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경영 (69)
Inuit Blogged

'아 이 출판사는 이 책을 아무도 못 읽게 하려고 작정했구나.' '근데 혼자만 이 책을 알고 싶다면 아예 번역을 하지 말았어야지?' '아, 그럼 남이 책을 낼 수 있으니 사전 차단하는건가..?'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했습니다. 어도비(익숙하지만 하품 나는 회사죠)의 CPO(제품 다루지 않는 사람에겐 무관한 책인가?)가 말하는 혁신(CPO의 혁신??)에 관심이 갈까요. 이 책 좋다고 소개 받고도 리스트에 넣어두고 절대 안 사다가 이제야 비로소 읽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PO들 조직화를 할 일이 있어서요. 그리고 놀랐죠. 아 이 출판사는 아무도... 책은 어도비 또는 CPO와는 거의 무관합니다. 그냥 저자의 최근 직책입니다. 솔직히 어도비가 독점력 빼면 대단한 제품을 지속 반복해 만드는 회사도 아니니 ..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 눈여겨 봐 두었던 곳이 '스몰 자이언츠가 온다'에 또 소개되어 급관심이 생겼습니다. 유니언 스퀘어 카페로 시작해서 그래머시 태번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나중엔 쉐이크섁을 만든 식당 모굴, 대니 마이어의 이야기입니다. Setting the table: The transforming power of hospitality in business Danny Meyer, 2006 모태 사업장 이름을 따서 만든 USHG(Union Square Hospitality Group)를 제가 주목했던 이유는 '서비스업에서의 확장성(scalability in the service industry)'에 대한 궁금증 때문입니다. 예컨대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닌 바리스타에 집중해 균질하면서도 확장 가능한..

실리콘밸리의 저력을 보았다. 책 읽으며 느낀 점입니다. 경영의 신 드러커, 그의 현신 앤디 그로브, 그 뒤 에드 캣멀 정도가 제가 좋아하는 경영자의 계보입니다. 어쩌면 언젠가 슬롯맨도 추가될지 모르겠습니다. :Leading for hypergowth Frank Slootman, 2022 제목 그대로, 성장을 가속화하는 체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 자체가 전문 경영인입니다. 주로 스케일업에에 강점이 있습니다. PMF(product market fit) 지나 본격적 성장해본 경험을 토대로 적은 책입니다. 저자는 세 개의 회사에서 성공적 행보를 보이고 현재 스노우플레이크 대표로 있습니다. 책에선 프레임워크를 제시하지만, 그냥 저냥 별볼일 없습니다. 1. Raise your standard 2. Align ..

컨텐츠 사업은 자연독점의 성격이 있습니다. 하나의 컨텐츠를 만드는 비용은 정해져 있는데, 하나를 더 보여줄때 드는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우니, 어떤 식으로든 많이 보여줄 수 있는 회사는 점점 더 강해지고 경쟁력이 더해집니다. 케이블TV 시장이 전형적이고 규제와 법률도 이에 맞춰 생겼지요. 이런 자연독점적 성격을 활용해 글로벌 유일무이한 OTT플랫폼을 만든게 넷플릭스입니다. 이를 잡겠다고 훌루 등 여럿이 덤볐다가 스크래치도 못냈었죠. 그런데 그 넷플릭스가 명치를 맞고 비틀거린게 최근입니다. 바로 디즈니 플러스죠. 픽사나 잡스 쪽 서사로 보면 천하의 철밥통 공무원 조직인 디즈니. 그들이 변했는데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부제: Lessons learned from 15 years as CEO of Walt Di..

경영인이니 필연적으로 제너럴리스트일 수 밖에 없지만, 제 태생은 전략입니다. 보기 나름이지만, 경영 전략은 크게 두 학파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대별되는 두가지 접근방법이며 딱히 이름 붙여 부르지는 않지만, 포지션닝 파와 핵심역량 파라고 일단 칭하겠습니다. 포지셔닝 파는 주로 톱다운으로 접근합니다. 흔히 말하는 전략 컨설턴트들의 템플릿처럼 경쟁압력과 산업의 동태적 분석을 통해 집중해야할 분야를 정하고, 지향하는 지점으로 이동합니다. 반면 핵심역량파는, 반드시 바텀업은 아니지만 포지셔닝 학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내재 가치에 많은 비중을 둡니다. 기술이나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실은 두 방법이 배타적이지는 않습니다. 조합과 함량에 따라 색이 다르게 나옵니다. 저는 비즈니스 스쿨 때부터 회..

경영학을 비즈니스 스쿨에서, 책으로, 그리고 현장에서 배우고 익혀온지 오래 되었습니다. 이런 제게 딱 한명의 스승이 있다면 드러커입니다. 드러커 사후 새로운 책이 나오지 않아 아쉬워 하던 중, 우연히 이 책을 접하고 바로 사서 읽었습니다. (Title) Five most important questions 결론부터 말하면 얄팍한 책입니다. 부피가 얄팍하고 내용마저 그렇습니다. 아주 엉망은 아닙니다. 드러커 사고체계의 일부를 근간으로 했기에, 저는 읽는동안 즐겁고 좋았습니다. 영감과 에너지도 많이 받았고요. 다만, 책의 생산과정은 짚어둘만합니다. 어찌보면 한두페이지로 요약 가능한, 드러커의 위대한 질문 다섯가지를 이사람 저사람 해석하고 말을 덧댄 구조입니다. 맞아요. 사골국물 같아요. 진하다기 보다는 뼈 ..
경영에 필요한 스킬셋은 뭘까요. 경영은 르네상스형 인간이 필요한지라 꼽자면 한도 없지만, 저라면 하나씩 소거해 나가도 마지막까지 들고 있을 하나는 '인간에 대한 통찰'입니다. 재무나 전략으로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는 있지만, 결국 그걸 이뤄내고 지켜내고 더 키우는건 항상 '사람'을 통해야 하니까요. 사람만 잘안다고 사업이 저절도 되지 않겠지만, 이 부분이 부족하면 항상 한계를 노정하거나 추락을 경험합니다. (title) Creativity Inc.: Overcoming the unseen forces that stand in the way of true inspiration 그런면에서 창의성이 유일한 핵심 역량이 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이야기는 인간 경영의 가장 깊은 고민이 녹아 있는 사업입니다. 에드..
어느날 400억원의 빚을 진 남자제목이 내용이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수많은 지역 점포를 가진 사업을 물려 받았다. 4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빚도 함께. 대개 이런 정도의 빚이라면 상속포기를 해야 마땅한데, 그럴 겨를도 없었다. 경리 여직원 딸랑 하나 두고 그 많은 사업을 운영했던 아버지의 독불장군 경영스타일 탓이다. 당장 인감 찍을 사람도 없어 잠시 출근을 하고, 출근한 김에 독촉전화들을 받아 죄송하다 꼭 돈을 갚겠다는 인사를 하며 그 빚은 자연스레 저자의 빚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빠져 나오기 힘든 개미지옥에 발을 딛는다. 무모한 도전이후 좌고우면하며 온갖 시행착오를 겪고, 나름의 생존법을 찾으며 사업을 정상화한다. 하지만, 요식업 특유의 인력 문제와 수습하고 돌아서면 또 생기는 사고로 인해 롤러..
나는 전략가다. 이렇게 간단히 자신에 대해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다소 경박하거나 오만해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난 전략가이다.비즈니스 스쿨에서 단련할 때 가장 주력을 했던 분야이고, 이후의 경력도 그러하다.전략팀장으로 회사에 입사해 기획실장을 거쳐 CFO까지 변모는 했을지라도 전략통임에는 변함이 없다기획안 입안이나 중장기 의제설정에서 신규사업 론칭과 기업인수합병까지 다양한 일을 했다. 장황한 서두는, 내 소개나 자랑이 아니라, 학문적 경력적인 면에서 전략에 대한 소양과 토대를 짚으려 함이다. 전략이 무엇인지, 어떤 접근을 취할지는 꽤 많은 이론과 학파가 있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전략의 이론책은 가까이 하지 않게 되었다.굳이 읽는다면 실행학파의 전략서적 쯤. 그 이유는, 어느 수준을 지나면 전략이 ..
처음엔 읽다 덮으려 했다.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의 자기 자랑, 그리고 자기계발서에 흔한 상투적 표현들.유명하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제목이 잘 뽑혀 사서 읽던 중, 챕터 하나를 넘기지 못하고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었다. 그러나,조금 더 참고 읽다보니 투박한 속에 진정성이 보인다.결국 경영은 리더십이고, 그 리더십에 특별한 내용이 있을손가.특히 그 잠언적 지혜는 지금껏 많이 나왔고 그 내용이 많이 돌았기에 진부함에서 벗어나는게 쉽지도 않겠다. 결국,평범 속의 진리라는 입장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덮으려던 책을 다시 고쳐 잡게 만든건 저자의 치열한 진정성이다.표현의 거품과 허세를 거둬내면, 한 조직을 이끌어 가는 경영자의 고뇌가 어땠을지 알겠고 공감갔다. 모든 CEO는 똑같이 외롭다. 인상적인 몇가지 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