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지난 인도 출장 길에 무슨 책을 읽을까 생각하다, 인도의 정신이라는 바가바드 기타를 선택했다.


출장 준비가 바빠, 인터넷으로 주문한 후 받자마자 여행 짐에 쑤셔 놓고 비행기 탑승. 이륙 후 첫장을 들쳐보고는 아차 싶었다. 이 책은 바가바드 기타가 아니라, 바가바드 기타에 대한 강연을 녹취한 책이었다. 

가급적 원전을 읽고자하는 나에게, 역자의 해석 따위가 무슨 관심이겠는가? 실수는 실수고 어차피 기내에서 읽을 것도 없으니 소일하듯 한 두 장을 읽었다. 

그런데, 생각과 다르다. 

흘리듯 들은 역자 이현주 목사의 내공은 대단함을 지나 경외스러웠다. 거미줄로 책을 들어올리듯 세심하게 하나하나 원뜻을 살펴 번역한 번역가로서의 지극한 공은 기본이다. 더 나아가 인류 보편의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인도의 지혜를 대하는 그의 식견은 기독교에 속박되지 않되 기독교의 맛을 더 잘 살리고 있다. 사실, 말이 목사지, 해탈한 영혼이자, 구루이며, 랍비거나 고승으로 스승되는 사람이었다.

사실 이 책의 지향점은 바가바드 기타가 아니지만, 그래도 바가바드 기타의 핵심은 무엇인가? 이 목사는 말한다.

"손가락이 따로 떨어져 손가락인가. 
몸 어느 한구석이 따로 의미가 있는가. 
온 몸은 한몸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유가 없는 상태에서 온전한 진리, 아트마를 찾는 일, 
바로 그 아트마가 진정한 신이요 진리이다."

그 외에 인도 철학적 개념에 대해 배운 점이 많다.
-달마(dharma)는 법(法)이자 길이다. 의무이되 운명애(amorfati) 같은 개념이다.
-샹키아가 일회성 知라면 요가(yoga)는 반복적 習이다.
-흔히 업이라하는 Kharma는 의도와 목표가 중심잡고 있으며, vikharma는 결과에 초연한 행동이다. 아예 무위하는 것은 akharma다.

인도법인에서 직원들 회식 시켜줄 때, vikharma와 akharma에 대해 모호한 점을 좀 더 명확히 물었던 것 같다. 업무 보고 때 위축되었던 로컬 직원들이 한껏 신이 나서 떠들면서도, 멀리서 온 보스의 따뜻한 관심에 존경심을 표하던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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