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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토의 종탑
은, 경치가 좋을 뿐 아니라 높아서 시원했습니다. 오래 있으니 쌀쌀하다 느낄 정도로 바람이 셌지요. 충분히 보고, 충분히 쉰 후 시뇨리아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피렌체 공화국의 심장이자 상징인 광장입니다. 길드의 대표들이 시뇨리아라는 의회를 구성했고, 의장의 선출과 중대한 발표가 다 이곳에서 이뤄졌습니다. 침략군도 이곳으로 진주했고, 옥에 갇혔던 메디치도 이 공간을 통해 추방당하고 도주했지요. 메디치 가를 사지로 몰고, 신비주의로 피렌체를 물들였던 요승 사보나롤라도 여기에서 화형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다비드. 그 유명한 다비드도 이 광장에서 시민들과 세월을 함께 했습니다. 흠집하나 없이 균질하게 하얀 거대한 돌덩이를 얻은 피렌체 정부에서 이 멋진 대리석을 어찌 쓸지 몰라 오랜 세월을 흘렸던건, 오로지 천재 미켈란젤로를 기다렸음일 것입니다. 정질, 끌질 한번 잘못하면 조각도 망치고 도시의 보물인 대리석 돌덩이도 망치는 긴장된 작업. 미켈란젤로는 떡주무르듯 훈남 하나를 뽑아내 버렸지요.

게다가 미켈란젤로는 철저히 감상자의 시점을 고려했습니다. 당시 피렌체에서 발원한 원근법을 조각에 적용했습니다. 다비드를 멀리서 보면 머리 크고 다리 짧은 어색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밑에서 보면 잘 생기고 다리 길어 미끈한 청년이 되지요.


이런 인류의 보물 다비드는 백여년전 성깔 나쁜 사람의 습격을 받아 부상을 당했고, 지금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지금의 시뇨리아 광장에는 모조품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분신 다비드는 그의 창조자 이름을 딴 미켈란젤로 광장에 청동색을 띄고 서 있습니다.

중세의 갑갑한 문화속에서 시민정신을 함양한 피렌체 시민들. 그들의 터전인 시뇨리아 광장은 아직도 많은 이들을 넉넉히 품는 포용력이 돋보입니다. 진정한 공화제를 이끌었고 그 시뇨리아 정신으로 르네상스의 새로운 문화를 꽃 피운 피렌체, 아이러니컬 하게도 르네상스의 최대 후원자인 메디치 가문의 후손대에 독재정으로 넘어가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로마의 공화정신을 중세에 다시 살린 피렌체 공화국의 그 찬란한 시민 정신을 새삼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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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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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흔히 접하면서도 또 그 실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단어이기도 합니다. 뮤지컬과 비슷하기도 하고, 클래식과 유사한 느낌도 들면서 티켓은 한도끝도 없이 비싼 공연. 저는 유명한 몇 개 아리아로 오페라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마 대개 유사한 느낌일 것입니다.

박종호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적절한 길잡이입니다. 흔히 나오는 책들처럼, 이미 오페라를 안다고 가정하고 좋은 오페라에 대한 소개를 하는게 아니라, 오페라 자체를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대사가 없는 대신 레티치보로 이뤄지는 의미전달이 아리아와 버무려져야 제대로된 오페라일 뿐 아니라 뮤지컬과도 명확한 구분이 된다는 점이랄지, 원래의 목표가 그리스 비극을 르네상스 시대에 맞춰 재현해보고자 하는 지식인들의 의지로 만들어진 예술장르란 사실은 가볍지만 묵직한 배움이었습니다.

재미난건, 이런 오페라가 문인을 우대했던 메디치가에 드나들던 시인, 작곡가, 무대예술가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종합예술이란 점이었습니다. 로마시대의 메세나가 예술을 후원해서 융성시켰듯, 르네상스 시대 명문가는 그렇게 인류에게 기여를 했네요.

책은 오페라를 모르는 주인공에게 작자를 닮은 오페라 애호가 아저씨가 대화형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라 쉽게 읽힙니다. 자칫하면 진부하고 유치하기 쉬운 형식인데, 대화의 포인트와 스토리 라인이 부드럽게 얽혀 있어 경쾌하게 읽기 좋습니다.

가난한 사람일지라도, 이날은 특별한 의상을 깨끗이 다려입고 열주를 통과해 음악의 세계로 빠져드는 꿈의 공연. 오페라의 새로운 의미를 알게 되어 좋고, 점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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