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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1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아이디어 1. 100달러 짜리 노트북. 즉석 네트워크(ad hoc), 수동 발전기, 저전력, 저가격, 힌지가 안테나가 되고 가방끈이 케이블이 되는 적정기술과 첨단 기술의 교점. 니그로폰테가 이 개념을 주창하고 나왔을 때 저는 정말 감탄하며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망한 프로젝트가 되었죠. 아이디어 2. 구르는 물통 Q 드럼은 한번 쯤 봤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식수가 귀한 지역에선 어린 아이나 약자들이 수킬로를 걸어서 물을 길러 다닙니다. 물을 잔뜩 넣더라도 굴리기 때문에 쉽게 이동이 가능합니다. 수많은 지역의 여러 사람 삶을 개선했습니다. 둘 다 좋은 뜻을 가진 적정기술인데 차이가 큽니다. 왜 그럴지 막연한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혹시 힌트가 있을까 집어든 책입니다. 책을 읽다 답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2021. 8. 7.
알코올과 작가들 작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떤게 있으신가요? 요즘엔 작가들이 깔끔하게 차려입고, 키보드를 사용하며 사무직처럼 규칙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형적인 작가 이미지는 다르죠. 재가 꼬부라져가는 담배 한대 손가락에 끼우고, 반쯤 비운 술잔 하나 저만치 두고, 만년필로 서걱서걱 쓰는 느낌이랄까요. 책은 딱 이런 감성으로 엮었습니다. 와인, 맥주, 위스키, 진, 보드카, 압생트, 메스칼과 데킬라, 그리고 럼 여덟가지 술과 이를 탐닉했던 작가, 그리고 그들의 글과 삶의 흔적을 빼곡히 모았습니다. 와인은 병에 담은 시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아무래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술은 와인일테지요. 책에선 '다른 술에 비해 균형이 맞지 않을 정도로 많은' 작가가 손수 존경을 표했다고 표현합니다. 맥주 .. 2021. 7. 3.
넥스트 레볼루션 세상엔 점진적 기술이 있는 반면, 비가역적이며 단절적 기술도 있습니다. 3D 프린팅은 어디에 속할까요? 천상 글쟁이 크리스 앤더슨의 메이커스를 읽고 3D 프린팅의 무한한 가능성과 매력에 빠졌던게 벌써 근 10년이 되어갑니다. 당시의 황홀함은 어느덧 사라지고 일상은 그대로 같습니다. 아직도 우린 대량생산을 하고, 노동자가 손품을 들여 물건을 만듭니다. 그래서 3D 프린팅은 아직 요원한 기술같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다소 음모론적 시각을 갖고 있는 다베니 교수의 주장은 명료합니다. 이미 물밑에선 3D 프린팅을 적극 채용하는 대기업은 많다. 그들은 커질지기 전에 알려지지 않길 원할 뿐이다. 크리스 앤더슨의 10년전과 달라진 점은 있습니다. 앤더슨은 소량으로 무엇이든 만들 수.. 2021. 5. 8.
우주를 향한 골드러시 십 수년 전, 맥주에 관한 책을 쓰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아직 에일도 들어오기 전 맥주의 다양한 매력에 심취한 때였지요. 당시 유럽 출장을 많이 다니면서 독일, 체코,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 영국의 특성이 조금씩 다름을 알게 되면서 그 다채로움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출간된 서적에 대해 조사를 해봤더니 이미 훌륭한 맥주 책이 나와 있었습니다. '이 이상 잘 쓸 순 없겠다.' 바로 접고 다른 주제를 생각했죠. 예전 제 일화가 생각나는 책입니다. 꼭 나왔어야 할까. 책은 꼼꼼하고 다양한 사례가 잘 망라되어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우선 번역이 끔찍해서 뭔 말인지 알아듣기가 힘듭니다. 저는 이쪽이 전공인데도 불구하고, 맨발로 돌밭 걷는 속도로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2021. 4. 3.
타이탄 요즘 은근 핫한 분야가 우주항공이지요. 복잡한 산업의 스토리 세줄요약. 소련의 스푸트니크로 미국이 우주경쟁에서 한방 먹고 충공깽 각성한 미국이 NASA 설립 후 달에 깃발 꼽아버림 소련 패퇴로 경쟁도 필요없어지고, 챌린저등 사고로 쫄아버린 NASA는 월급충으로 전락 버즈 라이트이어가 나오는 토이스토리처럼, 우주는 미국 건국 세계관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연원이 다양한 국민을 하나로 묶어주고 버티며 자리잡는 개척자 정신의 상징이니까요. 그럼에도 수년째 유인 우주비행 계획은 없고, 궤도로 올라가는 로켓조차 러시아 제품을 빌려씁니다. 책은 이 판도를 뒤집은 2+1 기업가들의 이야기입니다. 2중 하나는 스페이스X의 일런머스크이고 다른 하나는 블루오리진의 제프 베조스입니다. +1은 버진 갤럭틱의 리차드 브랜슨이죠... 2021. 3. 13.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장면 #1 대학수업에서 묘지 정문을 설계하라는 과제가 나왔습니다. 한 학생이 작업을 시작합니다. 우선 묘지까지 이르는 길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 영구차와 상복을 입은 사람들을 그려 넣고, 커튼처럼 물푸레나무로 길 주변을 두른 뒤에 회색빛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그려 넣었습니다. 장면 #2 현대 건축 5원칙을 만든 르 코르뷔지에가 직접 설계한 롱샹 성당은 곡선의 유려한 외관은 물론, 경사면을 이용해 포용적인 느낌을 주고, 은은한 빛이 성당 내부를 감도는 성스러운 분위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 곳은 관람객만 가득하고, 롱샹의 주민은 그 밑 다운타운의 평범한 다른 롱샹 성당에 다닌다고 합니다. 장면 #3 당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는 서울 소재의 명문 대학입니다. 지방 출신의 학생도 많아 기숙시설이.. 2021.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