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예측하는게 아니다. 만들어가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선생의 말씀이지요. 이 한 문장에 전략의 다양한 사조가 내포되어 있음을 아십니까.

Strengths and shortfalls of deterministic strategies
미래에 대한 관점에 따라 결정론적(deterministic) 전략과 실행론적(executive) 전략으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그대로 대비하는게 결정론적 전략입니다. 결정론이란 말 자체가 사실 실행파들이 덧씌운 개념이므로 억울한 측면도 있지요. 그 전에 무대책, 무방비로 미래에 맞서는걸 막기 위해 만들어진게 (결정론적) 전략이니까요. 최대의 예측으로 최적의 자원할당을 통해 준비함으로 많은 조직들이 더 나은 생존력과 경쟁 우위를 갖게 되었습니다. 손빈의 사례가 그렇습니다.
제나라 위왕과 전기가 경마로 내기를 하는데 전기가 항상 졌다. 위왕은 말을 워낙 좋아해서 최고의 명마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손빈이 전기에게 조언을 했다. "장군의 최하마로 최상마를 대하고, 최상마로 중마를 이기고, 중마로 최하마를 대하십시오" 결과는 2:1 승.
전기새마(田忌賽馬)라는 고사입니다. 손빈은 게임의 룰을 정확히 파악했지요. 패배의 질이 아니라 양을 다루는 게임이니까, 큰 패배 하나를 작은 승리 둘과 바꿨습니다. 바로 이게 (결정론적) 전략의 핵심입니다. 우리 자원의 최선 순위를 대책 없이 우리식대로만 뽑아 대응하면 필패지만, 상대의 수순이나 미래 환경을 예측해서 자원의 할당 순위를 바꿔 승리를 꾀합니다.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지요.

하지만, 현실은 복잡 다단하여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만일 위왕이 중마와 최하마를 바꿔내기만 해도 게임은 패배입니다. 즉 상대도 자원 할당을 변경한다면 서로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느라 부산합니다. 소위 말하는 게임론(game theory)적 상황으로 들어가지요. 따라서 전략의 성공률은 각자의 전략이 충돌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떨어져 갑니다.

Executive strategists
실행론적 전략은 이 틈을 파고 듭니다. 미래예측에 지나친 공을 들여봤자 소용없음을 역설합니다. 대신, 미래에 대응하는 실행력을 강조하지요. 실행파도 두가지 사조가 있습니다. 조직의 실행력을 강조하는 전략경영파와 유연한 미래예측을 강조하는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Strategic management
전략경영파는 조직의 전략적 정렬상태를 지고의 선으로 여깁니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즉각 대처하고 실행 가능하다면 걱정이 없다는 철학이지요. 차란과 보시디의 '실행에 집중하라'가 그 대표격이지요. r그러다보니 전략경영파는 HR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전략경영을 HR 매니저가 주도하지는 못합니다. 단지 HR이 가미된 전략이랄까요.
또 이 진영에서는 전략은 실행이지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전략은 비밀이 아니다. 누구에게도 알려줄 수 있다. 실행은 우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라는 철학이 강합니다. 예컨대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즐거운 근무환경도 그 사례입니다. 실전적 도구로는 BSC도 경영전략과 실행론적 전략파의 개가입니다.

Scenario planning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 하나의 직선적 미래를 상상하고 가느니 가능한 미래상을 본질을 궁구합니다. 연구의 결과는 미래 공간(future space)이지요. 있음직한 복수의 미래를 생생하게 상상하여 각각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준비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최대 장점은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목적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말하는 비교에서 제가 결정론적 세계관이 의미 없다고 결론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세상의 90% 전략은 결정론적 프레임 위에서 돌아가고 유효합니다. 결정론적 세계관은 세계를 선형으로 가정합니다. 그 가정의 한계를 이해한다면 가정의 단순화에서 얻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게 되지요. 반대로, 선형화한 모형을 맹종하면 비현실적이 되는건 당연하겠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비선형의 세계관을 직접 다룹니다. 다양한 변수가 주는 영향력과 그 상호작용을 직접 모델화합니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설명력이 높아지지요. 미래를 맞출 수 있다는게 아니라 미래의 전개양상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깊게 합니다. 반면,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점은 실행이 꽤나 어렵다는 점이지요.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서는 한번 더 포스팅이 있을 예정입니다.

How do you see future?
전략이 논의하는 수많은 토픽과 테마가 있는데, 제가 설명하는 층위를 염두에 두면 각 전략의 입장차이와 용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 생활에서도 쓸모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관점으로 미래의 인생을 보며 살아가고 계시나요? 결정론인가요, 실행론인가요, 아님  검프의 초콜릿 상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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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시기 적절한 타이밍에 농밀한 포스팅을 보고 감격하여 댓글을 남기고 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직은 Strategic Management의 관점에서, 경영자는 Scenario Planning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입니다. 결국 두마리 토끼처럼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미리 다양한 경우의 수를 깊이 고민해두고 방향을 결정하되, 변수에 따라 높은 기동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준비해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저도 피터드러커 선생님의 저 말을 참 좋아합니다만, 알 리스는 "The only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look at the past."라는 말을 남기기도 해서 아이러니 합니다. ^^;
    • 기업가다운 말이군요.
      맞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요.
      조직은 전략적 정렬을 무조건 유지해야 하고, 그 전략적 방향성은 적절히 가져가야하지요. 그 때라면 결정론적 방법론도 유용합니다. 생각과 다르게. 이부분은 기회가 되면 다시 글을 쓸 작정입니다.
  2. Inuit님도 이미 지적하셨지만, 결정론적 전략과 시나리오플래닝의 한계는 숨은변수(Hidden variable)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결정론적 전략과 시나리오 플래닝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빼앗겼던 Inuit님이 돌아오신 느낌입니다.) ^.^
    • 하하.. 마지막 말에 웃었습니다.
      그간의 포스팅은 좀 날로 먹었다는 뜻이려나요. ^^
      여러 모로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 책 mu님도 감수를 좀 해주셔야 하는데.. 뇌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거든요. (출판사에서 다 잘렸지만. ^^)
  3. 전 실행론으로 미래를 보고 사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 일년내내 무너졌지요. *^^* 어느정도 구체적인 변수를 감지하기전에는 행동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안하는것으로 보일수도 있겠습니다만, 환경이 나빠지면 변수가 구체화되어 호전시키는 경향이 이런 관점으로 일을 처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그냥 글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제대로 읽고 이해한건지~
    처음에 전략적이란 소제목에 실행에 집중하라고 되어 있고 시나리오플래닝을 실행론이라 한것으로 읽혀서 엄청 헷갈렸습니다. 덕분에 아이팟 rss로 담아 두어번 더 읽고나서야 이해했다는~ 그런데 이렇게 이해했다고 적었는데 그게 아니에요~라고 답변이 적히면? ^^;;;; 아하하하하하하하~~~~~ ㅠㅠ
    • 모드님 다운 삶인데요.
      거침없이 고고씽.

      (근데, 실행론적 전략은 전략경영과 시나리오플래닝 둘 다 의도하고 적긴 했습니다 제가.) ^^
  4. 평소에 서핑을 잘 안하는 무지몽매한 나부랭이로 살다가 오늘 링크를 타고 넘고 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던 분야라 (저는 엄청난 결정론자였던 건가요 ^^;)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만, 이 포스팅을 보고 나니 최소한의 '검토' 수준일지라도 시나리오 플래닝이 의사결정권자의 판단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드네요. 공부해야겠습니다.


    저는 최근 약간 갑갑해하고 있었습니다.

    당장 본부가 크게 바뀌어 내년 사업계획을 새로운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새롭게 수립해야 하는데, 막상 단기 전략을 세울 때는 너무나 뻔하고 뻔한 소리들만 하게 되어 요즘 약간 갑갑한 것 같습니다. 점점 '조직'은 포기하고 그 조직안에서 '나'만 살아날 생각을 하게 되네요.
    요즘에는 제 자신이 나부랭이의 입장에서 조직 전체를 조망하고 움직일 능력이 안되다 보니 '한방'에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이를테면, 새로운 유망 시장으로의 성공적이고 충격적인 진입, 과 같은)를 바라며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그래도 숨통이 트이는 블로그를 발견하게 된 것 같아 반가운 마음에 덧글을 남기고 갑니다. 앞으로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 긴 댓글 고맙습니다.
      한번 시나리오 개념으로 미래를 보시는것도 의미가 있을테니 관심가져보시면 좋을겁니다.
      종종 놀러와서 이야기 나누기 바랍니다.
  5. 산나선배 블로그에서 늘 뵙다가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위의 이야기,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책도 직접 보고 싶군요. 다만 현실에 적용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비즈니스 환경과 인더스트리의 특성이 중요한 단서를 줄지도 모르겠다...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일하고있는 원자재 트레이딩 분야는 어떨까요? 짧은 호흡으로 결론내릴수 없군요.
    이런 좋은 생각꺼리를 받아갈수 있어서, 꼭 공짜선물이라도 받아가는 기분입니다. 앞으로 자주 놀러와서 답글 올리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산나님 소개라면 더욱 귀빈이십니다. ^^

      말씀처럼 인더스트리 특성이 있습니다. 파괴적 변동이 있는 경우는 작은 확률이라도 기대값이 높아서 준비가 철저해야 합니다. 오일 산업이 시나리오 플래닝을 정립했듯 말입니다.
secret
컨설팅 fad 중, 그나마 CRM 보다는 오래가는 BSC 테마입니다. 하지만, 예전의 열기는 가라앉아 사뭇 차분하게 다가오는 단어이기도 하지요.
전략하는 제 입지에서 보는 BSC는 블로그를 통해 몇 번 말한 바 있습니다.

BSC는 그 자체로 특별한 프레임 웍은 아닙니다. SFO 이전의 BSC는 단순한 프레임웍이고 블루오션과 같은 일종의 신선한 제안이었지요.
단지, 전략을 실행 가능형으로 만들어 놓은 형태라 활용도가 높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그 참 정신을 현실에 들여놓는다면 굳이 BSC의 형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전체 프레임웍의 일부만 따다 써도 괜찮습니다. 제대로 추려낼 능력이 있다는 전제에서 말이지요.
프랭클린 플래너와의 유사성에 대해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플래너도 있지만 Outlook과 스마트폰으로 플래너의 정신을 살려 사용 중에 있습니다.
너도 나도 BSC에 관심을 가져야 경영 좀 하나보다 생각하던 시절이 간 만큼, 이제는 BSC를 진정으로 받아들일 성숙함이 필요한게 또 사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갈렙앤컴퍼니

그런 관점에서 BSC를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내용을 적은 책이 바로 '혁신, 그 멈추지 않는 항해'입니다. 이 책은 유사한 키워드의 전편 '
혁신으로 가는 항해'의 소설 형식을 그대로 따릅니다.
배경은, 어설픈 BSC로 성과평가에 난맥을 겪는 대기업의 BSC 고도화 프로젝트입니다.

저자가 BSC 컨설팅 펌인지라, 자기부정을 하지는 않습니다. 컨설팅 받은 전편의 패션회사는 잘 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BSC를 구축한 전자회사에서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BSC를 도입하는 고도화 작업을 다룹니다. 즉 비전부터 작업하여 전략수립후 성과평가 시스템까지 만들지요. 하지만, 내용이 매우 현실적이라 읽다보면 술술 잘 읽힙니다. 잘 읽힘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믹한 배경이 촘촘히 버티고 있어 절대 가볍지도 않습니다.

굳이 흠을 잡자면, 아주 사소한 저항과 하늘이 도운듯 일이 술술 잘 풀려 성공에 이르는 밋밋한 내러티브입니다. 자연히 정규 소설에 비하면 입체감이 떨어지고 그 사람이 그 사람 같이 인형 닮은 캐릭터 입니다. 그러나 전문 소설이 아니니 큰 흠은 아니라 하겠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BSC가 유효성을 배가하는 몇가지 상황을 알게 된 점이 수확이었습니다. 일단 커뮤니케이션이 복잡다단해지는 복합형 대규모 조직에서 효율이 커지니까요. 그리고 유사한 평가군을 설정하는 중요성은 큰 배움이었습니다. 피평가 단위가 많다면 꼭 고려할 인자입니다. 유사 평가군 내에서 유의미한 경쟁이 가능하니 말입니다.

전략 자체는 성실하고 영리한 몇몇 스태프가 어찌어찌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행은 모든 임직원이 하는 겁니다. 그러므로 조직의 전략 이해도와 수용성, 그 실행의 명확화 및 피드백이 전략 실행의 요체이지요. 바로 이 지점에서 BSC가 힘을 쓰게 됩니다.

꼭 전사 스태프가 아니더라도, 대규모 조직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 매우 단순하고 효과적인 원리를 알고 싶은 분은 관심 갖고 볼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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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12개가 달렸습니다.
  1. 프랭클린플래너와의 유사성 link가 잘못된것 같습니다 ^__^
  2. BSC, SFO 가 뭔가요 ? BSC가 뭔지 보려고 링크 쫓아갔는데도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더군요. 쩝!
    • BSC는 balanced scorecard의 약자입니다.
      일종의 프레임웍이라서 댓글로 설명하긴 충분하지 않을듯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기업의 장단기 목표를 조화롭게 이뤄나가는 성과지표의 집합입니다.
      카플란과 노턴이란 양반이 주창했지요.
      여기까지는 하나의 흥미로운 프레임웍이었습니다.

      이를 조직에 적용하는 방법이 동일한 저자의 SFO (Strategy focused organization)입니다.
      이로써 전략적 정렬이 온전히 구현되었습니다.

      간단한 개념은 검색을 하셔도 좋고, 제 글을 찬찬히 읽으시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좀더 느낌을 갖고 싶으시면, 저 위에 소개드린 '혁신으로 가는 항해'를 보셔도 좋겠습니다. ^^
    • 친절한 댓글 감사합니다. 어느 정도 감이 잡히네요.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네. ^^
      보다 구체적인 부분의 궁금증은 계속 이야기 나누기로 하지요.
  3. 잘보고 갑니다~
    요즘 회사에서 BSC를 외쳐서 힘듭니다 ㅡㅡ;;;
    예전 부터 있던 개념이었는데 정작 늘어나는 건 보고 자료뿐...
    개념보다는 구성원간의 정보의 공유나 공감을 어떻게 이끌어 내야하는지가
    더 중요한거 같습니다
  4. 이 글 보니 형이랑 SFO 가지고 놀 때 생각이 나네요~
    전 벌써 한 옛날의 일인 듯 가물거리는데, 아직 그 끈을 놓지 않고 계속 발전시켜가는 형을 보니 난 뭐하고 살았나 싶네요~
    어쩌다 보니 상해에서 놀다 잡혀와서 북경에서 노가다하고 있습니다. 모 사업 인수, 조직 통합 이슈 뭐 이런건데, 재미는 있지만, 아무래도 노는 것만 못해요...
    놀러오실 일 없으세요?
    •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평생 이루기로 한 꿈인데..
      이야기 들으니 충격과 공포의 그 시절이 그립구나.
      놀라고 보내놓고 일시키는 못된 회사에서도 잘 다니는 네가 기특하네. ^^;;;

      식구랑 홍콩쯤 가보려 *생각만* 하는 중인데, 상해도 좋을까나..
  5. 혁신은 기존 제도가 습관과 얼마나 사이좋게 상생하면서
    바꿔가느냐가 중요한것 같아요
secret

Mats Lindgren &..

원제: Scenario Planning

전략하는 사람들의 고민중 첫째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확정성을 끌어내야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그 다음을 꼽자면 전략 프로세스와 실행 프로세스와의 연계성이겠지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간간히 거론되고 있는 기법이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즉 불확실성 자체를 인정하고 그 기반위에서 미래의 변화를 동태적으로 파악하며 가능한 시나리오를 탐색하는 것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자체는 50년도 넘은 기법이지만 전략쪽에서 그 용도를 새로 발견한 것이지요. 실제로, 시나리오 플래닝에 기반하여 구소련의 붕괴와 911 테러를 예측했다는 것에서 이목이 집중된 바 있습니다.

이 책에서 거론하고 있는 시나리오 플래닝 전략 기법은 TAIDA로 요약됩니다.

  • Track: focusing problem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위 세계의 변화를 탐색
  • Analysis: 의미 있는 요인의 변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시나리오를 구성
  • Imaging: 각 시나리오 별로 미래의 모습을 생생히 전망
  • Deciding: 각 시나리오 비전별로 의미있는 분야와 구사할 전략을 결정
  • Action: 계획에 따른 조치

    시나리오 플래닝은 그 정의 자체로 모호성을 통제한채로, 정량적 분석의 선형성을 타파하고 인간의 상상에 의한 미래 예측의 현실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기에는 다양한 오류의 가능성이 내포되기 때문에 집단 작업이 부수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까지가 대략적인 골격입니다만, 이 책 자체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우선 경영전략이라고 하는 framework이 수도 없이 많은 상태에서 새로운 관점이라면, 최소한 책을 접하는 사람만큼은 설득할만한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시나리오 플래닝을 전략에 접목시켜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사례를 한가득 나열해도 설득될까말까 한데, 클라이언트가 공개를 못하게 했다고 달랑 몇개의 사례만 넣어놓았습니다. 그나마라도 자세하다면 판단에 도움이 되겠으나 몇페이지에 흩어놓은 내용만 놓고 '우리의 예측은 그대로 실현되었다'라는 자기 만족적인 멘트만 넣는다고 설득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여러개의 결과중 잘 맞는 희귀한 샘플인지 알게 뭐랍니까. 그리고, scenario space를 무한정 벌린다면 이세상에 예측못할 일이란 이론적으로 없는 것인데, 그냥 맞췄다가 자랑이 아니라 이런저런 맥락하에서 이렇게 효율적이고 효과적이었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경영 툴이란 것이 무림의 비기처럼 비밀스레 전승되어 한번에 고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교류하고 보완해가면서 그 적용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마치 저자들이 '자세히는 말해줄 수 없지만 우리 컨설팅을 받으면 확실히 미래를 예측해 줄 수 있거든!' 하고 말하는 텍스트 버전 영업 브로셔 같은 느낌마저 납니다.

    물론, 이책에도 미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 나온 TAIDA는 솔직히 말해서 코끼리 냉장고에 넣는 3단계 방법이므로 의미론적인 무게는 없지만, 책에 나온 다양한 도표나 자잘한 기법은 손닿는 가까운 곳에 두었다가 써먹을 수 있을만 합니다. 이점에서 책 산 사람에게 사후적인 위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그 자체로 fancy하거나 반대로 out-dated framework은 아닙니다. 잘 쓰면 미래를 보는 수정구슬이고, 잘못 사용하면 그야말로 공상과학 영화를 만드는 시나리오일 뿐입니다. 그러나, 시나리오 플래닝을 전략 수립과 실행에 사용한다는 개념은 높이 살만 합니다.

    딱 이 부분에서 시나리오 플래닝 전략기법은 SFO(Strategy Focused Organization)가 나오기 전의 BSC framework과 동일한 위치에 있다고 보입니다. BSC가 처음 나왔을때, 전형적인 반응은 이랬습니다. '매우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그러나, 이것을 어따가 쓰는데?'.
    하지만 SFO가 나오면서 전략의 실행 프로세스로, 비전과 전략을 단순한 개념으로 만들어 전사적으로 공유하기에 BSC가 매우 적당한 방법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BSC가 하나의 유행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전략기법도 마찬가지의 killer app이 나오기 전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머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시점에서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전략기법과 접목이 되지는 않았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의 원조라는 피터 슈워츠를 읽어 볼 것을 좀 편히 개념 파악을 해보겠다고 당의정 같은 제목의 책을 집어든 제 탓을 안할 수 없겠습니다. 기대가 몹시 컸던 요리가 입맛에 안맞아서 반도 못먹은 기분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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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8개가 달렸습니다.
    1. 대비할 수 있는 미래는 없다고 하니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크크.
      저는 자기 계발 관련 책을 읽다가 다시 소설로 돌아섰습니다. 다른 세계로 뿅하고 도망가고 싶은가봐요. ㅜ_ㅠ
      • 대비할 수 없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만... ^^;

        소설에 매진하고 계시다구요. 자책하지 마세요. (그럴리가!)
        매일 비타민만 먹고 살 수 있나요, 라면도 먹고 짜장면도 먹고 핏자도 먹어야지요. 쿠쿠..
    2. 헉 제목을 제맘대로 읽어버렸네요. -_ㅜ 미래를 다 대비할수 있으면 대비해야하나. ㄱ- 후우..
    3. 저도 책한권을 다 읽는 느낌입니다. 제가 쓰는것은 리뷰도 아니라는....-_-;
      • 햄양님의 독서력은 범접하기 힘든 것 같은데요..
        특히 한 포스팅에 여러책 몰아서 리뷰해주시는 것 보면, 1책 1포스팅이나 심지어 2포스팅까지 하는 저랑 비교됩니다. ^^
    4. 불확실한 두려움에서 확실한 안정성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은 ....전략가의 고민이라는 부분이 좋습니다
    secret

    갈렙앤컴퍼니

    오랫만에 보는 양질의 경영관련 국내 서적이다.
    가상의 한계 기업이 BSC (Balanced Scorecard, 균형성과표)를 도입하는 과정을 소설로 쓴 것이다. 이점에서 요즘 유행하는 소프트한 경영서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품질이 차별적으로 좋다.
    BSC에 대해서는 할말이 좀 있지만 나중으로 미루고..

    이책의 장점은 아주 쉽게 읽힌다는 점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탄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겅호, 하이파이브를 쓴 블랜차드를 연상케 한다.
    (특히 회사에 몸담고 있다면) 독자가 동일시하기 쉬운 주인공에 몰입하여 난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한권의 끝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이는 대리만족을 느낄 수도 있겠다.
    경영이 특정인 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라 모든이의 일상일진대, 전략과 실행의 일상화라는 일반적인 범주에서 BSC라는 하나의 문제해결방식을 따라가며 현재 마주한 위치에서의 고민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둘째 장점은, 이런 저런 경영 툴에 익숙하다는 사람도 BSC라는 프레임 웍을 깊이 고민해볼 여유를 준다.
    BSC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기존의 다양한 이론을 접목시켜 장기적 성장과 전략의 실행이라는 테마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쉽게 따라하도록 간명한 네가지 키워드로 패키징한 것이다.
    혹자는 너무 많은 경영이론에 질려서, 혹자는 이미 많이 속아서 BSC를 쉽게 폄하하곤 한다.
    BSC는 그 자체로는 선도 악도 아니다. 잘 써서 성공하면 좋은 툴일 뿐이다.

    소설의 형식을 빌리다보니 BSC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기에는 적당하지는 않다.
    그러나, BSC를 제대로 공부하려는 사람이 이책을 잡을리는 없으므로 별문제는 아닌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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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2 , 댓글  7개가 달렸습니다.
    1. 쉽게 읽히나요? 정말이죠? 제목과 글씨체부터가 범상치 않습니다. 경영툴이라니. 아악!
    2. BSC의 요체는 전사적 참여로써 평가지표를 만드는 것으로 이해하고 읽었는데 맞는지 모르겠군요..
      • 네, '전사적 참여'와 '평가지표'는 BSC의 중요한 핵심 개념입니다.
        하지만 BSC를 특색 짓는 것은 '전략의 내재화'라는 관점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일반적인 전략이 전략 프로세스와 실행 프로세스가 동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BSC는 이를 보완 하자는 개념이지요. 따라서 전사적 참여가 필수적이 되도록 평가지표를 잡는 것이고, 이런 측면에서 KPI와 외양만 유사하지 본질적으로 다른 함의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3. Inuit님!
      이 글 읽고 이 책, 다시 들춰보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4. 먼저 부드러움을 접목시키려 했다는 마음이 곱게 느껴집니다....부드러움에 매혹되지만 않는다면 역사철학도 어절시구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