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에 해당하는 글 5건

Patrick McGinnis

(title) The 10% entrepreneur: Live your startup dream without quitting your day job

  

좁은 타겟

눈을 확끄는 한글 제목도 인상 깊지만, 원제가 좋다. 내용에  부합한다. 즉, 자기 시간의 10% 사용해서 꿈을 이뤄보란 내용이다. 꿈은 직장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 지루함의 일상을 설레임으로 바꾸고 싶은 욕망, 그리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의 범주다.

 


일리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언뜻 드는 멋진 아이디어에 잠시 환희를 느끼고 다시 직장의 자기 자리로 돌아와 얌전히 앉기 십상이다. '언젠가..' 꿈꾸던 극히 일부는 열망이 마음에 불을 지필 바로 자리를 박차기도 한다. 그러나 밖의 세상은 냉혹하므로, 모와 사이 선택에서 상황에 설복돼  도를 택하곤 한다. 그러나 책은 개나 걸의 방법도 있음을 설파한다.

 


파트타임 사업가를 위한 가이드

핵심은 10% 사업가다. 자기 시간의 일부를 할애해 새로운 사업을 생각하고 엔젤투자나 스타트업 고문역을 수행하면서 안전한 상태에서 세상의 테스트를 해보고/받아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었던 일화와 배운 점들을 꼼꼼히 적어두었다. 엔젤 투자를 겸하고 있는 내가 봐도 합리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결국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을 행동에 옮긴다면 '언젠가..' '일단 지금은'으로 바꿀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실행과 현실의 간극이 크다는 사실 역시 분명하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일단 자기 자원의 10%란게 허수일 가능성이 높다. 하이커리어 시니어가 아닌 이상 스타트업에 엔젤로 투자할 잉여 자금 따위가 있기 힘들다. 그럼 건강하고 학식 넘치는 경험과 노력으로 때우면 좋은데, 우리나라 직장인 정시 퇴근 자기 시간은 커녕 주말도 제대로 보장받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도 꿈은 꾸자

한국 직장인의 현실은 아프지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많은 직장인들이 이런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비록 실행은 조금 여유를 두더라도 당장 마음먹고 준비는 차츰차츰 해둘 있을테다. 최소한 주식 시세 잡고 일희일비하는 시간과 에너지와 일정 부피의 돈만 있어도 막상 불가능한 일은 아닐듯 하다.

 


반대급부는?

삶의 고양이다. 개미지옥같이 노동을 팔아 생계를 연명하는 느낌이 아니라, 직장과 직업에 충실하면서 장래를 생각하는 일석이조의 행동들이 눈에 보일게다. 그리고 준비가 되면 실제로 다양한 옵션을 갖게 되니, 비틀거릴지언정 넘어지지 않고 인생을 전진해 나갈 있을지도 모르겠다.

 


FOBO FOMO

책의 주된 내용은 아니지만 옵션 말이 나온김에 한마디. FOBO FOMO 말이 나온다. FOBO fear of better option, 나은 조건이 있을까 끊임없이 근심하며 결정을 못짓는 상태를 말한다. 반면 FOMO fear of missing out, 내가 빼먹고 검토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까 걱정이 되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결정장애다. 상태의 결이 다르지만 주저하며 결정 장애를 겪는 똑같다. 인생이 risk. 리스크 대해 몇번 글을 썼지만 리스크는 위험이 아니다. 변동성이다. 따라서 인생은 상수보다 변수가 많으므로, 인생 자체가 리스크란 점을 이해해야한다. 중요한 부분을 고민하고 검토했으면 바로 실행하고 빨리 실패해서 빨리 고치는게 훨씬 얻는게 많다.

 

Inuit Points ★★★★

내용이 알차거나 그렇진 않다. 게다가 목표 독자층이 그리 넓은 책도 아니다. 하지만 쉽지만 명쾌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고 아이디어는 소수의 몇몇 사람들에겐 의미가 클거란 생각을 했다. 꿈이 맑아 삶이 흐릿하게 느껴지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몇명에게 이미 책을 추천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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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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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는 무엇인가

Biz 2009.09.07 21:30
경주에서 올라오며 읽던 책에서, 의아한 구절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것만 보면 '확실할수록 리스크가 작다'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중략) 불확실성의 크기가 리스크의 크기를 결정하지 않으며, 리스크의 크기 역시 불확실성의 크기를 규정짓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요컨대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그 자체로 전혀 상관이 없다.
-'시나리오 플래닝' 중
이 글 읽으면서 고개 끄덕일 분도 많고, 책에 나온 설득적인 기대값 테이블까지 보면 더 그런가보다 느끼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꼭 그럴까요.


Risk is not danger
사실 저 위의 내용은 책의 본령과는 상관없는 곁다리 설명입니다. 하지만 본 김에 평소의 생각을 써 봅니다. 전략과 재무하는 사람들은 리스크를 늘 갖고 놀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해 나름의 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후배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Risk is not danger.
흔히 리스크를 위험도라고 이야기하는데, 한발 더 나아가서 손해까지 시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리스크는 위해(danger)가 아닙니다. 최소한 재무에서는 엄격한 정의가 있습니다. 그러면, 리스크는 뭘까요?


Risk is volatility
리스크는 변동성(volatility)입니다. 수식으로도 표현 가능하지요.
Risk = ρ
수학적으로는 표준편차입니다. 한편, 예상하는 결과를 재무에서는 E, 기대값으로 표시합니다. 다시 말해, 리스크는 기대값에서 발생가능한 산포의 범위를 말합니다.


What risk is
그래서 리스크의 속성이 나옵니다. 첫째, 리스크는 기대값에서의 이격, 즉 불확실성을 뜻합니다. 리스크가 작다는건 예상했던 기대치에 근사한 결과가 대부분 나온다는 뜻입니다. 리스크가 크다는건 기대값에서 많이 벗어난 값이 나올 경우가 많다는 뜻이지요.
둘째, 리스크는 양방향성을 갖는다는겁니다. 흔히 리스크를 위험(danger)로 치환하여 통용하는 이유는 부정적 변동성만이 주목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방향이든 기대값에서 벗어나는건 리스크로 간주합니다. 예컨대, 기대 주문보다 못미쳐도 경영에 영향을 미치지만, 초과해도 문제가 생기지요.
셋째로, 리스크의 크기는 기대수익과 견주게 됩니다. 리스크가 작은 프로젝트는 결과의 기대값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으므로 확실성이 있고 그 쓸모를 인정 받지요. 재무적으로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작고, 이자율도 작게 됩니다. 반대로 리스크가 크면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자본비용을 높게 잡아줍니다. 부정적 리스크의 기대값을 상쇄할만한 매력이 있어야하니까요. 그래서 유명한 고위험 고수익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이 생긴거지요.


Risk in my life
별 고민 없이 리스크란 말 자주 씁니다만, 리스크의 본질을 이해하면 적절히 활용도 가능합니다. 우선, 불확실성은 항상 양방향으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새옹지마가 그 극단적 사례입니다. 기대값의 상회, 하회를 다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내게 옵션(option)이 있다면, 즉 어느 경우에는 프로젝트 결과를 포기해도 된다면 리스크는 클수록 좋습니다. 왜냐면 하방 리스크는 포기하므로 제로값이고, 상방만 취하므로 변동성이 크면 떡고물이 커지지요. 이 간단한 로직이 옵션 프라이싱의 기본 아이디어입니다.
셋째가 가장 중요합니다. 리스크는 괴물이 아니란 점을 알았습니다. 그저 변동성일 뿐입니다. 따라서 두가지로 대처가능합니다. 내가 변동성을 통제할 수 있다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아니라면, 리스크를 가늠한 후, 감수하면 됩니다.

미래를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은 계산된 리스크(calculated risk)를 감수하는겁니다.
계산 없이는 무모하고, 감수 없이는 제자리 퇴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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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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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스크는 위험이나 손해가 아니라 변동성이다. 변동성을 통제할 수 있다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맞는 말씀입니다. 무척 마음에 와닿는데요.
  2. 리스크를 변동성으로, 표준편차로 설명을 해주시니, 더 확~ 와닿네요. (나름 공돌이의 피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도...) 계산된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것이 관리의 핵심으로 받아들여도 좋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3. 비밀댓글입니다
    • 맞습니다.
      그 부분간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게 이유가 있어서지요.
      제 설명대로 이해하시면 자연스러울겁니다.
      이 부분 관련해서는, 계속 이야기 나누시지요.
  4. 리스크를 불확실성에 따른 History, Monte Carlo 등
    접근이 아닌 변동성으로 쉽게 설명을 해주셔서..
    반갑네요...
  5. 환상적인 타이밍의 포스팅입니다^ㅡ^b
    왜냐구요?? 바로 앞 주말에 현지 공단신설하는곳 땅보러 갔다왔거든요.
    여자친구랑 risk에 대해서 논의를 많이했었는데 ^ㅡ^ㅋ
    특히 risk는 danger가 아니며, risk=p 변동성, 기대값의 표준편차.. 와닿습니다.

    이 글을 보기전이지만, 일단 푼돈이나마 사놓기로결론지었구요,
    오늘 이 글을 보고나니, 그 결정이 계산된 리스크를 감수하기로 했다는 내 자신의 다짐이었나봅니다. under my control만 되면 좋겠네요^ㅡ^

    완전히 한방먹은 기분입니다^ㅡ^
    즐거운 하루되세요^ㅡ^!!!
    • 여자친구분과 땅보러 다니신다니.. 그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군요.
      모쪼록 좋은 투자 되시고 리스크를 감수한 보람 있기를 바랍니다. ^^
  6. 직업 특성상 risk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risk에 대한 멋진 글을 보고 글을 남깁니다. 마지막 문단은 정말 멋진걸요. 즐건 하루 되세요.
    • 네. 이국에서 이색적인 일을 하시는군요.
      하는 일에서 의미있는 결실 맺으시기 바랍니다.
  7. 미래를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은 계산된 리스크를 감수하는것이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일단 리스크를 계산해야 겠습니다.
  8. 짧고 굵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군요. 역시 내공은 그냥 쌓이는 것이 아닌가봅니다.
    • 간결한 설명으로 느껴졌다면 저도 기쁩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마하님까지 m으로 시작되는 닉이 연속 셋이네요. ^^)
  9. Risk is opportunity.
secret
'탐욕과 공포의 게임'이란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인간이 투자에 실패하는 이유를 다룬 내용입니다. 구뇌에 내장된 탐욕과 공포 시스템이 그 원인이지요. 책의 말미에 탐욕과 공포에서 벗어나 부동심을 수양한 고수 투자가들의 인터뷰가 있습니다. 그 중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 먼저 정리해 봅니다

시스템 트레이더 (메리츠증권 이경환 본부장)
  • 매수는 시스템으로 해도 청산은 직감을 이용하고픈 유혹이 있었다. 작은 계좌로 실험한 결과 참담히 실패했다.
  • 팀원간 시스템 트레이딩 프로그램의 알고리듬을 공유하지 않는다. 어떤 시스템이 우월하다고 알려지면 쏠림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가치 투자자 (팍스넷 김철상 이사, 쥬라기)
  • 10% 현금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 시한부 상품은 거래하지 않는다. 예컨대 만기가 있는 선물, 옵션이다. 또한, 자금의 시한이 있는 신용, 미수 투자도 시한부 상품과 똑같다.
  • 가치투자는 기업경영에 참여하는 것이고, 단타는 회전율을 높이는 소매상이다.
  • 공짜 정보는 있을리 없다. 정보를 가려서 읽어라.

옵션 트레이더 (부국증권 빈진욱 부장)
  • 오만한 자에게 복수하고 싶으면, 선물/옵션을 가르쳐 주면 된다.
  • 기계가 도입되면서 차익거래는 기회가 없어졌다. 요즘 트레이더는 '통계적 차익거래'를 한다.
  • 옵션 수익의 원천은 fat tail이다. 꼬리가 두툼해질 때 (anomaly가 생길 때) 변동성이 늘어난 것이고 가격이 부풀어진다. 이때 매도하고 그 포지션을 보호한다.
  • 이 과정은 기계적이다. 뉴스조차 안 본다.
  • 변동성이 가장 심한 시각은 오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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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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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만한 자에게 복수하고 싶으면, 선물/옵션을 가르쳐 주면된다. ㅋㅋ
    이거.. 와 닿는데요~ 흠.. 그런데 선물/옵션을 가르쳐 주려면 제가 먼저
    공부를 해야 한다는 리스크가... ㅡ.ㅡ;;;
    • 흠.. 꼭 배워서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런게 있다고 알려주는 것으로도 충분할 때도 있지요. ^^;;
  2. "통계적" 차익거래... ㅎㄷㄷ 하네요.
  3.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부동심'이 오타일 거라 생각했는데 오타가 아니네요.
    그런데 '구뇌에 내장된 ~'에서 '구뇌'는 오타 인지 아닌지 알송달송하네요..

    오만한 자에게 복수하고 싶으면, 선물/옵션을 가르쳐 주면 된다.
    선물과 옵션의 위험성을 잘 말하고 있네요.
    • 구뇌 맞습니다. ^^
      제 옛글 보시면 같은 맥락의 이야기들이 좀 있습니다.
      (http://inuit.co.kr/search/%EA%B5%AC%EB%87%8C)
      아직은 다 안 읽으셨군요.
      아직 더 방문해주실듯 해서 다행입니다. ^^;;
  4. 실로..오랜만에..댓글 남기네요.. 잘 지내시죠?
    한번 뵙고 싶은 몇 안되는 블로거(제가..낯을 많이 가려서 ^^;)중에 한분인데 ㅎ

    위에 적힌 글들 중에서...
    쏠림현상에 대한 부분은..여러가지 분야에 유의미한 내용 같습니다.

    어떤 분야던지..된다 싶으면..쏠리고.쏠리게 되면.. 유의미함을
    상실하게 되니까요.. 블로그도 마찬가지가 되어 가는듯...
    • 이스트라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셨지요.

      말씀처럼, 인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게 생존가능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진화론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지만요.
      하지만 리더의 위치에서 단기적 실적과 장기적 역량 구축 사이의 명쾌한 선언이 그리 쉬운일이 아니지요. ^^
  5. 오만한 자에게 복수하고 싶으면 선물/옵션을 가르쳐라!

    정말 명언이군요!

    선물 건드렸다가 낭패보고 주식에서 완전히 손뗀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정말 공감가는 말입니다.

    나중에 취업하면 월급의 일부를 적금붓듯이 제가 취직한 회사 주식을
    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때의 선물 낭패 경험이 큰 교훈이 되었지요

    정말 1000000번 공감하는 말입니다. 오만한 자에게 복수..


    ............................................................ 흑흑.....
    • 허걱.. Jjun님 선물까지 다녀왔습니까. ^^;
      최고의 투자는 스스로의 몸값을 올리는겁니다.
      투자는 자기개발하고 남는 여력만큼만 하면 딱 좋습니다. ^^
    • 취직한 회사의 주식을 사시기 보다는,
      경쟁업종, 경쟁업체의 주식을 사셔야...

      헷지!
  6. 거참. 알고 있는 것과 행하는 것 차이에서 늘 방황하고 있네요..
    부동심.. 머리론 이해하지만.. 몸이 말을 안 들으니.. 적잖이 당황 스럽습니다.

    한종목을 4년째 가지고 있는데.. 3배갔다가 마이너스 50%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ㅋㅋㅋ
    종목 선택, 부동심의 조화 어느것 하나 쉬운게 없습니다..
    • 머리로 이해하는걸로는 부족하지요.
      저도 냉정해지려 많이 애씁니다.
      크게 날린적은 없지만, 저도 타이밍 놓친적 많습니다. ^^
secret

Rogue Trader

Biz/Review 2006.04.19 21:04
Rogue trader, 우리 제목으로는 '겜블'이라고 나온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영국의 유서깊은 은행 베어링을 한방에 깔끔하게 파산시켜 버린 Nick Leeson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베어링 은행 파산은 두가지 점에서 아주 유명한 경영 사례이지요.
첫째, 파생상품의 극단적인 위험과 이의 피하기 위한 적절한 헷지가 중요하다는 점, 둘째, 내부 통제 시스템의 미비는 국소적인 비효율이나 비리가 아니라 전사적 위험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천억원이 마음을 짓누르는 리슨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이야기 구조라, 예상보다 무척 긴장하며 보았습니다. 이완 맥그리거의 까칠한 영국 액센트는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영화 본 김에 당시 상황을 놓고 공부를 좀 했습니다.

리슨은 왜 망했나?
첫째는, 그 유명한 88888계좌라는 에러 처리 계좌를 손실 은닉용으로 사용하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고객 자금 운용시 생기는 미소한 손실을 모아서 잡손실로 처리하는 계정인데 리슨은 첫 실수를 잠시 숨기는 용도로 사용했고, 손해가 깊어지다가 추후 이를 한번에 만회하고 오히려 이익까지 봅니다. 그 이후로 중독적으로(addictive) 이 계좌를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도 그럴것이 전 베어링 은행 수익의 50%를 리슨 혼자서 내니 모든 기대가 한몸이고, 그러다 보니 손실은 88888 계좌로, 이익은 싱가포르 베어링 지점 계좌로 갈려 들어가게되고 점점 더 스타가 되어 버리지요. (기술적으로는 이보다 더 복잡합니다.)
영화에서 계좌이름을 짓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리슨이 admin에게 어느 숫자가 좋냐고 물으니, '중국사람은 8자를 행운의 숫자로 생각한다'고 대답했고, 그 자리에서 바로 계좌 번호가 88888로 정해졌지요.

둘째는, 실제로 겜블을 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편취를 위한 것이 아니지만, 리스크에 냉정해야할 트레이더가 도박의 심리로 업무에 임했다는 사실입니다.
도박에서 절대 지지 않는 비결을 아시지요?

답은..

이를 martingale gamble이라고 하는데, 전제사항이 두가지 있습니다. 첫째 잃고 딸 확률이 1/2일 것, 둘째, 무한의 자금을 갖고 있을 것.
영화에도 나오고 실제로도 그랬지만 리슨은 잃으면 그를 만회하기 위해 두배로 트레이딩을 했습니다. 그러나 운나쁘게도 리슨은 두가지 전제가 다 맞지 않았지요. 시장에서 이길 확률은 50% 미만일 뿐더러, 베어링은 자금이 유한했지요. 결국, 리슨이 베어링 납입자본의 60%를 끌어다 쓴 시점에서 본사 자금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베팅은 끊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셋째, 시장을 과소 평가했다는 점입니다. 달리 말하면 자신의 예측력에 지나친 기대를 했고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점입니다. 이는 '시장과 맞서 싸우지 말라'는 증권가의 격언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이해는 가는 부분이, 싱가포르 거래소 SIMEX가 다른 시장보다 작기 때문에 실제로 베어링 혼자서 지수를 움직일 적이 있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가치를 크게 벗어날 수 없는 것인데, 자신이 원하는대로 시장을 움직이기 위해 과도한 포지션을 가져갔던 것이지요.
기술적으로 조금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선물거래의 경우 일일 청산이 원칙인데, 문제의 88888 계좌에 손실이 커지면 이를 유지하기 위한 증거금이 필요합니다. 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옵션을 팔았는데, 죽음의 거래인 스트래들(straddle)을 했습니다. 스트래들은 같은 행사가격에 콜과 풋을 동시에 파는 것인데 옵션 발행자가 이기는 경우는 옵션 만기일에 행사가격과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이고 그래봤자 그 이익은 옵션 프리미엄이 전부입니다. 만일 가격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그 손실분을 전부다 떠안아야 하지요. 보통 이 경우는 현물, 선물거래 등으로 헷징을 하는데 리슨은 헷지 없이 스트래들 거래를 했습니다. 대담의 차원을 지나 무모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스트래들 가격을 지키기 위해 시장과 맞서 무모한 포지션을 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컨대, 지수가 떨어지면 지수를 끌기 위해 매수를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가격을 벗어난 포지션은 정리하면 다 손해인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규모가 작은 SIMEX에서 현금 확보를 위해 옵션을 남발하다 보니 장에는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옵션 프리미엄이 떨어져 손실을 메우기 위한 옵션 발행물량을 점점 더 늘려 위험을 키웠지요.

베어링은 왜 망했나?
경영에 관계하는 저로서는, 이 부분이 더 흥미롭습니다.
회사차원에서는 단 한가지 문제, 내부 통제가 미비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앞서 말한 것처럼 이미 유명한 이야기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야 그렇다치고, 베어링 파산에 관한 문서들을 보면 베어링이 망하기 전 해인 94년 감사보고서는 대략 이렇습니다.
'리슨이 규정을 넘는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으나 전체 거래 규모와 전사 손익에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과하지 않으며, 혼자서 결제, 지휘, 감독을 하는 것 등의 위험 요소는 있으나 이러한 권한을 남용하여 개인의 이익을 취한 바 없음'

여기에는 세가지 시사점이 있지요.
일단 돈 잘버는 것이 충성이므로 좀 힘을 실어주자는 기조는 회사마다 있게 마련입니다. 이 경우 그에 합당한 조직적 구조가 따라줘야 합니다. 이것을 개인의 문제로 만들어 영웅시하고 절차를 눈감다 보면 큰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정말 그렇게 잘하는 직원과 지점이 있으면 본사에서 그 조직을 더 강화하고 자주 들여다보고 격려도 하면서 밀착을 유지하고 cross checking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리슨의 성공에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내부 감사를 했는데, 스타 직원의 사기를 꺾지 않으려 했던지 대충대충 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감사의 목표가 개인비리 파악에 치중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인의 이익을 도모하는 경우보다 조직의 손실을 숨기는 것이 더 큰 리스크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리슨의 본사 상위 조직에서 선물, 옵션에 문외한임을 드러내기 싫어서 자세한 내용을 토론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선물, 옵션이 대단히 기술적이므로 어려운 것이 당연하고 상사라도 모를 수 있건만, 근엄한 영국신사께서 그런 내색을 하기 싫었겠지요.
영화에서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싱가포르에 뭔가 문제가 심각한듯해서 본사 고위 임원이 비행기로 날아갔습니다. 리슨은 엄청 겁을 먹습니다. 어찌나 긴장했던지 연회장으로 가는 길에 구토까지 합니다. 드디어 만남. 임원은 리슨을 따로 불러서 이야기 합니다. "자네 포지션에 문제는 없는 거지?" "예, 물론이지요!" -끝-

이러한 문제점은 영국만의 문제도, 금융회사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아마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일 것입니다.

무엇을 배울 수 있나?
파생상품의 위험성과 내부통제에 대한 것은 이미 말했습니다.
전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면서 리슨이 자살을 시도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습니다. 상황상 그 심리적 압박이 보통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두바이로 비행기 타고 도망가다가 경찰에 잡혀 싱가포르로 압송됩니다. 그리고 6년반의 실형을 선고 받습니다.

그러나, 영화 그 이후를 보면..
4년반지나 리슨은 암 진단을 받아 석방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서전인 'Rogue trader'를 펴냈습니다. 이 희대의 사건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하기에 충분했지요.
결국 제가 본 영화로 까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영국에 돌아가 몇년간 백수생활을 하다가, 작년에 아일랜드의 프로축구 클럽인 갤웨이 유나이티드의 회계담당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기사)

결국, 평범한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은 딱 하나.


정리: 무슨일이 있어도 살아남아라. 훗날은 아무도 모른다.

따름정리: 단, 사고를 치려면 크게 쳐라. 오명이든 악명이든 유명해지고 볼 일이다.

뭐, 진짜로 위의 정리를 믿으시는 것은 오로지 본인의 책임하에서입니다. -_-

마지막 사진은 영화에서 처음 인도네시아에 부임했을때 채권이 안전하게 보관된 철창속의 사무실 풍경인데 결국 마지막 운명을 상징하는듯 합니다.
그 거대한 베어링 은행을 파산시켜 단 1파운드에 네덜란드 ING에 팔게 만들고, 퇴근하듯 철창을 나오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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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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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회사가 저렇게 허술할수도 있군요. 중간에 선물거래설명부분은 전혀 모르겠습니다. ㅜ_ㅠ 끄응
    교훈은 참고로 하겠습니다. +_+_+_+
  2. 남는건 교훈이군요... ^^
  3. 허걱...기회되면 영화보고 나서 이 포스트를 다시 보기위해서 포스트 안 읽고 맘속으로 북마크하고 갑니다.^^.
  4. 맨마지막에 기자들을 보고 수신호를 보낼때 왠지 찡했었죠. 결국에는 자서전까지 썼더군요. 간땡이가 단지 큰건지 아니면 부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책에다가는 자신의 상관들이 어떻게 자신의 비밀계좌를 파헤치지 못했는지 멍청하다고까지 해놨다고 합니다. 닉레슨...거물이에요... 참! 링크추가하고 갑니다. 쑥쓰-!
    • 아이고 맙소사..
      우연히 제 포스팅을 읽다가 댓글을 지금에야 보았습니다.
      왠지 죄송스럽네요. 바로 달려갑니다.
  5. 영화볼때는 이완군의 발음이 잘 안들려서 분노하기도하고...
  6. 내용이 너무 좋아서 블로그에 담으려 합니다.
    • 알겠습니다. 제 원본의 링크는 유지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루토님 블로그 주소를 남겨주셨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저도 놀러가게요. ^^
  7. 전 그냥 가벼운 사기극 정도로 봤는데 상당히 세세하게 분석을 해 주셨네요.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무슨말인지 모르게 써서 죄송합니다. ^^;
      그래도 재미있으셨다니 다행스럽군요 하하.
  8. 늘 생각하는 ...것은 공부가 왜? 재미가 없어야 하는가 입니다...모처럼 재미있게 배우고 갑니다
  9. 이 영화 제가 신입사원 연수때 Risk management 교육시간에 봤던 영화로군요.^^ 오랫만에 기억이 떠올라 다시 볼까봐요. 이완 맥그리거 팬이거든요.
    +
    정리, 따름정리가 모두 와닿네요^^
    덧붙히자면 어떤 영화의 대사도 생각나기도 하고요. "강한자가 오래가는게 아니라 오래가는자가 강한거다."
    • 금융기관에서 일하시나요? 연수때 이런 영화를 보여주다니. ^^
    • 예,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교육시간에 국제금융과 리스크관리라는 주제로 강의를 들었었는데 다이아몬드 펀드사건, 엔론 파산 사례랑 마지막으로 이영화를 틀어 주셨는데 영화본것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 그야말로 집약판이죠. ;;
      IMF 때 국내 S사 파생상품 사기당한 이야기도 재미난데 말이죠. ^^;
secret
어제 리얼옵션에 대한 강의에서 정말 눈이 확 틔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알던 내용은, 리얼 옵션은 underlying asset이 실물인 것이 주된 차이입니다. 일반 금융 옵션과 방법론적으로 같으며, 따라서 초기에 일부 투자하고 나중에 의사결정을 변경하는 식으로 옵션이 형성이 되며 이때 초기 투자분이 옵션 프리미엄인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회사가 특정한 투자안을 지금 시도할지 3년후 시도할지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음을 "알기만" 해도 이는 리얼 옵션으로 가치를 계산할 수 있으며, 이것이 Firm value에 포함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는 지금까지의 Firm valuation에 대한 견해에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죠.
철학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꽃이 되는" 인지론적 가치평가 모형이라고까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증으로 내세우는 것이, 'xx회사가 oo계획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으로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리얼 옵션의 가치가 firm value에 반영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창의적인 관리자는 이렇게 회사가 갖고 있는 기회 요인을 포착하여 "인지" 하는 것 만으로도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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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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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감합니다.

    박찬석 교수님의 "진짜옵션(Real Options)" 강의는 교수님의 교수법도 탁월하시지만, 마치 기업재무정책(과목이름이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요. '기업재무론'이 더 낫지 않습니까?)의 총정리 및 결정판과 같은 수업인 것 같습니다. 즉, 기업재무의 과거의 framework(주로 NPV방법)을 죽~ 정리해보고, 이것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 문제점에 대한 대안인 Real Options이라는 미래에 득세(?)할 framework을 다루는... 소위 story가 있는... 촛점이 있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지난 수업 내용과 관련하여 기업의 가치평가에 있어 투자안 결정의 유연성이 기업의 가치에 반영됨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 유연성이라는 것이 비단 기업의 가치평가, 투자안의 가치평가에만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전략의 실행에도 결정적인 가치를 부여함을 요즘 새삼 느낍니다.

    제가 요즘 틈틈히 읽고 있는(주로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수업의 주제에서 다소 벗어나는 - 세칭 삼천포로 빠지는 - 시간에 젭싸게 읽는...^^) "Builders & Dreamers(Morgen Witzell著, 김은령 옮김)"라는 경영史 책을 보면, 전략적 사고의 기원을 찾는 대목이 나옵니다. 내용이 워낙 방대하여 간단히 말씀드리기가 어려우나, "핵심은 전략을 짜는 것도 중요하나, 실행에 있어 그 전략을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변형하여 구사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라는 점입니다. 이 명제에 대해서,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의 사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내용을 언급하죠.(기회가 있을때, 이 주제에 대한 글을 한 번 올립죠.) 그런데, 경영대학원에서는 주로 최상의 전략을 수립하는데 주력하는 경향이 큰 것 같습니다. "전략을 수립하고 실제로 수행하는데 있어 경영 환경이 변화했을때,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대한 접근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이런 접근 방법에 대한 mindset을 제공하는 것이 real options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多奉
  2. 맞는 말이야.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멋진 전략을 짜기는 쉬우나 전략을 실행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지.
    그래서 나의 늘상적 관심은 전략의 실행이고, SEM이니 SFO에 열중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이야.

    "팬시한 전략보다 상식적이지만 실행해 내는 전략"

    That&#039;s my motto.
  3. 글을 쓰신 것을 보니 그 수업을 꼭 들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불쑥 듭니다... ^^ 요즘은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들어서요...
  4. 멋진 전략을 멋진 실행으로 만드는 길은 어디에 있는지요?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