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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여행 다녀온건 11월 초인데, 여행기 연재는 12월 중순까지 이어지게 되었네요. 저조차 같은 주제로 오래 맴도는걸 따분해 하는데, 보시는 분들에겐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여행기는 저희 가족에게 중요한 마무리입니다. 두고두고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는 집합소이자, 디테일을 선명히 살리는 기억의 보조자 역할을 하지요. 그래서, 저 스스로도 힘들고 바쁘고 귀찮지만 이조차 여행의 일부라 생각하고 기운 내어 긴 글 연재를 마쳤습니다. 그간 지루한 글, 읽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스토리는 많은데 길게 다 쓸 순 없어 저도 힘들었습니다. ^^ 마지막은 짧은 농으로 마무리합니다. 몬주익 성에 올라가는 곤돌라에서 아이들과 나눈 대화입니다. 창가의 경고표시를 보며 장난을 칩니다. (맨 오른쪽 로고) 저건 ..
8일간 즐겁고 고된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시간입니다. 피곤에, 아쉬움에 눈을 뜨기 힘듭니다. 아침 비행기 타고 여섯시간 가량 비행하여 다시 도하 공항입니다. 돌아오는 여정은 transit이 7시간입니다. 장거리 여행중간의 긴 체류시간은 영혼을 마비시키는듯한 고통이지요. 그래서, 출발 전에 시티 투어를 신청했습니다. 카타르항공에서 직접 운영합니다. 투어 비용은 인당 $50인데, 도하로 나가기 위해 즉시발급 비자를 받아야 하므로 비용이 다시 $25쯤 추가됩니다. 재미난 사실은 카타르가 이슬람 국가라서 알콜 반입이 안된다는 점이지요.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선물로 산 올리브 유를 알콜로 착각하고 세관에 잡혔습니다. 쉽게 증명은 되는 일인데, 문제는 선물이라 뜯어 증명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다행히 대장 관리가 와서..
몬주익 성을 내려와 마지막 여정을 매듭 짓습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신항구, 포르토 벨로 향했지요. 통상적 항구와 다르게 물이 투명하고 깨끗합니다. 수 많은 고기 떼가 헤엄쳐도 사람들은 어항보듯 즐기고만 있는 점도 특이하지요. 시대를 잊은듯, 공간을 잃은듯, 아름다운 항구는 오래 보고 있어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아무 배하나 집어타고 망망대해로 나아가고 싶은 생각도 모락모락 납니다. 강렬한 햇살 아래 많이 걸어서 모두 목이 많이 마릅니다. 우선 목부터 축입니다. 이런 날 스파클링 와인의 일종인, 카탈루냐 특산 카바(cava)는 딱 알맞은 음료입니다. 맥주의 청신함과 와인의 우아함이 한잔에서 만나는 맛이지요. 가재와 오징어, 대구와 파에야.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해산물 메뉴입니다. 바닷가 좌..
어느새 여행은 막바지로 치닫습니다. 이제 하루만 있으면 스페인을 떠납니다. 남은 동안 무얼해야 가장 좋을까. 고민되는 선택입니다. 전 단순한 원칙을 다시 택했습니다. '마지막 날이라도 알뜰히 이것 저것 보려는 욕심을 버리자. 다만 우리 가족이 함께한 이 시간을 충분히 의미있게 하자..' 여기에 딱 맞는 선택이 있습니다. Save the best for last, 몬주익 성입니다. Paral-lel 역에서 푸니쿨라르 타고 올라가, 새로 표 끊고 곤돌라를 타면 몬주익 성에 닿습니다. 몬주익 언덕은 지중해를 맞서는 요새이자, 바르셀로나를 품에 안은 유서깊은 산입니다. 여기 역시 카탈루냐의 한이 서려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 유명한 왕위 계승 전쟁에서 카탈루냐는 펠리페 5세를 반대했습니다. 펠리페는 왕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