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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사이언스

Inuit 2006. 3. 1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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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Poundstone

원제: Fortune's Formula


머니 사이언스라는 제목이 참 거창합니다. 원제는 더욱 그렇지요. "돈버는 공식"입니다. 지금껏 세상 살아오며 돈버는 공식이 따로 있다는 것은 모조리 사기임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우리입니다.
그런데, 이책에는 진짜 돈버는 공식이 나옵니다.

먼저 서문을 읽은 사람중에 이책을 사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그 명문을 먼저 보실까요.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빨리, 가장 많은 돈을, 파산위험 없이, 합법적으로 벌 수 있는, 주식시장과 카지노와 경마장에서 실제로 증명된, 아주 간단한 한 가지 공식에 대한 이야기다. 이 공식은 20세기 최고의 수학자이자 정보이론의 아버지 클로드 섀넌으로부터 시작되고, 벨연구소의 요절한 천재 물리학자 존 켈리에 의해 정립됐다. 그리고 MIT 수학교수 출신으로 20년간 월스트리트 최고의 수익률과 가장 낮은 수익 변동률을 기록했던 에드 소프에 의해 증명되었다.

이 공식을 이용해서 어떤 사람은 미국 카지노 업계의 룰을 바꿔 놓았고, 다른 한 사람은 증권시장에서 수십억 달러를 손에 쥐었으며, 또 한 사람은 불과 수년 만에 경마장에서 수억 달러를 벌었다. 폴 새뮤얼슨과 로버트 머턴 등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은 이 공식을 ‘탐욕의 공식'이라며 맹비난했지만, 그들 역시 이 공식이 가장 빨리, 가장 많이, 가장 안전하게 돈을 버는 공식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공식의 이름은 바로 켈리 공식.

이 책은 이 공식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와, 이 공식에 대한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이 공식을 두고 벌어진 논쟁과 이 공식이 증권시장과 카지노와 경마장에서 거둔 상상을 초월한 성공과 이 공식을 두고 벌어진 마피아·학자·펀드 매니저·정치가들 사이의 전쟁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 세계 최대의 미디어재벌 타임워너의 실제 오너가 조직 범죄단의 후예였다는 따윈 이 책의 본론에 비하면 그저 지나가는 시시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이 책을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은, 스타워즈의 "dark side of the force"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포스의 어두운 면을 이용해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본질적으로 악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물론 사악한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악함이 주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둠속에서 존재의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대중의 믿음과 빛과 그림자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개의 주류 경제학자들, financial sector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프레임웍의 근간은 새뮤얼슨 학파의 랜덤워크와 효율적 시장 가설 (Efficient Market Hypothesis)입니다. 약형인지, 준강형인지, 강형인지 조금씩 견해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인 철학은 비슷합니다. 이로부터 CAPM이니 옵션가격모형이니 수많은 노벨상에 빛나는 이론이 나오게 되지요.

어둠의 포스를 쓰는 사람들은 시장이 항상 효율적이라는 것을 강하게 부정하기 때문에 시장의 비효율성을 집중적으로 공략합니다. 그로 인해 많은 돈을 벌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책의 모티브는 추측컨대, 델타 기법을 사용한 숏과 롱의 조합으로 차익거래(arbitrage)를 통해 헤지 펀드의 시대를 열었던 Thorp로부터 나왔을 것입니다. Thorp는 그 유명한 Kelly의 공식을 근간으로 삼았고, Kelly는 Shannon의 정보이론에서 돈버는 공식을 정립하게 됩니다.

이책에서 소개하는 켈리의 돈버는 공식은 무엇일까요?


마지막으로 첨언하고 싶은 이책의 미덕은, 바로 그 그림자로 인해 빛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빛만 보면 눈이 부셔 실체를 명확히 보기 어렵듯이 말이지요. 저 같은 경우는 머니 사이언스를 보고나서 워렌 버핏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