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업종 리포트에도 애널리스트의 개성이 묻어나오지만, 데일리, 위클리 시황 리포트를 보면 정말 창의적인 작품들이 많습니다. 시황 리포트의 목적이란 것이 우선은 주식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급적 사람들이 거래를 많이 하도록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며, 그렇다고 리포트 보고 샀는데 손해났다고 잡음이 생길 수 있는 결정적인 언급은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쓰는 언어가 암호같기도 하고, 때로는 화법이 대단히 현란합니다.
다음은 자주 나오는 표현입니다.

모멘텀이 희석되었다 = 주가 오를만한 호재가 이제는 없다.
바텀업(bottom-up)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 투자 종목을 발굴해야 한다.
박스권 흐름이 장기화될 조짐 =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내리지 않을 것 같다.
반등을 이용해 비중을 조정하라 = 지금 빨리 팔아라
현금보유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 지금 빨리 팔아라
매매 타이밍을 길게 잡아라 = 지금은 사지 말아라
방어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 지금은 사지 말아라
관망하는 자세로 투자하라 = 지금은 사지 말아라
숲보다 나무를 봐라 = 오를 종목보다 내릴 종목이 더 많은게 요즘이다

어제 릴리즈된 금주 삼성증권 위클리 리포트에는 이런 재미난 표현을 하더군요.

외국인은 오후 5시에 놀이공원에서 나오고 있다
= 폭락장에 외인은 손털고 나가는 중이다. 좀 빠른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내국인은 야간개장에 들어가고 있다
= 희한하게 내국인의 매수세는 증가하고 있다. 단순한 뒷북 수준을 넘어 새로운 거대한 흐름같이 느껴진다.
이왕 입장했으면 즐겨라
= 임박한 미국 CPI 발표를 예상하면 주가가 떨어질 것 같고,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생각하면 오를것 같다. 예단하기 힘들다. 거의 롤러코스터다. 그냥 시장에 몸을 맡겨보자, 아싸~

표현이 절묘하고 재미있지요. 어찌보면 진부함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 같지만, 달리보면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 Favicon of http://www.weirdtopics.com/blog BlogIcon outsider 2006.06.13 10:37

    재밌네요.^^. 저도 주식시장에 한 10년 직접투자를 했는데요. 저의 결론은 쉽게 쉽게 가자는 거에요. 이말인즉, 어짜피 주식시장 사이클이 반복되는데...한 2년후 분위기 안좋을때 그때 쉽게 들어가자는 거죠. 주식시장에 발을 떼고 관망하는것도 전체적인 관점에서 돈을 버는거라는 것을 피부로 깨닫는데 주식시장 싸이클 1번반이 걸렸습니다.

    • Favicon of http://my.inuit.co.kr/tt BlogIcon Inuit 2006.06.13 21:13

      주식에 대한 포스팅을 보면서 언뜻 그런 생각은 했습니다만, 재야 고수이시군요. 철학이 정립되셨군요. ( ^^)=b

  2. Favicon of http://withstory.net BlogIcon astraea 2006.06.13 19:12

    저는 투자 만3년만에 처음으로 원금이 위태로운 지경에 왔네요,,하하ㅠㅠ

    표현 재미있네요^^

    • Favicon of http://my.inuit.co.kr/tt BlogIcon Inuit 2006.06.13 21:16

      수익률이 회복되어 기뻐하던 포스팅을 본 것이 얼마 전인데, 요즘 장은 많이 위협적이지요? 그나마 원금 위태로운 정도인 것도 아주 좋은 성적 아니겠습니까. ^^
      마음은 가볍게, 머리는 냉철하게..
      성투하세요. ( ^^)=b

  3. Favicon of http://mitan01.tatterhome.com/ BlogIcon 햄양 2006.06.13 19:35

    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놀려고(장기투자)할려고, 야간개장에 기웃거렸다가 매일 52주최저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ioi;;; 왜사냐면 원금이라도 건질려고 살지요....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ioi;;;

    • Favicon of http://my.inuit.co.kr/tt BlogIcon Inuit 2006.06.13 21:19

      요즘 놀이공원에 숙박시설을 마련한 것이 바로 햄양님을 위한.. ㅜ.ㅠ

      마음 굳게 가지시고, 원금 이상 건지는 기분좋은 결과 나오길 바래요. 진심으로.
      ( ^^)=b

  4. Favicon of http://elwng.co.kr BlogIcon 엘윙 2006.06.14 15:42

    제 남친은 저 몰래 놀이공원 입장했다가 퇴장..-_-;;
    그 사실을 알아낸 제가 자꾸 놀리니까 이제 절대 안가르쳐주겠다네요 -_ㅜ

    • Favicon of http://my.inuit.co.kr/tt BlogIcon Inuit 2006.06.14 21:49

      이런 경우는 그나마 남친 혼자 갔던게 다행이라고 봐야 할까요.. -_-;;

  5. Favicon of http://psyk.co.kr/tt BlogIcon Psyk 2006.06.14 23:32

    10년전쯤, 놀이공원 롤러코스터에 푹 빠졌었던 적이 있었지요.
    역시 아무런 준비없이 입장한지라 즐기지도 못하고 퇴장.
    크...
    그 이후로는 놀이공원 뚝! ^^

    • Favicon of http://my.inuit.co.kr/tt BlogIcon Inuit 2006.06.15 22:32

      10년전이라면 설마 IMF 코스터에 탑승하셨던건 아닐테지요.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시길. ^^;;

  6. Favicon of http://koreanjurist.com BlogIcon a77ila 2006.06.15 22:28

    안녕하세요... 메일 확인 부탁드립니다.

  7. Favicon of http://koreanjurist.com BlogIcon a77ila 2006.06.16 00:05

    참고로 이메일은 제 블로그에 남기신 이메일 (inuit.cafe24.com) 계정으로 보냈습니다 ^^;;

  8. 문경락 2010.04.09 14:56

    충고를 받을때는 모두 거짓으로 속이려는줄로만 알게 됩니다....왜 그런 마음이 드는것일까요.... 직.간접으로 충고는 좋은 말이라 배웠음에도 그 순간에는 어쩔수 없이 독단에 휩쓸려 가고 마는 어리석은 자여! 그대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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