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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 Peters

원제: Re-imagine!


다른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 범상한 책이 아닙니다. 파격적이지요. 디자인 뿐 아니라, 문체도, 주장도 그렇습니다. 기존의 관념을 다 버리고 새로운 사고의 틀을 갖자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선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컨대, 톰 아저씨가 줄기차게 공격하는 기존의 관념들이란게, 전략적 계획, 품질, 지속가능한 경쟁우위 (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 등입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격하기는 쉽지 않지요.

그래서, 첫머리부터 Al-Qaeda의 게릴라 전술이 거대한 미군을 이긴 사례로 시작합니다. 끊임없이 기존의 관념을 파괴하도록 자극합니다. 통상의 관리업무를 칭하길 '이윤을 빨아먹는 기생충'이면 말 다했지요.

톰 아저씨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새로운 사고의 틀은 무엇일까요.
서비스가 아닌 솔루션을 제공하고, 다시 솔루션을 넘어 경험을 제공하라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책에서도 신경쓰듯 디자인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누누히 강조합니다. 디자인은 영혼의 거처이니말이지요. 궁극적으로 이러한 총체적 경험으로 구축될 기업의 유일한 의미있는 자산은 브랜드라는게 결론입니다.
시장측면에서는 여성과 노인이라는 숨겨진 거대한 인구집단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두가 열광하는 Wow 프로젝트를 개발하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리더가 해야할 단 하나의 임무는, 변화를 명령하는게 아니라 변화를 주도할 사람을 찾고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거라고 강조합니다. 조직 문화는 보스가 행하는 게임의 일부가 아니라 게임 자체라고 단언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인재 관련한 주장은 새겨둘만 합니다. 먼저 지식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더 증대되어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사실 물리적 힘이 더이상 큰 의미가 없다면, 창의성과 관계관리에 타고난 선수인 여성이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급증하고 있는게 사실이니까요. HR 부문은 여성들이 장악할 날이 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말하는 장점은 이만하고, 책의 단점을 말해볼까요.
한마디로 피곤합니다. 파격적인 레이아웃은 좋습니다만, 텍스트와 백그라운드, 이미지가 뒤섞여 가독성이 떨어져 시각적으로 피곤합니다. 이건 제가 까다로와 그렇다고 해도 좋습니다. 지나치게 수다스러운 사이드바의 각주로 주의가 분산되어 진도가 느린 점도 대범하게 무시하면 별 일 없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소리치고 (shout) 욕하고 힐난하는 목청이 책 내내 이어지다보니, 하이톤의 히스테리를 내내 들어준 기분이 들어 정신적으로 피곤합니다. 물론 중간에 배운 점이 더 많지만 지속적인 하이톤은 결국 모노톤아니겠습니까. 좀더 학문적으로 말하면, 사고의 틀을 깨기 위해 일부러 극단을 택해서 생기는 bias를 소화하기 위해 독자가 balancing에 소요하는 정신적 노고가 만만치 않다는 뜻입니다.

전반적으로 평하자면, 이 책은 경영하는 사람들을 위한 두뇌의 마사지라고 생각합니다. 과격하게 고정관념을 두들기지만 결국 사고도 말랑말랑 유연해지고 창의의 순환도 잘되니 말입니다. 다만 자주 과하게 사용하면 멍이 들지도 몰라요.

이 글은 susanna님과 사전 약속하에 진행한 동시 포스팅입니다.
이 포스팅이 공개된 정확히 같은 시점에 susanna님이 읽으신 '미래를 경영하라'가 공개됩니다.
책의 내용이 매우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있어 각자 느끼는 감흥이 다르므로, 두 글을 함께 읽으시면 매우 흥미있는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susanna님은 이미 잘 알려진 블로거이지만 간단히 소개하면, 현재 주력 매체의 문화부 기자시고, 문화 관련한 MBA를 이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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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3 , 댓글  22개가 달렸습니다.
  1. inuit님의 차분하고 균형잡힌 글을 읽으니 제 호들갑이 민망해지는군요.^^; 역쉬 깊이 꿰뚫는 고수의 서평이십니다!
  2. 수잔나님 글을 본 뒤, 이누잇님의 글을 읽습니다. 신선한 시도! 좋습니다. 언제가는 저도 끼워주시길...글을 쭉 읽고 이런 말이 떠오릅니다. '신화를 만들지 말고, 신화가 되라'
    • 이게 말입니다..
      보는 사람이야 심드렁하겠지만 하는 저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어제 글을 퇴고하여 걸어놓고 어찌나 susannna님의 관점이 궁금하고 기다려지던지. 그리고 글이 동시에 뜨자마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대했던 단아한 글을 볼때 그 쾌감도 만만치 않아요.

      다음에 기회되면 미래도둑님도 같이 해요. ^^
  3. 오오. 두분다 멋집니다. 그렇지만 저는 Inuit님의 글에 길들여져버린것 같습니다. -_ㅜ
    wow프로젝트!! (이wow가 그 wow는 아니지만 낯익은 글자가 들어가 있군요 크크) 저도 HR부서로 옮기고 싶습니다. ㄱ-
    • 그러고보니 엘윙님이 올해 wow.. 프로젝트 열심히 했었지요 정말. ^^;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십분 활용할 분야를 생각해 둘 필요가 있어요. HR도 좋은 후보겠어요. ^^
  4. 아부성 발언이 아니라..
    정말 주옥같은 표현들이 많네요.
    책의 장단점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도 배울 점이구요.
    하나하나의 포스트에 심혈을 기울이심이 저와 대조적이라.. 쩝..
    암튼 올 해 한해 쭉~~ 팬이 될거 같은 예감이군요.
    • 올해 일이 더 바빠져서 블로깅하기가 무척 힘든 상황인데, 민재님 같은 분이 계셔서 아예 끊지는 못할듯 하네요.^^
      어쨌든 고맙습니다.
  5. 두 분의 리뷰 모두 잘 봤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이누잇님의 글발이 더 친숙합니다..^^
  6. 지난 해 말 저도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이누잇님의 서평처럼 경직된 사고를 가진 사람의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하기 위해서 예컨대 선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방,할(몽둥이로 두들기거나 고함치는 것)'의 기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꾸 기존 사고체계를 부정해보게끔 자극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책의 편집은 이 분이 본문에서 대단히 중요시하는 '하이퍼텍스트' 개념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하이퍼텍스트에 해당하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여기에서 점선을 끌어다가 좌우의 여백에 연관된 내용을 적고 있는 것입니다. 형식상으로는 꽤 과감한 변화를 준 것 같지만 사실은 책이라는 매체의 한계로 인해 과거의 각주 개념을 약간 확장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정한 하이퍼텍스트라면 밑줄이 여러 단계로 계속 꼬리를 이어야겠지요 ^^ 여하튼 산만한 느낌이 나는 편집이지만 책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이해하겠다는 부담감을 버린다면 편한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피곤하지 않을 수도 ^^) 책이 출간된지 몇년 지난 터라 이미 신선함이 조금 떨어진 감은 들지만 그래도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 동감합니다.
      하이퍼 텍스트 형식 자체는 실험적이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문제삼는 부분은 가독성입니다. 배경색에 글자가 파묻혀 안보이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시각적으로 피곤하던걸요.

      이책의 독법은 말씀처럼 띄엄띄엄 손가는대로 읽는게 맞을듯 해요. 저도 주위 분들에게 그렇게 권하고 다녔지요.
  7. 두분 덕분에 읽을 책 리스트가 계속 길어지네요. ^^;
    • 그래도 따로 따로 리뷰하는거 보다 몰아서 하는게 좀 간소하지 않을까요. ^^;
      도도빙님, 방문 감사드립니다.
  8. 저는 followship이 많은 사람이라 리더에게 이 책을 권해야겠군요~ ^^
    더불어 그런 리더를 만들기 위해 저도 이 책을 읽어야겠어요.. :)
    • grace님도 리더이신걸로 글을 읽은적이 있는데.. ^^
      좋은 리더도 되시고, 상사를 좋은 리더로 만들기도 하세요.
      건승을 빕니다.
  9. 저도 이책을 읽었습니다.
    톰 아저씨가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워낙 버럭버럭하셔서 멋졌지만..
    빨간색 바탕에 검은색글씨를 쭉 끌어당겨서 주석이 달려있는 구조는 눈이 아팠어요.. ^^
    • 흥미로운게, 구매 전이나 독서 전에는 눈을 확 당기는데, 정작 읽을때는 피곤하지요. 책만드는 패턴이 비슷한 이유가 가독성을 고려하는 연유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와 책읽는 분야가 비슷하신가봐요.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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