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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2013] 6. 가깝고도 먼 나라 본문
출장이 아닌 여행으로 간 일본은 처음이다.
그 덕에 우리랑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교통비
일본의 교통비는 가히 살인적이다.
택시가 비싼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여행 내내 주로 지하철, 철도,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일간 네 식구가 쓴 대중교통비가 약 $400이다.
물론, 공항에서 시내 이동이 네 번, 근교 도시인 고베나 교토를 다녀온 점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확실히 비싸다.
한구간만 이동해도 170엔에서 220엔 가량하는 물가도 한 몫하고, 같은 도쿄 내 지하철도 JR, 사철 등으로 운영주체가 다른 점도 한 몫했다.
이동이 많지 않아 하루권을 끊건, 매번 끊건 별 차이가 없었다.
현금
신용카드를 잘 받지 않는 일본이다.
출장 때 한번 뜨거운 경험을 해서 미리 현금을 많이 준비했다.
그런데, 교통비를 죄다 현금으로 내고, 가끔 식당에서 현찰 크리 맞으니 나름 넉넉히 준비한 현금이 4일차 쯤 바닥이 나더라.
다른 선진국은 물론, 왠만한 나라 가도 신용카드는 잘 받는데 일본은 그 정도가 심했다.
지갑에 몇천원 안 갖고 다녀도 몇주씩 잘 지내는 한국과 다른 점이 느껴졌다.
또한, 현금 신나게 쓰다보니 카드 안 쓰던 20년전 생각도 났다.
ATM
해외에서 현금이 부족하면 ATM기로 급히 융통이 가능하다.
급할 때 제법 유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은 ATM기로 현금 인출도 쉽지 않다.
몇군데 시도를 했는데, 일본 신용카드만 된다는 안내로 황당했다.
급히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일본 내 ATM 인출은 대략 세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1. 우체국
2. 시티은행
3. 세븐일레븐 (세븐뱅크라는 로고가 있어야 가능)
검색 결과를 갖고 호텔 프론트에 물었더니, 근처에 시티은행이 있어 다행히 급한 현금을 해결했다.
여성 전용칸
오사카에서 일이다.
한번은 지하철 탑승 플랫폼에 내려서자마자 문이 열려 있어 급히 탄 적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자꾸 쳐다 본다.
지금껏 그랬듯 외국인 여행자라서 신기하게 보는 줄 알았다.
그런데, 기차가 떠나서 달리기 시작하는도 멈추지 않는 고요한 눈총이 느껴져서 왜 그런가 봤다.
어라..
기차에 남자가 없다.
아내가 이야기해서 보니, 여성 전용칸이다.
여성 전용칸엔 진짜 여성만 타고 있었다.
나와 아들은 다음 역에서 내려 옆칸으로 옮겨 탔다.
그 곳엔 우리랑 마찬가지로 남성 여성이 다 있었다.
그러면 남성 전용칸도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
아이돌 한류
이 부분은 출장 중에도 느꼈던 부분이다.
생각보다도 일본에서 한류는 그 존재감이 있다.
하라주쿠 같이 젊은이들이 많은 곳에는 한류 아이돌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이번엔 못 봤지만, 예전 도쿄 왔을 때는 지하철에도 빅뱅이나 소녀시대의 공연 광고가 종종 붙어있곤 했다.
맥주
이 부분도 출장 때 많이 느낀 부분인데 이번에 여실히 체감을 했다.
일본 맥주는 참 맛있다.
우리나라 맥주가 맛없는게 첫째 이유지만, 그 자체로 유럽 맥주와 다른 경쾌한 맛이 일품이다.
크리미한 거품과 입맛 살려주는 쌉쌀함이 장점이다.
하지만 더 큰 장점은 다양성이다.
일본 역시 라거 계열이 대종을 이루지만, 지역별로 크래프트 맥주나 에일, 심지어 다크 비어도 풍성하고, 다 맛이 좋다.
반대로 보면, 이 덥고 습한 날씨에 맥주마저 밋밋하면 무슨재미로 살겠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여행 중 지칠 때 한잔의 맥주는 꽤 큰 활력소였다.
덕분에 낮에도 반주로 맥주한잔 하는 일본의 습성이 익숙해져 버렸다.
입장권
한가지 우리나라도 도입했으면 하는 점은 입장권이다.
보통 입장권은 영수증의 의미로 머물기 십상이다.
하지만, 교토의 금각사나 청수사의 입장권은 버리지 않고 기념으로 갖고 싶도록 만들어졌다.
금각사의 입장권은 무슨 부적 같고, 청수사 입장권은 책갈피로 훌륭하다.
유럽에서 간단한 랜드마크 그림이 있는 북마크가 2유로에서 5유로 하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기념품이다.
현대에서 나눠주는 것은 쉽다.
버리지 않고, 더 나아가 지니게 하면 지속적인 메시지를 남긴다.
게다가 이렇게 입소문까지 내게 하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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