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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오래 갈까?

Biz 2010.10.05 22:00
#1 죽음의 손
공학적으로 아이폰4는 매우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슬림한 바디 안에 나름대로 많은 하드웨어를 구겨 넣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안테나가 문제인데 외장안테나 겸 금속프레임에 손이 접촉하면 수신감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 데스 그립(death grip)이 미국에서 큰 논란이 되었었습니다. 컨슈머 리포트까지 나서고야 잡스 씨는 범퍼를 무상 지급하는 것으로 급히 마무리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지요. 미국 애플의 정책에 따르면 당연지급입니다. 그래서, KT에서도 범퍼지급 된다는 점을 홍보는 안해도 문의에 확인해왔던 사항입니다. 

그러다가 9/30일까지 지급한다는 안내, 수신에 문제가 있는 폰만 지급한다는 안내 등 설만 무성하고 아무도 확실한 공지를 하지 않는 암흑기적인 상황만 이어졌습니다.


#2 범퍼를 찾아서
결국 9/27일부터 범퍼 지급을 시작은 했는데 아무데도 공지가 없습니다. 전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우연히 읽고 검색을 통해 기사로 확인을 했습니다만 결국 정식 공지는 못 찾았습니다. 

문제는 아이폰4 사용자 중 돌아가는 정황도 모르고, 트위터도 안 쓰는 사람들이지요. 9/30일 경, 회사에 아이폰4 장만한 직원들마다 범퍼건을 아는지 물어봤더니 단 한명도 아는 사람을 찾지 못했습니다.

신문 기사와 소문도 우습기만 합니다.
-직접 애플 서비스 센터에 단말기 가지고 방문신청만 가능하다
-가봤자 신청서 쓰는 5분이 전부인 일이다
-단, 줄은 수십분을 서야 한다
-신청서 써도 바로 내주지 않고 수령 공지가 문자로 오면 다시 방문수령만 가능하다
 이 정도면 범퍼 주기가 싫다는 거지요..

#2 센터에서
전 아이폰 수령 전에, 범퍼지급이 불확실하기도 하고, 제 취향에 맞는걸 쓰려고 케이스를 이미 구매했지만, 행태가 괘씸해서 꼭 받아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방문수령이 결정적 걸림돌. 바쁜 직장인이 센터 방문을 언제 하겠습니까.

다행히 수리센터들은 토요일도 근무를 합니다. 저는 토요일 아침에 자전거 운동길에 애플 서비스센터를 들렀습니다.

갔더니 가관이더군요. 아침부터 여기저기 싸우는 소리가 시끄럽습니다. 하긴, 소비자는 다른 것 다 모릅니다. KT에 서비스 가입하고 단지 전화를 샀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KT는 열심히 애플에 미루고, 애플은 묵묵부답 서비스센터에 가라는 기계음만 내고 있습니다. 센터는 다시 본사의 정책이라 자기는 어쩔 수가 없다는 환상의 변명고리를 완성하고 있지요.

이러면 아무래도 죽어나는건 서비스센터지요. KT와 애플코리아가 먹을 욕을 다 먹는게 실질적인 가치일지도 모릅니다. 하나 더 있다면, 그냥 포기하고 아우성을 미리 줄이는 역할이랄까요.

물론, 통화품질 문제는 단말기 제조사의 문제라고 선을 긋고 싶은 KT 마음과, 가급적 범퍼 지급 수량을 줄이고 싶은 애플코리아의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백만원 가량 하는 단말기를, 그 모든 고생하고 줄서서 사는 소비자의 마음을, 초장부터 '사랑한 네가 죄야'라고 매정하게 내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지금까지 봐온 수많은 경영사례에 비춰 보아도 이건 오래갈 회사가 아닙니다.

이 부분은 아이패드 구매하면서도 뼈저리게 느낀 점이지만요.


#3 자전거를 타고
그나마 유일하게 재미있었던 점은, 아침에 자전거 타고 범퍼 신청을 했다는 점입니다. 구미동 애플 AS 센터는 탄천 자전거도로에서 매우 가까워서, 자전거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서울에서도 방문해볼만 합니다. 탄천에서 불곡초등학교 옆으로 빠지면 바로 있습니다. 늘 운동삼아 자전거 타다가, 나름 경제적 목적을 위해 자전거를 타니 뿌듯하고 재미있더군요. 게다가, 아들 학예회 시간 전까지 복귀해야 해서 짧은 거리지만 스피디하게 달려서 운동도 되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벌써 범퍼 수령을 위한 자전거 타기가 기다려집니다.


이처럼, 소비자는 작은 즐거움도 큰 만족을 느끼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두푼도 아닌 범퍼를 무상으로 지급하면서도 욕을 바가지로 먹는 사람도 있구요. 독점은 잠시고 경쟁은 다시 찾아옵니다.

애플, 그 오만한 콧대가 낮아지게 만들 누군가가 등장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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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14개가 달렸습니다.
  1. 애플이라는 회사 애증이 교차하는 묘한 매력이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는 좋은 경험만 했네요. 오늘도 '애플 TV'가 확~ 땡겨서 애플스토어 갔더니 계산하는 곳에 서있는 담당자가 미안하다며 '솔드아웃'이라고 하더군요. 살짝 돌아서서 매장 훑어보는데 밖에 까지 나와서는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명함을 건네며 다음에는 오기전에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 전화하고 오면 좋다고 하더군요^^. 한가한 시간대라서 프렌들리 많이 친절요^^
    • 그쵸.
      저도 이렇게 말하면서도 애플 제품을 줄기차게 쓰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지렁이도 밟으면 언젠가 꿈틀댈거란 점. ^^

      애플 스토어에서 친절했던건.. 아웃사이더님이 핸섬해서 아닐까요. ㅋㅋㅋ
  2. 애플의 오만한 콧대 ^^ 동감합니다. 제가 경험한 애플 스토어에서의 경험을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그럼에도 애플이 다른 회사들만큼 고객을 붙잡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는다는데 동감합니다. 애플은 '(좋은 제품을) 만들면 고객이 올 것이다'라는 믿음대로 하는 것 같아요 ^^
    • 네. 그점입니다.
      잘 될때 마음을 계속 붙잡아두는게 영속하는 비결이라는걸 알아도 실천 못한다는 점이지요. 다 똑같은 업보긴 합니다만.
  3. 미국에서는 오래갈 겁니다. 한국에서는 망해도 상관없죠. 그리고 일본 애플은 아주 친절합니다. 한국만 좀 그렇죠.
    • 한국은 예전 매킨토시 시절부터 서비스가 엉망이었습니다.
      한국 총판의 문제였기도 하지만. ^^
  4. 폐쇠와 개방의 미학, 애플은 폐쇠를 모토로 하면서도 혁신을 이루는 회사라는 이미지.. 이중심에 독재가 살아숨쉬는 곳, 고립되어서 죽을 것 같지만 독재를 통한 집중으로 혁신을 이루는 곳으로 느껴집니다.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는 무성의함(배짱)은 골수팬을 만들어 내는 장치이기도 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 네. 잡스신의 천국에서만 행복한 세상이란 소리도 있지요.
      사실 그런 독선이 혁신을 이룬건 맞지만, 서비스나 대중화 양산이라는 키워드와는 충돌이 있으리라 봅니다.
  5. 전 워낙 Apple][e 시절부터 애플을 싫어했었어요.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있건 없건 항상 그런 마인드였고, 바뀌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잘 만들어서 '이제는' 대중들에게까지 최고의 브랜드가 되어 현금을 폭풍처럼 쓸어담는게 맘에 안들지만, 어쩌겠어요 제품은 잘 만드니까요.
    하지만, 스마트폰은 점점 안드로이드나 윈폰7 이 앞서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어쩌겠어요 제품하나는 똑부러지게 만드는데..ㅋㅋ
      안드로이드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6. 그 오만함이 싫으면서도 사용하게 되는 참 아이러니 하다고 해야 할까요?
    어찌보면 애플의 이런 부분은 전략적인 모습이라 보여지기도 합니다 ㅎㅎ
  7. 마침 저도 아이폰4 스피커가 고장나는 불상사가 생겼는데 근처에 있는 AS센터 대우일렉에 갈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픕니다. 어차피 좋은 결과가 있을 거 같진 않거든요. 이런 경험이 한둘 쌓이다 보면 차후 아무리 좋은 애플 제품이 나와도 구매를 다시 생각해보게 될 거 같네요.
    • 제 딸 아이폰 수리를 월요일에 맡겼는데 아직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_- 계속 연락이 안오면 또 전화 달라네요. 앉아서 장사하는 사람들..
secret
저는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다가 이런저런 그림을 그려볼 때가 많습니다. 으로 쓴 커뮤니케이션 4분면과 WHISP 원리를 비롯해, 트위터 의미론, 예전의 라디오스타 분석 글 등이 그 결과 중 일부입니다.

Mobile war
미국에서 아이패드(iPad) 발표 후 다시 디바이스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바일 플랫폼 전쟁이 점입가경입니다. 애플이 아이폰과 앱스토어로 새로운 지평을 연 후,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들고나와 애플과 반목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해묵은 윈도우 모바일을 뜯어고쳐 윈도우 폰 7을 올해 초 공개했지요. 물론, 심비안을 비롯해 MeeGo, Moblin 등 다양한 플랫폼이 더 있지만, 애플-구글-MS 세 진영의 부피를 쫓아가긴 힘들 것으로 판단합니다.

3 polar diagram
요즘 이슈의 핵을 점유하는 하이테크 기업 셋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다가 아래의 도식을 만들어 봤습니다.

Poles
각 극점에 놓인 기업의 철학적 포지션을 보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장 오래된 하이테크 기업이지요. 벤처의 전형을 보여준 기업이기도 합니다. 폐쇄형 시장을 통해 끊임없는 독점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어서 PC 플랫폼을 장악했지만 greedy하다거나 심지어 evil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브랜드 타격도 받았습니다.

애플은 매킨토시 시절부터 2인자 역할에 최적화된 측면이 많습니다. 아이팟에 와서 MP3P 시장을 지배했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에서 니치형 전략을 구사합니다. PLC(제품수명주기) 상의 초기수용자(early adapter)에게 감성적으로 소구하고, 광신적 로열티를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합니다. 그러나, 초기의 매킨토시 시절부터 결벽에 가까운 폐쇄형 사업모델을 고수하고 있지요.

구글은 신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척점으로 스스로를 포지셔닝하고 애플과는 안드로이드 발표 이전까지는 동맹적 유대를 가졌왔었습니다. 개방성을 도입하여 제 분석표 3극점 상의 새로운 차원을 연 기업이기도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태생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노리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짜 경제학을 무기로 많은 사랑을 받는 독특한 기업입니다.

Map
마치 엠블럼 같이 생긴 도식이지만, 잘 이해하면 회사간의 상성을 볼 수 있습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필연적으로 시장지배전략(dominant strategy)을 구사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앙숙이었습니다. 아예 구글은 'Don't be evil'을 주창하는 순간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림자로 정체성을 세웠지요. 반면, 구글의 야심과 정보지배력, 사생활보호(privacy)에 대한 근심이 늘어날수록 마이크로소프트의 우월적 지위가 약해질수록,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비호감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봅니다.

애플과 구글은 소비자의 애호라는 공통기반에 있지만, 시장의 확장에 따라 갈등이 예상됩니다. 애플이 구글의 개방형 플랫폼에 들어오거나 구글이 애플의 보금자리인 모바일 시장에 들어갈 때입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자가 독자적 영역에서 폐쇄형 비즈니스 모델을 견지해왔기 때문에, 치명적으로 목을 죄는 전면전은 없었습니다. 다만 일부 시장에서 애플의 혁신을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방하는 견제적 수준으로 관계가 전개되어 왔습니다. 윈도우, Zune을 비롯해서 말이지요. 앞으로도 이런 성향은 유지될 것입니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로 커가면서 니치형 타겟 시장에서 지배형 타겟으로 전환할 공산이 크므로 마이크로는 이래저래 힘겹지 않을까 싶습니다.



Shortfalls
이 모델은 온전한 프레임웍이 못됩니다. 3각형의 각 변 자체도 의미있는 스펙트럼을 이루도록 구성해야 쓸모가 많은 맵이 됩니다. 지금도 얼추 가능합니다만, 정교한 프레임웍이 고안되면, 3각형 맵 위에 트위터, 아마존, 삼성전자 등을 매핑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3각형 프레임은 3축 점대칭성이라는 특수한 기하적 특성 때문에 활용도가 떨어지는 프레임웍입니다. 예전에 프레임웍(framework) 에 대해 논했지만, 프레임웍은 사고의 틀일 뿐입니다. 그를 통해 더 생각하고 통찰과 시사점을 얻으면 그로 족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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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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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각조각 줏어들어 알고 있던 내용이라도
    이렇게 정리해서 보니 또 새롭네요 +_+
  2. 세 회사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네요!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