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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이 엄청난 책을 어떻게 리뷰할까. 관례를 깨고, 책 읽는 중에 토막 내용을 갖고 포스팅하기도 했던 책이다.책 읽으며 든 감상이 꽤 많은데 그 내용을 다 풀어쓰면 10회 연작은 나올테고, 그럴 여력은 없다. (Title) The price of inequality 이 책은 성인을 위한 '껍데기를 벗고서'다. 내 대학 초년 시절에는, 당연에 가깝게 읽게 되는 몇가지 입문서적이 있었다.고등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세상보는 다른 방법을 제시하는 책들이다.거기서 더 나아가면 운동권 서적이니, 좌경향이 강해지는 책들도 있지만, 입문서적들은 그저 중립적이었고 균형잡힌 관점을 갖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 책은 '시장'을 신성시하는 자유시장주의자들이 지배하는 현실에 대한 강한 경종이다.나 역시 부지불식간에 시장주의에 마취되..
건축과 도시는 일견 유사하나 서로 다른 스케일만큼이나 지향점도 다르다.건축 관련한 책은 몇 권 읽었으나, 도시설계에 관한 책은 접한 적이 없었는데 마침 블로그 댓글로 추천을 받아 읽었다. 책 읽는 동안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받는 느낌도 크게 변화했는데, 매우 독특한 경험이었다. 첫째 파트, 천년 도시, 천년 건축크노소스 궁전, 예루살렘, 이스탄불 등의 기행이다.내가 왠만해서 책 읽다 그만두기를 싫어하는데, 중간에 집어던지려 했다.이유는는 내 기대와의 부정합이다.나는 도시설계 전문가의 통찰, 그로부터의 배움을 기대했다.그러나, 첫머리인 이 부분은 수필 수준에도 못미치는 기행문이다.의식의 흐름에 따른 노년의 굼시렁에 가까운 사변적 이야기, 중언부언에 감정과잉 문장들.거기에 더해 글 자체도 길이니 문체니 모두..
여느 국가와 달리 호텔에 들어가면 빈 냉장고가 맞이한다.층마다 자판기가 있고, 동전만 있으면 물과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참 편하다. 심지어 자판기 옆에는 환전기가 있고 환불요령이나 문제발생 시 대처방안이 상황별로 매뉴얼이 붙어 있다. 화장실은 비데와 건조기가 곳곳에 있어 우렁각시가 관리하듯 인적없이 깔끔하다.정말 기계의 나라다. 그런데, 참 사람냄새 없다. 호텔 직원과 시답지 않은 농담 주고받기나길에서 마주치는 우연의 대화에서 예정되지 않은 의외의 정보를 얻을 일도아니면 그냥 몇마디 나누고 흐뭇한 미소로 돌아설일도 없다. 점심시간에 전선의 참새처럼 줄지어 혼자 앉아 밥먹는 직장인들을 보면 눈물나게 가엽기까지 하다.무슨 재미로 살까 궁금하기도 하다. 꼭꼭 눌려진 극저 엔트로피의 사회같다.그 ..
한때 통섭이 유행했었다. 제 과학을 통합하여 인간사의 비밀을 푼다는 것은 분명 근사한 일이다.하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르네상스형 인간이 사라진 시대에 여러 과학을 통합하여 진리를 탐구하기엔, 지식이 넘쳐난다.대학도 그 준비가 안 되었고, 설령 천재가 있다손쳐도 주어진 시간 내에 섭렵할 지식이 너무 많다. 하지만, 통섭적 연구는 그 거품이 걷힌 지금도, 물밑에서 조용히 진행 중이다.'통섭'의 저자인 에드워드 윌슨, 그에게 강하게 경도된 저자는 뇌과학에서 출발해 인류사적 입장에서 전환기의 상황을 진단한다. (Title) The watchman's rattle 책의 주장은 명료하다. 인류의 역사를 볼 때, 절멸에 가까운 파국이 생길 때는 패턴이 있다는 점이다.첫째, 어떤 문명이 성공에 도움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