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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이탈리아는 좋아하지만 이탈리아 시스템은 싫어합니다. 예전, 가족 여행 때 황당한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대중교통이 파업해 점찍었던 여행 지점을 포기하고 종일 걸어 다녔다든지, 당연한 기차표 환불을 안해 줘 줄만 두어시간 서고, 돈 날리고 마음까지 상했다든지, 로마 패스 사는 곳을 물어보면 열이면 열명이 모르면서 아는 척 알려줘 한시간 반을 떼르미니 역 돌아다니며 시간 낭비했다든지 등등이죠. 이탈리아 사람들의 기질과, 엉성한 시스템 덕에 이탈리아 여행의 기억은, 아름다운 풍광 속 진땀나는 경험입니다. 이탈리아 재방문 생각도 없었죠. 그러나 이번 여행은 한달 살기 하는 형님 누나네 방문하는 목적이라 목적지는 토스카나 산골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피렌체로 들어가 1박 후, 볼로냐 가서 1박, 다시 피렌체로 돌아..
(부제) 건축가 정태남의 이탈리아 음악 여행 박종호의 황홀한 여행을 빼 닮았다. 이 책이 박종호보다 먼저 나왔으니 카피캣이란 소리는 당연히 아니다. 두 책의 시각이나 모티브 그리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꼭 닮은 건 사실이다. 박종호가 정태남에게서 영감을 얻었든, 클래식이 건축가와 의사를 이탈리아로 이끌었건간에. 굳이 비견을 하자면, 나는 정태남을 더 재미나게 읽었다. 이탈리아에서 건축학을 한다는 그 자체로 이미 한수 먹고 들어갔다. 건축과 음악이 공유하는 미학은 물론, 언어 자체를 이해하는 상태에서 사물을 보는 폭넓은 관점까지 풍성한 재미를 제공하니 말이다. 예를 들면,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성당은 건물 자체가 음악의 구성요소이다. 빌라르트와 그 제자들은 산 마르코 성당의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작곡을 했다...
강대리, 국수 언제 먹게 해 줄거야?이 한마디에 담긴 뜻을 모를 한국인이 있을까요. 결혼잔치를 의미하는 국수. 그런데 왜 국수는 잔치의 상징이 되었을까요. '면식수행'이라하여 폐인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지는 요즘 국수의 지위와, 피로연에 의례적으로 나오는 퉁퉁 불은 미지근한 국수가 갖는 의미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주중 열끼 중 네댓번은 면을 먹고, 주말 한끼는 꼭 라면을 먹어야 하며, 한달에 한 번 이상은 짜장면을 먹어줘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국수애호가인 저로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누들로드(Noodle road)는 단순히 국수를 다각도로 조명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국수의 발원에서 국수의 전파경로, 각 문명에서의 변용과 문화사적 의미를 찾는 방대한 문화인류학적 보고서입니다. TV 다큐멘터리로 뚜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