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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둘 이상 모이면 사회를 이루고, 사회에는 정치가 있고, 정치의 결과는 권력입니다.
그 권력의 48가지 법칙을 다룬 책이라.. 슬슬 눈길이 가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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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Greene

(원제) The 48 laws of Power


'전쟁의 기술'의 저자이자, 'The Game' 에서 PUA의 바이블인 '유혹의 기술'을 저술한 로버트 그린인지라 사실 이름만 보고 냉큼 읽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전쟁의 기술'과 사례가 아주 많이 겹칩니다. 이로써 그린씨의 내공은 파악이 되었군요. 대작을 두 개 연달아 쓸 역량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전쟁의 기술'이 후작이며 음험한 권력 이슈에서 전쟁으로 확장, re-packaging한 책입니다. '권력의 법칙'은 예전에 '권력을 경영하는 48 법칙'으로 나온 책을 다시 펴냈으니까요.

단지 작가로서의 능력만 아니라, 이 책을 읽다보면 다른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린씨도 스스로 밝히듯, 권력에 대해 아픔이 있고, 환상을 갖고 있는 저자입니다. 결과로, 이 책은 진지하게 해부하면 권력을 가져보지 못한 자가 열심히 모아 놓은 심각한 오해와 꼼수입니다.
일단 권력을 테크닉으로 쟁취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물론 역사상 유명한 권력자는 독특한 스타일이 있었지요. 하지만, 일반적이지 않고 상황에 따른 기법을 권력에의 첩경처럼 확대해석한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독자는 목표로서의 권력을 생각하며 책을 읽지만, 저자가 이야기 해주는 것은 결과로서의 권력이지요. 가장 중요한 부분인, 지속 가능한 권력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합니다. 사례는 역사에서 동적인 장면만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례 중심이 주는 큰 오류를 그대로 답습합니다. 유사한 구조하에서 공격측이 이긴 사례와 진 사례가 공존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지요. 예를 들어, 적을 오게 하고 기다리는 사례와 기습으로 적의 혼을 빼는 사례가 상충하는 식이지요. 또, 승리할 때는 완전히 굴복시키는 사례와 적절한 시점에서 그치지 못해 실패하는 사례가 병존합니다. 다른 예로 카이사르는 연극적 기질로 권력을 쟁취했고, 그를 승한 아우구스투스는 소박하고 사나이다운 위엄으로 권력을 공고히 하잖습니까.
결국, 재미난 읽을 거리임에는 분명하지만, 실제 응용은 다른 이야기라고 보면 맞습니다. 마치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과도 비슷합니다. 뭔가 꼭 있는듯 보이나, 막상 열어 보면 평범하고 그럴듯한 이야기일 뿐이지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군주론을 자꾸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마씨의 엄밀한 형식 논증에 비하면 그린씨는 입담 좋은 소설 수준입니다.

물론, 권력은 필요악이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겪어야할 과정이며, 알아채든 모르든 이미 당신 주위에서 진행 중인 사건입니다. 따라서, 권력을 백안시 할 필요는 당연히 없지만, 그렇다고 권력을 따로 공부하는 것도 우습습니다. 권력에 다가가기 위한 기본 전제 조건이 선결이니까요. 당신의 인망, 실력, 인맥, 지지, 평판, 타이밍 말입니다.

사실 이름이 거창해서 무언가 배울까 하는 생각했다면 아깝겠지만, 역사소설 읽듯 보기엔 재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상업적인 목적에 맞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면 됩니다. 그리고 그린씨, 그 정도의 재능은 분명있습니다. 수 백가지 사례를 48개로 범주화하고 이리저리 궤변을 꿰어 맞추는 능력은 범상을 분명 넘지요.
책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재미난 표현이 많습니다.

*기만이 창이라면 인내는 방패다.
*권력은 게임이다. 의도가 아닌 결과로 판단해야 한다.
*권력은 결국 주도권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나의 필요와 상대의 필요를 혼돈하지 마라.
*예측가능성은 아랫사람의 미덕이다.
*상대가 이기게 하지 말고, 차라리 항복해라. 다양한 정체성을 보유하여 보호막처럼 사용하라.
*소심은 스스로 장애를 설치하고, 대범은 장애를 치운다. 대담하다는 것은 성격이 아니라 학습된 반응이다.
*권력자가 부리는 심술은 무력감의 표시이다.
*누가 내게 부당히/과하게 화를 낸다면, 나 때문이 아니다. 다른 종횡의 이유가 축적된 것이다.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오만이다.
*명분이 유혹을 하면, 이해관계가 일을 이룬다.
*시대 정신을 읽어라. 혼란기라면 복고적 가치를, 정체기라면 개혁적 가치를 표방하라.
*힘은 반발을 사고, 꾀는 패턴을 노출한다. 고로 힘과 꾀를 리듬감있게 교대하라.

정말 책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책 소제목만 읽어 보시면 대략 분위기가 파악됩니다. 사례가 궁금하신 분은 책을 직접 읽으시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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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4 , 댓글  14개가 달렸습니다.
  1.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소랑 닭은 동물이니 같이 묶었는데.
    그러고 보니 소랑 풀이랑 어울리는것 같기도 한데요... ^^
    • exotic하게 묶으셨군요. ^^;

      그나저나 자연스럽게 무플을 방지해주신 센스에 감사~ ^^;
  2. 흐흣.. -_-;;
    여기 묶여 버렸군요.

    저는 그린씨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것 같아요.. 반드시 알아야할것 같은 기술서적을 쓰셔서..
    전쟁의 기술도 재미있게 읽었고. 한참 연애할때는 유혹기술에 정말로 큰 감명을 받았었더랬죠. 경상도 바다사나이에게는 복음서와 같았습니다.
    뭐 실습점수는 좋지 못했습니다만..
    • 유혹의 기술까지 쓰셨단 말입니까. ^^

      경상도 바다사나이라고 하시면 어딜까 궁금합니다.
      통영에 한표~
  3. inuit님 리뷰에 공감합니다. 권력의 법칙을 읽고, 유혹의 기술을 읽고 전쟁의 기술을 읽었을 때, 더 이상의 이야기가 나오기 쉽지 않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공의 한계라고 봐야 할 것 같구요. 결과로서의 권력이란 지적도 로버트 그린에겐 뼈아픈 지적일 겁니다.

    단, 전략과 권력을 다룬 다른 텍스트와 다양한 접속을 가능하게 해주는 촉매적인 역할을 잘 수행해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저에게는요..

    그래서 다음 포스트를 아예 'buckshot과 로버트 그린'으로 예약해 놓았습니다. 그의 저서 자체는 분명 2% 부족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그런 부족함이 다른 고전과의 자연스런 만남을 가능케 해준 점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습니다. ^^
    • 네. 뭐니뭐니해도 그린씨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책중 하나가 '전쟁의 기술'이에요.
      질리지도 않고 보고 또 봅니다. ^^
  4. 2007년도에 이미 소개가 되었던 책이군요. '개정완역판' 뭐 이런 부분은 못 보고 그냥 2009년 3월에 출간된 걸로 나와 있어서 처음 소개되는 책인 줄 알았습니다. ^^

    '사례중심이 주는 오류'에 대한 말씀을 하셨는데요. 책의 내용을 떠나서 적절한 지적이 아닌가싶습니다. 특히 "그린씨도 스스로 밝히듯, 권력에 대해 아픔이 있고, 환상을 갖고 있는 저자입니다. 결과로, 이 책은 진지하게 해부하면 권력을 가져보지 못한 자가 열심히 모아 놓은 심각한 오해와 꼼수입니다." 하는 부분에서 공감합니다.

    사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자기개발서 들에만 해당하는 건 아닐 것입니다. 예컨대, 일전에 어느 분께서 제게 새기라며 주고 간 세익스피어의 경구 하나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이 분은 세익스피어가 말했다는 "유혹을 하려면 누군가를 사랑하면 안된다"는 문구를 전하면서 "사기를 치거나 현혹을 할 때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를 전했습니다.

    다음은 이에 대해 제가 남긴 댓글입니다. ^^

    "세익스피어의 말은 뭔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또한 자주 하는 말이지만, 내가 비유나 시나 뭐 이런 거에는 아주 쥐약이어서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전제를 깔고 굳이 한마디 한다면, 세익스피어가 저 말을 어디서 어떤 맥락으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저 말에는 그의 소망이 깃들어 있는 게 아닌가싶습니다. 다시말해, 자기는 그렇게 못 해본 터라 저런 경구를 책 속에 남기지 않았겠느냐는 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세익스피어는 유혹을 하다 결국 사랑에 빠져서 실패를 했더라는 뭐 그런 의미입니다. 그래서 경구로 남겼을 거라는 얘기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한다면, 천하의 세익스피어도 못 해 본 거를 경구랍시고 우리더러 함 해보라 하면 건 안 될 일이겠습니다. 뭐를 해서는 안 된다 혹은 뭐를 하라 따위를 말하려면 적어도 지가 성공한 거를 갖고 해야 하는 것이겠기에 말이지요. ^^ 고맙습니다.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제가 원래 댓글을 이래 좀 못 되게 답니다. ^^
    님의 얘기를 듣다가 문득 저 댓글이 생각나서 옮겨봤습니다. 다른 얘기를 더 해본대도 역시 저 비슷한 얘기일 것같아서요. 그래서 좀 적으로 산다는 의미에서. ^^

    유익한 글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휴일 즐겁게 보내세요.
    • 네. 2007년에도 새로 나온듯 요란하게 광고했던 기억이 납니다. ^^

      셰익스피어 이야기는 재미있군요.
      서로 마음 연채 주고 받으면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는 논의도, 꽁한 말로 오가면 독하기만 한듯 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철학은 과거의 경험과 미래의 열망이 결합된 부분일 수 있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
  5. buckshot님 포스팅에 트랙백 걸린 걸 보고서 왔습니다.

    제 수준에서는 반면교사 삼아 읽어 보기에
    충분했고, 읽는 재미가 쏠쏠해서 책에서 놓치고 있던 것들 보지를 못했습니다.

    Inuit님 포스팅을 읽어 보고서
    이 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
    • 아마 순서를 바꿔 읽었으면 좀 달랐을지 모르겠지만,
      '전쟁의 기술' 에 비하면 '권력의 법칙'은 좀 깊이가 부족하단 생각을 합니다.
      아니, 책 자체의 수준보다 독자의 기대가 과하지 않는게 더 잘 즐기는 비법이란 생각이기도 하지요.
  6.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대기중인 전쟁의 기술을 읽고 나면
    좀더 객관적인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품어보구요 ^^

    역시 책을 읽은 후 스스로의 감회를 풀어 놓고,
    다른 분의 감회를 공유한 뒤에서야
    읽었다 말할 수 있을 거 같네요.. ^^
    • 저도 책 읽고난 느낌을 교환하는걸 참 좋아해요.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배우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7.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 책을 다시 갈무리해보니까
    Inuit님께서 지적해 주신 부분이 잘 보였습니다.

    덕분에 한 포스트에 트랙백을 두 번이나 걸게 되었습니다.
secret

전쟁의 기술

Biz/Review 2007.04.08 19:01
제 블로그에 오래 방문하신 분은 알겠지만, 회사에서의 제 역할은 전략 담당 (CSO, Chief Strategy Officer)입니다.
전략.. 쉽게 말은 많이 하지만 그 정의는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 다릅니다. 또, 전략과 전술의 차이를 종종 이야기 합니다. 전략은 대국적이고 전술은 국소적이라는 식으로요. 하지만 저 같이 전략하는 사람들의 금언은 이렇습니다.
장교의 전략은 장군의 전술일 뿐이다.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전략은 상층부 소수 staff의 임무가 아니라 각 계층의 모든 위치에서 고민할 과제란 뜻까지 내포했으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Robert Greene

(원제) The 33 strategies of war


전에 소개드린 'The Game'에서 PUA (Pickup Artist)들이 원전으로 탐독하던 '유혹의 기술'이란 책이 있습니다. 바로 그 책을 쓴 로버트 그린씨가 전쟁의 33가지 책략들을 정리한 책이 '전쟁의 기술'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린씨는 동서고금의 방대한 전쟁 기록을 새로 엮어 재미있는 전쟁사를 소개하고 배울만한 시사점을 뽑아냅니다. 다른 저작은 아직 접하지 않았으나, 명성대로 통찰력이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크게 자기준비, 조직, 방어, 공격, 모략의 기술이라는 다섯 범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trategies of the Self
1: Declare war on your enemies: Polarity
    [지구] 적을 식별하지 못하면 효과적으로 싸우기 힘들다.
2: Do not fight the last war: Guerilla-war-of-the-mind
    [물] 과거의 방식으로 싸운다면 패배를 자초할 뿐이다. 기동성과 유연함을 유지하라.
3: Amidst the turmoil of events, do not lose your presence of mind: Counterbalance
    [바람] 평정심을 유지하는 리더의 정신력을 유지하라.
4: Create a sense of urgency and desperation: Death-ground
    [불] 배수진으로 역량을 극대화.

Strategies of the Team
5: Avoid the snares of groupthink: Command-and-control
    [고삐] 명확하고 통솔가능한 지휘계통을 수립.
6: Segment your forces: Controlled-chaos
    [거미줄] 하부조직을 잘게 나누고 재량권을 부여.
7: Transform your war into a crusade: Morale
    [潮水] 조직 전체를 생각하도록 대의명분을 심어라.

Defensive Warfare
8: Pick your battles carefully: Perfect-economy
    [수영선수] 전쟁의 숨은 비용을 고려하라. 싸울 적과 시기와 전투의 형태를 최적으로 선택하라.
9: Turn the tables: Counterattack
    [투우] 적이 선수를 취하게 하고 한발 물러섬의 융통성을 활용하라. 그리고 반격하라.
10: Create a threatening presence: Deterrence
    [호저] 예기치 못한 광기를 드러내어 당신을 건드려 봤자 좋지 않음을 알려라. 사전경고로 전쟁억지력을 발휘하라.
11: Trade space for time: Nonengagement
    [사막] 작전상 후퇴로 시간을 벌어라.

Offensive Warfare
12: Lose battles, but win the war: Grand strategy
    [頂上] 현재 전투의 이후를 보고 대전략의 측면에서 전체 국면을 계산하고 달성하라.
13: Know your enemy: Intelligence
    [그림자] 적장의 심리를 파악하라. 사람을 읽어라.
14: Overwhelm resistance with speed and suddenness: Blitzkrieg
    [폭풍] 속도가 힘이다. 적이 판단하고 준비할 시간을 갖지 못하도록 기습하라. 당황하고 실수를 연발할 것이다.
15: Control the dynamic: Forcing
    [권투선수] 상대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보다는 관계 자체를 통제하라.
16: Hit them where it hurts: Center-of-gravity
    [벽] 상대방 힘의 원천을 찾아 무력화하라. 한사코 보호하려는 무게중심이 공략의 포인트이다.
17: Defeat them in detail: Divide and conquer
    [매듭] 상대의 전체를 보고 겁내지 말고, 구성요소에 주목하여 분열시킨 후 각개격파하라.
18: Expose and attack your opponent's soft flank: Turning
    [바다가재] 우회하여 측면을 공략하라.
19: Envelop the enemy: Annihilation
    [올가미] 사면에서 압박하여 저항심리를 해제하라. 그리고 섬멸하라.
20: Maneuver them into weakness: Ripening for the sickle
    [낫] 책략을 사용하여 적의 입지를 약화하라. 어떤 선택도 고르기 힘든 딜레마를 만들라. 그리고 일거에 공격하라.
21: Negotiate while advancing: Diplomatic war
    [곤봉] 협상 중에도 진격하라. 신뢰도 거래가능한 협상 아이템이다.
22: Know how to end things: Exit strategy
    [태양] 종료 시점을 알고 인상깊게 마무리하라. 항상 빠져 나올 가능성을 남겨라.

Unconventional Warfare
23: Weave a seamless blend of fact and fiction: Misperception
    [안개] 상대가 보고자 하는 정보를 던져줘라. 당신의 실체를 알게 하지 마라.
24: Take the line of least expectation: Ordinary-Extraordinary
    [쟁기] 상대의 기대를 뒤엎어라. 처음에는 평범하게 진행하다가 이례적으로 돌변하라.
25: Occupy the moral high ground: Righteousness
    [세균] 상대의 동기와 도덕에 의문을 제기하여 지지기반을 위축시키고 기동의 여지를 줄여라.
26: Deny them targets: The Void
    [모기] 표적을 제공하지 마라. 실체가 손에 잡히지 않아 상대가 초조해 할 때 성가시게 괴롭혀라.
27: Seem to work for the interests of others while furthering your own: Alliance
    [징검다리] 당신의 동맹을 이용하여 약점을 보강하고 대신 싸우도록 하라. 상대의 동맹은 분열시켜 고립되도록 하라.
28: Give your rivals enough rope to hang themselves: One-upmanship
    [가면] 상대에게 의심과 불안을 퍼뜨려 자멸하게 하라. 단, 당신은 결백하게 남아야 한다.
29: Take small bites: Fait Accompli
    [아티초크] 사람들의 관심의 범주를 살짝 벗어나 야금야금 갉아 먹어라.
30: Penetrate their minds: Communication
    [단검] 당신의 생각을 상대 진영에 침투시켜라. 당신이 원하는 결론을 그들 스스로 내도록 유인하라.
31: Destroy from within: The Inner Front
    [흰개미] 상대가 가진 것을 빼앗기 힘들면 우선 한편이 돼라. 그리고 서서히 차지하거나 빼앗을 기회를 기다리라.
32: Dominate while seeming to submit: Passive-Aggression
    [강] 잘 지내는 척하며 배후에서 조종하라. 숨어서 공격하라. 그리고 공격의도는 철저히 위장하라.
33: Sow uncertainty and panic through acts of terror: Chain Reaction
    [해일] 테러를 통해 공포를 유포하라. 연쇄 반응으로 혼란을 초래하라.

책 목차와 한줄평입니다. 슬쩍 보면 기억도 안날만큼 평범한 테마들이지요. 정확히 말해 전략이나 모략에 대해 논의한다치면 나오리라 예상하는 기대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특히, 맨 마지막 비정규전쪽은 실소를 금하기 어려울만큼 저급한 모략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읽기에 재미난 이유는, 수많은 사례를 흥미진진하게 엮어 놓은 장점 때문입니다.
전략의 대명사인 손자는 물론, 클라우제비츠, 피크 등을 필두로, 나폴레옹, 징기스칸, 히틀러, 로멜 등 수많은 전략가의 기동과 전투 의도를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 뿐인가요. 로마의 한니발, 스키피오에서 그리스 알렉산드로스 왕까지 거슬러 올라갔다가, 근세의 코르테스 남미 침탈을 거쳐 현대 베트남까지 되돌아 와 시대별 다양한 전쟁 상황을 설명합니다. 개인전의 절대고수인 무사시와 최고의 외교관 메테르니히도 인상깊고, 예술가인 히치콕과 달리의 사례처럼 무력없는 전쟁도 간간히 섞여있습니다. 가히 서양의 손빈 선생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이 책의 한계도 딱 그러합니다.
정신없이 읽기에는 딱 좋으나 제목처럼 이 책을 통해 어떤 전략이나 책략을 배우고자 한다면 번지수가 틀립니다.

우선 책의 포지셔닝과 마케팅 전략상, 전쟁 이야기와 실생활의 교훈을 연계하고자 하는 목적 의식이 과잉입니다. 모든 생활의 범주를 전쟁의 연속이라 가정한 부분에 무리가 있습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모든 타자를 잠재의 적으로 규정하는 오류를 낳습니다. 물론 책의 주장처럼 공격당하고 후회하느니 무조건 적이라 가정한다면 안전은 보장 되겠지요. 하지만, 그만큼 삶도 피곤하며 얻을 부분도 작습니다. 특히 선의 기반의 제휴와 시너지라는 관점은 아예 배제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책을 교과서로 전략을 배우고자 하면 문제가 심하겠지요. 상황별로 범주화 했기에 서로 상충되고 모순되어 한몸에 체화되기 힘듭니다. 동서고금의 어느 전쟁 영웅도 몇가지 조합을 궁극으로 잘 다루었지 모든 기술을 다 구사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읽을 때는 신나고 무슨 기막힌 스킬을 얻는 듯 하지만 읽고나서 응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더우기 전체를 관조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응용해서도 안되는 책략들이 많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몇번 언급했습니다만, 두고두고 곱씹어 응용가능하기로 치면 동양의 전략이 갖는 함의와 풍성함을 따라오기 힘듭니다.
결국, 재미난 전쟁사와 인간관계에 대한 방어적 통찰의 습득 정도로 생각하면 이 책을 읽어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리라고 봅니다.
저는 계획과 실제 사이의 간극인 클라우제비츠의 '마찰' 개념과 전략의 '대안' 속성에 대해 숙고해보는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끝으로 이 책의 역자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읽힙니다. 결정적으로 영단어의 strategy를 곧이 곧대로 전략이라 과대포장하지 않고 '기술'이라는 단어로 중화했다는 점이지요. 전체 책의 번역에 신뢰감이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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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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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18개가 달렸습니다.
  1. 저는 48 laws of power, the art of seduction은 읽었는데... 두 권을 읽고 나니까, Robert Green책은 그만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또 나왔군요.
    • 흠 전 그 두권을 나중에 읽어볼까 생각중이었는데, 그다지 괜찮지 않은가 보군요. -_-
  2. e-mart에 갔다가 전시된 책을 보았습니다. 읽고 있는 책 2권 이후에 읽어보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찜해두었지요.

    『[흰개미] 상대가 가진 것을 빼앗기 힘들면 우선 한편이 돼라. 그리고 서서히 차지하거나 빼앗을 기회를 기다리라.』 33가지 중 31번째인 흰개미가 아주 기억에 남습니다. ^^
  3. 흠...inuit님 서평을 읽으니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드는군요. 전 후배가 프린트해놓은 도서 요약본만 읽고 말아버렸는데.....
    • susanna님 취향은 아니실듯합니다.
      다만, 600페이지가 넘는 관계로 요약하면 할수록 원래와 많이 멀어진다는 점은 짚어야겠네요.
  4. 주로 파이어폭스를 쓰시나 봐요? 초록색 인용 부분 앞 회색 두 줄 세로 줄이 파이어폭스에서는 제대로 나오는데 익스플로러에서는 길게 나와서 그 밑의 줄까지 그어지는군요.
    • 쪽집게 도사도 아니고, 어떻게 아셨습니까. >,.<
      파폭만 써서 몰랐습니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재주가 없어서 그냥 blockquote를 빼버렸습니다. 원하던 레이아웃이 아니라 섭섭하긴 하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으니..
  5. 전 전략이라고 붙여진 책은 처음 읽는것이라서 제가 읽기엔 재미 있으나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조금 있었고 덕분에 오랜동안 읽었던 책입니다. 여러가지 실패의 원인을 이 책을 통해 알수 있게 된 점은 읽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제가 볼때는 아마도 전략의 급수때문에 책에 대한 느낌이 다른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략책 처음 읽는 저와 생활 자체인 inuit님. inuit님의 글을 보자면 다른 책이 훨신 더 재미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음엔 저도 동양쪽 전쟁이나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전쟁의 기술에 대해서 어렵게 읽은 여운이 다 사라진 후가 되겠지만요. ^^
    • 상황따라 관심사 따라 달라서 그럴듯 합니다. 전 경영에 활용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다보니 좀 기대에 못미치게 느끼는 것이고, 사례를 범주화하는 정도로 충분히 즐거운 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곁가지 이야기지만, 이 책 읽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군요. ^^;
  6. 좋은글 잘 봤습니다. 눈팅만 하다가 오래간만에 커멘트남겨요^^.
    • outsider님 요즘 좀 뜸블로깅이십니다. ^^
      (플톡 관련한 새로운 블로그가 이올린에 있던데 outsider님 작품인가 모르겠네요.)
  7. 항상 느끼는 거지만 Inuit님의 글이 더 좋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8. 개인적으로는 드러내놓지는 않아도 손자 형님께서 쓰신 글이 가장 가치 있는 조언으로 여겨지더군요. 그에 반해 이 분 책 보면 참 재미있기는 하지만 웬지 세상 사는 게 참 쉬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_-;
  9. 정말... 지키기 어려운 말들은 다 써놨군요. OTL
    전쟁엔 정말 완패할 것 같은데요. ㅠuㅠ
    힘내야지.. 읏차!!
    • 일단 '나쁜 적' 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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