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ssandro Falassi

전에도 말했지만 제가 가장 애호하는 여행 가이드 북인 큐리어스 시리즈의 이탈리아 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스웨덴, 체코, 독일, 스페인 등 통틀어 지금까지 본 중 최악이라고 평하겠습니다.

큐리어스 시리즈의 특징은, 생생하고 정세하다는 것입니다. 즉, (주로 영미권의) 외국인이 해당 국가에서 십년 이상을 살면서 얻은 경험을 정리한 것이 큐리어스 시리즈의 고갱이입니다. 그래서, 현지인만큼 생생하지만, 외국인의 객관적 시선을 잃지 않는 균형감각이 좋지요. 그 나라의 역사, 지리, 문화, 음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필치는 거침 없이 발랄하고, 매력이 드러나도록 열정적입니다.

하지만, 그건 다른 책의 이야기고 이탈리아 편은 해당이 없습니다. 하긴, 이탈리아가 하나의 나라인가요? 통일된지 불과 150년. 그 전까지 각자 독립적이었던 도시국가들을 담은 이탈리아 반도입니다. 이 형형색색의 나라를 한 명이 제대로 깊이있게 쓴다는 게 어불성설이겠지요. 그렇다면 '큐리어스 유럽'을 방불케 하는 역작 또는 실패작이 될 것입니다.

서문에서 밝히듯, 카톨릭의 총본산이 자리잡되 서유럽 최고의 좌익세력을 키워낸 나라. 전통에 대한 강력한 애착을 보이면서 피아트, 올리베티, 아구스타, 베레타 등 최첨단 기술을 개발한 나라. 가장 아름답고 전통적인 건축을 지니면서 패스트푸드에 열광하는 나라인 이탈리아입니다. 

특히, 공업과 경제가 발달한 북부와 아직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남부와의 형식적 동거는 단일한 이탈리아란 허상임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책만큼 심도있는 이야기가 어렵습니다. 독일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실용적 롬바르디아 지방의 심리역학을 가지고 에트루리아 영향을 강하게 받은 토스카나 지역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라치오의 음식과 베네치아의 음식은 한나라 음식이라 보기에는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마냥 이탈리아 특성으로 저자의 망칙함을 덮어둘 일도 아닙니다. 전체를 못 그리겠으면 몇 지방이라도 섬세하게 적어 내렸어야 옳습니다. 책 한권을 사전처럼 각 지방별 목록만 나열한 죄는 큽니다. 작가정신의 방기는 물론, 모자이크처럼 지방색이 모여 다양성의 매력을 발하는 이탈리아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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