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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오피스 책상 위에 향수와 구강 스프레이(mouth freshener spray)를 놓아 두고 있습니다. 낮에 골똘히 생각을 하다가 입안이 텁텁하여 스프레이를 뿌린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향수를 입에 넣고 뿌린거지요. 바로 물로 입을 헹구고, 양치질까지 했는데 어찌나 향수 냄새가 오래 가는지. 기왕 먹은 거 품평을 하자면.. 맛은 살짝 달콤, 쌉싸름한데 향수답게 잔향이 오래갑니다. 그러나 공기가 아니라 비강을 타고 들어오는 아로마는 썩 편안하지는 않습니다. 아울러 페인트를 입에 머금고 있는듯한 풀바디 감이 특징이네요. (차라리, 바뀌어서 구강 스프레이를 손목에 뿌렸으면.. ㅠㅜ)
하나는 외롭고, 둘은 싸우고, 셋은 서열짓기다. -Inuit 최소한 산업에 있어서는 의미있는 명제일 것입니다. 허핀달 지수(Herfindahl index)로 수치화 되기도 하는 과점은, 산업이나 기업의 복리와 생사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입니다. 모두가 독점을 원하지만, 시장은 독점을 흔쾌히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사랑받는 독점기업이라도, 가격과 고객 세그먼트 상 틈새가 항상 있기 때문이지요. 하다못해 공짜 경제학을 전면에 내세워 가격 차별화의 여지를 줄여 놓은 구글조차, 광고, 플랫폼, 서비스 측면에서 수많은 경쟁자들이 생겨나고, 도전하고, 무럭무럭 자라는 형국입니다. 결국, 산업별 최적의 양적 기준은 동태적인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하나의 강력한 사업자가 떠오르고 이에 도전하는 강력한 맞수가 생기고 ..
테헤란의 잠못 이루는 여성들 혹시 '오프사이드'란 영화 보셨나요? 2006년 이란 영화입니다. 전 EBS 채널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가 그 미묘한 매력에 끝까지 보았고, 생각지도 않은 감동에 휩싸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는 무슬림의 독특한 문화에서 출발합니다. 여성은 축구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법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는 열혈 여성 팬들이 경기장 침입을 시도합니다. 남장을 하거나 몰래 들어가는 방식이지요. 여기까지는 의례적인 상상이 됩니다만, 영화는 그 스토리텔링이 치밀하고 정서적입니다. 무척 인상깊었던 것은, 집에서 중계로 봐도 충분한 것을 법규를 어겨가며 현장에서 보는 여성 팬의 그 강렬한 팬심입니다. 잡혀서 보호구역에서 중계를 들을지라도 현장에서 느끼는 감흥을 중시하는 신세대의 정서와 닿아 있습니다..
돈 잘 버는 런던의 금융인이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고 팔며 경제의 새로운 면에 눈을 뜬다. 컨셉이 참 명료하면서도, 흥미진진합니다. 이미 플롯에서 반은 성공하고 들어간 책입니다. 이 책을 사 놓고도 아껴 두었다 휴가 때 비행기에서 읽었습니다. 세계라는 책의 배경과 캐주얼한 전개가 휴가 여행에 딱 맞겠다 싶었습니다. (Title) Around the World in 80 Trades 보이지도 않는 거액을 모니터로 거래하고, 거대한 회사를 서류로 사고 파는 증권과 금융세계. 현대경제의 총아이면서도 지나치게 가상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2008년 세계를 광풍처럼 쓸어버린 서브프라임 모기지 역시 실물 없이 파생상품이 꼬리를 물다가 거품처럼 주저앉은 현대 경제의 병폐를 드러낸 사..
로마 황제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네로로 상징되는 독선, 아우구스투스와 같은 강력한 힘, 그리고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이후의 교황적 지위 등이 퍼뜩 떠오르겠지요. 많은 로마 황제 중 가장 독특한 이가 있었는데, 바로 철학자 황제, 아우렐리우스입니다. 로마의 16대 황제이자 로마 5현제의 막둥이입니다. 진리에 대한 탐구심이 강해서 4번 현제 하드리아누스는 그를 진리를 좋아하는 자, 안니우스 베리시무스 (Annius Verissimus)라 불렀을 정도지요. 심지어 명상록 자체도 로마어가 아니라 외국어인 그리스어로 썼습니다. 책은 '너'에게 귀감이 될말을 조근조근 훈계하고 타이르는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그 대상은 황제 자신입니다. 즉, 스스로에게 보내는 자경문(自警文) 성격이 강하지요. 권력의 정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