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약 잘 못먹던 시절, 삼켜지지 않은 당의정 맛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약도 아니고 사탕도 아닌 어정쩡한 그 기분을 싫어합니다.
마찬가지로, 쓴 교훈을 어줍잖게 달콤한 스토리로 포장한 책도 매우 싫어합니다. 스토리는 스토리 자체로서 승부하고, 지식은 지식대로 바른 소통의 방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해외에는 Goldratt의 'The Goal'이나 Jeff Cox의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 Ken Blanchard의 우화형 스토리가 성공의 모습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는 존재의 증명일 뿐, 실패한 아류작은 수두룩하지요.
신성석
그런 면에서, 소설 형식으로 독서의 중요성을 전하는 이 책은 제 구미와는 별개의 존재입니다. 그러나, 사연이 있는 책이고, 읽었습니다. 제 블로그 이웃이면서, 저 처럼 책을 좋아하는 열혈 독서가이신 예전 shinss님이 쓰신 책이기 때문이지요. (지금은 bizbook이라는 필명을 쓰시나 봅니다.) 책을 직접 보내주셔서 출간과 동시에 봤네요. 따로 인사를 드리지 못했는데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이 책의 포인트는 부제가 대변합니다.
독서가 미치는 긍정적인 힘을 소설로 표현했습니다. 이야기구조는 단순해서 굴곡이 없고 점층하다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극적이진 않지만 과장스럽지도 않습니다. 의외로 내러티브가 탄탄해서 한번 손에 잡으면 끝까지 읽을만치 흥미로움이 있습니다. 책 한권 읽지 않던 주인공이 독서에 열중하면서 삶이 서서히 변하는 모습이 흐뭇합니다.
저자를 닮았을 주인공 김성열씨의 관심이 실무인 마케팅에서 좀더 상위의 전략, 리더십, 사내 정치학에서 결국 고전과 인문학으로 넘어가는 장면은 수긍가는 현실감이 보입니다.
저는 독서광의 관점에서 세상사람을 이렇게 나눕니다.
책을 직접 읽는 사람, 요약본을 읽는 사람, 그리고 책을 접한 사람의 말을 경청한 후 아는체 하는 사람.책을 많이 읽다보면 옛 내용이 가물거릴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책 읽는 진정한 목적은 정보나 지식의 습득보다 지혜를 쌓는데 있다고 봅니다. 그만큼 적극적 책읽기가 효과적이지요.
한 부류 추가하자면 책을 쓰는 사람.
이 책에는 그런 세밀한 팁이 잘 나와 있습니다. 시간을 확보하는 문제에서,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방법 같은 이야기 말이지요. 블랜차드처럼 어떤 지식을 전하는 목적이 아니라, 책 안 읽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설득하는 책이라면, 이미 필요한 요소가 꼼꼼히 들어앉은 모양새입니다.
책 읽는 즐거움을 실감 못하는 후배가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하고 싶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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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 2007.09.30 16:12
흠, 전 사실 독서를 좋아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생활에 이리저리 치이다보니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핑계대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을 딱 보니 왠지 Feel이 오네요 :) 특히 영문 제목으로 봤을 때 말이죠. leaders→readers라......!!!
핑계를 대고싶은 욕구보다 책을 읽는 즐거움이 더 커지게끔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이 책을 한번 읽어 봐야겠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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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 2007.09.30 22:59
휴~ 전 책 읽는 것 싫어하거든요.
리더는 안되도 되겠는데
책은 읽고 살아야 하는데
ㅠㅠ
정말 애들처럼 책읽기 싫어한다는...
어떻게 하면 독서를 좋아할 수 있는건지..알쏭달쏭~
+_+ 좀 도와주십쇼~~ -
mariner 2007.09.30 23:25
흠... 꼭 한번 읽어 봐야겠는데요..
평생취미로 독서를 좋겠다고 마음먹고 있어서 무척 끌리는군요..
부제 All leaders are readers를 보니.심슨 더 무비가 생각이 납니다.
아놀드슈왈츠제너거 대통령이 서류를 읽고 결재해달라는 말에
나는 leader지 reader가 아니라고 주장하더군요.. ^^ -
염소똥 2007.10.01 00:57
제목은 진부한 편인데..알맹이는 흥미로운것 같군요!!
제목만 좀더 재미있게 지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간만에 몇권을 장바구니 추가하니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ㅋ -
Justin 2007.10.01 21:35
항상 좋은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더더욱 적극적 독서에 대한 열의를 불러 일으키네요
항상 책을 읽고나서 나중에 가물가물했던게 좀 그랬는데. 지식보다는 지혜를 쌓으라는 말씀 깊이 새겨듣겠습니다. :) -
광이랑 2007.10.10 02:03
저에게 책에 관해 조언을 해주신 분이 생각이 나는군요. 책을 읽되, 책을 믿지는 말아라 라고, 책을 부지런히 읽다보면 저도 모르게 빠지게 되는 것이 책 (또는 지식) 에 대한 맹신입니다. 쓸데 없는 신념이 되서 유연한 사고를 방해하는 경향이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읽는 것과 안 읽는 것의 사고 방식의 차이는 무지 크더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