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 decided to exit
결국 많은 국가, 여러 사람의 우려 속에 BREXIT가 결정났습니다. 찬성과 반대 모두 이유는 확실하고, 모든 첨예한 대립이 그렇듯 이번 brexit 결정도 수많은 가치가 서로 투쟁했습니다.

이성과 감성, 경제와 주권, 부자와 빈자, 도시와 농촌, 개방과 쇄국 등등 사안마다 해묵은 사회경제문화의 총체적 이슈가 난립하는 국가적 결정이었지요.

한발 떨어져서 사태를 보는 제겐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referendum입니다.


Rational, bounded or not?
brexit 반대진영의 숫자를 예로 들면, EU 진영에 머무는 비용이 가구당 연간 340파운드인 반면 혜택은 연간 3000파운드입니다. 숫자의 정확성은 더 봐야겠지만 일단 크기 차이에만 주목해 봐도 EU에서 나가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brexit 찬성론을 이끄는 사람들 (영국독립당, 보수당, 저학력자, 고령자)에겐 내눈에 안보이는 3000파운드 혜택보다 눈앞에서 보이는 340파운드 손해가 더 커보일 수도 있겠지요.

또한, 영국의 주권과 지위를 표방하지만, brexit 이후에도 결국 인접 경제공동체인 EU와 교역을 해야 먹고 살게될 영국이, 노동이주권과 체제 분담금 등 다양한 부담을, 기존 EU역외국이지만 경제공동체에 속해있는 노르웨이 수준정도로 부담해야 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이주민에 의한 실업도 마찬가지입니다.서구를 통틀어 해외취업이 가장 활발한 영국인데, EU 국가에서의 취업상 지위를 잃는 것은 자국인들은 보이지 않는 거시적 손실이겠지요.

Brexit 찬성론자의 말도 일리가 있긴 합니다. 예컨대, EU의 관료적이고 비효율적인 법률체계의 당연적 수용이나, 경제적인 면에서도 EU의 틀에 묶여 더 활발한 무역협정을 맺지 못하는 부분등은 눈에 보이는 손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계 효용은 지금의 모든 혜택과 지위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서의 한계손실이기도 하지요.


Losses already started?
게다가 영국내 분열은 어떨까요.
이미 카메론 총리는 지도력을 상실했습니다. 정치적 리더십의 경제적 효과는 확실히 존재합니다. 또한 선거 1주일전엔 과격한 시민이 Brexit 반대론을 펼치는 여성정치인을 총으로 쏘고 다시 칼로 난자해 살해하는, 영국답지 않고 4반세기만에 처음일정도로 끔찍한 일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카메론 총리의 중죄는 Brexit 반대를 이끈게 아니라 Brexit을 찬반의 대상으로 삼은데 있을지도 모릅니다.


Real life example
눈에 보이는 예를 들겠습니다. 세계 스포츠에서 가장 강력한 시장을 갖고 있는 축구 EPL에는, 현재 영국에서 뛰고 있는 EU 출신 선수들이 2부, 3부리그 포함해서 330명 가량 된다고 합니다.이제 brexit에 의해 쇵겐조약의 효력이 사라지만 이들 모두 취업비자 (work permit)의 대상이 됩니다. 즉 지금껏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큰 장벽이었듯 취업허가를 못받으면 그들도 더 이상 영국에서 뛸 수 없습니다. 자국의 FIFA랭킹이 높고, 동시에 자신이 국가대표여야 하니까 규정 맞추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현재로는 300명 가량이 자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결국 EPL 상위권 몇팀을 제외하곤 시간적 유예기간을 지나면 자국 선수로 채워야 할겁니다. 현행 규정을 상정하면 말입니다.

이 경우 영국 선수는 그간 해외선수에 밀려 잃어버렸던 자기 자리를 찾은듯 좋은 일이지만, 황금알을 낳는 EPL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라 리가나 분데스리가가 엄청난 세계전역의 중계료를 더 가져가겠지요. 결과적으로는 job은 있는데 월급은 작아지는 효과를 가져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이 경우도 어느게 좋은지는 판단의 주체따라 다 틀립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과연 다수의 선택은 항상 옳을까요?

많은 생각이 듭니다.


  1. BlogIcon 별빛사랑 2016.08.15 20:44 신고

    옳다, 그르다는 따지기 곤란하겠죠. 하지만 적어도 하나의 정답이 있다면, 그것은 '영국사회가 브렉시트라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를 못했다'라는 것이죠. 브렉시트가 가져다 줄 여러가지 후속적인 영향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그저 단순한 감정이나 단편적 지식만으로 투표를 한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겁니다.

    저러한 모습을 보며 딱히 영국사람만 바보취급 하면 안될 것이, 대한민국은 매번 선거때마다 브렉시트와 똑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으니까요. 성주의 사드문제만 보아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에서 '무조건 1번을 찍어줬더니 뒤통수를 맞았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 부터가 얼마나 한심한지...

    간접민주제에서 선거로 선출된 권력이 나중에 무슨짓을 저지를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설령 거짓말로 현혹해서 뽑혔다고 해도 결국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선택이었으니 존중해라.'라는 말과 함께 그 이후에 돌아오는 것은 권력의 독점과 횡포죠. 재미있는 것은 그 뒤에 해당 권력자에게 자신의 권력을 투표를 통해 바친 사람들에게서 책임의식을 느끼는 모습을 찾기란 매우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그야말로 '화살은 내 손을 떠났으니 이제 내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이죠. 유체이탈이라는 말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 BlogIcon Inuit 2016.09.13 22:00 신고

      동감합니다. 먼 나라 이야기 아니고, 먼 옛날 이야기 아니지요.

  2. BlogIcon 장춘몽 2016.09.04 00:41 신고

    랜덤타고 왔는데 깔끔하니 좋네요

흥미로운, 하지만 웃으며 볼 수만은 없는 뉴스입니다. 

세계경제 (그리고 특히 미국경제)에 보탬이었던 미국의 셰일 가스 생산자들이 벼랑끝에 내몰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유가하락에 의한 채산성과 이에 따른 자본이탈, 그리고 오바마 정부의 대체에너지 개발 의지 등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사우디와 미국의 주도권 전쟁이 있음을 간과하면 큰 그림을 놓치게 됩니다.


'한정된 자원'이라는 원유시장에 막대한 양을 추가공급한 셰일가스입니다. 따라서 산유국에는 비상이 걸렸지요. 마침 유럽과 중국 생산이 주춤한 틈을 타 수요부족으로 유가가 하락하자 사우디에서 아예 유가전쟁을 결심합니다. 사우디는 1년전부터, 채산성 없이 팔 바에야 셰일가스마저 채산성이 안나오는 가격까지 더 내려서 공급을 확 늘려버렸지요.


결국 체력싸움에서 셰일가스 생산자들이 나가 떨어질 형국입니다. 아쉽게도 미국 정부도 부시 가문이 아닌이상, 화석에너지에 별 애정이 없네요.


제 걱정은 그나마 약해진 세계 경제 체력에 저유가가 일정부분 도움이 되고 있었는데, 몸살을 앓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곧 바뀌겠지만 저달러, 저금리와 함께 신3저로 연명하는 형국이었으니 말입니다. 반면 저유가라는 약발로 버티는 체질을 개선할 기회가 되기도 하겠지만요.

(기사참조 FT.com)


다음카카오가 젊은 CEO를 지명한 어제 뉴스보다 더 큰 지각변동은 구글의 지주회사 전환소식일 것 같습니다.
alphabet.com으로 변경하고 구글 등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분할한다는 구상입니다. 몇가지 의미를 보면..

-일단 주가는 6% 오르며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글같이 투자규모가 큰 회사에서 개별 사업부문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작용합니다. 주가의 중기적 상승폭을 측정하면 시장이 느끼는 투명성의 가치로 볼 수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하는 사업이 당분간 그대로일텐데, 자회사로 둔다는 의미는 구글의 성장단계가 성숙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체제의 변화를 통한 지속적 혁신을 도모함이 첫째고, 나아가 무한자원을 상정한 연구개발에서 RoI를 더 따지는 투자의 시대로 전환하는 신호탄이 될 수도.

-알파벳 M&A행보가 더 바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 Buy side야 계속되었는데 sell side가 흥미로울듯 합니다.

-일단 구글은 집단의 정체성 그자체에서 대표브랜드로 격이 바뀝니다. abc~xyz 중 G for Google이라고 대담한 선언을 했습니다.


-자회사 Google의 수장은 넘버 2인 Sundar Pichai입니다. 43세로 젊으며 인도계입니다.



-MS의 Satya Nadella가 대표적 인도계입니다. 펩시의 Indra Nooyi도 있고, 올초 사임했지만 인텔 캐피털의 Arvind Sodhani 사장도 인도계입니다.아빈드 사장은 성공의 시점이 좀 빠른데, 재무 그룹이 기술그룹보다 먼저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고, 지금은 인도계의 기술그룹이 정점입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테크분야에서 인도계의 전면적 부상은 빙산의 일각으로 보면 됩니다. 갑자기 성공한 몇명이 알고보니 인도계였네가 아니라, 그 저변에 수십만명의 인도계 커뮤니티가 경쟁하고 협력하며 받치고 있습니다. 미국 컨퍼런스나 전시회, 미팅에 가보면 인도계의 네트워크는 방대하고 조밀합니다. 이스라엘계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서로 제휴하는데 익숙합니다.

-그런면에서 미국 테크 업계에서 한국계 커뮤니티는 부피가 작습니다.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협업에도 더 밀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종이니 이런 문제가 아니라, 그룹간의 경쟁은 보이지 않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1. 박현정 2015.08.12 09:05

    인도계 Network/Management에 대한 견해에 동감합니다. 제 이전 Manager가 Indian American이었는데, 능력도 Outstanding 하고, 사람에 대한 배려도 깊고, 배울 점이 많아 지금도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

    • BlogIcon Inuit 2015.08.28 17:21 신고

      네. 동감입니다. 저도 인도인 친구들 있어요. ^^

1. IDC 리서치에 의하면, $600 이상되는 안드로이드 폰의 판매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LG의 난항은 당분간 계속 될듯.

" In the Q1 2014 Android devices costing $600 or greater made up 9.1 percent of the worldwide shipment volume. By Q1 2015 that had slipped to 5.6 percent."


2. Q2 결과, 화웨이가 MS를 제끼고 3위에 등극했습니다. MS에 인수된 노키아 라인은 피처폰에서 기반이 있어 수익성은 나빠도 물량은 부동의 3위였습니다. 이제 그 공식이 깨졌고, 이는 중국발 스마트폰의 세계 공세의 중요 마일스톤이 될 것 같습니다.

       회사       판매대수   YoY
1     삼성        89.0M     -7%
2     Apple      47.4M     +35%
3     Huawei   30.6M     +49%
4     MS          27.8M     -45%
5     Xaomi     19.8M     +31%


3. Nokia의 지리정보시스템인 Here map은 잘 만든 소프트웨어임에도, 위의 MS(Nokia) 점유율에서 보듯 인지도와 활용도가 없습니다. 구글맵보단 못할지 몰라도 애플 맵보다는 백배쯤 낫습니다. 이 Here Map이 독일 자동차 연합(Benz, BMW, Volkswagen, Audi)에 $3.2B에 팔렸습니다. 가격은 좀 세지만 분담하면 그리 큰 가격은 아닐듯합니다. 이제 스마트폰시대의 절정인 지리정보가 독일차에 장착되면서 스마트카 시대가 더 현실적으로 변할듯 합니다.


위에 보듯 세계적인 기업들의 행보가 무섭습니다. 
스마트카/전기차 관련해서 우리나라 현기차.. 걱정됩니다. 삼성/LG는 이제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지 원점에서 생각해봐야할 듯 합니다. 
한국의 자존심 조선3사가 거의 5조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경제 충격이 조만간 올텐데, 이미 유리같은 체질을 드러내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1. 박현정 2015.08.05 09:11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네요. 좋은 정보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BlogIcon Inuit 2015.08.08 13:48 신고

      네..^^ 진짜 세상이 어질어질 빠르게 변하지요.

주말에 미드 왕창 보는 사람 많지요? 

이를 Binge watching(몰아보기)라고 하는데, 유료 컨텐츠 시장의 화두이기도 합니다.

빈지 와칭 때문에 주말 네트워크 트래픽의 주기성이 생기고, linear TV는 점점 쪼들려가고, 넷플릭스 같은 뉴 미디어 회사가 급성장을 하기도 합니다.


이에 관한 흥미로운 분석 기사가 있어 짧게 공유합니다. 미디어나 컨텐츠 사업에 관심있는 분들에겐 좋은 자료일겁니다.


몇가지만 하이라이트하면..

-중간에 비디오/네트워크 품질이 나쁘면 거의 즉시 그 컨첸츠 소비를 중단하고 다른데고 간다.
-심지어 보던 시리즈 다음편이 없어도 상당수는 다른 시리즈 또는 다른 사이트로 가버림.
-컨텐츠 소비의 주된 형태는 스트리밍임 (61% + alpha)
-소비 디바이스는 아직도 PC가 많음 (미국 사례이고 우리는 모바일이 더 많을거라 생각)


즉 빈지 와칭의 특징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말이나 밤에 심심해서 보지만 한번 보면 중독되어 연속해서 보는 미디어 소비 패턴입니다. 따라서, 어느 순간 interrupt가 걸리면 마법에서 해제되듯 사라지는 소비자입니다.


하우스오브카드인가 OTT형 시리즈는 전편을 한번에 올립니다. 일반 TV처럼 시리즈를 주마다 질금질금 내보내는게 이젠 더이상 안통하지요.


또한 컨텐츠가 King이란 미디어 업계의 황금률도 재고해봐야 합니다. 컨텐츠는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Media 도 King입니다. 덜 재미나도 쉽게 빨리 편하게 죽죽 나오는 컨텐츠로 옮겨간다는 사실.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시장구조가 기형적이라 넷플릭스 같은 OTT 전문 채널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고, 빈지 와칭은 일부 IPTV나 웹하드 같은 회색시장 또는 토렌토 기반의 블랙마켓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입맛이 글로벌 평준화가 되는 요즘이라면 이 부분에도 많은 기회가 있겠지요.


그래프는 테크크런치의 기사를 참조했습니다.


주지하듯, '추석 선물'로 일컬어지는 iOS7 업그레이드가 9/19일부터 시작되었다.
6에서 7로 major version up이라 많은 변화가 있다.

iOS7
가장 큰 특징은 UI가 캐주얼해진 부분이다.
딱 봐도 안드로이드와 윈도우폰을 벤치마킹한 티가 난다.
이 부분이 몇달전 미리 알려져 사실 큰 기대 없었던 판올림이기도 하다.
하지만, UI의 개선은 애플의 향후 전략에 매우 큰 의미가 있는 도전이다.
브랜드가 급속히 노후화 되어 rejuvenation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기회되면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iTunes Radio
내가 가장 놀란 부분은 트위터에서도 밝혔듯, iTunes 라디오다.


지금까지도 TuneIn RadiON HD 같은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을 애용하던 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iOS7의 일환으로 iTunes Radio가 있다해서 큰 기대하지 않았다.
흔히 그러듯, 골목상권 잡는 대기업처럼 잘되는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를 내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뚜껑 열어보니 달랐다.


Instantly Forming Broadcasting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존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는 SkyFM, XM, Sirius 등 현존 위성라디오나 지상파 라디오 채널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튠즈 라디오는 가상의 라디오 서비스를 즉시 형성한다.
협소한 주제로 시작하여 아이튠즈의 추천 알고리듬에 따라 후속곡을 고르고 이게 무한 반복되면 라디오 채널이 된다.


따라서 채널을 고르는 방법도, 기존의 인터넷 라디오처럼 채널을 택하면 되지만, 이와 별개로 개인화도 가능하다.
마음에 드는 곡을 하나 씨앗으로 삼아 유사곡을 고르거나, 같은 채널이라도 히트곡 위주, 다양성 위주 등 옵션에 따라 라디오 채널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대량개인화(mass customization)이 가능해졌다. 

Free at last, free DRM, free try
미디어 소비자로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가격이다.
위에 딱 써있듯 한 곡당 99센트에서 1.2불 정도 하는 곡을 그냥 무료로 듣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다.
그동안 앱이나 컨텐츠 산다고 쓴 돈을 보상받는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비즈니스 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부분은 시장을 키우는 의미가 있다.
처음 잡스 옹이 아이튠스에서 DRM을 풀어제낄 때 메이저 음반사와 갈등이 심했다.
해킹이 되면 시장이 망가짐을 지나 붕괴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잡스의 주장처럼 소비자는 DRM이 없고 가격은 99센트인 컨텐츠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그전에 시장이 작았던 이유는 돈이 아깝기 보다, 편의성도 문제였던 것이다.
이로서 잡스의 전략은 주효했다. 
아이팟은 시장을 휩쓸었고, 유통의 주도권은 애플이 장악했다.

금번 스트리밍 컨텐츠로 라디오 서비스를 하는 것은, 내겐 제2의 DRM 해제와 같은 의미로 읽힌다.
즉 "찔끔찔끔 30초 미리듣기 이런 우스운짓 하지 말고, 그냥 화끈하게 전곡을 들려줘라."
만명이 들어 1%만 구매해도 없던 시장이 창출된다.

즉, 미디어가 상품이며 생활이고, 경험재이자 비경합재인 음악의 특성을 잘 살린 서비스다.
아이튠즈 라디오를 잘 보면, 되돌아가기 버튼이 없다.
즉 들어보고 좋으면 사도록 조장을 한다.
라디오라 불리지만, 사실은 무료의 무한 미리듣기 서비스라 보아도 무방하다.

Big Data, another unseen currency
분명, 아이튠즈 음악 컨텐츠의 소비는 늘어나고 그 수익의 증가효과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 외의 비금전적 효익이 또 있다.

애플은 지금껏 자세히 파악하기 힘들었던 부분에 대한, 어마어마한 빅데이터를 쌓을 것이다.
아이튠즈 라디오를 듣다보면 마음에 안 드는 곡을 넘기고 어떤 곡은 앞으로 돌려 조금 더 듣고, 결국 어떤 곡은 구매를 한다.
소비자의 음악 소비 패턴에 대해 무한히 큰 실제 데이터를 축적하게 된다.

라디오 서비스를 표방하듯, 음악 사이에 내레이션이 가능한데,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음악 사이에 완벽한 맞춤형 광고를 넣을 수 있다.
게다가 당신이 갖고 있는 기기는 폰이다. 아이팟이 아니라.
필요하면 당신의 위치, 성별, 가족관계, 금전적 능력까지 메타상태로 다 파악이 가능하다.
이 데이터를 사려면 월 몇 달러를 지불해야 할까?
따라서 이 엄청난 서비스를 공짜로 쓴다고 그리 많이 미안해할 필요는 없겠다.

Do not store huge media, Just stream it!
마지막 관점이다.
보다 큰 판을 보면, 미디어 소비 방식이 미묘하게 변할 수도 있다.
소비자가 컨텐츠를 다 보유해서 기기에 넣고 다니는게 얼마나 필요할까.

조금 시간이 필요하지만, 유심히 지켜볼 부분이 있다.
바로 미디어 소비가 archive형에서 streaming형으로 바뀔 가능성이다.
예컨대 나는 클래식 음악은 '프리미엄 클래식'이라는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주변에 강추할 정도로 매우 편하다.

구매한 MP3 만 듣기 지겨울 때는 인터넷 라디오를 듣는다.

아니 사실, 아이폰의 경우에 국한하면 음악을 리스트 만들어 동기화 시키는 작업은 매우 짜증스럽다. 

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다면 충분한 지불용의가 있다.
어차피 클래식 음반을 사는 돈도 무시 못하게 많은데, 그를 ripping하고 리스트 만들어 아이폰에 옮기고.. 요즘 기술 발전한 점을 감안하면, 가끔 카세트테이프로 방송 녹음하는 20년전 그 기분이 든다.

스트리밍형 미디어 소비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려면,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데이터의 비용이 매우 저렴해야 한다 (지금 각국은 그 추세다)
-클라우드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 클라우드 서비스는 차고 넘친다)
-복잡한 컨텐츠 저작권이 해결되어야 한다 (애플 정도되는 주도권이 없다면 어렵겠다)
-입맛에 딱 맞추는 추천 알고리듬이 필요하다 (빅데이터다. 함께 읽을 만한 글들 링크)

한 가지 더하자면 애플이 소유에 대한 과금에서 경험에 대한 과금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지금 봐서는 의미를 못 느끼겠지만, 시장의 입맛이 변하면 언제든지 iTunes Radio는 좋은 과금 도구로 변신한다.

이쯤에서 자연스러운 우려는, 국내 음악 서비스 업체들(미국 이외도 마찬가지)이 자연도태될 미래다.
이런 부분에 대해 준비할 기술이 없는게 아니다.
하지만 이런 마인드의 전환이 쉬울까.

아무튼 말이 길었다.
아이튠즈 라디오는 재미난 서비스이고 지켜볼 만하다.
미디어 소비 방식의 변화까지 촉진한다면, 조용한 지각변동의 전조가 될 테기 때문이다.

Stay tuned..


  1. BlogIcon 까미나 2013.09.21 16:05

    라디오 서비스가 일종의 무료 무한 미리듣기 서비스라는 관점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 BlogIcon Inuit 2013.09.22 16:25 신고

      이름을 어떻게 붙이느냐와 본질과의 미묘한 싸움이지요.

  2. 홍두 2013.09.22 00:55

    pandora 한번도 안써보셨을 것 같진 않은데 참 새삼스럽게...

    • BlogIcon Inuit 2013.09.22 16:27 신고

      미국에서만 도는 서비스와, 아이폰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에 내재된 것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말투가 시니컬하니 깊고 정세한 논의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

    • blue214 2013.09.23 02:41

      뻔뻔하게도 판도라와 비교를 하다니, 본문을 잘 읽고 댓글을 다시지요. 직원이 아니시라면..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를 읽는 중이다.

상위 1%가 부를 독식하는 불평등이 요즘 미국에 만연해 있고, 그 실체와 원인에 대해 분석하는 흥미로운 내용이다.
그중 나의 눈을 사로잡은 꼭지가 있어, 아직 책을 읽는 중이지만 따로 정리한다.

상위 1%가 독식체제를 공고히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는데 그 중 하나가 선거다.
많이 느끼지만, 내 표 하나가 세상을 바꾸지 못함을 알면서도 우리는 왜 투표를 하는가?

여러 관점이 있겠지만 스티글리츠는 '시민적 덕목'으로 설명한다.
즉, 내가 투표를 안 하면 내 주위도 안하고, '우리'가 안하면 '그들'이 이기기 때문이다.

결국 요즘 선거는, 내가 이렇게 적절하니 나를 뽑으라는 켐페인보다도, 내 반대편이 투표를 안하도록 만드는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흑색선전이 비용대비 효율적이기 때문에, 욕을 먹으면서도 루머와 색깔 논쟁 등 노이즈를 상대에 덧 입히려 노력하게 된다.

더 재미난 사실이 있다.
국민들이 짜증이 나도록 하는게 파워집단에는 더 유리하기 때문에, 선거 이전인 평소에도 비합리적인 짓을 해서 정치적 환멸을 조성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이렇게되면 투표의 '비용'이 급작스레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이 비용이 크게 느껴지는 집단은 투표를 포기한다.
반면, 이 비용이 감당할 수 있을 뿐더러 스스로에게 유리하다고 느끼는 집단은, 투표를 투자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표를 행사한다.

이렇게 해서 상위 1%의 독식체제를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간다는게 저자의 분석이다. 
심지어 저자는 이를 일컬어, 1인 1표가 아닌 1달러 1표로 규정한다.

저자는 미국의 상황을 주로 염두에 두고 글을 적었는데, 신기하게도 우리나라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 놀랍다.
정치의 속성은 어디나 똑같다.

정치적 환멸을 느끼는가?
이미 그대는 그들 손에 놀아나고 있는 중이다.


빅데이터 관련, 세번째 책이다.
둘째 책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에서 내가 필요한 빅데이터 관련한 함의는 이해했다.
이번에 이 책은 가볍게 관점을 틀어보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함유근 채승병

그런 면에서 이 책 역시 만족이다.

SERI의 데이터 연구 전문가 답게 꼼꼼한 논증과 풍부한 사례가 강점이다.

책이 짚고 있는 빅데이터의 함의는 다음과 같다.
1. 생산성 향상: 센서의 적극 활용 및 SCM의 재설계
2. 검색이 아닌 발견에 의한 문제해결: 예측 및 맞춤화
3. 의사결정의 과학화, 자동화: MIS에서 BI를 넘어, 빅데이터를 통한 비즈니스 insight를 통해 의사결정

그리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케이스를 정리한 것은 매우 좋은 참고가 된다.
고객 행태, 컨텍스트 인식, 센서에 의한 의사결정, 스마트화, 복잡성하에서의 불확실성을 다루는 주제별로 유관한 사례를 모아 놓았다.

미리 사놓은게 아까와서 읽었는데, 시간 낭비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앞서 읽은 책에서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 두었기에 부담없이 볼 수 있었다.

총평이다.
이 책은 매우 알뜰살뜰하다. 글쓴이의 공들인 흔적이 느껴져 독자로서 만족스럽다.
굳이 따지자면, 빅데이터 관련한 쇤버그의 책이 철학적이라면 이 책은 공학적이다.
장단점보다는 색깔의 문제라고 본다. 
그리고 유사 주제 공간 상, 포지션을 잘 잡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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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고어핀드 2013.08.14 00:32

    한 마디 덧붙이자면, 채승병 박사님의 다른 책인 '복잡계 개론'도 매우 좋은 책입니다. :) (*저도 이 책 조만간 사서 읽을 계획입니다.)

    • BlogIcon Inuit 2013.08.15 14:03 신고

      네. 원래 복잡계 쪽이 더 전문인듯 하던데요..

  2. 2013.08.24 12:13

    비밀댓글입니다

최고의 자기계발서는 성경이다. 논어다. 불경이다. 


자기계발이란게 별게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고 했다.
살며 보니, 결코 폼잡는 허풍이 아니다.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답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종교의 텍스트가 A급의 자기계발서라고 본다.
어떤 종교를 택하든, 그 교리를 정신에 새기고 마음에 들여놓고 삶과 엮는다면 잘 살 수 밖에 없다.

이젠, 현대사회로 시선을 옮겨보자. 정보량도 엄청나고, 산출효율도 천문학적이며, 그래서 경쟁도 살인적이다. 종교에서 주장하는 'do right things' 하는게 여전히 근원적이고 중요하지만, 속도와 효율면에서 살짝 아쉽다.

그래서 'do things right'하는 자기계발서들이 사실 대종을 이루고 있다.
인맥쌓기에서 시간관리까지.
하지만 제대로된 자기계발은 총체다. 어느 한 부분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자기계발서는 코비(Covey) 류다.
종교의 세속화라봐도 좋고, 근면의 신앙화라 봐도 무방하다.
 
Clayton Christensen
(Title) How will you measure your life?

서론이 길었지만, 크리스텐슨의 자기계발서는 그 자체로 묘하다.
파괴적 혁신으로 유명한 전략가이자 경영학자가 말하는 자기계발서는 어떨까?
그 미묘한 파열과, 한편 칵테일같은 시너지가 너무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책 내용은 간단하다.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다.
(1) 내가 사회생활하면서 성공하고 행복할까?
(2) 배우자, 자식, 친구들과 관계가 계속해서 행복의 원천이 될까?
(3) 난 성실한 삶을 살고 감옥에 갈 일이 없을까?

이에 대한 저자의 답은 명료하다.
  • 행동의 근원은 동기부여(motivation)와 위생요인(hygiene)의 2요소(two factor) 이론으로 보는게 가장 합당하다.
  • 여기에서 우선 순위(priorities)가 생긴다.
  • 우선 순위의 실행은 의도된 전략(deliberate plan)과 창발적 전략(emergent strategy)의 조합임을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 즉, 선형으로 생각하지 말라.
  • 그렇다면 실행이 잘 되는지는 어떻게 보면 되는가? 바로 자원이 어디에 할당되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체크해라.
  • 이 순환고리 속에서 성공과 행복이 완성된다.

인간 관계 부분은 매우 상세히 정리되어 있지만, 감히 말하건대, 내가 잘 알고 이미 실천하는 부분이라 좀 지루했다.
하지만 미국형으로 성공과 직장경력을 최우선시 하는 부모라면 필독할 부분이고 많이 배울 것이다.

몇가지 키워드만 적겠다.
-나중에라고 미루지 말고, 아이가 어릴때부터 함께 시간을 보낼 것
-상대를 이해하고, 헌신할 것
-경험의 학교를 통해 배우게 할 것
-문화를 유지할 것

성실함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이번 한번만(just this once)이라는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다.
성실성의 유지는 100%가 98%보다 훨씬 쉽다는 점을 명심하면 된다.

책은 만족이다. 별 넷 줬다.
두가지 점에서 만족했다.

첫째, 크리스텐슨은 경영학자 답게 자기계발에도 프레임웍을 도입하고 이론을 뒷받침해 내용을 적었다. 색을 잃지 않은 점에서 기뻤고, 왕성한 연구열에 감명 받았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맥락은 내가 꼽는 원전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종교 텍스트에서의 가르침이 정답이라 단언하긴 어렵지만, 인류라는 응용분야에 놓고보면
세월로 검증된 원칙이다. 맹종하지 않더라도 그만한 가중치는 받을만하다.
만일 어떤 이론이 여기서 많이 벗어난다면, 논리 전개의 흠결이 없더라도 세월의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대개 그 검증의 기간은 내 인생의 길이보다 많이 길 것이다.

결국 크리스텐슨의 답은 코비와 유사하다. 
그리고, 코비나 크리스텐슨이 모두 몰몬의 가르침을 따른다는 점도 흥미롭다.


어쨌든, 종교도 없고 갈길도 없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봐도 시간 아깝지 않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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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ata  (14) 2009.10.09
  1. rudra47 2013.06.27 15:36

    저도 지금 한창 읽고 있는데, 상당히 단단한 책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위생요인 부분은 큰 깨달음을 주었고요. 그런데 혼자인 몸이라 그런지 가족을 강조하는 부분에서 '그러면 내겐 가족 말고 누가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BlogIcon Inuit 2013.06.29 16:28 신고

      시트콤 프렌즈에서도 제시했듯 '확대가족'도 있지요.
      결국 애착집단과 헌신의 관계는 어떤식으로든 필요한 것 같습니다. ^^

  2. mu 2013.07.06 09:48

    책 제목부터 인상적입니다. 자기계발서는 목차만 보면 된다는 주의인데, 이 책은 본문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BlogIcon Inuit 2013.07.07 12:53 신고

      네. 제목이 참신하지요.

      그건 그렇고.. 참 오랫만에 인사 나누는것 같습니다. ^^

  3. mu 2013.07.07 23:45

    네, 오랫만이지요 ^^;; 기억해 주셔 감사합니다. ^^

얼마 전, 정부기관에서 주최하는 조찬 모임에 갔습니다. 크게 실익은 없는지라 이런 자리 잘 안가는데 그래도 1년에 한두번 정도는 가게 됩니다.


1. 일찍 일어난 새

사실 강남에서 7시반에 모여 아침 먹는다는게 식사 자체로만 보면 참 매력없는 일이지요. 분당에서 출발하려면 다섯시 반에는 일어나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 일식당의 모든 룸이 각종 조찬모임으로 꽉 찬 것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족히 2백명은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 많고, 열심인 대한민국입니다. 그 열기가 제겐 가장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2. 조찬의 경제학

C-level 들의 경우 시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개 아침  약속은 없으니 다소 자유로운 계획이 가능해 생긴 조찬 모임입니다. 모임마다 특성이 다릅니다. 어떤 모임은 연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테이블별로 네트워킹을 목적합니다. 이날 모임은 업계 동향 및 산업 의견 청취가 목적입니다. 서로 무언가 내놓고 무언가 얻어가는 지식교환이 명백하고 활발합니다. 어떤 모임은 돈을 내고 밥을 먹으며 교환을 하고, 어떤 모임은 주최가 밥을 사주고 이야기를 듣습니다.


3. 말 맛

참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 많다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오늘 모임은 업계 CEO들, 교수, 리서치 기관, 국책연구소, 증권애널리스트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중 자기주장이 강한 CEO 한분과 교수님 한분이 이야기에 과욕을 부립니다.

이야기의 분량이 많은건, 그냥 성품이려니 이해하고 넘어가려는데, 우리 회사가 가장 정통한 분야에 대해 오버를 하십니다. 되는대로 결론을 내리는데 트렌드도 팩트도 인사이트도 다 거꾸로입니다. 그저 말 자체를 즐기시는 느낌입니다. 그 주제의 최신 동향과 미래에 대한 관점을 짧지만 명료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올킬은 했지만, 여기 왜있나 싶었습니다. 밥(정확히는 죽) 사준 값이라 생각해야겠지요.


4. 막말, 도돌이

전혀 곁가지 이야기였지만, 의미없이 말씨름만 이뤄진 이슈가 있었습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인력을 끌어가는 것이 중소기업의 애로라는 CEO들의 푸념과,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 것인데 그걸 어떻게 인력으로 막겠냐는 관료출신의 냉정한 커멘트가 불꽃을 튕겼습니다. 문제는 이날 모임의 목적과 부합되지 않는 주제란 점이지요. 단지 감정적인 인계선 때문에 화제가 물밑으로 들어갔다가 또 떠오르고 잠잠해지면 다시 그 화제로 돌아가는 이야기구조가 참 답답합니다. 지켜보기에 몹시 성에 안차는 구석은 있는데, 달리보면 그게 사람 사는 모양새겠지 싶기도 합니다. 


만약, 5년 후 같은 멤버로 모인다면, 더 성장해 있을 분과 역사의 뒤켠으로 가 계실 분들이 보이더군요. 짧은 시간이지만, 말로서 스스로를 드러내고, 말로서 죄를 짓고, 말로서 미래를 만드는 그 오묘함에 대해 깊이 느낀 아침식사 시간이었습니다.

  1. BlogIcon 띠용 2012.05.03 23:20

    헛... 대단한 사람들이 모인 모임에선 좋은 이야기들과 쏟아져나오는 정보들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보네요.^^;

    • BlogIcon Inuit 2012.05.04 21:20 신고

      정보는 실제로 많습니다.
      그런데 '일부' 분들은 또 안그렇지요.
      사람사는데가 항상 그렇듯. ^^

  2. BlogIcon Crete 2012.05.04 03:21

    좋은 글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읽다보니 예전 생각도 나고 요즘 복잡했던 제 머리 속도 다시 떠 오르고 해서 짧게 포스팅을 해서 트랙백으로 달았습니다.

    평안한 주말이 되시기 바랍니다.

    • BlogIcon Inuit 2012.05.04 21:20 신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트랙백 받아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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