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입니다.
딸이 성남시 주관의 학교대항 육상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멀지 않은 모란종합운동장엘 가야했지요.

저 어렸을 때야 어린이의 생활반경이 넓었습니다만 요즘은 그렇지가 않지요. 예를 들면, 저는 30분 넘는 거리도 걸어서 통학하고, '국민학교' 때도 시내 명동에 차 타고 다녀오고, 중학교는 집에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다닐 정도였지요.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고등학교 아닌 이상 걸어서 10분 넘지 않는 곳에 학교가 있게 마련입니다. 심지어 아파트 단지에 초등학교가 있는 경우도 흔한 편이지요.

그러다보니, 중학생 딸아이 모란구장 보내는 일도 여간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버스타고 몇정거장 가서 모란역 내린 후 5분만 걸어가면 되는 길인데, 설명하면 할수록 아이는 미궁에 빠집니다. 

하긴, 평생 학교는 10분 안쪽 거리를 걸어다니고, 그 이상 거리는 엄마, 아빠랑 차타고 다녔으니 어딘가를 제발로 찾아가는게 흔한 경험이 아니지요. 암만 지도를 놓고 설명해도 의문만 생기는지라, 결국 지도의 거리뷰 서비스로 길을 시뮬레이션 해줬더니 쉽게 이해합니다.
물론, 지도만으로 설명했어도 잘 찾아갔을테고, 심지어 말로만 설명했더라도 어떻게든 찾아갔겠지만, 그 중간의 불안함은 딸이나 부모나 적지 않았을것도 분명합니다.

어찌보면, 세상 좋아져서 갈 길 미리 눈으로 확인하고 출발할 수 있지만, 이처럼 풀 비주얼(full visual)에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이, 나중에 지도를 해독할 수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한자조차 안 써서 잘 못 읽는 아이들이 많은데, GPS와 즉물적 영상이 넘쳐나는 시대에 지도라는 복잡한 상징의 해독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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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레이먼 2010.09.28 12:59

    그렇구보니, 요즘 사람들은 넓은 지역을 가 보긴 하지만, 직접 지도를 들고 걸어서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네요. 걸으면 눈으로 들어오는 것들의 즐거움을 모르고 삽니다.

    말씀처럼 즉물적 영상에 익숙하다보니, 몇 번 운전해서 가 본 지역도 항상 내비에 의존하기도 하죠.

    이러다가 생각이 없는 생물로 전략하겠습니다.

    • BlogIcon Inuit 2010.09.28 22:19 신고

      내비 이야기가 참 공감됩니다.
      내비 쓰다보면 자꾸 내비에 의존하게 되지요.. ^^

  2. BlogIcon LaStella17 2010.09.30 18:01

    저는 길치지만 미아의 공포를 경험한 뒤로는 지도만 보고도 꽤 찾아가요. 요즘은 이것저것 기계들이 많지만 예전에는 지도밖에 없었잖아요. 필요하면 다 하게 돼더라구요;;

    • BlogIcon Inuit 2010.09.30 22:42 신고

      이런.. 큰일날뻔 했군요.
      맞습니다. 필요하고 닥치면 다 하게 되어 있지요. ^^

  3. BlogIcon 격물치지 2010.09.30 18:20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수아는 잘 뛰었나요? ^^

    • BlogIcon Inuit 2010.09.30 22:43 신고

      결승까진 갔는데, 거기엔 체육중 출신들이 나와서 순위를 휩쓸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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