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우디7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장면 #1 대학수업에서 묘지 정문을 설계하라는 과제가 나왔습니다. 한 학생이 작업을 시작합니다. 우선 묘지까지 이르는 길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 영구차와 상복을 입은 사람들을 그려 넣고, 커튼처럼 물푸레나무로 길 주변을 두른 뒤에 회색빛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그려 넣었습니다. 장면 #2 현대 건축 5원칙을 만든 르 코르뷔지에가 직접 설계한 롱샹 성당은 곡선의 유려한 외관은 물론, 경사면을 이용해 포용적인 느낌을 주고, 은은한 빛이 성당 내부를 감도는 성스러운 분위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 곳은 관람객만 가득하고, 롱샹의 주민은 그 밑 다운타운의 평범한 다른 롱샹 성당에 다닌다고 합니다. 장면 #3 당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는 서울 소재의 명문 대학입니다. 지방 출신의 학생도 많아 기숙시설이.. 2021. 2. 6.
[Barcelona 2010 Nov] 12. A short trip to Montserrat 바르셀로나에만 내내 머물러도 충분히 좋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습니다. 인근의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 그리고 카탈루냐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보조교재입니다. 예술가의 미학적 영감, 그리고 카탈루냐 민족정신의 허브라는 두가지 키워드가 몬세라트를 감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몬세라트는 서울의 국철 1호선과 유사한, R5로 닿을 수 있습니다. 출발은 스페인 광장 옆 Espanya 역입니다. 자판기에서 표를 사야하는데, 알고 보면 쉽지만 처음 가면 헛갈립니다. 내리는 역이 수도원 역(Monistrol de Montserrat), 아에리 역(Montserrat Aeri) 등에 따라 교통이 푸니쿨라르(funicular 등산열차), 케이블 카로 나뉘고 다시 어른요금, 아이요금 등등이 있어 메뉴가 복잡합니다. 다행.. 2010. 12. 3.
[Barcelona 2010 Nov] 9. Guell Park 유럽 모든 도시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 바르셀로나입니다. 가족 첫 유럽여행을 스페인으로 오게 된 이유기도 하지요. 전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도 갔지만, 제가 가족에게 가장 바르셀로나다운 곳으로 보여주고 싶은 장소는 구엘 공원입니다. 아침 먹자마자 바로 향했습니다. 구엘 공원 가는 방법은 메트로 L3 Lesseps에서 걸어가면 됩니다만, 구엘공원의 정문으로 들어가 순차적으로 보겠다는 생각만 포기하면 더 쉬운 길이 있습니다. Lesseps 다음 역인 Vallcarca에서 내리면 공원 옆구리입니다. 그리고, 주민들을 위한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서 바로 구엘공원 정상까지 이어집니다. 즉 공원의 가장 후면인 정상에서 공원 정문까지 내려오면서 일반 관광객과 반대의 순서로 보게되지요. 이러면, 우선 체력소모를 .. 2010. 11. 27.
[Barcelona 2010 Nov] 8. Gaudi & Picasso 바르셀로나 도착 후, 숙소에서 짐 풀고 가장 먼저 가본 곳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El templo de la Sagrada Familia)입니다. 아직도 건설중이란 사실 자체가 관광거리인 레전드급 성당입니다. 매표소 입구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문이 수난의 파사드입니다. 단순하고 힘있는 직선이 특징입니다. 예수의 수난을 형상화 했습니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오색영롱한 빛이 감돕니다. 강한 스페인의 햇살에 스테인드 글라스를 대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인 성당은 짙은 스테인드 글라스로 실내에 필요한 최소 광량만 확보하지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수채화처럼 환하고 맑은 빛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아름드리 기둥이 빽빽히 있습니다. 폭에 비해 높은 건물이라 기둥과 아치의 구조적 지지능력이.. 2010. 11. 26.
[Yangyang 2010 Summer] 태양의 바닷가 휴가 다녀왔습니다. 양양 쏠비치는 꽤 아름다운 리조트입니다. 다소 국적 불명의 이름을 지니고 있지만, 태양(sol)의 해변(beach)이라는 이름에 부합합니다. 시원한 바다를 앞에 두고 언덕위에 지은 지중해 풍의 건물들은 햇살을 받을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니까요. 쏠이라는 접두어를 가진 리조트가 표방하듯, 전체 컨셉은 스페인 풍입니다. 실제로 스페인 남부 해안을 태양의 해변(costa del sol)이라고 부르지요 그 중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건축가 가우디에 대한 헌정과도 같은 조경입니다. 호텔인 라 오텔(La Hotel)은 카사 밀라(Casa Mila)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곳곳의 터널과 벤치는 구엘 공원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트렌카디스 양식의 벤치와 도마뱀까지 상징을 그대로 차용했지요. .. 2010. 7. 25.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출장에서 돌아와 인천공항에서 수도권으로 접어들때 즈음 항상 마음 답답한 부분이 있습니다. 고속도로 양 옆을 가득 메운 개성없이 시들한 아파트, 일률적인 색감, 문자 가리면 일본인지 중국인지 애매한 특성이 버무려져 무개성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건물 하나하나를 조각처럼 깎아내린 유럽의 건물에 굳이 비교하진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건축은 용도만 있고 예술은 없는걸까요. 고대 한국의 미감은 근대화의 효율성 앞에 영원히 단절되는게 마땅할까요. 이런, 제 의문에 대해 답을 준 이는 가우디입니다. '아니다. 도시 미감은 구성원의 노력이지, 운명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말해주었습니다. 돈을 많이 쓰지 않아도, 한명의 창의가 도시 경관을 바꾸고, 사는 이의 정서와 방문자의 감동을 줄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가우디.. 2010.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