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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이성복 아포리즘
이성복, 2001 격언이나 경구란 말 대신, 아포리즘이라는 생경하고 다소 나른한 어감의 짧은글 묶음입니다.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못한다. 상상력 풍부하고 절제감 단단한 부제에 이끌려 덜컥 질렀는데, 이런 보석같은 문장을 만나려면 잔디밭에서 보물찾듯 상당한 공을 들여야합니다. 짧더라도 내재된 내러티브와 미장센이 있는 시와 달리, 맥락이 흩날리는 문장들 묶음이기 때문이지요. 심하게 압축된 추상적 시의 난해함과는 또 다른, 용도가 다른 퍼즐 조각들인데다가, 나머지 퍼즐 피스는 아예 없으니 그저 문장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연, 저자의 습작 낙서장이라 보면 딱 맞습니다. 세공한 후 딱 맞는 목걸이에 끼우기 전 초벌 가공된 원석들을 그러모아둔 상황이니까요. 이리보면, 저자가 사유를 개발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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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7. 13. 0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