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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버는 런던의 금융인이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고 팔며 경제의 새로운 면에 눈을 뜬다.
컨셉이 참 명료하면서도, 흥미진진합니다. 이미 플롯에서 반은 성공하고 들어간 책입니다. 이 책을 사 놓고도 아껴 두었다 휴가 때 비행기에서 읽었습니다. 세계라는 책의 배경과 캐주얼한 전개가 휴가 여행에 딱 맞겠다 싶었습니다.

Coner Woodman

(Title) Around the World in 80 Trades

보이지도 않는 거액을 모니터로 거래하고, 거대한 회사를 서류로 사고 파는 증권과 금융세계. 현대경제의 총아이면서도 지나치게 가상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2008년 세계를 광풍처럼 쓸어버린 서브프라임 모기지 역시 실물 없이 파생상품이 꼬리를 물다가 거품처럼 주저앉은 현대 경제의 병폐를 드러낸 사례이지요.

우연히 실크로드에서 과거에 세계 경제를 움직였던 무역상들의 활동에 착안해 저자는 실제로 현대판 실크로드를 구상합니다.수단의 낙타를 사서 이집트에 팔고, 다시 잠비아의 커피를 사서 남아공에 팔고, 남아공에서는 와인과 칠리 소스를 사서 중국과 인도에 파는 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가혹한 낙타상인과 피말리는 흥정도 하고, 밤새 고기잡이 나가 150엔을 벌었지만 손해보지 않은 것에 행복해합니다. 물론, 와인이나 계절상품을 통해서는 큰 돈을 벌기도 하지요.

사실 상거래가 포함된 여행기라 해도 좋을만큼 가볍고도 잘 읽히는 책이지만, 그래도 굳이 따지면 배울만한 진리가 많습니다. 협상을 잘 알아도 현장에서의 흥정은 또 다른 맥락이 있다든지, 브랜드를 통해 부가가치를 낸다든지, 현금흐름이 나쁘면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는 평범하지만 귀한 교훈들 말입니다. 사실, 배워서 아는 진리도 거리에 나서면 새로 겪으며 다시 체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자 역시 책상의 지식을 거리에서 다시 지혜로 터득해 나갑니다. 그리고 목표한 수익을 올리고 영국으로 귀환하지요.

물론 이 숨가쁜 여행의 결정적 차별성은, 저자가 막다른 골목에 부딪힐 때마다 기가 막히게 나타나는 현지 전문가입니다. 처음에는 저자의 인맥이 그만큼 좋은가보다 했는데, 그 지역적, 구색적 방대함이 엄청나, 과연 젊은 런더너가 쉽게 쌓을만한 네트워크인지는 신뢰가 안 갑니다. 출판사나 방송사 같은 네트워크의 허브가 있다면 모르겠지만요.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고전을 패러디한 제목만큼이나, 책은 매끈한 상업적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마시멜로 식의 내용보다 과한 포장이란 뜻은 아닙니다. 얄미우리만치 정교하게 편집되고, 적절히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어 읽기에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묵직한 경제와 시장원리에 대해 직설적인 접근을 합니다. 마치 요즘 드라마들이 상업적 공식으로 투박함 없이 만들어지지만, 그래도 재미나서 몰입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게다가 저자는 같은 내용을 방송 컨텐츠로도 만들어 부와 명성을 쌓았지요. 국제적 보따리 장사를 통해 번 2만5천 파운드의 몇 십배는 벌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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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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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후후후 잘난 사람은 뭘해도 잘하는 군요. 문득 신신애의 노래가 떠오릊니다 ㅋㅋㅋ
    긴 연휴입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2. 저도 케이블TV를 통해서 접했는데,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현대에도 저런식의 직접 상거래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구요. =)
  3. 아.. 전 이거 보고 나도!!! 나도 장사!!! 라고 외칠려다가
    마지막 줄을 보고 아.. 될사람만 되겠거니 OTL 하고
    포기했습니다 ㅜㅜ;;

    덧 : 오랫만의 덧글이지요? 글은 항~~~~~~~~상 보고 있습니다 ^___^;
  4. 장바구니에 넣어둔 후 와닿는 서평이 없어서 구매를 망설이던 책인데,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지는군요. ^^
    • 네. 재미있어요 일단.
      시간 아깝지는 않습니다.
      근데 제이 키우고 게임도 해줘야 하시는데 너무 바쁘셔서.. ^^
secret
당신은, 왜 공부하십니까?

히로나카 헤이스케

수학계의 노벨상이라는 필즈 상(fields medal)을 수상한 일본의 수학자 히로나카 씨의 명저입니다. 공부는 너무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생각들하고, 다 이유는 있지만, 그래도 왜 공부해야 하냐 물으면 똑부러지게 그자리에서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히로나카씨는 잘라 말합니다.
공부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지식은 왔다 가더라도 지혜는 남고, 그 지혜가 스스로를 인도하기 때문일겁니다. 그리고 그 지혜를 얻고자하는 목표도 개인적 꿈과 연결하면 의미가 크겠지요. 이렇게 목적을 명확히 한 후에 공부에 임한다면, 그 자세도 다르고 마음가짐도 다르겠지만 결정적으로 공부의 방법도 달라질겁니다. 수학 문제집 몇페이지를 푸는게 목적이 아니고, 방정식의 원리를 이해하는게 목적이 되니 말입니다.

실제로 히로나카씨는 어려서는 유년학교 입시도 떨어지고, 고등학교 때까지는 음악한다고 심취해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버지는 아들에게 장사를 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입시공부를 방해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쿄토 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13일 배타고 시애틀 도착해서, 3일간 기차타고 보스턴 도착하는 시절)에 유학하며 자신의 특이점 해법을 이룹니다. 그리고 삼십살 전후의 천재들이 수상하는 필드상을 연령 제한인 40살 이전에서야 가까스로 타지요.

히로나카씨의 공부 방법론 중 제 스스로의 용도를 위해 정리한 부분을 공유합니다.
  • 가까운 데서 존경할 만한 사람을 고르고 그를 배우려 노력하라.
  • 공부는 사고력이 목적이다. 많이 배우고, 많이 잊고, 또 배우자.
  • 공부의 요체는 인내력이다. 끈기있게 장시간 집중할 수 있는 사고력이 중요하다.
  • 배움이 어느 정도 차면, 창조의 국면으로 진행하라.
  • 소박한 마음을 잃지 않는게 창조의 기반이다.
  • 소심심고(素心深考)다.
  • 인생의 목표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공부는 어떤 의미인지 사색하라.
  • 니즈(needs)는 외부적 필요고, 원츠(wants)는 내적 필요다. 원츠에서 출발하라.
  • Sleep with your problem
  • 이학(耳學)은 귀동냥이다. 여러 사람에게 직접 묻고 배워라.

공부는 평생 하지만, 굳이 공부론을 다시 배울 필요는 없는 제가 책을 읽고 정리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 책은 격물치지 아저씨가 제 아들에게 선물한 책이지요. 평생 중요성을 띄는 공부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권유이자 무언의 조언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고, 저도 아이와 대화하기 위해 따라 읽었습니다.

여러분, 왜 공부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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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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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6 , 댓글  40개가 달렸습니다.
  1. 재미있는분야는 공부 자체가 즐겁더라구요. 즐거운 분야를 더 발견하기 위해 여러 분야를 공부합니다 ^_^
    • 그 자체를 즐기는 마음도 소박한 진심이라고 생각해요.
      즐기지 못하면 breakthrough도 없는듯 하구요.
  2. 저에게 있어서 공부라는건

    무지를 없애기 위한 수단!

    또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도 필요하지요 0ㅅ0
  3. 돈줄이라서? ^^;;;
    여기 달릴 답변 중 가장 보통사람의 답변이라고 자부해봅니다. *^^*
    공부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 중 하나가 아닐까합니다. 공부라고 이야기 하면 먼 이야기 같지만 알고자함혹은 이루고자함이라는 인간의 욕망을 이루어지게 하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잖아요. ^^ 뭐, 역시 제겐 돈줄이 답입니다만.. ㅋㅋ
    •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답이군요. ^^

      인간 뇌의 도파민 시스템은 호기심을 충족해야 살게 되어 있지요. 다만, 공부 시스템이 재미없어서 싫어하는 사람이 많을 뿐이에요. 그러다보면 돈줄도 되겠지요.
  4. 10년이상 다른건 안해보고.. 공부만 하다보니 할줄아는게 공부 뿐이라서 하고있습니다^^

    문제는 대학이전의 공부는 누가 시켜서 하던 공부였지만, 대학에 입학하고 군대다녀오고 난뒤로는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있다는 그정도~??
    • 하고 싶어 하는 공부가 제대로죠.
      그 순간을 얼마나 빨리 당길 수 있느냐가 관건 아닐까 싶어요.
      늙도록 못 찾으면 좀 섭섭한 일이고, 젊어 찾으면 천재나 수재소리 듣는거고.. ^^
  5. 좋아하는 것을 더 잘 알기 위해 책을 읽을 때 공부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그 이유를 잠깐 생각해봤더니 공부라는 단어 자체가 가지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인 것 같아요. 공부는 아무래도 책상에 앉아 연필을 들고 뭔가 적으면서 해야할 것 같거든요.
    • 네. 맞습니다.
      공부는 무언가 배우면 모두 공부죠.
      꼭 각잡고 책상에 앉아야 공부는 아닌듯 해요.
      시험이 필수도 아니고. ^^
  6. 아침바라기 2009.08.02 21:28 신고
    예전에 추천받은 책이로군요.ㅎㅎ
    동기부여란 측면에서 훌륭하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알아가는 즐거움 때문에 학문을 하는거 같습니다. :-)
  7. 저는 남주려고 합니다...^^
  8. 입시세상에 살다보니 공부는 왠지 성경에서 말하는 초등학문에 국한된 것처럼 들리네요.
    판을 좀더 키워 교육을 왜 하느냐 라고 묻는다면 자연의 질서를 알기위해서라 답하고 싶습니다^^
    블로그 잘 둘러 보고 갑니다.
    • 네. 공부는 자연의 질서를 아는 부분도 분명 큽니다.
      그리고, 자연의 질서를 알아내는 부분도 중요하지요.
      공부하는 공부인, 방법지도 공부의 큰 줄기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9. 궁금해서!
    알고싶어서! 요
    지식을 측정하려는 시도만 없다면
    저에게 공부는 제일 재미난 일 중 하나
  10. Fields Medal을 우리글로 "필드상"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알고있습니다. "필즈상" 혹은 "필즈메달" 이라고 읽는 것 같습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D%95%84%EC%A6%88%EC%83%81
    • 네. 그렇군요.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했는데 필즈 메달이라고 쓰는게 낫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1. 저도 한권사서 읽어보고, 몇년후 아이에게 읽혀야 곘어요..^^ 어렸을적 궁금했던 "이거 배워서 어디써먹지?" 하던 궁금증을 아들도 똑같이 하곘죠? 그에대한 해답을 줄거라 생각합니다. ^^;
    • 네. 인생에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면서 막상 이유는 모르고 돌진하는게 공부 아닐까 싶어요.
      한번 왜? 라고 생각해보는건 좋은 기회겠지요.
  12. <내가 살아보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이다.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TV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 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 쌓고,
    진정으로 남을 대해 덕을 쌓는 것이 결국 내 실속이다.
    - 장영희교수의 에세이 中 >

    여기, 답이 있네요^^
    나의 '알맹이'를 채우는 게 공부라는.
    사실 알면, 재미있지요.
    • 참 새겨둘만한 귀한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제 뜻도 그러한데 알맹이를 튼실히 하는게 목표입니다.
      한시라도 잊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13. 방승양교수님의 역서군요...
    저도 아주 예전에 읽은 기억이 있네요.. ^^
    서가 한켠에 자리를 잡고 있을 것 같은데...
    다시금 꺼내 반추해봐야겠습니다...
    • 방승양 교수님을 아시나봐요.
      역자는 맑은독백님 댓글보고 다시 눈여겨 보게 되었네요.
  14. 저는 아직 외부적 필요에 의해... ㅜㅜ.
  15. 요점 모아놓은 것에 새겨야 할 말이 많군요...
  16. 혹시 영문판을 구할수있나 가르쳐 주십시오..
    미국인 친구에 선물용도로 사용하려합니다....





    로저.이 LANDTRUST2007@GMAIL.COM
    • 아마존에 검색해 봤는데 영문판이 없더군요.
      혹시 모르니 다른 서점에서도, Hironaka Heisuke 로 한번 찾아 보세요.
  17. 아-휴, 괞한질문에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로저.이
  18. 또 다른 subject(주제) 을 올려주시면 마음의 댓글 꼭올리겠습니다.




    로저.이
  19. 수학 전공자로서 이책을 재미나게 읽었던거 같아요.
    당시에는 수학자가 되는게 꿈이었기 때문에 더 와닿았던것 같구요.
    직장생활하는 내내, 야근하고 집에와서는 업무관련 자격증 공부를 병행하면서도,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공부가 나중에는 응당 해야하는 압박으로 다가오더라구요.
    글쎼요. 나는 왜 공부하는가? 수 년 전에는 쉬울지 몰라도 지금은 너무 어려운 질문인것 같습니다. 그 해답을 찾아 나가야겠죠.
    • 아.. 수학 전공하셨군요.
      왜 공부해야하는지는 어른이 되어도 되돌아볼 일입니다.
      러셀 이야기처럼, 즐겁게 사는 법을 배우기위해서 공부할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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