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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비즈니스 산책

Inuit 2015. 8. 29. 10:00

박지영

여행은 지리인가? 

필요조건은 맞다. 당장 어느 방면으로 가야할지, 어딜 찾아가야할지도 모르니 지리를 알 필요는 있다. 하지만, 뜻깊은 여행에는 지리에 더해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서 난 비행기 탈 계획이 잡히면 그 도시를 읽는다. 이스탄불이 그랬고, 파리, 런던, 바르셀로나, 상파울루 등등 그랬다.


그나마 유명도시는 낫다. 역사에 대한 책은 뒤지면 좀 나온다. 하지만 문화에 대한 책은 찾기 어렵다. 그런면에서 파묵의 이스탄불은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현지인의 정서를 느끼기에 좋은 책이었다. 런던에 관해서라면 이 책이 문화에 대해 맛을 보기 좋은 길잡이다. 찬란하다.

A la carte
기자 출신으로 경영학 공부를 런던에서 한 저자의 포지셔닝은 깔끔하다. 비즈니스란 안경으로 본 런던이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주제를 구석구석 쉽게 접근해 간다.

필립 그린, 리차드 브랜슨, 제임스 다이슨, 데미언 허스트 같이 영국 출신의 성공한 기업가를 통해 장사에 밝은 런더너의 일면을 보게 된다. 또한 시티 (City of London)와 랜드마크 건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풀며 겉보기 이면의 차원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도 있다. 그외 런던의 튜브, 박물관을 통해 종횡무진 런던의 문화를 짚어본다.

책은 뒤로 갈수록 더 소소한 부분으로 접어들며 흥미가 더하다. 골목시장의 중고 가게, 히트친 TV 프로그램, 직장인의 반복적인 삶과 그 속의 재미, 부동산과 먹거리까지. 특히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쁘레따 망제(Pret A Manger)는 우리 가족 여행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더했다. 살인적인 물가의 런던에서 적당한 가격에 품질있고 맛난 음식 찾는건 꽤 큰 요소기 때문이다. 그리고 참고로 쁘레따 망제 말고도 EAT. 이란 체인도 신선한 샌드위치가 일품이다.

오직 하나 아쉽다면, 런던, 아니 영국의 상징인 펍과 축구문화에 관한 챕터가 약하다는 점이다. 저자가 인정하듯 축구 자체를 좋아하지 않으니 피상적 관찰과 감상에 머무르는 점은 옥의 티다. 하지만 제일 출장가기 싫은 런던과 친해진게 펍과 축구고, 그에 대해선 잘 아니 오케이. 그냥 완성도 차원에서 아쉬운 점이라 적어둔다.

Inuit Points 
런던 많이 가본 사람도 이 책 읽으면 다음 가볼 때 더 많은 부분이 보일게다. 처음 가보는 사람은 일반 관광객과 색다른 코스를 구성해서 런던의 진미를 만끽할지도 모른다. 책은 글쟁이 저자답게 깔끔하게 적었고, 사진도 풍부해서 직접 날아가지 않더라도 피상적 낭만으로 생각하는 런던을 좀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별점 넷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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