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NA'에 해당하는 글 5건

내 블로그를 꾸준히 본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다.
CFO이자 전략과 인사의 담당 임원이니, 일상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중에서도, 난 협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이 있다.
비즈니스 스쿨에서 온전히 배운 토대 위에, 업무를 하면서 따로 공부하고, 아는 바를 실제 상황에서 많이 적용했다.
업무 상 크고 작은 협상이 많다보니, 실질적인 효과를 상당히 보기도 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도 집필한 바 있다. 


핵심은 일방성이냐 양방향성이 강하냐, 이익이 주가 되느냐 정보가 주가 되느냐에 따라 4분면으로 나뉠 수 있고, 구뇌에 소구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사용하면, 주장, 대화, 설득, 협상을 한번에 잘 할 수 있다는 통합 프레임웍이다.


지금 여기서 내 책을 소개하려는게 아니다.
책 내용 중 협상 부분은, 실효성이 검증된 하버드 협상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려고 길디 긴 서론을 꺼냈다.

Daniel Shapiro, Roger Fisher

(Title) Beyond reason


하버드 협상의 핵심은 공동 문제 해결(joint problem solving)이다.
이전투구 같은 협상 테이블에 정갈하고 얌전한 프레임웍을 제시했을 때, 그 효과가 의심스럽기 짝이 없었을테다
.
하지만,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결과에 주목하는 하버드 방법론은 협상 프레임웍의 온전한 정수였다. 나 역시 많은 실효를 봤고.

그들이 돌아왔다.

다소 애매한 제목을 달고 왔지만, 다시 보니 반가왔다. 
알자마자 바로 사고, 받자마자 내쳐 읽었다.

이번 책의 핵심은, 협상 진행에서의 감정 챙기기다.
감정을 배제하는 기존 프레임웍에 대한 부정은 아니다.
협상하다 열받고 마음안의 짐승이 나오는 것을 억누르자는 전편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협상의 성공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감정까지 세심히 다루자는 취지다.

이는 충분히 공감할만하다.
결국 협상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의 심리는 말하여지지 않는 많은 부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심리학의 스타, 샤피로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프레임웍은 간단하다.
협상 대상자의 핵심 관심(core concerns)을 해결하는 다섯가지 길을 제시한다.
1. 인정(appreciation): 상대의 자존감을 세워줄 것. 장점을 찾고 수고를 인정하라. 이해함을 보여라
2. 친밀감(affiliation): 연관성을 찾고, 개인적, 비공식적 관계망을 갗추라.
3. 자율성 (autonomy): 자율성을 절대 침범 말되, 내 자율성도 챙겨라. 대안을 많이 가져가고, 권유를 활용
4. 지위 (status): 사회적 지위와 특정 지위를 활용. 내 지위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상대의 지위를 높일 방법 찾기
5. 역할 (role):성취감을 주는 역할. 관행적 역할과 일시적 역할의 할당.

대뜸 결론부터 내리자면, 책 내용은 매우 허전하다.
협상 테이블에 많이 앉아 본 나로서는, 감정까지 고려한 협상 준비와 진행이라는 취지는 적극 공감한다.
그래서 절실히 그 틀과 실전적 세부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전 권을 통틀고 확인한건. 난삽하고 흐트러진 글타래들이다.

솔직히 당황스럽다.

번역의 문제는 확실히 있다.
예컨대 BATNA를 '합의에 대한 최선의 대안'이라고 직역하는 수준은 협상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저자란 느낌이 짙다.
협상학 자체를 모르는데, 협상 상황 자체는 더더욱 상상이 안갈테다.
더 나아가 조직 생활 자체도 생경해하는 인상이다.
그러다보니 글이 산만하고 논점을 잃은 느낌이다.

번역 하나로 이토록 망가질 수 있다고 책임을 물을 사안은 아니다. 
그래도 이건 피셔와 샤피로가 만난 거다. 
두번 세번 되돌아 보지 않아도 글의 뼈대가 눈에 들어와야, 논리를 기반으로한 학자적 글쓰기다.
책 읽으면서 이 부분은 이렇게 해봐야지 행동의 방향과 지침을 몇개 얻으면 성공한 컨설턴트 저자다.
책 읽고 나서 '아 많이 배웠다, 뿌듯하다' 느껴지면 질적인 베스트셀러의 잠재력이다.

그러나 이 책은 덤불에서 헤메는 느낌이었다.
원서로 다시 읽든, 공저자들의 후속 책을 읽어봐야 명확히 판단이 서겠다.

그러다보니 미운게 많다.
요즘 책 치고는 제목 센스도 민망하다.
감각적이지 않고, 어설프게 노골적이다.
하지만, 책 제목보고 접어두기엔, 책이 실생활에 주는 그 의미가 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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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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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 엥.. 직접 협상을 하실 일이 있나요? 어렵지만 열심히 준비하면 정말 많이 배우는게 협상이기도 합니다. 제 책 중 해당 파트만 읽어보시면 쓸만한 팁이 많이 있을겁니다. ^^
    • 네.. 어쩌면 협상보다 설득에 가까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히도 이제 문제가 잘 해결되었습니다. 책에서 읽은걸 매번 의식적으로 실행하기는 쉽지 않아도, 생각의 방향을 그쪽으로 두다보면 은연중에 실행되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이런 큰 실전에서는 더욱 자연스럽게 도움이되네요. ^^
    • 정말 그래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의 틀, framework 이야길 많이 하기도 하구요.. 잘 하셨다니 기쁘네요. ^^
secret
일전에 '돌부처의 심장을 뛰게 하라'에 대한 포스팅에서 협상 준비 과정과 협상 진행 상의 유효 전략을 정리하기로 했지요. 그 두번째 테마입니다.
'돌부처..'에서 협상을 가로막는 5가지 장벽과 해결책은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 장벽은 대체로 순차적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협상 과정의 주요 흐름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책의 구조를 차용하여 제가 실제로 의미있게 느낀 부분을 적어 봅니다.

1. My reaction -> Don't React: Go to the Balcony
게임의 정체 파악
실제로 협상해보면 절실히 느끼는 부분입니다. 게임의 정체를 꿰뚫어 보면 잘 풀어가게 됩니다.
당대의 전술은 세가지 범주입니다.
버티기, 공격, 속임수.
이름이 중요한게 아니라, 상대의 의도를 알면 지레 포기하거나 감정을 잃지 않습니다. 버티면 저도 버텨주는게 예의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합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지요.

생각할 시간 벌기
구체적 cool down의 시기입니다. 잠시 말 멈추기는 의외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좀 더 시간 컨트롤이 필요한 경우, '테이프 되돌리기'를 활용합니다. 지금까지 상황을 재검토하고 정리하고 리뷰하는 시간입니다. 아예 팀원과 생각정리 시간을 갖는 '타임 아웃'은 언제나 유용합니다. 꼭 기억하시길.


2. Their emotion -> Don't argue: Step to their side
나란히 앉기
나 vs. 너의 대결을, 우리 vs. 문제 대결구도로 가져가는 접근법을 하버드 협상학파에서 강조합니다. 이를 상징적으로,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옆에 나란히 앉는 기회를 마련하기 권합니다.
저 같은 경우, 말로 전달하기 복잡한 변수 변화에 따른 대안 설명을 핑계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내가 당신 쪽으로 가서 설명해도 되겠느냐?' 묻고 랩탑을 펼쳐 아예 우리의 대안을 보여주며 나란히 앉아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상대는 처음에 이 사람이 자기 logic을 다 내보이는 아마추어인가 의문이나 꿍꿍이가 있나 경계도 듭니다. 그러나, 질문과 대답, 설명과 논의를 하다보면 마치 한 팀으로 프로젝트를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경청하기
저는 개인적으로 여기에서 협상의 승패가 갈린다고 봅니다.
협상전 준비를 아무리 잘해도 불확실한 영역이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는 어떤 동인에 의해 움직입니다. 경청을 통해 상대의 핵심 문제를 파악 가능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상대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제안을 마련합니다. 이 부분은 테이블에 앉기 전에 시나리오를 잘 만들수록 멋지고 창의적인 결과를 만듭니다.

말 반복하기
서로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다소 적대적인 입장차를 이야기할 때, 굳이 내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낳는 상대입장에 동의하지 않고도 급속도로 심정적 격차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상대의 말을 반복해서 정리만 해도 상대는 이해를 시켰다고 느낍니다.
저는 보통 'I respect that ..' 식으로 정리를 합니다. 'I understand that ...' 과 'I agree that ..'의 중용입니다. 상대의 입장을 정리도 하고,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강한 시그널을 줍니다.

구뇌에 호소하기
사소한 YES라도 계속 쌓아 나가는 부분은 항상 유효합니다. 바보 같은 단순한 질문부터 예스를 유도하는 부분은 의외로 서로가 마음이 잘 맞는다는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또한 see, picture 등 감각언어를 사용하거나, 한눈에 개괄하는 시각 도구(visual tool) 또는 개념 모델을 활용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문제를 말할 때는 you-word를 지양하고, I-word로 표현하여 자극을 줄입니다. 반면 혜택을 강조할 때는 반대로 표현 합니다.


3. Their position -> Don't reject: Reframe
문제해결형 질문하기
상대의 입장을 장애가 아니라 기회로 생각하는 중요한 테크닉입니다. 항상 'Why?' 또는 'Why not?'을 습관화하면 좋습니다. 예전에 투자 협상을 할 때 상대방은 put option에 엄청나게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거듭된 '왜?'라는 질문에 재무적 이해관계를 넘는 정책적 이해관계를 읽었고, 상대에겐 정책을 주고, 저는 반대급부로, 제로에 가까운 낮은 이자율을 가져온 바 있습니다.
혹시 입을 잘 안여는 상대에겐, 내 이해관계를 드러내면서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옵션 만들기
이 때는 'what if?'라는 질문이 효과 만점입니다. 첫째, 상대방 옵션 공간의 크기도 가늠이 가능하며, 둘째, 대화 자체를 함께 대안 찾는 여행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어느 정도 관계가 쌓이면 조언을 구하는 형식도 괜찮습니다. 저는 협상 상대가 저보다 나이 많은 경우가 많아, 경험에 대한 조언 구하기 형식으로 문제해결형 협상을 진행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경우도 있습니다.

공정한 기준 만들기
나누는 기준에 대한 논의입니다. 개방형 질문을 통해 상대가 상상할 여지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제시하는 기준은 상대에겐 의심스러운 기준입니다. 따라서 협상준비과정에서 찾은 기준은 암시나 질문으로 활용하고 상대가 기준을 찾도록 하면 대개 성공적입니다.
저는 어떤 경우, 실물 옵션의 가치를 계산하여, 우리가 주는 가치를 정량화하고, 그에 상응하는 어떤 댓가를 받을 수 있을지를 공손히 물은 적 있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상응하게 돌아왔지요.


4. Their dissatisfaction -> Don't push: Build them a golden bridge
저는 두가지 단계와 두가지 계층을 고려합니다. 과정에서의 만족과 결과에서의 만족. 그리고 협상가의 만족과 소속 조직의 만족입니다. 이 과정에서 철두철미한 금언은 'Never push!'입니다. 끝까지 가려면 천천히 가야 합니다.

과정과 결과
먼저 과정에서의 만족은 상대방의 참여도가 중요합니다. 내가 drafting 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건설적 비판을 요청한다든지, 잘 안 움직이면 선택권을 주어 단답식으로 고르게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결론면에서는 협상의 이후를 생각합니다.

협상가와 소속조직
대개 협상가는 조직의 미션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명예를 챙겨줘야 합니다. 이 협상에서 어떤 성과를 이뤘는지 신나게 이야기 할 거리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이를 위해 사소한 버티기를 해줄 필요를 느낄 때도 있습니다. 가장 유용한 팁은 이겁니다. 대개 잘 준비된 협상에서 내 뜻대로 결과가 나왔더라도 상대의 체면을 챙겨줘야 합니다. 내게 지지 않고 상황에 양보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3단계에 언급한 중립자나 공정기준 등이 중요합니다. 누가 봐도 객관적이면 내 주장도 효과가 크고, 협상 이후 상대의 마음도 편해질테니까요.
본질적으로는 협상의 결과에 상대가 만족해야 합니다. 협상이 재미난 이유는, 내 희생을 전제로 하지 않는 상대의 만족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가장 짜릿한 부분입니다. 예컨대, 추천이나 홍보 같은 경우 내 비용은 없지만 상대의 효과는 매우 크지요. 이런 부분을 활용해서 상대에게 선물거리를 많이 찾아내면 창의적 협상이 가능합니다.


5. Their power -> Don't escalate: Use power to educate
정말 모든 단계를 세심히 주의하여 전과정에 임하는데도, 상대가 파워를 과시하려고만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저도 뚜껑 열리면서 'OK. let's stop here. So be it!' 하고 걸어 나가고플 때가 많습니다.
결국 모두가 지는 게임이 되지요. 이 때는 어떻게 할까요?

파워로 가르치기
YES는 문제해결형 협상에서 얻는 결과고, 파워는 NO를 말하기 힘들게 만드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파워를 사용해서 상대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파워를 사용해서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상상의 여지를 주는 부분입니다. "합의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내가 어떻게 하리라 생각하십니까?", "당신은 어떻게 될까요?" 등을 묻는게 효과적입니다.

경고만 하기
톤 조절이 중요합니다. 위협을 하면 안되고 경고만 해야 합니다. 위협하면 상대는 다시 1단계로 넘어가 감정에 휩싸입니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경고는 일의 결과에 대한 사전고지일 뿐입니다.

BATNA
내 파워의 원천은 BATNA입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선 BATNA를 시위하고 그래도 안되면 일부 사용해야 합니다. 다만, 가능한 한 협상의 끈을 놓지 말고 단계적으로 BATNA 사용의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탈출구
가장 좋은 제안은 항상 테이블에 잘 보이게 올려져 있어야 합니다. 앞서 말한 황금의 다리를 끊임 없이 강조해서 상대가 치러야 할 비용과 비교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탈출구를 마련해 주면 효과가 큽니다.

교과서적 협상에서 말하는 내용 중, 제가 실무를 통해 효과를 보고, 무게감이 크다 느낀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이론가가 아닌 practitioner의 입장에서 적어본 글이라 다소 미흡합니다. 또, 살면서 이런 상황 다 생각하는 복잡한 협상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외교의 연장이듯, 협상은 이해관계자간 대화의 연장입니다. 따라서, 협상의 주요 요소를 잘 이해하면 상충하는 이해관계 사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훌륭히 소화하게 되지요.

적다보니 긴 글입니다. 바라건대, 몇가지 팁만 얻지 마시고, 전체가 이야기하는 철학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상세는 잊더라도 협상의 정신을 놓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내면이 나아갈 길을 인도합니다. 팁은 그러한 창발적 길찾기의 한 갈래일 뿐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유용하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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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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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득,
    inuit님이 다니는 회사는 완전 땡잡았다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
    • 같은 내용으로, 우리회사에 투서 하나 써주세요. -_-;
    • 전 3달치 월급은 말고
      3번 정도 고기를 사시면 투서를 넣어드리겠습니다.

      +_+
      흠.. 투서는 아주 우아하게 써드릴게요. 스토리를 담아서요 ㅋㅋ
      대충 협상이 되려나~ ^^
      아..경고도 해야하는구나..
      만약.. 3번의 고기를 사지 않으셔도 전 투서를 넣을 순 있을겁니다. 다만... 지금과 같은 내용일지에 대해서는...알 수 없지만요. +_+

      아아~~ 이 실전 활용력! ㅋㅋ
    • 고기 세번..
      고기 삼인분으로 줄여주시면..
      (내가 왜 네고를 하고 있을까요. -_-;)
  2. 좋은글 잘 봣습니다.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지는군요.
  3. 오오, 역시 inuit사마... ㅠ_ㅠ

    그런데 양키들이 국제 협상에서 가끔 자리 박차고 나가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것 같은데 실질적으로는 경고도 위협도 아니라고 해석해야 하나요?
    • 아니, 딱 그게 게임 정체성을 이야기 했던 좋은 사례입니다.
      냉정하게 어떤 '의미의 전달'로 이해되어야 한다는거죠.
      같이 열받거나 좌절할 필요 없이, 하나의 초식으로 이해하면 매우 편한 마음으로 다음 주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4. 상대방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주체라는 가정하에서 위에서 제시하신 방법들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오네요. 실제 협상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돌발 상황 이를테면 상대방이 특정수준의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을 고수한다거나 자기신념에 가득차있는 안하무인의 상대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위에서 제시한 것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주로 경험에서 오는 감각으로 이루어지시나요? 갑자기 궁금한 점이 많아집니다. :)
    • 모든 협상이 꼭 타결되어야 하는건 아닙니다.
      nice하게 exit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열받아 망치는 일은 없으면 좋다는 겁니다.
      선택은 개인의 성향, 지식, 인성, 노하우 등이 총체적으로 관여해서 이뤄진다고 봅니다. ^^
  5. 저도 팀장님과 이런 협상을 좀 해보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저는..지금 팀장님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렇지만 또 저는..제가 더 중요하답니다. 흑흑. 어렵네요. 그래서 협상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6. 잘 읽었구요. 유용하게 쓸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런데 흥분하면 이런 스킬들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고 머리속이 하얘지더라구요. 쩝.
    • 이 책의 one & only lesson이 'do not get mad'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세세한 스킬은 그 다음이죠. ^^
secret
협상에 임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인생 모든게 협상이라지만, 진짜 협상 테이블에 들어갈 기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막상 그런 기회가 주어지면 또 황당합니다. 시간은 없는데 이슈는 뒤죽박죽이고, 어디부터 무얼 준비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지요.
협상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진행의 요체는 '협상의 기술'이나 '돌부처의 심장을 뛰게 하라' 등 과거 제 포스팅을 참조하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실제 상황에서 바로 응용 가능한 협상 준비 과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전체 내용은 '돌부처의 심장을 뛰게 하라'에 나온 프레임웍을 따랐고, 이해가 쉽게 제 언어로 표현했습니다.


1. 이해관계 (Interests)
양자의 이해관계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말하여지는 요구사항이 아니라 그 요구사항이 나온 깊은 내면을 아는게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진정한 이해관계는 협상장에서 알아내지만, 사전에 미리 준비하고 예측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상대의 마음에 들어가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여기에는 나의, 또는 우리의 이해관계를 이해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어떤 구체적 조건 (specific term)이 아니라 문제 (problem)로 환산하면 협상의 반은 이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옵션 (Options)
파이를 나누기 전에, 파이를 한껏 키우는 방법입니다.
협상학에서는 ZOPA (Zone of Possible Agreements)를 늘린다고도 표현합니다. 내겐 작은 비용이지만 상대에게 큰 효익이 나는 부분, 또는 상대의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최대한 찾아 놓습니다.
이 부분에서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또한 동료들, 협상팀원들과 다양한 토론과 의견 수렴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3. 기준 (Standards)
결국 파이가 부풀려졌고, 협의의 가능성이 더 많아졌으면 (positive ZOPA) 다음 단계는 칼대기입니다.
파이를 나누는 방법인데, 통상 반자르기 (split-in-the-middle)가 출발점이 됩니다. 여기에 협상력의 비대칭성에 따라 누가 더 갖느냐가 갈라집니다. 바꿔 말하면, 합의는 가능한 수준인데 서로 만족하도록 나누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잘못되면 감정의 싸움으로 바뀌고 다시 어려운 협상이 됩니다.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3자의 중재나 객관적 기준에 따라 공정성을 확보하는게 중요합니다. 따라서 협상 이전에 시장가치, 공정한 대우, 관련 법률, 업계 관행, 선례 등 다양하고 독립적인 기준을 마련하면 도움이 됩니다.


4. 대안 (Alternatives)
협상을 포기했을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협상 말고는 어떤 방법이 있는지 개념화해보는 단계입니다.
가장 중요하지만, 이론적 협상학이 아니면 종종 간과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BATNA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s)라고 하는 최적 대안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이 협상을 포기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BATNA에서의 개선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협상의 여지도 많아지고 일방적 탈취라는 협상결과도 방지합니다. 또한 준비단계에서 BATNA를 계속 개선하는 활동도 협상력을 강화하는 방편이되기도 합니다. 실질적으로 BATNA는 항상 실행가능하게 준비해 두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상대의 BATNA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최대한 추정하는 부분이 준비단계의 핵심과정입니다.


5. 제안 (Proposals)
상황에 대해 총체적 이해가 깊어졌으면, 의미있는 '파이 나누기' 방법을 고안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BATNA와 내 BATNA 사이의 그 길입니다. 대개 세 단계로 준비합니다.
Best          Reasonable          Bottom Line

이상은 협상전 준비사항이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고민하고, 연습하는 것만큼 대단한 준비는 없습니다. 협상은 단발성의 이벤트가 아니라 프로세스이므로, 준비한만큼 효과가 나타납니다.

마지막으로, 앞의 단계를 정리한 협상 준비표입니다.
영화나 뉴스에 나오는 거창한 협상이 아닐지라도, 살면서 협상의 상황은 많습니다.
급한대로 이 표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는 연습만 해도 협상결과의 품질은 확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도움 되신 분은 나중에 댓글 달아주세요. ^^


[ 협상 준비 표 ]
My InterestsTheir Interests
1.
2.
3.
1.
2.
3.
Options
1.
2.
3.
4.
5.
6.
Standards
1.
2.
3.
4.
My BATNATheir BATNA



Proposals
Best

Reasonable

Bottom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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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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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업무로 종종 협상테이블에 앉게 되는데

    inuit 님 처럼 전문가적 견지에서 생활에서 나와야 되는데

    마음대로 잘 안될때가 많아...아직 내공 수양중입니다
    • 와.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암튼 내공수양에 정진하시면 부쩍부쩍 효과가 있을거라 믿습니다. ^^
  2.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자주 들려야 하는데, 마음만큼 쉽지가 않아 늘 아쉬운 마음입니다.
    좀 더 시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마루님 안녕하세요.
      목요일에 태터랑 통화하실 때 근처에 있었습니다. ^^

      혹시라도 글이 도움되셨다면 저도 기분이 좋네요.
  3. 혹시 협상쪽으로 모종의 집필이 있는 건 아닌지요 ^^
    • 아니.. 그랬으면 말했겠죠.
      혹시 책 쓰라고 푸쉬하는 중? ^^;
    • 만약 inuit님께서 협상에 관한 책을 세상에 내놓으실 경우, 협상 2.0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전 개인적으로 웹 2.0이란 말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 케이스엔 꼭 쓰고 싶네요. ^^)

      프로 협상가들의 대거 등장에 의해 협상이 일상 대중의 생활 속으로 침투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현상들이 창발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
    • 협상 2.0이라.
      정말 매력적인 개념인걸요.
      모두가 윈윈 협상가가 된다.. 구미가 당깁니다. ^^
  4. 지난 해 학교에서 '협상론' 이라는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습니다.
    한 학기 내내 10번 정도의 협상을 실제로 했는데요,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통합적 협상' 이라는게 얼마나 힘든지, BATNA 가 약할 때의 불안한 마음이 경험했습니다.

    inuit 님이 정리해놓으신 협상준비표를 보니, 매 시간마다 협상 준비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정말 다양한 분야를 알고 계세요 :)
    • 네. negotiation simulation이 생각보다 현실감이 있지요.
      전 친 형처럼 지내는 분에게 된통 당했는데 어찌나 섭섭하던지. ^^
  5. 책 낼 때 인세협상은 어떻게 하면 되요? ㅎ.ㅎ 출판사는 적게 주려 할 것이고, 저자는 많이 받으려고 할 텐데요 ㅎ.ㅎ. 협상은 칼과 총만 안들었지, 전쟁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종종. 그리고 받아들일 것인가, 뒤엎을 것인가, 일단 마음의 준비를 하고 -_-;; 늘 그런 긴장상태죠. 저도 위 포스팅처럼 개념화되어야하는데 잘 안되네요 ㅜ.ㅜ
    • 저 위에 준비를 잘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유용한건 BATNA죠. 여기 아니면 다른 곳에서 책을 내겠다.
      그 다음은 인세에 대한 공정한 룰입니다. 근거 바탕으로 주장하시면 됩니다.
  6. 평상 시에 자주 발생하는 협상아닌 협상에서도 감정 조절이 안됩니다. 감정 조절이 안되면 직시하는 눈이 흐트러지고 상대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 같아서 쉽게 흔들리고 약점을 노출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협상에는 내공이 많이 필요하네요.^^

    항상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전문적인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읽고 이해하기 쉬워서 무척 편안하게 방문하고 있습니다.
    • 네. 절대 감정이 이입되지 않게 담담한 마음을 유지하세요.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losing temper는 호되게 댓가를 치를 수 있습니다.

      자주 놀러오세요.
  7. 항상 좋은 글 읽고 있지만, 이번 글은 특히나 실질적으로 당장 도움이 될 글입니다. 읽는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관통하네요. 블로그에 글을 좀 담아가겠습니다. 허락해주실꺼죠?
  8. 요 며칠 그동안 포스팅 하신 글을 다 읽었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저도 inuit님처럼 항상 공부하고 새롭게 생각할 수 있게 수련모드에 들어가야 겠습니다.. ^^;;

    그리고 또 한가지!
    PDA를 상당히 유용하게 쓰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다이어리를 사용하고 있는데 추천하시고 싶은 PDA 모델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 PDA 마지막 쓴게 HP 3715였습니다. 매우 훌륭히 잘 썼습니다.
      요즘은 스마트 폰 씁니다. 블랙잭인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음 기종도 스마트 폰으로 하려 마음먹고 있습니다.
      블랙잭이나 옴니아 고려해 보세요.
      HP 스마트 폰이라면 칫솔님 블로그에 괜찮은 게 있더군요.
      (http://chitsol.com)
    • 조언 감사합니다.
      그럼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리면서
      이만 다시 열독자의 모드로 전환하겠습니다.
    • 다시 잠수십니까. ^^;;
      가끔 숨쉬러 나와주세요.
  9. 곧 회사 그만두게 되니 그때 참고를.. +_+
  10. 늘 협상에서 지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이글을 통해서 앞으로는 승률을 50%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앞으로 협상이 있는 전날에 한번씩 와서 읽어야겠는데요^^ 잘 배웠습니다.
  11.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관계에서 협상은 정말 지난하고 고된 작업이죠. 더구나 서로 물러설 곳이 없는데도 무작정 '성사'시켜야 한다는 압박은 사람을 미치게도 만들죠.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참고가 되겠네요.
    • 성사에 대한 압박, 이해관계자 들을 잘 컨트롤하는게 협상의 묘미이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아픈거 다 나으셨나요. 그만님 보려나 생각했다가 안오셔서 걱정했네요.
  12. 협상중에 가장 힙든 것이 가족간의 협상인 것 같아요..
    전 딴 사람들과는 정말 협상도 잘하고, 웃으면서 양보와 실익을 취하는 편인데..(극히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만.. ㅋㅋ)
    병원의 실제 주인장인신 장인과의 협상은 도무지 힘이 들더군요..

    화가 나고, 때려치고 싶고... ㅎㅎ

    암만해도, 때려치고 나가도 밥은 먹고 산다는 생각과, 옛말에도 있듯이 '보리쌀 서말만 있으면 처가살이 안한다' 는 말이 참 와닿더군요.. --;

    가족과의 협상 잘하는 법도 따로 있을까요??
    나름대로 삼갑자의 내공정도는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ㅎㅎ

    좋은 의견 있으시면 좀 알려들 주세요...
    • 직장에서의 보스이자, 장인과의 협상 말이십니까. ^^;

      가족과의 협상엔 '사랑'이 최고라고 믿습니다.
      이 부분에서 ZOPA가 엄청 커질겁니다.
  13. 어려우면서도 재미있을거 같습니다. 아무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협상을 잘 이끌어 나가려면 전략이 필수겠지요.
    요렇게 정리해놓으면 실전에서 잘 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저는 상사한테 사소한거 보고할때도 노트에 정리를 해보고 합니다. 머릿속에 있는걸 깔끔하게 정리하는게 중요하더라구요. ^^
    그나저나 우리 팀장님은 협상을 잘하시는거 같습니다. 상대방이 원하는게 뭔지, 우리가 원하는게 뭔지를 잘 파악하시고선 떡밥을 날리시더군요. 우후후후.
    • 참 좋은 습관입니다.
      미리 할말을 정리해 보고 보고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단연 차이가 있지요.
      성공확신 엘윙님입니다. ^^
  14. 예전에 포스팅되었던 '돌부처의 심장을 뛰게 하라'를 지난 주 휴가때 짬짬이 읽었습니다. 이번 글을 보니 책 내용이 잘 정리되어 되새김질 되네요.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 소진을 위하여 남들 보다 먼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왠지 적금 깨서 써버린 기분이네요 -_-;; )
    • 와 잘하셨어요.
      마일리지 요긴할 때 쓴다고 모아봤자 기회가 흔치 않습니다.
      날라갈 공산만 크죠.
      어디 다녀오셨어요? 좋았겠습니다. ^^
    • 사이판 다녀왔습니다. 키즈풀(아이가 4살입니다.)에서만 발 담그며 놀다 왔지요. -_-;;
    • 와. 좋은데 다녀오셨네요.
      가족이 한동안 행복하시겠어요.
      이야기 거리도 풍성하고. ^^
secret

협상의 기술

Biz/Review 2007.08.05 16:05
당신은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입니다.
직원이 셋 있지만, 매장을 관리하는 강씨가 가장 핵심직원입니다. 당신과 함께 근무도 오래 했고, 태도도 좋고 매장을 훌륭히 유지해 나갑니다. 하지만, 작은 매장이라 매년 수입이 크게 늘기 힘들고 오히려 현상유지도 버거운 상태입니다. 반면 직원의 봉급은 물가상승률은 보장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가장인 강씨는 생활고로 인해 연봉인상폭에 대해 예민합니다. 작년초에는 가게의 상황을 설명하고 봉급을 동결했고 올해 대폭 인상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연봉을 다시 조정해야 합니다.

당신은 세가지 옵션을 떠올립니다.
1. 상황을 설명하고, 함께 같이 하며 미래를 보자고 약속한 후, 다시 연봉 동결을 요청한다.
2. 대폭인상은 어려움을 설명하고, 올해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5% 인상안을 제시한다.
3.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작년의 약속과 강씨의 생활고를 감안해 10% 인상안을 제시한다.

어떤 안으로 하시겠습니까?
최소한, 3번을 택했는데 강씨가 일을 그만두고 다른 곳을 떠났다면, 이해가 가십니까?

늘 그렇듯, 위의 상황은 제가 만든 가정입니다. ^^; 하지만, 실제로 저런 상황에서 best offer를 던졌음에도 산통이 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GE의 VP Boulware란 사람이 노조와 협상 시 괜찮은 offer를 제시하면서 더 이상 협상은 없다며, "take it, or leave it"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노조와 대파국을 맞이하였습니다. 당신도 고통을 감내하면서 강씨의 입장을 고려해 10%나 올리면서 더 이상 옥신각신 하기가 싫을 공산이 큽니다. 따라서 10%를 제시하는 대신, 이 정도 조건을 받지 않으면 나와 일할 마음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못을 박습니다. 강씨는 몹시 섭섭하다가 분개합니다. 그동안 말안하고 참은 사실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협상기법을 Boulwarism이라고 부릅니다.

결국 offer를 주는 사람은 혼자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여 마음속에서 많은 양보를 했습니다. 따라서 이미 서운한데, 상대가 수용하지 않으면 매우 억울한 감정까지 들지요. 하지만, 마음속 양보는 혼자만의 계산이고, 실제로 상대가 필요한 양보가 아닐 가능성이 높은데도 말입니다.
반면, offer를 받는 사람은 고압적인 태도와 협상의 여지가 없음에 실망하여 논의를 진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선심을 쓰기 위해  initial offer를 높게 가는게 맞을까요?

(원제) Negotiate to win: The 21 rules for successful negotiating
사용자 삽입 이미지

Jim Thomas



저자는 "start high"학파의 전폭적인 지지자입니다. 결국 협상은 감정선의 조절이므로, 상대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내릴 여지를 가지고 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명료한 주장이며 저도 십분 공감합니다.

저는 비즈니스 스쿨에서 협상을 배웠습니다. 찾아보면 협상에 대한 책은 많습니다. 대개는 협상에 관한 사람들의 환상을 만족시켜주는 쓸모없는 테크닉이 많습니다. 반면, 학문적으로 가면 졸립도록 따분한 논의가 많습니다. 제가 배운 하버드 학파의 통합적 협상학이 그러합니다. 이 책은 실용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BATNA니 ZOPA 같은 현학적 개념에 하나도 의지하지 않으면서, 협상의 본질과 실제를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굳이 따지면 협상 전술 교범이라고 부를만 합니다.

이 책의 개념을 잘 설명하는 구조는 이렇습니다.

협상과 설득은 동전의 양면이다. 설득은 이유를 가지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수용되면 최고로 좋다.
하지만, 거부되면 별 수 없이 협상을 해야 한다. 그리고 협상은 양보(concession)를 뜻한다.
또한, 협상의 실패는 가치관, 견해, 소신의 갈등이 원인이다. 이해 상반으로 결렬되는 협상은 그리 많지 않다. 협상 자체의 관리가 중요하다.

따라서, 전문가로서의 협상은 윈-윈 협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버드 학파의 핵심주장과 일치합니다. 하지만, 그 근거가 재미있고 실용적입니다. 정의 때문이 아니라, 프로페셔널로서의 평판관리, 그리고 상대측 협상가 상사의 분노, 마지막으로 후려친 협상가의 원한 등을 이유로 윈-윈 협상이 베스트라고 제안합니다. 굳이 학문적 프레임웍으로 말하면 repetitive game은 unilateral deviation의 유인이 작아진다는 뜻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책략과 기법으로 상대를 후려치는 협상은 하수의 방법이지요. 따라서, 책의 모든 내용은 적절한 양보와 비대칭 정보의 교류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그리고, 협상전략보다 '어떻게'라는 실행에 집중합니다.

절대로 공짜는 주지 마라. "OK, if.."를 입에 달고 살아라.
크게 양보하고 절반씩 폭을 줄여가라. 초기의 대폭은 건설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말미의 소폭은 확신을 제공한다.
양보의 폭을 결정했으면 상황과 무관하게 mandatory로 진행해라. 55:45 정도로 이기는게 현명하다.
내가 "해보겠다"라고 말했으면, 반드시 해보고 피드백을 줘라. 남이 "해보겠다"고 하면 그냥 그러려니 믿지 마라.

그 외에 실용적 팁도 있지요.

counter-offer보다 품위는 떨어지지만, 딴전 피우기(Krunch)는 매우 좋은 전술이다.
협상이 끝나갈 때, 덤(nibble)을 얻어내라. 콜롬보처럼.
창조적 협상의 항목으로, option, tax, referral 을 고려하라. 하지만 창조적 양보는 실제로 안되는 경우가 많음을 염두에 둬라.
상대의 BL(Bottom Line)은 묻지도 말고 믿지도 마라. 내 BL은 마지막 한순간 이외에는 언급하지 마라. 중립적으로 offer를 던져라.
여러 agenda 사이를 계속 움직이리라고 생각하라. 멈추면 숨을 못쉬는 상어처럼.
아무리 좋아도 상대의 initial offer를 그냥 받아주지 마라. 상대를 미치게 만들고 싶지 않으면.
잡담을 충분히 하라. small things first이다.
과다한 권한으로 협상에 임하지 마라. legitimacy와 bad-guy를 잘 활용하라.

전체적으로 내용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습니다.
아쉽다면, 통찰력있는 21가지 rule 설명 이후에, 월간 여성지 부록같이 연봉협상, 자동차 값 후려치기, 호텔과 항공사 벗겨먹기 같은 생활 속의 협상 기법이 달려있는게 뱀의 발 같이 느껴집니다.


책의 번역는 전반적으로 깔끔한데, 원문 자체가 간결한 탓도 있을겁니다. 딴전 피우기 (Krunch)와 덤(nibble) 같은 번역은 재치있습니다. 그리고, 중대한 번역상 오류가 하나 있습니다. 내용 중 협상 봉투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이는 'the Envelope of Negotiation'이 원래 단어이고, 여기서 envelope은 'zone of acceptible agreement set' 정도의 개념입니다. 응용과학에서는 통상 '포락선'이라고 하는데 저는 일본 역어 냄새가 나서 싫어하고, '포위선도' 정도로 쓰고 있습니다. 하여간 '봉투'는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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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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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얼 나그네 2007.08.05 15:23 신고
    오우! 이런 블로그도 있었군요...

    real blog 입니다.

    자주 방문해서 좋은 글 읽고 가겠습니다.
  2. 경영자라면 알아야 할 만한 주제군요. 저도 작은 사업이리도 개인사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끝까지 읽어봤습니다. 그리고 역시 사람 마음은 알기 힘든 것 같습니다
  3. 물건값 흥정할 때
    30%정도 깍아달라고 했는데 OK 해버리면 살 때 굉장히 찜찜하다는... ㅡ,.ㅡ
    • 바로 그 점입니다.
      원하는 가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더 싸게 부를걸 후회하게 만들지요. 상대를 돌아버리게 만드는 첩경입니다.
      이를 '협상가의 자책감'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을 지워주는게 윈-윈 협상의 목적 중 하나지요. ^^
    • 스팟님 말씀에 참 공감이 가네요.
      판매도 성공했고 가격적인 만족도 얻었지만 웬지 물건이 생각보다 가치없는 것아서 말이죠.
      가격을 낮추지 않더라도 판매자로서 구매자에게 물건의 가치를 충분히 어필해줘야 할듯합니다.
      그나저나 너무 과도하게 포장하면 사기가 되나요? ㅋㅋ
    • 맞습니다. 마케터가 꼭 알아야할 점이기도 하지요. 과하진 않더라도, 가격에서 주는 시그널은 분명 중요합니다. ^^
  4. 잘 읽었습니다. 협상에 대한 책은 거의 읽어보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그다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결국 협상의 핵심은 당사자의 심리를 읽는 것이라 저는 협상의 기술(technique)보다는 심리에 더 관심이 갑니다. 결국 협상의 기법이라는 것 자체도 제가 볼 때는 심리학의 하수라고 생각되는데요. 이런 기법을 잘 알고 활용하는 협상가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얼마나 협상을 잘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가지 위에서 얘기한 "책략과 기법으로 상대를 후려치는 협상은 하수의 방법"에 있어서는 몇가지 생각이 들게 만드는데요. 손자병법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이해한다면 이것과 반대되는 얘기라고 생각됩니다. 때로는 하수의 방법이 최선이 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단지 경영이론을 만드는 사람들은 구분짓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러한 듯 합니다. 그런 사고 방식으로는 이건 하수의 방법이라고 취급 하지 않게 되어 오히려 좋은 기회를 또 놓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중요한 것은 협상을 하는 목적과 협상의 하는 상대만 집중하면 될 듯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협상의 기술이나 기법이라고 하는 얘기는 결국 좋은게 좋은 거다라는 말로 밖에 귀결될 수 없는 한계가 보이기도 합니다.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항상 드는 생각처럼 말입니다. '맞는 소리 누구나 하지' 그런데 현실에서 부딪혀 보면 헷갈리죠. 그래서 자신의 스타일이나 자신의 기질을 우선적으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협상학은 역사도 일천하고 대단한 학문은 아닙니다만, '대화의 한 형태'나 '심리학의 서브과제' 정도로 좁혀 생각할 성격은 아닙니다.
      다른 부분이야 자기 보고 싶은 부분만 읽는 독자의 특성을 감안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인용부분은 오해가 있습니다.
      책략이나 기법 문제가 아니라, 저는 '후려치는' 부분을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방법을 써서도 한쪽이 완전히 강탈당하지 않는게 더 나은 협상이란 뜻입니다.
    • 협상학도 알고 보면 분명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저야 협상학에 대해서 잘 모르다 보니 위와 같이 생각한 부분이 있긴 합니다만... 여전히 심리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습니다. 공부를 좀 더 해봐야 그 맛을 알 수 있을 듯.

      삼국지에서는 '장수에게는 활을 쏘지 마라'는 의미에선 충분히 수긍이 가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현실이나 많은 역사 사건들 속에서 조직을 장악하고 반대편을 숙청하지 않아서 나중에 화근이 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에서는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이러한 생각을 모든 사람이 인지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오직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후려치는' 것이 때로는 방법이 되지도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시상태라서 사람을 죽이는 경우가 아니라고 한다면 '후려치는'것도 '후려치고 난 다음'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게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후려쳐서 될 사람이 있고 안 될 사람이 있다는 것이 문제겠지요. 그래서 Normal 하게 최선도 최악도 아닌 얘기가 되지 않았나(책에서) 하는 생각에 적어본 글입니다.

      결국 상황 속에서 이해해야할 부분인데 이 책에서는 그 맛보기를 보여준 것이다 보니 반대로 생각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Win-Win 좋은 말입니다. 저 또한 그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Win-Win 을 생각하려면 상대의 Win 부터 먼저 생각할 줄 알아야 하는데 제 경험상 그런 경우는 본 적이 없는 듯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 그게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그것에 대해서 수긍하지 못하는 제가 되어버린 듯 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

      그리고 한쪽이 완전히 강탈이라는 것은 협상이라고 할 수는 없는 부분일 듯 싶습니다. 협상은 서로간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고 강탈은 빼앗아 오는 것이니 말입니다.

      단지 협상이라는 형식을 취했을 뿐이지 협상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또한 협상이라고 하면 서로 간에 뭔가 얘기할 것이 있으니 협상이 되는 것이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굳이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그냥 강탈하면 되겠지요.
    • 이 부분은 실제 협상 테이블에 앉아보지 않고서 상상만 해서는 의미가 와닿기 힘들듯 합니다.

      합리적인 말씀이 많지만, 주의주장을 보강하기 위한 논리의 측면이 많이 느껴집니다. 나중에 혹시 실무적으로 협상에 대해 관심가면, 그 때 다시 이 글을 읽어 보셔도 좋겠네요.
    • 예... 맞는 말씀입니다.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기에 이성적으로만 접근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이성적인 지식보다는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경험으로 체득하기에 앞서서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
  5. 예전에 협상은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여러번 듣고는 입사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아졌던 기억이 납니다. 제 돈 까먹지 않고 시행착오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말이죠 -_-a...
  6. 아,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아요.. 아무래도 책읽는 속도를 더 높여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소개해주신 책도 담아두고 넘어갑니다.~
  7. 자신이 실제로 선심을 써서 양보하는것 보다 상대방이 양보를 받아냈다고 느끼게 하는것이 더 중요한것 같군요.
    나의 마지노선은 어차피 마지노선인거 대장님께서 그어놓으신거라 생각하고 그렇게 협상하면 좋겠구요..
    그러면 상대방이 가장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알아야하는데 협상을 통해서 알게되는 방법이 있나요? 그것만 알아내면 덤이라도 한짐챙겨갈 수 있을것 같군요

    좋은 책 소개해주세서 감사합니다. 읽어 볼래요... ^^;
    • "선심을 써서 양보하는것 보다 상대방이 양보를 받아냈다고 느끼게 하는것", 맞습니다. 추가로 혼자 양보해준 사항이 상대가 꼭 필요하지 않은 사항일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상대가 가장 원하는 바와 마지노선을 BL (Bottom Line)이라고 하는데 알아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알아낸다기보다는 추측하는 겁니다만.
  8. 예전에 리뷰를 읽고 사두었다가, 이제서야 보았습니다. 서구적 명쾌함이 협상에서 오는 불안감을 많이 희석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양심의 가책도 가볍게 덜어주는 효과도 있네요. 리뷰 감사합니다.
  9. 참 놀라운 견해입니다..
    이런 경제적 경영법의 양심과 기술은 제게 참 신선합니다!
    자주 출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리구요..
    남은 하루도 기쁘고 즐거운 날 되십시요!
  10. 님의 포스트는 요즘 제 책 고르는 기준입니다. ^^
    프로젝트딴거 내일 사장님과 인센티브 협상합니다
    지금 책방에 갑니다.오늘 밤에 독파하고 내일 테이블에 앉을려고 합니다.
    좋은 책 많이 추천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음.. 사장님과 이야기하기 전에 이글 보시면 좋을텐데..
      근린의 사람과 협상할 때는 조금 다른 접근을 하셔야 합니다.
      큰 가이드 라인을 갖고 임하시길 권합니다. ^^
    • 사장님과 점심먹으면서 나름대루 협상을 했습니다.
      책을 읽고 협상자리에 앉아서인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상대방의 패를 보면서 고스톱을 치는 느낌이랄까요..
      양보하고 분위기를 좋게 하라는 명제만 가지고도
      충분히 성공적이였습니다.
      애기를 하다보면 괜히 심각해지곤 했거든요
      아랫 직원들에게는 이 책 권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제 아래 직원들이 이 책 읽으면 제가 피곤해질거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 과정도 좋았고, 결과도 좋았다니 참 다행이네요.
      이 책은 직원들에게 계속 비밀로 간직하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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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키타 준이치

인생은 협상이다.
살면서 마주치는 크고 작은 이벤트는 모두 협상의 대상이다.
이제 공부는 충분히 했으니까 좀 놀겠다는 아이부터, 드라마를 볼까 축구를 볼까 의논하는 부부까지 모두가 알게 모르게 협상을 하고 있다.
하물며 비즈니스 하는 사람은 다양한 사람과 얽혀서 일을 하는 관계로 협상은 요소요소에서 마주치는 이벤트일게다.

비즈니스 스쿨에서 한학기 동안 협상에 대해 갖은 연마를 했었지만, 그래도 협상 관련한 책이 눈에 띄면 기웃거리게 된다.
이 책은 일본인이면서, 미국, 영국, 스위스, 프랑스 등에서 경력을 쌓아온 저자가 '협상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경험을 써놓은 것이다.
원래 일본인이 지은 실용서를 읽고 만족스러운 경험이 거의 없던 나지만,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협상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에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책에 나온 사례는 너무나 가벼워서 무언가를 배우기엔 꽤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우물안 개구리처럼 사는 동시대의 일본인들에게 구미사람들의 습성을 감안한 생활속의 협상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서, 국제교류가 빈번하여 무수한 국제협상 사례를 축적한 국내의 독자에겐 다소 뜨아한 내용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진짜 아쉬운 것은, 협상의 기본 개념에 대해 전적으로 도외시를 하여 책의 모토인 생활속 협상을 통해 협상력을 기르는 길이 전혀 제시되지 못한 점이다.
협상 좀 안다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언급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나 포괄적 협상(integrative negotiation)을 통한 Positive ZOPA (Zone Of Possible Agreements)는 아주 쉬운 개념이면서도 실생활에서 쉽게 응용해가며 협상 마인드를 키울 수 있는데도 말이다.

오히려 이책의 소박함은 다른 곳에 있었다.
섬 내에서 자족하고 살던 60년대에 홀홀단신으로 외국에 자리잡고 살았던 흔치 않은 일본인의 발자취는 협상에 대한 기대를 빼고 보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소한 협상력을 기른다는 제목은 과다포장이다.
'협상, 별것 아니다' 이정도 제목마저도 수위가 위험하다.
'유럽에서도 나는 협상으로 살아남았다'
이 정도라면 참을만할까.


덧.
이마키타 준이치의 이 책은 지식공작소의 'xxx를 기른다'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Family brand의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이젠 '기른다' 시리즈는 쳐다보게도 안되니 네이밍과 컨텐츠 선정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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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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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음... 개인적으로 일본 저자들의 책을 아주 좋아합니다 ^^ 영미권 분들의 책이 명료한 언어로 물흐르듯 글을 이어나간다면 일본 저자들은 그림 등 이미지를 사용해 &#039;정리&#039;를 너무 잘 하는 것 같아요. (일반화는 좀 그렇지만 솔직히 한국 저자들의 책은 영 별로라는 생각입니다 -_-;;;)<br />
    <br />
    그런데 글을 읽어보니 역시 전문가에게는 상황이 다르군요. -_- 대중화와 전문화는 늘상 부딪힐 수 밖에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정작 전문화된 책은 읽은 적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_-;; 여튼 일반적인 일본 저자의 책은 그런 듯...)
  2. 누드모델 // 일본 저자의 책을 몇권 읽지도 않고 싸잡아서 폄하하는 것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겠습니다. 제 뜻은, 암기 비법, 자료 갈무리 방법, 조크 던지기 사례 등 일본의 실용서들은 미세한 분야를 한권으로 늘여놓아서 읽는 시간에 비해 얻는 것이 작았던 기억이 많았음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br />
    그리고 &#039;협상력을 기른다&#039;도 그 범주에 드는 듯한 느낌이었구요. ^^
  3. 말씀 감사드립니다...
  4. BATNA라는 용어가 위키에서는 알제리의 도시 중 하나로 나오네요.
    Best Alternative. 용어 즉 개념과 함께 성장하는 뇌이므로
    저의 협상력에 큰 기여를 할 것 같은 득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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