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많은 국가, 여러 사람의 우려 속에 BREXIT가 결정났습니다. 찬성과 반대 모두 이유는 확실하고, 모든 첨예한 대립이 그렇듯 이번 brexit 결정도 수많은 가치가 서로 투쟁했습니다.
이성과 감성, 경제와 주권, 부자와 빈자, 도시와 농촌, 개방과 쇄국 등등 사안마다 해묵은 사회경제문화의 총체적 이슈가 난립하는 국가적 결정이었지요.
한발 떨어져서 사태를 보는 제겐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referendum입니다.
Rational, bounded or not?
brexit 반대진영의 숫자를 예로 들면, EU 진영에 머무는 비용이 가구당 연간 340파운드인 반면 혜택은 연간 3000파운드입니다. 숫자의 정확성은 더 봐야겠지만 일단 크기 차이에만 주목해 봐도 EU에서 나가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brexit 찬성론을 이끄는 사람들 (영국독립당, 보수당, 저학력자, 고령자)에겐 내눈에 안보이는 3000파운드 혜택보다 눈앞에서 보이는 340파운드 손해가 더 커보일 수도 있겠지요.
또한, 영국의 주권과 지위를 표방하지만, brexit 이후에도 결국 인접 경제공동체인 EU와 교역을 해야 먹고 살게될 영국이, 노동이주권과 체제 분담금 등 다양한 부담을, 기존 EU역외국이지만 경제공동체에 속해있는 노르웨이 수준정도로 부담해야 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이주민에 의한 실업도 마찬가지입니다.서구를 통틀어 해외취업이 가장 활발한 영국인데, EU 국가에서의 취업상 지위를 잃는 것은 자국인들은 보이지 않는 거시적 손실이겠지요.
Brexit 찬성론자의 말도 일리가 있긴 합니다. 예컨대, EU의 관료적이고 비효율적인 법률체계의 당연적 수용이나, 경제적인 면에서도 EU의 틀에 묶여 더 활발한 무역협정을 맺지 못하는 부분등은 눈에 보이는 손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계 효용은 지금의 모든 혜택과 지위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서의 한계손실이기도 하지요.
Losses already started?
게다가 영국내 분열은 어떨까요.
이미 카메론 총리는 지도력을 상실했습니다. 정치적 리더십의 경제적 효과는 확실히 존재합니다. 또한 선거 1주일전엔 과격한 시민이 Brexit 반대론을 펼치는 여성정치인을 총으로 쏘고 다시 칼로 난자해 살해하는, 영국답지 않고 4반세기만에 처음일정도로 끔찍한 일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카메론 총리의 중죄는 Brexit 반대를 이끈게 아니라 Brexit을 찬반의 대상으로 삼은데 있을지도 모릅니다.
Real life example
눈에 보이는 예를 들겠습니다. 세계 스포츠에서 가장 강력한 시장을 갖고 있는 축구 EPL에는, 현재 영국에서 뛰고 있는 EU 출신 선수들이 2부, 3부리그 포함해서 330명 가량 된다고 합니다.이제 brexit에 의해 쇵겐조약의 효력이 사라지만 이들 모두 취업비자 (work permit)의 대상이 됩니다. 즉 지금껏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큰 장벽이었듯 취업허가를 못받으면 그들도 더 이상 영국에서 뛸 수 없습니다. 자국의 FIFA랭킹이 높고, 동시에 자신이 국가대표여야 하니까 규정 맞추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현재로는 300명 가량이 자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결국 EPL 상위권 몇팀을 제외하곤 시간적 유예기간을 지나면 자국 선수로 채워야 할겁니다. 현행 규정을 상정하면 말입니다.
이 경우 영국 선수는 그간 해외선수에 밀려 잃어버렸던 자기 자리를 찾은듯 좋은 일이지만, 황금알을 낳는 EPL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라 리가나 분데스리가가 엄청난 세계전역의 중계료를 더 가져가겠지요. 결과적으로는 job은 있는데 월급은 작아지는 효과를 가져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옳다, 그르다는 따지기 곤란하겠죠. 하지만 적어도 하나의 정답이 있다면, 그것은 '영국사회가 브렉시트라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를 못했다'라는 것이죠. 브렉시트가 가져다 줄 여러가지 후속적인 영향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그저 단순한 감정이나 단편적 지식만으로 투표를 한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겁니다.
저러한 모습을 보며 딱히 영국사람만 바보취급 하면 안될 것이, 대한민국은 매번 선거때마다 브렉시트와 똑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으니까요. 성주의 사드문제만 보아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에서 '무조건 1번을 찍어줬더니 뒤통수를 맞았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 부터가 얼마나 한심한지...
간접민주제에서 선거로 선출된 권력이 나중에 무슨짓을 저지를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설령 거짓말로 현혹해서 뽑혔다고 해도 결국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선택이었으니 존중해라.'라는 말과 함께 그 이후에 돌아오는 것은 권력의 독점과 횡포죠. 재미있는 것은 그 뒤에 해당 권력자에게 자신의 권력을 투표를 통해 바친 사람들에게서 책임의식을 느끼는 모습을 찾기란 매우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그야말로 '화살은 내 손을 떠났으니 이제 내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이죠. 유체이탈이라는 말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세계경제 (그리고 특히 미국경제)에 보탬이었던 미국의 셰일 가스 생산자들이 벼랑끝에 내몰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유가하락에 의한 채산성과 이에 따른 자본이탈, 그리고 오바마 정부의 대체에너지 개발 의지 등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사우디와 미국의 주도권 전쟁이 있음을 간과하면 큰 그림을 놓치게 됩니다.
'한정된 자원'이라는 원유시장에 막대한 양을 추가공급한 셰일가스입니다. 따라서 산유국에는 비상이 걸렸지요. 마침 유럽과 중국 생산이 주춤한 틈을 타 수요부족으로 유가가 하락하자 사우디에서 아예 유가전쟁을 결심합니다. 사우디는 1년전부터, 채산성 없이 팔 바에야 셰일가스마저 채산성이 안나오는 가격까지 더 내려서 공급을 확 늘려버렸지요.
결국 체력싸움에서 셰일가스 생산자들이 나가 떨어질 형국입니다. 아쉽게도 미국 정부도 부시 가문이 아닌이상, 화석에너지에 별 애정이 없네요.
제 걱정은 그나마 약해진 세계 경제 체력에 저유가가 일정부분 도움이 되고 있었는데, 몸살을 앓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곧 바뀌겠지만 저달러, 저금리와 함께 신3저로 연명하는 형국이었으니 말입니다. 반면 저유가라는 약발로 버티는 체질을 개선할 기회가 되기도 하겠지만요.
-MS의 Satya Nadella가 대표적 인도계입니다. 펩시의 Indra Nooyi도 있고, 올초 사임했지만 인텔 캐피털의 Arvind Sodhani 사장도 인도계입니다.아빈드 사장은 성공의 시점이 좀 빠른데, 재무 그룹이 기술그룹보다 먼저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고, 지금은 인도계의 기술그룹이 정점입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테크분야에서 인도계의 전면적 부상은 빙산의 일각으로 보면 됩니다. 갑자기 성공한 몇명이 알고보니 인도계였네가 아니라, 그 저변에 수십만명의 인도계 커뮤니티가 경쟁하고 협력하며 받치고 있습니다. 미국 컨퍼런스나 전시회, 미팅에 가보면 인도계의 네트워크는 방대하고 조밀합니다. 이스라엘계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서로 제휴하는데 익숙합니다.
-그런면에서 미국 테크 업계에서 한국계 커뮤니티는 부피가 작습니다.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협업에도 더 밀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종이니 이런 문제가 아니라, 그룹간의 경쟁은 보이지 않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1. IDC 리서치에 의하면, $600 이상되는 안드로이드 폰의 판매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LG의 난항은 당분간 계속 될듯.
" In the Q1 2014 Android devices costing $600 or greater made up 9.1 percent of the worldwide shipment volume. By Q1 2015 that had slipped to 5.6 percent."
2. Q2 결과, 화웨이가 MS를 제끼고 3위에 등극했습니다. MS에 인수된 노키아 라인은 피처폰에서 기반이 있어 수익성은 나빠도 물량은 부동의 3위였습니다. 이제 그 공식이 깨졌고, 이는 중국발 스마트폰의 세계 공세의 중요 마일스톤이 될 것 같습니다.
회사 판매대수 YoY 1 삼성 89.0M -7% 2 Apple 47.4M +35% 3 Huawei 30.6M +49% 4 MS 27.8M -45% 5 Xaomi 19.8M +31%
3. Nokia의 지리정보시스템인 Here map은 잘 만든 소프트웨어임에도, 위의 MS(Nokia) 점유율에서 보듯 인지도와 활용도가 없습니다. 구글맵보단 못할지 몰라도 애플 맵보다는 백배쯤 낫습니다. 이 Here Map이 독일 자동차 연합(Benz, BMW, Volkswagen, Audi)에 $3.2B에 팔렸습니다. 가격은 좀 세지만 분담하면 그리 큰 가격은 아닐듯합니다. 이제 스마트폰시대의 절정인 지리정보가 독일차에 장착되면서 스마트카 시대가 더 현실적으로 변할듯 합니다.
위에 보듯 세계적인 기업들의 행보가 무섭습니다. 스마트카/전기차 관련해서 우리나라 현기차.. 걱정됩니다. 삼성/LG는 이제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지 원점에서 생각해봐야할 듯 합니다. 한국의 자존심 조선3사가 거의 5조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경제 충격이 조만간 올텐데, 이미 유리같은 체질을 드러내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이를 Binge watching(몰아보기)라고 하는데, 유료 컨텐츠 시장의 화두이기도 합니다.
빈지 와칭 때문에 주말 네트워크 트래픽의 주기성이 생기고, linear TV는 점점 쪼들려가고, 넷플릭스 같은 뉴 미디어 회사가 급성장을 하기도 합니다.
이에 관한 흥미로운 분석 기사가 있어 짧게 공유합니다. 미디어나 컨텐츠 사업에 관심있는 분들에겐 좋은 자료일겁니다.
몇가지만 하이라이트하면..
-중간에 비디오/네트워크 품질이 나쁘면 거의 즉시 그 컨첸츠 소비를 중단하고 다른데고 간다. -심지어 보던 시리즈 다음편이 없어도 상당수는 다른 시리즈 또는 다른 사이트로 가버림. -컨텐츠 소비의 주된 형태는 스트리밍임 (61% + alpha) -소비 디바이스는 아직도 PC가 많음 (미국 사례이고 우리는 모바일이 더 많을거라 생각)
즉 빈지 와칭의 특징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말이나 밤에 심심해서 보지만 한번 보면 중독되어 연속해서 보는 미디어 소비 패턴입니다. 따라서, 어느 순간 interrupt가 걸리면 마법에서 해제되듯 사라지는 소비자입니다.
하우스오브카드인가 OTT형 시리즈는 전편을 한번에 올립니다. 일반 TV처럼 시리즈를 주마다 질금질금 내보내는게 이젠 더이상 안통하지요.
또한 컨텐츠가 King이란 미디어 업계의 황금률도 재고해봐야 합니다. 컨텐츠는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Media 도 King입니다. 덜 재미나도 쉽게 빨리 편하게 죽죽 나오는 컨텐츠로 옮겨간다는 사실.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시장구조가 기형적이라 넷플릭스 같은 OTT 전문 채널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고, 빈지 와칭은 일부 IPTV나 웹하드 같은 회색시장 또는 토렌토 기반의 블랙마켓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입맛이 글로벌 평준화가 되는 요즘이라면 이 부분에도 많은 기회가 있겠지요.
얼마 전, 정부기관에서 주최하는 조찬 모임에 갔습니다. 크게 실익은 없는지라 이런 자리 잘 안가는데 그래도 1년에 한두번 정도는 가게 됩니다.
1. 일찍 일어난 새
사실 강남에서 7시반에 모여 아침 먹는다는게 식사 자체로만 보면 참 매력없는 일이지요. 분당에서 출발하려면 다섯시 반에는 일어나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 일식당의 모든 룸이 각종 조찬모임으로 꽉 찬 것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족히 2백명은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 많고, 열심인 대한민국입니다. 그 열기가 제겐 가장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2. 조찬의 경제학
C-level 들의 경우 시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개 아침 약속은 없으니 다소 자유로운 계획이 가능해 생긴 조찬 모임입니다. 모임마다 특성이 다릅니다. 어떤 모임은 연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테이블별로 네트워킹을 목적합니다. 이날 모임은 업계 동향 및 산업 의견 청취가 목적입니다. 서로 무언가 내놓고 무언가 얻어가는 지식교환이 명백하고 활발합니다. 어떤 모임은 돈을 내고 밥을 먹으며 교환을 하고, 어떤 모임은 주최가 밥을 사주고 이야기를 듣습니다.
3. 말 맛
참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 많다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오늘 모임은 업계 CEO들, 교수, 리서치 기관, 국책연구소, 증권애널리스트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중 자기주장이 강한 CEO 한분과 교수님 한분이 이야기에 과욕을 부립니다.
이야기의 분량이 많은건, 그냥 성품이려니 이해하고 넘어가려는데, 우리 회사가 가장 정통한 분야에 대해 오버를 하십니다. 되는대로 결론을 내리는데 트렌드도 팩트도 인사이트도 다 거꾸로입니다. 그저 말 자체를 즐기시는 느낌입니다. 그 주제의 최신 동향과 미래에 대한 관점을 짧지만 명료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올킬은 했지만, 여기 왜있나 싶었습니다. 밥(정확히는 죽) 사준 값이라 생각해야겠지요.
4. 막말, 도돌이
전혀 곁가지 이야기였지만, 의미없이 말씨름만 이뤄진 이슈가 있었습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인력을 끌어가는 것이 중소기업의 애로라는 CEO들의 푸념과,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 것인데 그걸 어떻게 인력으로 막겠냐는 관료출신의 냉정한 커멘트가 불꽃을 튕겼습니다. 문제는 이날 모임의 목적과 부합되지 않는 주제란 점이지요. 단지 감정적인 인계선 때문에 화제가 물밑으로 들어갔다가 또 떠오르고 잠잠해지면 다시 그 화제로 돌아가는 이야기구조가 참 답답합니다. 지켜보기에 몹시 성에 안차는 구석은 있는데, 달리보면 그게 사람 사는 모양새겠지 싶기도 합니다.
만약, 5년 후 같은 멤버로 모인다면, 더 성장해 있을 분과 역사의 뒤켠으로 가 계실 분들이 보이더군요. 짧은 시간이지만, 말로서 스스로를 드러내고, 말로서 죄를 짓고, 말로서 미래를 만드는 그 오묘함에 대해 깊이 느낀 아침식사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