환상계 같습니다.

 

Inuit Points ★★★★★

저는 오래전부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여자란 말을 잘 안썼습니다. '여성'이 중립적이라 생각합니다. 단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여자'라는 말의 현대용법이 폄하적이라 스스로 저어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냥 내 언어가 비루한 거구나.

여성주의적 시각이 알뜰한 저자가 본문에서 여자라는 단어를 마음껏 쓰는데, 그 용법이 시스터간의 연대의식을 넘어 보석을 다루듯 섬세하고 휘황찬란합니다. 여자란 말을 이렇게 우아하게 쓸 수 있다면 굳이 물빠진 느낌의 '여성'을 필요이상으로 쓰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직 그 재주는 없습니다만. 문체의 쫄깃함만으로도 별점 다섯이고 감동까지 더하면 별점을 넘겨서라도 주고 싶은 책이네요.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단 오늘 한줄 써봅시다  (0) 2019.04.13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0) 2019.04.07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  (0) 2019.03.30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  (0) 2019.03.23
스마트 프라이싱  (0) 2019.03.16
창의성을 지휘하라  (0) 2019.03.03

와이너리 있는 가이아 지역은 구경하며 쉬엄쉬엄 걸어갈 순 있지만, 되짚어 걸어오긴 먼 거리라 우버를 탔습니다. 우버 기사 만나면 수다를 많이 떠는데, 현지 정서를 알기 제일 좋은 시간입니다. 

 

"포르투FC 좋아해요?" -포르투 버전


"어느 팀 응원해요, 벤피카? 스포르팅?" -리스본 버전

 

로컬사람과 대화할 때 급속도로 친해지는 마법의 질문입니다. 포르투갈은 축구의 나라고, 리스본과 포르투는 매우 자부심 강한 축구의 도시기 때문입니다. 포르투갈이 축구에 흠뻑 빠진 이유가 독재자 살라자르 정권 시절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 3F(Futebol, Fado, Fatima) 정책을 펼쳤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책 없는 다른 라틴계 나라도 축구에 미쳐있는걸 보면, 이용했을망정 조성한건 아닌성 싶습니다.

 

수도 리스본의 두 팀 중 벤피카는 가장 성공적인 팀입니다. 가장 많은 리그 및 컵 타이틀을 가진 전통을 자랑해요. FC 포르투는 그 유명한 조제 모리뉴 감독을 배출한 팀이지요. 모리뉴는 포르투갈의 만년 2인자이자 유럽의 변방팀을 샛별로 만들었습니다. 리그 우승 및 유로파 우승, 유로 챔스 우승까지 세상을 놀래켰지요. 이후 모리뉴는 국제적 스타가 되어 명문팀 감독을 이어서 하고 있어요. 뒤를 이어 FC포르투를 맡은 비야스 보아스도 리틀 모리뉴란 별명답게 걸출한 성적을 내고 첼시까지 왔다간 있습니다.

 

FC포르투는 자본집약적 현대축구에서 군소 클럽이 그렇듯 셀링 클럽이기도 합니다. 그게 살아남는 비법이지요. 유망주를 예리하게 골라서 키운 후 비싸게 팔아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지요. 헐크, 팔카오, 하메스, 오타멘디, 잭슨 마르티네스, 다닐루 같은 선수가 포르투 출신입니다. 그래서 그냥 셀링 클럽이 아니라 유럽의 거상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 전 리그 순위를 보니 재미났습니다. 포르투와 스포르팅이 무패로 1, 2, 벤피카가 승점 차이가 나는 3위더군요. 대화하다 좀 친해지면 이 순위 갖고도 많은 이야기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에혀. 계속 이겨서 1등 유지해야 할텐데.. " -FC포르투 팬

"에혀. 올해는 포기했어요. 리빌딩 중임." -벤피카 팬

순위가 높든 아니든 걱정거리 많은건 어느나라 팬이나 똑같군요.

 

또 한가지, 답은 뻔한데도 재미삼아 묻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포트루 토박이인걸 확인한 후,

'포르투가 나아요 리스본이 나아요?'

글에서 읽기론 포르투와 리스본간 라이벌 의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포르투는 리스본 사람을 알파뉴시스(배추먹는 사람)이라 부르고, 반대로 포르투는 트리페이루스(내장 먹는 사람)이라고 놀리는 식으로요. 하지만 실제로 가서 보면 체급 차이가 여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포르투 사람도

(어깨를 으쓱하며)

'리스본이야 대처인걸요. 그래도 난 포르투가 좋지만요.' 

뭐 이런 답을 합니다.

 

대화 , 포르투 토박이가 입가에 미소를 띄고 침이 살짝 고이며 이야기하는, 자부심 넘치는 프란세지냐 이야기가 나와서 우버 내리자 마자 프란세지냐 집을 갔습니다.

 


엄청난 맛이네요. 칼로리 폭탄이기도 합니다. 빵과 고기, 계란, 치즈가 범벅이고 그 위에 소스를 뿌려 나옵니다. 몸무게 걱정이 후덜덜이지만 보면 정신없이 먹게 됩니다. 프란세지냐는 아가씨란 뜻이라니 이쯤되면 감 오는분도 많겠지만, 끄로끄 무슈와 끄로끄 마담의 포르투갈식 변용입니다. 근데 저 소스가 프란세지냐를 독특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느끼함이 별로 없고 촉촉한 식감이 인상적입니다. 무게 신경 안쓰면 매일 먹고 살고 싶은정도로 행복한 맛이기도 합니다.

 

스낵으로 하루치 칼로리를 섭취한지라 좀 걷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갔지만 루이스 다리를 또 보러 갑니다. 야경이 좋은 곳이기도 하니까요.

 

동 루이스 다리에서 낮에 본 포르투 풍경이 뽀얀 민낯이라면, 밤의 포르투 광경은 풀 메이컵을 한 성인 같은 자태입니다. 비밀이 많은듯, 고혹적입니다.

 


나중에 포르투에서 생을 마감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땐 중국인이 장악해서 같은 도시가 아닐거야 아마...

 

여행 이야기 full story 여기를 클릭하세요


전 축구보다 야구를 더 좋아했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다 아들 덕에 K리그를 본격적으로 보게 되었는데, 보면 볼수록 축구에 새로운 흥미를 느낍니다. 물론 예전에도 국가대표 축구 정도는 꼭 챙겨봤지만, 요즘 K리그 축구보면 새로운 재미를 느낍니다. 참 잘하고 재미납니다. 박진감과 스피드는 해외경기 못지 않습니다. 


물론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잉글랜드 리그(EPL)나 스페인 리그(La liga)의 톱 클래스 팀들의 경기를 보면 또 그 나름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납니다. 확실히, 국내 축구나 해외 축구나 예전보다 뭔가 달라졌습니다. 


이형석

처음엔 4-4-2니 4-3-3 등의 포메이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 보자고 읽은 책입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흐름을 배웠습니다. 


현대축구의 흐름

포메이션의 원조라는 WM 시스템의 고정성이 파괴되면서 바야흐로 지옥문이 열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네덜란드 미헬스에 의해 창안된 토털 풋볼은 전원 공격, 전원 수비라는 구호를 넘어 축구 전술의 토털 체인지를 가져왔습니다.


브라질의 지역방어, 폴란드의 포지션 체인지까지 흡수하여 장착한 토털 풋볼은 현대축구를 특징짓는 개념, 오프사이드 룰을 활용한 ‘전진 압박’을 제창합니다. 결국 현대 축구의 이해는 압박과 탈압박의 과정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포메이션

4-4-2

가장 무난한 대형이고 현대축구의 기본 대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라운드를 골고루 사용하면서, 지역을 분담합니다. 강한 압박을 전제로 하지만, 1선과 2선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 취약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4-2-3-1

4-4-2의 파해법으로 각광을 받은 대형입니다. 3의 중앙 공미(OM)가 자유로운 상태로 놓이며 4-4-2의 미드필더 뒷공간을 휘저으면서 플레이 메이킹을 하는 대형입니다.


4-1-3-2

실제로 4-2-3-1이 미드필더를 두텁게 가져가면서 성공을 거두자, 이에 대한 파해법이 필요했습니다. 바로 전문 수미(DM)을 붙여 상대 공미(OM)를 봉쇄하는 전술이지요.


3 backs (3-4-3 / 3-5-2)

어느 팀이나 효과적인 4백을 구성하는건 상당히 어려운 일에 속합니다. 특히, 4-4-2건 4-2-3-1이건 공세를 취할 때 양쪽 사이드 백이 오버래핑하여 공격에 가담할 필요가 있는데 수비수의 자원이 좋지 않은 중하위권팀의 경우, 3백을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됩니다.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결국 4-3-3이니 4-4-2니 하는 포메이션은 숫자놀음일 뿐, 실상은 균형과 집중의 문제입니다. 수비에서의 수적 우위, 공격 가담시 수적 우위, 미드필드에서의 우위 중 어디에 무게중심을 둘지에 따라 선택할 사항입니다. 당연히, 감독의 의도와, 어떤 재능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지, 가장 중요하게는 상대의 주요 전술이 무엇인지에 따라 적절한 대형이 있을 뿐, 유일한 정답이란 없습니다. 실제로도 대형은 경기상황 중에서도 유연하게 변하거나, 특정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변칙적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이론이 승리를 창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본이 집약된 현대축구가 걸어온 길과 함께 진형의 맥을 이해하면서 경기를 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재미는 확실히 있을 것입니다. 상대 골문에 골을 얼마나 넣느냐로 승부가 정해지는 축구의 단순함으로 인해, 모르면 모르는대로, 알면 아는만큼 재미를 느끼는 것이 축구이니까요.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드 사이언스  (4) 2012.05.10
내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14) 2012.05.05
현대축구의 전술, 알고봐야 제대로 보인다  (4) 2012.04.14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8) 2012.02.26
오늘의 과학  (0) 2012.02.18
부의 정석  (0) 2012.02.14
  1. BlogIcon 띠용 2012.04.14 23:55

    야구는 데이터 분석으로 승부하는 스포츠라면 축구는 데이터는 그저 참고용이고 현장에선 그저 닥치고 공격! 닥치고 수비! 이것만 있으면 되어서 정말 이해하기 쉬운 스포츠더라구요.ㅋㅋㅋ

    • BlogIcon Inuit 2012.04.19 20:23 신고

      맞아요. 한없이 단순한 가운데 오묘한 재미가 있는게 축구의 매력 같아요. ^^

  2. BlogIcon 해피씨커 2012.04.15 01:37

    축구의 재미를 알아가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면 딱 좋은 책입니다 :)

    • BlogIcon Inuit 2012.04.19 20:23 신고

      그런 것 같습니다. 막연히 알던 부분을 좀더 관심갖고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네요. ^^

올해 징하게 고통을 겪었던 성남 일화.
구단 사정으로 지원이 뚝 끊겨, '레알 성남'에서 '리즈 시절'로 반전 직하한 한 해였다.

그 어렵던 작년 상황에서도 아시아를 제패했던 초 강팀은, 남은 선수를 팔아 운영비를 마련하는 기막힌 상황을 이어갔다. 몰리나, 정성룡, 전광진, 조병국, 최성국 등등 돈 되는 스타는 다 갖다 팔고, 신인 키워가며 꾸역꾸역 하위권부터 치고 올라왔지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언감생심.

결국 유일한 로또 반전의 기회는 내년도 아시아챔피언스 리그 직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FA 컵 우승. 위의 만화처럼 리그 성적 포기하고 아예 FA 컵 올인 분위기로 전환하여 드디어 어제, FA 컵 결승전을 홈에서 치뤘다.

상대는 2009년 FA 컵 결승에서 아쉬운 패배를 안겼던 수원. 비록 졌지만 나를 성남 일화의 팬이 되게 만든 경기였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 수원은 플옵 포기로 FA컵 하나에 매달릴 상황이었고 성남은 플옵 진출 후 리그 준우승. 이번 수원은 아챔,리그, FA컵 3관왕을 노릴 절호의 찬스이고, 성남은 달랑 FA컵 하나 남은 상태.

흔히 마계대전이라 불리우는 명승부답게 매우 박진감 넘치는 결승이었다. 점수가 안나도 시간이 어찌 가는줄 모르게 일진일퇴가 빠르고 박력 있었던 경기. 치열한 승부만큼 심판 판정에도 많이 민감한 그런 경기였다.

어쨌든, 올 한해 제대로 말아먹은 조동건 선수가 후반 교체 후 절묘한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고 1:0으로 성남 우승. 재미 제대로였던 경기다.

성남이 언제 이렇게 FA 컵 따위에 연연하는 팀이 되었는지는 차치하고, 그나마 어려운 상황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낸 선수들과 신태용 감독에 존경심이 든다. 실제로 내 삶에 많은 교훈과 귀감이 되고 있다. 명문이라는 팀의 DNA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 우승하는 건 실력과 자원 이외의 요소가 분명 필요하다는 점, 고기도 먹어본 넘이 먹는다는 점을 여실히 봤다.

성남 자체로 보면 내년 지옥문이 활짝 열렸다. 승강제 준비를 한다고 게임수는 대폭 늘어나는데 아챔까지 뛰면 강등이 바로 눈앞이다. 시즌 끝나면 돈되는 사샤, 김정우, 라돈치치까지 대거 팔아야 할게 빤하고, 최악의 경우 신태용 감독+홍철까지 세트로 빠져나갈 수도 있는 상황. 올해보다 더 거센 도전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보는게 성남 응원하는 재미랄까.. 


아무튼, 부임 첫해 준우승 두개, 둘째 해 아시아 제패, 셋째 해 FA 우승을 연이어 이룬 신태용 감독과 그와 혼연일체가 된 노란 전사에게 경의를 표한다.  내년 걱정은 내년에 하고, 남은 시즌은 우승의 감흥을 그냥 느껴도 충분할 듯.

'Culture > Socc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알? 레알!  (4) 2011.11.15
성남, FA 컵 우승  (10) 2011.10.16
아름다운 축구  (4) 2011.09.25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11화  (2) 2011.03.23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10화  (2) 2011.03.16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9화  (11) 2011.03.09
  1. BlogIcon 띠용 2011.10.16 15:14 신고

    우승 정말 축하합니다~!! 내년엔 우리도 우승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성남팬 동생이 우승컵을 드는 사진을 보내온게 아니라 시스타 사진을 보내줘서 한참을 웃었어요ㅋㅋㅋ

    • BlogIcon Inuit 2011.10.16 19:30 신고

      아하하.. 경기 때보다 공연 때 성남팬 호응이 컸다더군요..ㅋㅋ
      근데 전 씨스타가 누군지 잘 몰라서.. ;;

    • BlogIcon 띠용 2011.10.17 22:16

      요즘 한참 잘나가는 걸그룹이래요~ 그 중에 효린이라는 멤버가 요즘 뜨고 있는데요, 이쁘기도 이쁘지만 노래를 참 맛깔나게 불러서 뜨고 있답니다.ㅎㅎ

      근데 정작 시스타 노래는 참...-_-;;

      아무튼 그렇답니다.히히

    • BlogIcon Inuit 2011.10.22 21:30 신고

      한명 눈에 익은 여아가 있던데, 아마 그이가 효린이 아니었나 싶네요.

  2. BlogIcon 토댁 2011.10.17 13:20

    씨스타가 뉘신지 모르는 아쥠 1 인~~~^^
    저희 집은 야구를 더 조아라하네요.
    요즘 울집 남정네들이 야구보느라 티브를 점령하는 바람에
    쩡으니랑 저는 걍 놀아요~~^^

    즐거운 가을 하루 되세요^^

    • BlogIcon Inuit 2011.10.22 21:31 신고

      댁의 남정네분들은 삼성 팬이시겠네요. ^^

  3. BlogIcon mindfree 2011.10.17 14:29

    프랑스를 일주하는 뚜르 드 프랑스 경기의 코스 및 종합우승자에게는 노란 색 저지를 줍니다. 자전거 동호인들이 '황금저지'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레이스 중에 관중들이 '누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 데서 이어진 전통이라는데요. 성남의 노란색 유니폼을 보면 마치 그 황금저지가 떠올라요. 아무튼 대단한 팀입니다.

    우승 축하드려요.

    • BlogIcon Inuit 2011.10.22 21:33 신고

      저도 저지 색 보면서 황금빛을 떠올렸는데, 재미난 사례를 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4. daylight 2011.10.20 13:33

    우리성남은 역시 뭐가 다른 듯 ㅋ

테헤란의 잠못 이루는 여성들
혹시 '오프사이드'란 영화 보셨나요? 2006년 이란 영화입니다. 전 EBS 채널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가 그 미묘한 매력에 끝까지 보았고, 생각지도 않은 감동에 휩싸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는 무슬림의 독특한 문화에서 출발합니다. 여성은 축구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법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는 열혈 여성 팬들이 경기장 침입을 시도합니다. 남장을 하거나 몰래 들어가는 방식이지요. 여기까지는 의례적인 상상이 됩니다만, 영화는 그 스토리텔링이 치밀하고 정서적입니다. 

무척 인상깊었던 것은, 집에서 중계로 봐도 충분한 것을 법규를 어겨가며 현장에서 보는 여성 팬의 그 강렬한 팬심입니다. 잡혀서 보호구역에서 중계를 들을지라도 현장에서 느끼는 감흥을 중시하는 신세대의 정서와 닿아 있습니다. 

또한 여성을 단순히 하대하지 않고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격리하려는 경비병들의 미묘한 심경들이, 밖에서 보기에 원시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슬람의 문화와도 다른 색깔이 있었습니다.

영화는 경기의 승리와 함께 개개인의 스토리가 하나로 융화되며 승리를 만끽하는 결론으로 나아갑니다. 그 과정이 우리나라 예전 영화를 보듯 다소 시대적 전이는 있지만 보편적 정서는 통합니다. 그리고 축구라는 강력한 매개체가 갖는 나라안, 나라 밖의 대단한 유대감에 대해 생각할 기회였기도 합니다.

만일 무슬림 나라에서 아예 여자만 축구를 본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그 전용공간에서 해방의 느낌은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여성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면은 축구의 남성적이고 거친 면과 어떤 조화를 이룰까요. 모양이 잘 보이지는 않으나, 재미난 상상입니다.

그런데, 앞서 소개한 '오프사이드'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블락버스터 같은 일이 며칠 전 터키에서 생겼습니다.

 
미친 더비, 이스탄불
먼저 이해해야할 상황이 있습니다. 흔히 축구는 전쟁이라고 하지만, 대개 수사학적 표현이지요. 하지만 직유적인 '전쟁 축구'가 있습니다. 바로 이스탄불 더비입니다.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의 경기가 있는 날엔 화염과 투석이 경기장에 난입하는 지경입니다.

사건 사고가 잦은 페네르바체 팬들은 지난 7월 샤흐타르 도네츠크와 평가전에서 경기장 침입으로 인해 무관중 경기라는 징계를 받게 되었습니다.

기발한 해석, 기발한 징계
여기까진 흔히 보는 훌리건들과 징계인데, 터키 축구협회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냅니다. 즉, 훌리건 짓은 못된 성인 남성이지 다른 축구팬은 죄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린이 날을 맞이해 여성과 12세 이하 어린이에 한해 무료 입장을 시켰습니다. 
결국, 여성 관중만 입장하는 희귀한 경기가 되었지요.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남성팬보다 더 열정적이지만, 경기와 응원 자체를 즐기는 아름다운 축구장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경기 전에 축구공 대신 꽃을 관중석에 던져주기도 했다지요. 

선수들도 무관중 속에서 힘겹게 뛰기보다 오히려 더 힘나고 즐거웠을겁니다. 또한 여성들도 남자들 없는 속에서 마음껏 열기를 발산하고 독특한 즐거움을 얻었겠지요. 터키 축구협회의 결정이 이렇게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엄청난 이스탄불의 축구 열기가 뒷받침된 결과기도 하지만요.

스포츠는 살아있다. 그리고 아름답다
무슬림이란 입장에서는, 앞서 말한 이란보다 훨씬 세속화된 터키입니다. 하지만 전 이런 유연한 사고가 더 마음에 듭니다. 우리나라 축구협회라면 이런 재미나고 혁신적인 발상과 실행이 가능했을까요? 멀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재미난 축구, 재미난 스포츠 이벤트, 흥미로운 스토리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가을 하늘 속에서, 복귀한 김정우 선수의 실력 점검도 할겸 아내와 축구장을 찾아 갑니다. 

'Culture > Socc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알? 레알!  (4) 2011.11.15
성남, FA 컵 우승  (10) 2011.10.16
아름다운 축구  (4) 2011.09.25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11화  (2) 2011.03.23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10화  (2) 2011.03.16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9화  (11) 2011.03.09
  1. BlogIcon 띠용 2011.09.25 14:43

    아이폰으로는 영상은 안보이는데 어떤건지 알것같네요.흐흐 그 광경은 정말 상큼한 충격이었거든요^^

    지금쯤이면 경기장에 계실듯한데 재밌는 시간 보내세요^^

    • BlogIcon Inuit 2011.09.25 23:06 신고

      네. 아까 문제가 좀 있어서 방금 고쳤습니다.
      유튜브 링크주소체계가 좀 바뀌었네요.

      오늘 경기는 재미 있었습니다.
      승점은 그다지 필요 없는데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 -_-

    • BlogIcon 띠용 2011.09.26 00:12

      아 맞다. 저 두 동영상의 후일담 같은 영상을 하나 봤는데요,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한 남자들은 밖에서 홍염까면서 서포팅을 했다네요.ㅋㅋㅋ

    • BlogIcon Inuit 2011.09.28 18:38 신고

      하하 상상이 가네요.
      불쌍한 남자 어른들.. ㅋ



관전 포인트
1컷: 아들 데리고 탄천 가면서 똑같은 이야기했음. "오늘은 이기는 날일 수 밖에 없어."를 덧붙이며.

4컷: 풍생고는 성남일화 유스팀. 홍철도 풍생고 출신.

6컷: 뼈트라이커 = 뼈주장이란 별명을 가졌던 전 성남 주장 김정우 선수. 이번에 고참된 기념으로 공격수 전환. -_-

7컷: 하강진 선수 1라운드에 이어 페널티킥 또 선방. 이후 수비 무너지면 급 3실점

8컷: 모란구장에서는 흔히 있던 일인데, 탄천에서 고기구웠는지는 모르겠음. 2층에 있었음에도 못 느꼈음.

11컷: 오피셜 연재의 부담에서 벗어나니 생생한 말투.. ;;

12컷: 작년 아시아 챔피언 등극의 영웅중 유일하게 남은 샤사에게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 접촉설이 있음.

Note: 샤빠님이 이제 포털에 유료연재를 재개하게 되었습니다. 애초 뜻 대로 동시 연재는 이번회로 마칩니다. 즐겁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

'Culture > Socc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남, FA 컵 우승  (10) 2011.10.16
아름다운 축구  (4) 2011.09.25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11화  (2) 2011.03.23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10화  (2) 2011.03.16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9화  (11) 2011.03.09
Bring it on  (4) 2010.12.12
  1. BlogIcon 띠용 2011.03.23 22:37

    하아... 저번주 제 심정이었어요. 2대0으로 앞서다가 5대2로 깨지는 모습.ㅠㅠ

    • BlogIcon Inuit 2011.03.27 17:38 신고

      아. 저도 기사 봤습니다. 정말 억장이 무너졌겠습니다.
      게다가 알토란같은 내 새끼들이 우리 골에 막 넣는 기분까지 똑같은.. ㅠㅜ

성남 일화 축구단이 사정이 어려워 주요 선수를 다 팔아버렸는데, 성남 서포터의 핵이자 웹카툰계의 지존인 샤다라빠님의 만화 연재마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몸에 노란 피가 흐른다고 알려진 샤다라빠 님은 자신의 블로그에 무료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샤빠님의 팬이자 성남 서포터로서, 샤빠님 동의 하에 제 블로그에도 동시 연재를 합니다.

언젠가 다시 고료 받고 독점 연재될 때까지 샤빠님과 성남의 선전을 성원하는 의미입니다.

카툰 끝에 관전 포인트를 적었습니다. 쓰다보니 만화의 한 컷에 참 많은 함의가 내포되었다는 점을 느낍니다. 만화만의 함축과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이지요.

이전 스토리: 성남 일화 홈페이지



관전 포인트
1컷: 올해 성남은 작년 아챔 우승의 주역을 다 팔아 버린 관계로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그럼에도 팬들 사이에는 신태용 감독의 무한한 능력과 아시아 정상팀의 관록으로 근거없는 낙관주의가 팽배한 상황

2컷: 모따는 성남 최고의 공격수였고 2009 시즌에 부상겸 아웃. 브라질 갔다가 다시 포항으로 복귀하여 성남 팬의 속을 쓰리게 만든 애증의 아이콘

3컷: 요즘 성남 서포터의 유일한 낙은 언제 올지 모르는 브라질 용병의 합류 시기를 기다리는 것임. 명문구단 중 유일하게 용병 영입이 없는 팀.

8컷: 결국, 성남은 수많은 신인으로 스쿼드를 채웠고, 명문 성남에 합류하자마자 데뷔전을 치른 박진포 선수가 큰 위기도 아닌데 경험부족에 따른 어이없는 걷어차기로 PK 헌납.

10컷: 성남의 간판스타 정성룡을 '일종의' 라이벌 수원에 거액에 팔고 되사온 하강진 선수. 어린 탓인지 말주변이 없는지, 수원팬들에게 고별사로 '무럭무럭 커서 다시 수원에 오겠다'는 멘트로 성남팬들 기절 시킨 적 있음. 

12컷: 성남 4-2-3-1 의 부동의 1, 타겟형 스트라이커 라돈치치 선수가 작년 마지막 클럽 월드컵에서 인대 부상으로 6개월 아웃. 남궁 도 선수의 동생 남궁 웅 선수는 성남 데뷔전에서 부상으로 3개월 아웃.

'Culture > Socc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11화  (2) 2011.03.23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10화  (2) 2011.03.16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9화  (11) 2011.03.09
Bring it on  (4) 2010.12.12
성남, 아시아 정상에 서다  (4) 2010.11.14
성남, 아챔 결승 진출!  (0) 2010.10.20
  1. BlogIcon 띠용 2011.03.09 21:41

    샤다라빠도 그렇고 저 카툰에 나오는 성남빠들은 죄다 한 번씩은 본 사람들.....;;;ㅋㅋㅋ

    성남일화 홈페이지에 연재되는 카툰을 보고 성남팬이 되었다는 사람도 참 많던데 왜 재계약을 하지 않았나 의문이네요 허헛.

    자랑을 하나 하자면 부산팬의 대표주자는 '칼카나마'라는 카투니스트랍니다. 네이트와 골닷컴에 연재를 하고 있는데요, 샤다라빠와 쌍벽을 이루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괜히 부러워서 자랑질 하고 갑니다;ㅋㅋㅋ

    • BlogIcon Inuit 2011.03.09 23:33 신고

      헉.. 칼카님 카툰도 매우 좋아하는데 부산 섭팅하시나바요. ^^
      그나저나 띠용님의 관록은 그야말로 경외의 대상입니다. 성남빠 만화에 나오는 사람들을 대부분 아신다니 정말 후덜덜...
      승민님도 보니 아는 사인듯 하던데요.. ^^

    • BlogIcon 띠용 2011.03.09 23:42

      칼카나마 그분은 서포팅은 아닌거 같구요, 형님과 함께 부산팬이신걸로 알고 있어요~ 예전에도 부산에 대한 이야기 가끔 그리더라구요.^^;

      그리고 그 사람들을 알게 된건 그냥 우연이라고 치고 싶어요.ㅠㅠㅋㅋㅋ 얼굴만 한 번 본 사람도 있고 나름 친한사람도 있고 그렇답니다.ㅎㅎ

    • BlogIcon Inuit 2011.03.19 17:19 신고

      칼카 작가도 부산 서포팅을 만화로 그리면 더 많은 이야기가 풍성해서 좋을텐데 말이죠. ^^

  2. BlogIcon chung 2011.03.10 00:12

    정말 이번 회는 제가 경기를 보고 느낀 심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 같아요. 지옥과 천국을 몇 번이나 왔다갔다 했는지 ^^

    ps: 띠용님 여기서 뵈니 반갑네요. 미투에서만 뵜었는데 ㅋㅋ

    • BlogIcon 띠용 2011.03.11 17:19 신고

      으헉 반가워요 chung님ㅋㅋㅋ 제가 요즘 미투에 너무 소홀해져서 그만ㅠㅠ

    • BlogIcon Inuit 2011.03.19 17:18 신고

      chung님과 띠용님도 아는 사이시군요. ^^

  3. BlogIcon 제너시스템즈 2011.03.10 10:17

    성남팬은 아닌데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빠져들게 되네요~ ㅎㅎㅎㅎ

  4. indy 2011.03.14 10:17

    재미있는데요.
    덕분에 좋은 블로그 하나 구글리더에 추가했습니다.
    고맙습니다!! ㅎㅎ

오늘자 성남일화 홈페이지는, 유난히 독특합니다.
합성도 아니고, 시뮬레이션 게임의 한장면도 아니고, K리그마저 서울팀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는데, 성남의 다음 경기가 인터 밀란 전으로 잡혀있지요.

지금 UAE 아부다비에서 진행되고 있는 클럽 월드컵 4강전 예고입니다.
축구협회간 세계 대회가 월드컵이라면, 클럽 간의 세계 대회가 클럽 월드컵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클럽에서 수많은 경기를 펼치며 이룬 끈끈한 팀웍으로 최고의 기량을 펼친다는 점에서는 월드컵보다 더한 재미가 있지요.

성남은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여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습니다. 유럽의 챔피언은 자국리그, 자국 컵대회, 유럽 챔피언의 3관왕을 달성한 인터 밀란입니다. 쟁쟁한 바르셀로나와 뮌헨을 제압하고 오른 왕좌이기도 하지요. 그 외에 오세아니아, 남미, 북중미, 아프리카 챔피언이 모두 나왔습니다. 성남은 지난 밤, 오세아니아 챔피언과 대전을 펼쳐 이기고 올라온 UAE의 알 와흐다(Al Wahda)를 4:1로 가볍게 제치고 4강 티켓을 확보했습니다.

인터 밀란이 무링요 감독이 떠난 이후 급속히 허약해져다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유럽 최고의 클럽을 어느 팀인들 쉽게 이기겠습니까. 하지만,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매치가 이뤄진 점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친선 경기도 아니고 정규시합에서 K리그 팀이 유럽의 탑 클럽과 대전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시즌 중에 베스트 멤버를 돈 주고 초청한다면 얼마가 들지 생각해보면 쉽게 상상가는 일입니다. 또 지난 해에 성남이 유벤투스, 세비야FC와 피스컵에서 대전했을 때, 패배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기량과 경험이 급상승했듯, 이번 경기는 그 경험치의 양만 놓고 봐도 보통 좋은 기회가 아니란 점은 분명합니다. 

게다가 어제 승리로 이미 최소 200만달러는 추가로 확보했으니, '돈 없는' 성남은 신태용 감독 말마따나 미친 척하고 죽기살기로 싸워도 재미입지요. K리그도 끝나고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없어 따분하던 차에, 우리나라 대표팀이 월드컵 4강에 오른 이상의 흥미를 자아내는 매치업이 다음 주에 열립니다. 

무척 바쁜 일이 산적한 다음 주인데, 설레며 기대하는 주중이 될듯 합니다. ^^

'Culture > Socc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10화  (2) 2011.03.16
제멋대로 성남빠 2011시즌 9화  (11) 2011.03.09
Bring it on  (4) 2010.12.12
성남, 아시아 정상에 서다  (4) 2010.11.14
성남, 아챔 결승 진출!  (0) 2010.10.20
성난 잔디, 성남 잔디  (8) 2010.10.04
  1. BlogIcon 띠용 2010.12.13 19:53

    아아.. 클럽월드컵 정말 부럽습니다.ㅠㅠ 부산은 2005년도에 4강진출한것 빼고는 아직 딱히 성과가 없어서 큰일이예요.;; 게다가 감독까지 바뀌었으니 내년은 그냥 예전처럼 즐겁게 보려구요.

    그런데 inuit님도 B군과 같은 심정을 느끼고 계셨군요~ B군도 자기네 홈페이지 보고 3월 11일부터 시작하는 아챔경기에 기분이 굉장히 묘하다고 하더라구요.^^ 부산도 내후년엔 이런거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다못해 아챔이든 뭐든 말이죠.ㅎㅎ

    • BlogIcon Inuit 2010.12.13 20:53 신고

      네. 안감독님이 쇄신할 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근데 부산팬들은 황감독 이전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합니다. ^^

    • BlogIcon 띠용 2010.12.13 21:23

      전체 부산팬은 잘 모르겠지만요, 제가 아는 부산팬들은 그냥 쿨하더군요;; 황감독은 이미 포항감독이고 부산에 대해서 안좋은 인터뷰 할때는 많이 섭섭하다는 반응이구요~

      그리고 황감독을 생각하기엔 이미 안익수라는 좋은 분이 감독으로 오셨기에 다 잊혀진게 아닌가 싶습니다.ㅎㅎ

    • BlogIcon Inuit 2010.12.13 21:27 신고

      서로 빨리 마음 정리하는 모습.. 훈훈합니다. ^^
      안익수 감독님은 기대가 사실 큽니다.

오늘 새벽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라이벌 축구전인 엘 클라시코가 있었는데, 바르셀로나의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처참히 패배하였습니다. 오늘은 스페인의 축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스페인에서 열광하는, 그래서 꼭 볼 필요 있는 세가지 스포츠라면 투우, 플라멩코, 축구입니다. 플라멩코는 마드리드에서 진하게 경험했고, 투우는 시즌이 끝나 방법이 없습니다.

축구 역시 체류하는 동안 주말 홈경기가 없어 직접 볼 수는 없어 아쉽습니다. 스페인, 아니 세계적으로 최고 클럽으로 통하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사의 본거지에 머물렀는데도 말이지요.
하지만, 실제 경기가 있었어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긴 힘듭니다. 일단, 홈경기는 미리 매진이 되어 표사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그 가격이 원래 비싼데다 암표는 값이 천정부지입니다.
레알마드리드의 홈구장인 베르나베우에 갔을 때, AC밀란과의 경기표가 자그마치 265유로, 약 40만원 가량하니 우리가족 네명 들어가면 뭐 왠만한 가족여행 비용이 됩니다. 
베르나베우 가본 김에 기념품 샵에 들렀습니다. FC바르셀로나보다 엘 블랑코의 샵이 훨씬 기념품 종류가 많고 잘 되어 있더군요. 관광객 등골 빼먹는데는 아예 도가 터 보였습니다. 제가 레알 마드리드 팬이었으면 아마 수십만원 카드 긋고 나왔을겁니다.

저번에 바르셀로나 들렀을 때는 바르사 팬인 아들 선물 때문에 캄프 노우에 들렀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동선이 맞지 않아 안 갔지요. 뭐 저번에 이미 수십만원 질러준 탓인지 아들도 가 보자고 보채지는 않습니다.
축구와 관련하여 무척 재미났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바스크 요리집에서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AC밀란의 경기를 관전했지요. 
새벽 중계는 언감생심, 녹화방송도 잘 보기 힘든 라 리가입니다. 결과만 가끔 신문에서 확인하곤 했지요. 그런데, 스페인 현지에서, 그것도 축구 수도 바르셀로나의 바에서 실황으로 경기를 보는 재미는 참 소소한 행복이었습니다. AC밀란이나 레알 마드리드나 모두 우리가 응원하는 팀은 아닌지라, 오히려 경기 자체를 즐기기에 더 좋았습니다.
행색은 딱 동양 관광객인데 축구 경기를 열띠게 관전하는 우리 가족 모습이 재미났는지 사람들이 많이 쳐다보더군요. 아마 스패니시라도 좀 썼으면 많이들 아는체하고 말 걸었을겁니다.
실제로, 아들은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 바르사 유니폼을 종종 입고 다녔습니다. 역시 수다쟁이 스페인 사람들 한시도 모른체를 안합니다. 아들 보면, '바르사!'를 외치며 엄지를 치켜들거나, 웃음으로 말을 걸지요. 

그런데, 출국 시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출국 심사하는 관리가 아들 유니폼을 보고 바르사? 묻습니다. 
우린 늘 그렇듯 Si!하며, 의례적인 관심을 기대했지요. 
아뿔싸. 이 관리 말합니다. '난 마드리드 팬이야.' 
아들 유니폼의 바르사 로고를 가리키며, '난 바르사 정말 싫어해..(I hate Barca.)'
서둘러 수습을 합니다. '호날두 좋아하니? (갸우뚱) 그럼 카카? (조금..) 외질은?'
물론 무뚝뚝하게 말했지만, 묻지도 않은 팬심 이야기할 때부터 서로 재미난 장난이었습니다. 아무튼 스페인 뜨는 순간 적에게 일격을 당할 뻔 했습니다.

이 모든게 축구 좋아하는 스페인에서의 재미난 추억이지요. 하지만 바르사와 마드리드간 투쟁심, 그 이면에는 카탈루냐의 저항정신이 숨어 있어 더 치열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하겠습니다.
  1. BlogIcon 토댁 2010.12.02 22:57

    어머낫, 언제 저리 크셨대요?^^
    다리가 쑥~~~~길어졌네요..ㅎㅎ

    안부인사전해주세요~

    • BlogIcon Inuit 2010.12.03 21:07 신고

      착시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올해들어 훌쩍 자라긴 했습니다.
      저 닮았으면 키가 작진 않을듯 해요.
      많이만 먹으면 훨씬 더 잘 자랄텐데. ^^

아내 생일의 대미는 플라멩코 공연입니다. 플라멩코는 안달루시아의 집시에서 유래되었지만, 마드리드도 잘 합니다. 왕립 플라멩코 학교도 마드리드에 있지요.

스페인 하면 경험해야 하는 3대 문물이라면, 투우, 플라멩코, 축구입니다. 투우는 10월에 시즌이 종료되어 다음해 봄 되어야 재개되니 이번 여정과는 어긋났습니다. 축구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모두 머무는 동안에 홈경기가 없었지요. 그러므로 플라멩코는 반드시 체험해야할 스페인 문화였습니다.
안달루시아의 발원과 달리, 관광객 용으로 플라멩코 공연을 하는 곳을 타블라오(tablao)라고 합니다. 쇼도 보고 밥이나 술도 가볍게 마시는 극장식 식당입니다. 여행 전에 검색을 하니 두 군데가 물망에 오릅니다. 코랄 데 라 모레리아(Corral de la Moreria)와 코랄 데 라 파체카(Corral de la Pacheca)입니다. 모레리아는 왕궁 근처, 파체카는 북쪽 베르나베우 경기장 근처입니다. 둘 다 평은 좋은데, 시간대 고려해 숙소에서 가까운 모레리아를 택했습니다. 코랄 데 라 모레리아는 1956년에 오픈하여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곳입니다. 관광책자 소개로는 발레와 융합한 플라멩코를 선보인 1인자가 소속된 곳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세계의 유명 정치가, 영화배우, 가수 등 무수한 유명인사가 다녀갔습니다. 어느 타블라오든 예약은 필수입니다. 자리를 확보하기 쉽지 않습니다. 저도 전화 해봤더니 당일 예약은 당연히 안되고 이틀 후에나 자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비수기인데도 그러니, 미리 연락하길 잘했지요. 

가격은 음료 하나가 포함된 경우 35유로 수준, 음식까지 포함된 경우 60유로 수준입니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요. 원래 플라멩코는 자정 넘어 즐기는 문화입니다만, 스페인 사람 아니면 어려운 일이고,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관광객용인 10시 공연이 있습니다. 2부 공연은 12시에 시작합니다.
미리 예약하고, 또 30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좋은 자리는 꽉 찼습니다. 그나마 옆면에 무대 근처의 자리를 안내 받아 앉았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습니다. 관광객 상대의 쇼가 갖는 함의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스패니시하고 적당히 판타지를 만족시켜주면서 돈이나 살살 벌어가는 스타일말이지요.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고는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습니다. 공연은 토케(Toque, 기타) 셋, 칸테(Cante, 보컬) 셋, 그리고 단체 무용수 셋에 메인 남자 무용수, 여자 무용수. 이렇게 구성이 되었습니다. 듣기만 해도 집시의 정취가 넘치는 토케 연주, 그리고 그야말로 영혼의 밑바닥에서 끌어올린 듯한 칸테, 거기에 더해 온 몸으로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바일레(baile). 

이 모든게 정말 단순히 돈버는 공연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끊어내어 공유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찌나 감정표현이 절실하고 직접적인지, 보는 내내 한 눈을 팔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동화를 느낍니다.  
게다가 남자 무용수의 그 열정이란.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닮은 그의 무용은 우미함과 정열을 쉴 새 없이 발산했습니다. 단 하나의 성적인 동작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섹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공연에 온 여인들 넋을 잃습니다. 남자인 제가 봐도 매력적임을 부인할 수 없지요.

정말 재미난 건 그 다음입니다. 너무도 황홀한 공연에 모두들 자리를 떠날 때 아내와 저는 그자리에 충격을 받은듯 앉아 있었습니다. 와인을 홀짝이며 여흥을 즐기고 있었지요. 그런데, 웨이터가 제안을 합니다. 2부 공연에 자리가 여유있으니 원하면 더 봐도 좋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내는 2부 공연을 다시 돈내고 더 볼까 했는데, 예약없이 뒷자리만 차지하지 않냐고 이야기 나누던 참이었습니다. 그라시아스! 때려주고 무대 가까운 곳에 다시 자리를 잡았습니다. 웨이터는 팁을 두둑히 받았지요.

2부공연은 1부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일단 선수 구성이 똑같으니 이미 땀에 젖고 몸이 풀린 상태입니다. 12시 공연이라 관광객이 별로 없는 탓인지, 1부의 화려하고 다채로워야 하는 강박에서 벗어납니다. 그냥 돌아가면서 재주 부리듯 자신의 장기를 표현합니다. 그 진솔하고 강렬한 매력에 모두가 마법처럼 휩싸입니다. 심지어 노래부르는 이들은 술을 갖다놓고 목 축여가면서 구성지고 애절하게 노래를 뽑습니다. 아내와 저는 다음날 일찍 일어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연을 봅니다. 아니, 밤새도록 플라멩코만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 깜짝할 새 두시간이 지나고 끝이 나자 공연 본 저희가 다리에 힘이 쫙 풀립니다. 그만큼 강렬하게 몰입해서 공연을 보았습니다.

아내의 생일, 꿈같은 플라멩코 공연을 보고 생시처럼 나른하게 잠이 들었습니다. 

'Tra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Barcelona 2010 Nov] 8. Gaudi & Picasso  (0) 2010.11.26
[Spain 2010] 7. Train to Barcelona  (0) 2010.11.25
[Madrid 2010] 6. Heartbeating flamenco  (4) 2010.11.23
[Madrid 2010] 5. Jamon jamon  (2) 2010.11.22
A sunny & foggy day  (2) 2010.11.20
[Madrid 2010] 4. Toledo, the reason to visit Madrid  (7) 2010.11.19
  1. BlogIcon mindfree 2010.11.25 00:34

    저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모두 갔었는데, 플라멩고 공연 한 번 못봤네요. (길거리 공연은 한 번 봤군요) 그 땐 배낭메고 돌아다니기 바빴는데, 각 도시의 술집 한 군데식 가자는 사전 계획을 지키기에도 돈이 빠듯. ^^;

    이젠 금전적인 여유는 있으나, 떠나기가 쉽지 않은. 또 기회가 있겠지요. 부럽습니다. ^^

    • BlogIcon Inuit 2010.11.25 22:29 신고

      원래 그렇지요. 시간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또 대부분은 둘 다 없고.. ^^;

  2. 엘윙 2010.11.25 20:46

    그간의 눈팅을 용서하시고 옐로카드를 거둬주시옵소서 후후후후.
    다음주에 아이폰오면 폭풍 댓글을 달겠습니다. -_ㅜ
    그러나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하는 너무 빠른 소통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는 저는 촌스러운 사람일까염.
    스페인..저도 꼭 가보고 싶습니다. 이런 공연을 직접 보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되지 않는군요. 사모님(?)께서 엄청 감동하셨겠습니닷.

    • BlogIcon Inuit 2010.11.25 22:33 신고

      올해가기 전까지 두장 먹지 않으면 리셋된다는.. ^^

      근데, 회사에서 아이폰 써도 되나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