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celona 2012'에 해당하는 글 2건

이번 바르셀로나 출장이 여느 출장과 달랐던 점은, 제가 스페인어를 배운 후 처음 간 현지라는 점입니다. 물론, 전에도 영어만 가지고 잘 지내다 왔지만, 그래도 현지어를 사용하는 강점은 분명 뚜렷합니다.

#장면 1
어디든 숙소를 정하면, 근처의 슈퍼마켓을 찾아야 합니다. 물과 간단한 보급이 필요하니까요. 바르셀로나는 유럽 다른 도시보다 시내 곳곳에 상점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쉽게 생각하고 나섰는데, 금방 안 찾아집니다. 조금만 다리품 팔면 금방인 일이지만 다리가 시원찮은지라, 비닐 백에 물건을 사가는 중년 부인에게 묻습니다.

"Excuse me. Can I.."
"¿Como?"
아차.. 
"Hay un supermercado cerca de aquí?"
순간 환히 웃는 아주머니. 라틴 특유의 상냥함이 발동되면서 굳이 길 모퉁이까지 저를 데리고 와서 조리가다 오른편에 있다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장면 2
상점에서 커피를 사려는데 잘 못찾겠습니다. 제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니 가드가 수상한지 계속 제 주변을 맴돌면서 경계를 합니다.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겠다 싶어 말을 겁니다.
Donde esta Cafe?
햇살이 비친양 환해지는 아저씨. 또 아블라아블라 수다를 떠십니다. 전 다 못 알아듣습니다. -_-

#장면 3
스페인의 대형 통신사 임원과 미팅을 합니다. 이야기가 잘 되어 서로 지향점이 같음을 확인합니다. 마지막 펀치를 날릴 시점입니다. 그 때까지 영어로 이야기했지만 모드 전환을 합니다.
"Pedro, estoy hablando en serio." (내가 진심으로 말합니다.)
깜짝 놀라는 상대. 스페인어를 할 줄 아네요? 
그 후로 다시 영어 전환해서 제 핵심 제안을 말했습니다.

#장면들
그 외에도 길거리에서 간단한 스페인어는 윤활 작용을 했습니다.
화장실이 어디냐, 버스 정류장이 어디냐, 이 근처에 뭐 볼게 있냐, 미안하다, 얼마냐 등등
의외로 간단한 문장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말은 감정의 창구이고, 밝은 웃음과 상냥한 답들은 현지에서의 각박함을 한껏 누그려줬습니다. 스페인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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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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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멋지십니다. 바르셀로나면 까딸란을 하셨으면 더 좋아했겠네요! :)
    • 까딸란.. 까스띠야말하고 비슷한것 같지만 많이 다르던데요.
      배워놓아도 언제 제대로 쓸지 모르겠습니다. ^^
  2. 우와 스페인어를 이렇게나 잘하시다니+_+
  3. 대체 못하시는 게 몹니까? ㅎ
  4. 확실히 현지어를 구사할줄 알면,좀더 호감을 가지는 것 같네요 ㅋ
  5. 비밀댓글입니다
  6. 비밀댓글입니다
    • 맞습니다.
      금방 너 vs 나, 타자간의 관계에서 '우리'의 관계로 넘어가는 마법이기도 하지요. ^^
  7. 안녕하세요. Inuit님
    조기 위에 있는 현대축구의 전술 책과 스페인어 이야기까지 공감하고 갑니다~
    저는 스페인에 6년쯤 살면서 축구쪽에서 5년쯤 일하다가 이제 한국으로 귀향을 준비하고 5월 1일 집에 갈 날이 되니 참 기분이 묘합니다. 답답하고 힘들기도 했고 즐거웠던 순간도 많았던 스페인 생활이 어제부터 서류상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그저께까지만해도 실감하지 못하다가 어제부턴 감정의 기복이 상당히 커지네요^^ 스페인어 포스팅 하나에도 이렇게 감상적이 되어버렸습니다. Hasta Luego!
    • 와.. 반갑습니다.
      축구에 스페인어까지 통하는 코드가 두개나 있네요. ^^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히 귀국하시기 바랍니다. 음.. 스페인 살다 돌아오면 적응이 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또 여기도 나름대로 재미난 일들이 많으니까요. ^^
secret
몇주간 글이 뜸했습니다. 출장 다녀오고, 와서 밀린 일 처리하느라 많이 바빴네요.

출장은 바르셀로나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잘 알려진 MWC 2012가 있었지요. 바르셀로나는 이번이 세번 째입니다. 첫번째는 마찬가지로 MWC였고, 그 때 인상이 좋아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바르셀로나의 기억은 당연히 가족여행 때입니다.

이번에는 전시장의 동향을 보는 일과 예정된 비즈니스 미팅이 많아서 바르셀로나 자체를 둘러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돌아오는 비행기편 때문에 전시회 끝나고 하루 여유가 있습니다.

단 하루의 여행을 어디로 갈까요? 바르셀로나는 왠만한 곳을 다 봤는데 말이죠.

Un día viaje
가기 전에 바르셀로나 출신의 회화선생에게 물었습니다. 교외에 어디 가볼만한지. 바르셀로나 남쪽의 시체스(Sitges)와 북쪽의 히로나(Girona)를 추천합니다.

히로나가 더 마음에 들어 간단히 찾아보니, 히로나 바로 북쪽에 피게레스(Figueres)라는 마을이 있고 이곳이 달리 미술관으로 유명하다 합니다. 그리고, 피게레스에서 다시 좀 더 들어가면 까다께스(Cadaques)라는 곳이 있는데 달리의 생가가 있지만 그보다 아름다운 해변 마을로 아는 사람들에겐 알려진 곳이더군요. 출장 전까지는 딱히 어딜 갈지 생각이 없었지만, 전시회가 끝나갈수록 마음에 떠오르는 여정이 있었습니다.

까다께스 -> 피게레스 -> 히로나를 한번 돌아보자.

Riesgos
이 중 가장 난코스는 피게레스에서 까다께스 들어가는 길입니다. 인터넷에서 간단히 찾아본 결과 하루 버스가 세편이라는 흉흉한 소문입니다. 몇년 지난 정보니 지금은 좀 나아졌겠지만 그래도 상당한 오지란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일단 피게레스 가보고 까다께스 들어가는게 힘들면 그냥 피게레스 보고 바로 히로나로 돌아서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어차피 어디를 꼭 가야하는 상황도 아니니 그 모든 상황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주중에 산츠역에 들를 일이 있어 간단히 피게레스 가는 기차편을 구할 방법 정도는 알아봤던 터. 아침에 일단 역에 가서 표를 끊고 아침을 먹으려는 계획이었지만, 표 사자마자 플랫폼으로 뛰어갔습니다. 2분 후에 출발한다고 합니다.

바르셀로나에서 두시간 반 정도 기차로 달려갑니다.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 지역의 마을이라, 도착 무렵에는 피레네 산맥의 눈이 경이로운 느낌을 줍니다.

낯선 길이라 다소의 긴장을 늦추기 어려워 잠도 못들고 창밖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달립니다. 출출하고 조금 지루해질 무렵, 드디어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피게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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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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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똑같은 농촌인데
    우리나라랑 느낌이 다르네요
    저긴 뭘 키우는 밭인가요?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