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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뭐가 문제야? 본문
Donald Gause & Gerald Weinberg
꽤나 도발적인 제목입니다.
사실 살아가는 모든 과정을 문제해결이라는 관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노력이 필요없는 놀고 먹기를 볼까요?
먹는다는 행위는 배고픔이라는 기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이지요. 직장인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무엇을 먹을까에 이르면 아주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배고프지 않아도 먹는 경우라면 배고픔 이외의 다른 욕구나 결핍, 관계 유지 등 필요성에 의해 먹게 되는 것입니다. 이 또한 문제 해결의 한 방법으로 먹기가 택해진 것입니다.
빈둥거리기 위해서도 문제 해결과정이 필요합니다. 빈둥거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제한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금전적인 문제일 수 있고, 가족내에서의 지지 확보라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것중 하나가 잘못되면 빈둥거리기는 매우 힘들어집니다. 제한조건을 만족한다해도 무엇을 하고 빈둥거리는 것이 좋은지는 개인의 취향, 주위 친구들, 지역적 특성, 계절은 물론이고 때에 따라서는 최신 정보와 기술 동향을 꿰뚫고 있어야 빈둥거릴 수 있는 것이지요.
조금 생산적인 관점으로 옮겨서, 일하는 상황을 볼까요.
큰 틀에서 보면, 회사 생활의 대부분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설팅이나 전략하는 사람들 이외에는 문제의 개념 자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대개의 문제란 것이 정형화 되어서 일반적인 '업무능력'이라는 수준에서 문제해결방식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해결이라는 상위 개념에서 일상과 업무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것은, 지식산업이 익어갈수록 정형화된 문제보다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정형화된 업무능력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수많은 문제를 풀며 훈련을 하지만, 이것은 먹기 좋게 매우 잘 정의된 문제이고 실제 문제는 복잡다단할 뿐더러 문제 자체가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이책은 이러한 '문제 다시 바라보기'에 대한 책입니다.
비교적 짧은 이책의 핵심은 결국 무엇이 문제인가, 누구의 문제인가에 대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쉬운 두가지 명제에 다양한 함의가 있습니다.
문제 자체만 놓고 보아도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나온 내용을 한마디로 줄이면 이렇게 요약이 가능합니다.
Problem = max(Desired-Perceived, ε)
이 말은 현재 상황을 개선하여도 문제가 해결되지만, 문제라고 느끼는 것을 재조명하거나(Perceived), 희망사항(Desired)이라는 주어진 문제 자체를 고쳐서 해결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또는 현재와의 간극(ε)이 별것 아니라는 점을 논증해도 해결이 가능하겠지요.이러한 현재와 바람직한 상황간의 간극에서 생기는 vector의 크기와 방향성 자체는 누구의 문제인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다보면 문제자체의 복잡성이라는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누구의 문제인가를 파악하면 문제해결의 종료판단과 주어진 제약조건, 그리고 실마리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컨설팅 바닥에서 project champion을 그리 애타게 부르짖는 이유도 단지 돈을 지불하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음의 6가지 질문을 던집니다만 구분자체가 그리 큰 의미는 없습니다..
1. What is the problem?
2. What is "the" problem?
3. What is the problem really?
4. Whose problem is it?
5. Where does it come from?
6. Do we really want to solve it?
진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마지막 질문 하나입니다. 2. What is "the" problem?
3. What is the problem really?
4. Whose problem is it?
5. Where does it come from?
6. Do we really want to solve it?
"이 문제를 풀기를 진정 원하긴 하는 것인가?"
이것이 문제 정의의 한 부분으로 이것을 다룰만치 의미있는 것인지를 논외로 한다면, 실용적인 관점이라는 것은 짚고 넘어갈만 합니다.
장황하게 글을 썼습니다만, 제 글을 읽고 이책을 쉽게 집어들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문제 자체의 정의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것은 문제해결 자체를 업으로 삼는 사람에게는 신선하게 와닿는 몇개의 문장이 남습니다만, 제목만으로 유추하여 문제 해결 자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을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책은 문제자체를 잘 정의하는 것이 문제 풀기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고, 따라서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또한 문제 정의 자체에 대한 내용도 어찌보면 심화학습이라고 간주해야 할 정도로, 체계적이거나 아카데믹한 기본적인 이야기는 생략이 되어 있는 편입니다. 몇가지 팁을 빼고는 전반적으로 공허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자체를 구조론적으로 형식화하다보니 문제 해결하는 사람의 열정과 관계속의 의미 그리고 동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관점은 매우 미약하다는 점입니다. 실제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이부분인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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