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이폰4를 장만했다는 건, 딸에게 아이폰 3Gs가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_-

우리집 교육 방침상, 아이에게 주긴 워낙 고가의 장비인지라 미션을 수행해야 합니다. 프리 미션으로 학교 성적을 올렸고, 선물 받은 후도 포스트 미션이 있습니다. 

바로 쓰던 아이팟을 파는 거지요. -_-

미션의 조건은 원가 12만원입니다. 즉 12만원보다 많이 받는 만큼은 딸이 수당으로 가져갑니다. 못 팔면 12만원을 내놔야겠지요. 6개월도 안되는 새 제품인지라 시세 보면 18만원 남짓 하는듯 하지만, 친구에게 시세대로 다 받긴 어렵고 알아서 팔도록 했습니다.

누가 살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판다고 입소문 내자마자 바로 두명이 비딩(bidding)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중간에 이리저리 딜이 깨질랑 말락 하다가 며칠 후 결국 팔았나 봅니다. 

최종 딜은 16만원. 미션 성공한 아이에겐 뿌듯함이 넘쳐났습니다. ^^ 하긴, 연말 전에 매출 목표 달성하고 인센티브까지 두둑히 받았으니 기분 좋은 일이지요. 

사실 돈도 돈이지만, 만원 한장 벌기가 쉽지 않음을 깨닫기도 바라고, 팔고 사는 세상 공부하라는 뜻이 큽니다. 또 한가지는 제 철학이기도 한데, 안 쓰는 전자제품 누구라도 쓰도록 안 쓰는 물건은 세상에 돌려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짜로 주는 한이 있어도 집에서 썩히느니 누군가가 썼으면 좋겠습니다. 회사에서 전자제품을 만들다보니, 제품 하나 만드는데 들어가는 많은 이의 고생과 열망을 잘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연말도 다가오는데, 다들 매출 목표는 잘 되어가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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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20개가 달렸습니다.
  1. 정말 훌륭하신 아버님이군요. 많이 배워갑니다.
  2. 글쎄요. 이번 건 잘 모르겠습니다.
    저 같으면 '교환'이 아니라, 친구들에게 절실한 '이유'를 들은 후에 '주는' 쪽으로 하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더구나 이미 미션을 잘 수행한 후이니까요). 쓸모 없어진 물건을 화폐와 일대일로 '교환'하는 건, 사실 인류사에서도 아주 최근에서야 생긴 독특한 현상입니다. 어차피 인생에서 배우게 될 걸, 좀 더 다른 걸 가르쳐주셨으면 좋았겠다 싶네요, 이번 건은. 그냥 지나가다 쉽게 하는 소리입니다.^^ (제 내년 매출목표는 14%가 올랐습니다. 출판업계 전체는 초불황인데 말이지요. 스스로의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줄은 알지만 억울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군요.)
    • 음...'주는 쪽'으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방향으로 했을 경우 조금 곤란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거래 당사자 간에 정정당당(?)하게 거래하는 경우는 아쉬움이 남을 순 있어도 다른 감정은 없겠지만, 여러 친구들의 사연을 듣고 그중 한명에게 줄 경우 친구 간에 서운함이라던가 하는 감정 상의 문제가 남을 수 있을 것도 같아서요. 물론 그런것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그건 아이들 사이에선 좀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네요.^^
      (더불어 월급쟁이라고 매출 목표 같은 건 생각하지도 않고 살았는데 이제부터라도 매출 목표를 고민해봐야겠습니다^^)
    • rudra//
      일단 물품값이 아이들 수준에서는 보통 비싼게 아니라서요..
      우리 아이도 아이팟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냥 주라고 하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

      라딘//
      그 말씀도 일리가 있네요. 그냥 듣고 주면 못받은 친구 여럿이 많이 섭섭하겠네요. ^^
  3. 언제나 자녀분의 인생을 충분히 배려하고 계신 미션수행 대단하십니다.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지 제가 더 궁금해지네요 ^^

    문듯 Inuit님이 그런 교육을 받으신 것에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으신 것인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한 교육인지 궁금하네요?
    • 저도 아버지로부터 다양하고 자상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지금의 방법론은 제가 살면서 자꾸 만들어내긴 했습니다만, 기본 철학은 저희 아버지께 물려받은 겁니다. ^^
  4. 애 앞에서 원가 계산하는 애비나 그거 팔아먹고 시세 좋게 팔아먹어
    좋아하는 애나 참 보기 좋네요..
    • 당신 말투보단 뤌씬 보기 좋네요.
    • 김성지//
      여긴 와서 글싸질러도 그리 재미난 곳이 아닐텐데요..
      멀리까지 와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

      이민지//
      고맙습니다. ^^
  5. 나빠보이지 않는데요. 자립심을 키워주는데 좋다고 생각합니다. 왠지 우리 딸들한테 미안하네요...
    • 제 딸이 자립심이 많이 필요해서 좀 자극을 주고 싶었습니다.
      가볍게라도 따님과 함께 시도해보세요. ^^
  6. 여행은 잘 다녀오셨는지요?
    항상 가족과 함께하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물론 Job에도 열정적이시고요. 가끔 자기 관리가 철저한분같다는 느낌?. 저와 같이 일하시는 마흔중반을 넘으신 분이 있는데 그분도 군장교출신인데 자기관리하나 만큼은 끝짱(?)입니다. 제가 옆에서 많이 배우곤하죠. 오늘도 InuiT님 통해서 또한가지를 배우고 갑니다. 감사^^
    • 네.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삶이 짧잖아요. ^^
  7. 유럽은 잘 있던가요?^^
    진즉 알았으면 제가 콜~~하는 건디요..
    그렇지 않아도 학원 안 가는 큰 아들이 인강 덩생들 순서에 밀려 인강 듣기에
    곤란을 겪는다능..ㅋㅋ

    무엇인가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심에 감동이 밀려오는 아침입니다..^^

    건강한 오늘 되세요~~~
    • 네. 유럽이 잘 있더군요.
      유럽의 토마토들이 토댁님께도 안부전해달라고 합니다. ^^

      아... 진즉 알았다면 저도 그게 좋았을걸 그랬습니다.
      포스팅해볼까 하다가 딸아이 내공 쌓기로 마음을 바꿨는데.....
  8. 정말 훌륭하신 아버지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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