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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콘서트, 경제학 다시 배우기

Inuit 2006. 4. 2. 13:20

Tim Harford

(원제) Undercover Economist

어떤 면에서 인간은 경제적 동물입니다.
무슨 일을 하건 부지불식간 효율을 따집니다. 같은 산출을 얻기 위해 투입을 줄이거나, 같은 투입인 경우 산출을 늘이도록 갖은 아이디어를 동원하지요.
뿐만 아니라, 일을 하고, 돈을 모으고, 투자하고, 소비하고 생활의 여러 면이 경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은 세상을 보는 사고의 틀로 적절하게 익혀놓으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에 대해서는 막연히 딱딱하다거나 어렵다거나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경제학하면 그저 X자 모양의 수요공급 그래프가 먼저 떠오르면서 골치가 아프기 시작하는 것이죠.

음모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는 희소성을 유지하여 독점적 이윤을 노리고자 하는 경제학자들의 경제학적 행위의 결과일 것입니다. 일반인이 쉽게 경제학을 접하지 못하도록 어렵게 책을 쓰는 것이지요. (정말일리가...)
실제로 경제학 내에서도 특정 학파가 차별적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미적분을 비롯해서 편미분방정식까지 동원해가며 경쟁학파를 따돌리는 경우가 있으니 아주 황당한 가설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예전 '미 대선과 arbitrage'라는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러한 인위적 제약은 시장가격으로 회귀하게 마련이지요. 바로, 대중을 위한 쉬운 경제학 개설서입니다. 골치아픈 수학 없이도 훌륭히 경제학을 실생활과 연계하여 설명할 수 있다면 수요는 만만치 않겠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원제와는 좀 동떨어진 제목의 '경제학 콘서트'란 책이 그러합니다.
논의의 내용이 품질이 있는 주제를 그다지 어렵지 않게, 수학없이도 납득이 가도록 잘 써놓았습니다. FT 경제담당 논설위원이란 것이 아무나 하는 자리는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개념을 잘 이해하면서도 쉽게 쓸 수 있는 능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 책의 진짜 미덕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구분을 어떻게 하는 것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80년대의까지 경제학은 시장원리의 작동이념과 그 구현에 무게중심이 있었습니다. 반면 90년대 이후에는 경제학 기본가정인 완전시장의 실패 부분에 집중적인 관심이 쏟아졌고 여러개의 노벨상을 부여받은 기존 경제학의 보완이론이 많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정보 비대칭에 의한 역선택(adverse selection)을 다룬 정보경제학, 망 외부성 (network externality), 게임이론 등등이 그것입니다.

'경제학 콘서트'는, 이렇게 새로운 개념에 대부분의 내용을 할당하여, 경제학의 생활에 대한 설명력을 높였을 뿐 아니라, 오래전 경제 교육을 받은 내 또래 사람들에게는 유지보수 교육의 기회마저 제공할 듯 싶습니다.

On one hand, 제 알량한 지식의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이 책에 대해 악평을 하여 쓰레기의 혐의를 씌워 놓거나 아예 무시하는 것이 옳겠지만,
on the other hand, 디지털 경제학의 특성상 정보는 비경합적 (non-rivalry)이고, 정보 생성의 공유결과가 내게 역으로 약간의 도움이 되어 돌아올 수 있는 positive network effect가 있는 것이니 그냥 세상에 내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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