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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위한 선물, 제주 자전거 일주 제주 자전거 일주: Day 1 제주 자전거 일주: Day 2 제주 자전거 일주: Day 3 아들과 제주를 자전거로 도는 건 언제 이룰까 싶은 막연한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고 돌아온 아빠와 아들에게, 금은보화를 안고 돌아온 모험선처럼 소득이 많은 여행이었지요.서로의 소회를 이야기 해 봤습니다. 아래 내용 중 인용(quotation)은 아들과 인터뷰한 워딩입니다. 오랜 꿈이 이뤄진 점이 좋았습니다.성인식아들이 만 18세가 되려면 조금 남았지만, 훌륭한 성인식이었습니다.소년이 세상에 나가는데 첫째 벽은 아버지입니다. 절대적으로 의지하다가, 우러러 보다가, 만만해지다가, 어느덧 공감을 하며 어른이 되어가지요. 일단 체력적으로도 아버지보다 나은 것을 스스로 확인하..
힘들게 이틀 동안 달려온 성산.전체 여정의 3/4 쯤 왔습니다.아침에 커튼을 걷어보니 창밖의 성산이 턱 하고 가슴에 들어옵니다.이 호텔은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도 하지만, 오늘 일정이 바빠 아침 먹으러 나갈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아들의 아이디어로 전날 미리 물부어 먹는 국밥을 사 놓았고, 이날 일정에 큰 효자 노릇을 합니다. 오늘은 약 70km이고 비교적 평탄한 구간이라 생각하지만, 문제는 예약해둔 6시 반 비행기를 꼭 타야한다는 사실입니다. 공항에 여섯시 전에 도착해야 하고, 그 전에 자전거 반납하고 샤워하고 마지막 제주 현지식을 하려면 적어도 세시까지 자전거를 반납해야 합니다. 게다가 오늘 들러야 하는 포스트는 네 군데 입니다.그렇게 계산하니 시간이 매우 촉박합니다. 그저 길이 도와주기만 바랄 ..
첫날의 고생으로 얼추 반은 왔지만 앞길도 만만치 않습니다.오늘의 목표는 성산까지 80km를 주파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해 떨어지기 전에' 가는게 둘째 목표지요. 아침을 든든히 먹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중문에서 출발해 서귀포 지나 20km 지점의 법환바당이 첫째 타겟입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하려는 찰나, 바로 꽈당 넘어졌습니다.실은 살짝 굴렀는데, 바닥이 뾰족한 돌이라 상처는 의외로 깊습니다. 몇년을 스크래치 하나 없던 사이클 바지가 찢어지고 손가락과 무릎이 까져버렸습니다. 법환바당까지는 짧은 거리라, 내심 아침 먹고 슉 갈거라 생각했지만 길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서귀포 지나는 동안 업힐이 많이 나와 아침부터 힘을 소진하고 끌바도 종종 했습니다.하지만 감탄사가 나오는 아름다운 해안도..
아들과의 제주 일주, 드디어 첫째날.아침에 일찍 일어나 예약해둔 자전거 샵에 갔습니다. 제주공항 근처에 바이크 렌털 샵이 많고, 대부분 서비스가 비슷합니다. 오히려 너무 많아 선택이 곤란할 정도입니다. 저는 '보물섬 하이킹'이란 곳에서 빌렸습니다. 자전거 렌털 비용은 대개 만오천원에서 2만원 사이로 비슷합니다. 업체간 차이는 대개 친절함과 신뢰감 그리고 서비스 물품이지요. 미리 전화해서 사장님과 통화해보니 나쁘지 않은 것 같고, 미리 현금 결제하면 우의, 장갑, 버프, 휴대폰 거치대 등을 다 구비해 주는데다가, 10% payback을 해주니 이곳이 낫더군요.오늘 일정은 멀고 멉니다.제주를 한바퀴 도는 환상도로를 240km 봅니다. 4일로 돌면 다소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 학교를 하루 빼고 왔기 때..
우리집 교육철학은 다소 독특하다. 일반적인 공부는 원하는게 아니라고 믿었다. 시대에 맞는 사람, 스스로 행복한 삶을 개척하도록 돕는게 교육의 목표다. 재미삼아 '상속세 제로의 대물림 프로젝트'라고 칭했다. 아이들 자라는 시기와 상황에 맞춰 함께 보낸 시간을 블로그에 적어가며 많은 학부모 블로거들과도 교감해왔다. 세가지가 핵심 축이다. 첫째이자 코어는 독서교육이다. 유럽 명문가의 독서 교육 방식을 모티브로 우리 현실에 맞춰 조절을 했다. 둘째는 여행이다. 역시 유럽 명문가의 주된 방식이고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즐거우며 배움이 있는 여행을 많이 했다. 유럽만 따져도,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을 공부와 겸해 다녀왔다. 나머지 한축은 액션 러닝이다. 딸과는 건축가의 꿈을 알아보기 위해, 책을 읽고..
다리 다친 후로 운동을 전혀 못했습니다.무릎의 손상된 연골은 이제 통증이 가셨는데, 다쳤던 다리의 근육이 안 붙는게 문제입니다. 운동을 못하니 근육이 안 붙고 근육이 안붙어 힘을 못줘 운동을 못하는 악순환입니다. 3월부터 자전거로 개인 재활을 하려 했는데 주말마다 비가 와서 또 순조롭지 못했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자전거로 길을 나섰습니다.근육을 키워야하는 오른 다리로만 집중적으로 페달을 밟았습니다. 보통 때는 그냥 워밍업 하는 첫번째 이정표인 서울-성남 경계선까지만 가고 되돌아 왔습니다.한 다리로 무리해서 좋을건 없으니까요. 생각해보니, 이 곳이 집에서 9km 지점 정도 되는데 처음 자전거를 탈 때 반환점이었습니다. 그 때는 여기도 무리였는데 나중에 50km 이상 장거리를 뛰면서 그냥 워밍업 거리 정도로..
요즘 제가 폭풍 다이어트 중입니다. 자전거를 비롯해 주중, 주말 꾸준히 운동도 하고 관리를 하는 편임에도 시간 갈수록 군살이 붙는게 느껴집니다. 작년까지는 운동하면 그 효과가 어느 정도 보였지만, 올해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 몸무게가 제자리, 손가락 부상 등으로 게을리 하면 슬금슬금 불어나기만 합니다. 그래서, 평생 해보지도 않았던 끼니거르기까지 동원하면서 2주간 특단의 조치를 통해 마의 80kg 벽을 깼습니다. 물론, 굶어서 뺀 살이 의미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하지만, 포만감을 느끼는 식사량 자체가 너무 큰 점도 하나의 문제입니다. 현재의 칼로리 소비시스템으로는 항상 잉여가 생기게 되어 식사량을 줄이는 부분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지요. 그러다보니, 지금껏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
폭풍같은 출장이 시작되기 직전의 주말, 비가 오락가락하는 와중에 자전거를 탔습니다. 다녀오니 자전거가 온통 흙투성이로 엉망이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자전거가 더러워지면, 아들이 닦아줍니다. 저는 고마움으로 약간의 용돈을 줍니다. 이번에는 자전거가 형편없이 구석구석 흙투성이라 품이 보통 들 일이 아니었지요. 저는 제안을 했습니다. "아들아, 정말 수고했고 고맙다. 네가 한 일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서 아빠에게 청구해 보렴. 합리적이라면 네 청구에 따르도록 하마." -_-? 한참을 고민하던 아들, 답을 합니다. "3천원 받을래요. 이유는.. 아빠를 사랑하니까요." 사실 전 제대로 설명만 하면 만원이라도 줄 용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진한 답에 마음이 뜨거워졌지요. 이후에, 서비스의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
검색시대의 소비자는 헛똑똑일까요. 그냥 질러도 될 일, 항상 이리저리 정보 모으고 비교해야 직성이 풀리니 말입니다. 마케팅에서 이런 사람들을 '가치 추구자 (value chaser)'라고도 하는데 스스로 현명한 소비자임을 자처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경제학적으로는 탐색비용(searching cost)도 엄연한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정보 자체를 탐닉하는 경향이 있지요. 심리학으로 보면 이리저리 정보를 모으는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과 만족을 느끼므로 탐색비용에 견줄만한 무형의 효익이 또 생기긴 합니다. 멀리 갈것 없이 제가 그렇습니다. 자전거를 사기로 마음 먹었더랬습니다. 토양이님이 번역하신 '자전거로 멀리 가고 싶다' 읽고, 자전거를 주말 운동으로 삼기로 했지요. 그러나, 가즈노리 씨가 이야기 한 로드바이크가 ..
제목만큼이나 마음을 격동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읽다 보면 정말 자전거로 멀리 가고 싶습니다. 여기서 멀다는건 상상의 지평을 초월합니다. 책은 로드 바이크 (road bike)를 주제로 하고 있으니까요. 로드 바이크는 차체가 10kg도 안되게 매우 가볍고 타이어 폭도 좁아 고속 장거리 주행을 목표로 하는 자전거입니다. 그래서 200만원 이상 고가입니다. 로드 바이커에게 100km는 산책거리에 불과하고, 300km 이상은 되어야 멀다고 이야기합니다. 저자 스스로도 '거리 감각을 상실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300km면 서울에서 울산, 목포, 진주까지의 직선거리 정도 됩니다. 시속 20km로 간다고 해도 15시간이 걸리지요. 새벽에 떠나도 해지기 전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400km 이상을 달리는 장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