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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의 선택

Inuit 2009. 4. 24. 20:12
이 글은 앞의 투구@이전 후속 포스트입니다. 앞 글을 읽어야 뜻이 통합니다. 

죄수의 딜레마
이 문제는 전형적인 죄수의 딜레마입니다.
케이블(C) \ 위성 (S) 공격 무대응
공격 이전 투구 케이블 득세
무대응 위성 득세 양자 무혈
양자가 약점을 지속홍보하는 상황은 업계의 동반추락임을 먼저 포스팅에서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 쪽이 무대응을 하면 다른 쪽의 우세를 묵인하는 결과가 되므로 선택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신규고객 유치율에서 변화가 생기고, 고객기반은 가입자 기반 서비스인 방송에서 항구적 구조이므로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다시 앞 상황을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케이블 진영이라면, 위성에서 케이블의 약점을 파고드는 홍보를 했을 때, 지금이 게임상황이라는 점을 알아채는게 중요합니다. 그러면 위 표에 의해, 상대의 수가 나오면 바로 보복대응해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지는 게임이기 때문에, 나혼자 죽지 말고 함께 피해를 입혀야 합니다. 


함께 죽자
이렇게 보면, 보복대응은 유아재산법 류의 유치한 대응이 아니게 됩니다. 게임이론에서는 '눈에는 눈 (tit-for-tat)' 전략이라 부릅니다. 원샷 게임이라면 모르되, 반복 게임 (repetitive game)에서는 지금까지 검증된 최고의 방법입니다.

물론 인생은 순수한 게임 상황이 아닙니다. 두 죄수는 서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습니다. 만일 두 진영의 의사소통 채널이 있다면, 케이블에서 스카이라이프에게 홈페이지에 올린 문구를 내려달라고 신사적으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바로 '무대응-무대응' 상황이고 무혈의 평화는 지속됩니다. 

그러나, 두 진영간 감정의 골이 깊다는 점, 그리고 위성은 단독사업자고, 케이블은 수많은 SO, MSO의 연합이라 의견 조율이 극히 어렵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인 해법이 됩니다. 반면, 삼성-LG 같은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이런 게임론적 협업이 가능합니다.

'눈에는 눈' 전략은, 상대가 호전적이면 나도 호전이고, 평화면 나도 평화임을 강하게 구현합니다. 그래서, 지속가능하며 장기적인, 결과로서의 평화를 담보합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공멸한다는 미래와, 공멸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의외의 결론
다시 상황을 음미하면, 처음 약점을 찔렀을 때 바로 이전투구로 들어가는건 게임상황으로 상대를 끌어들이는 전술입니다. 상대의 기습이 게임 상황으로 변모되고 나면, 상대의 다음 대응에 제약을 주기 때문입니다. 지금 수가 아니고 다음 수를 묶는데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염증나는 선전전의 의미를 파악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케이블진영에서 이런 복잡한 분석을 하고 움직였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의사결정구조 상 그렇지 못하다고 이해합니다. 그럼에도 맞는 대응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함무라비 시대에 이미 설치된 법처럼, '눈에는 눈'이라는 즉각 대응이 주는 효과는 인류사에 각인되었을 뿐더러 선험적인 효과를 많이 체험하기 때문입니다.


보복이 필요할 때
정리하면, 모든 상황에서 tit-for-tat이 유용하지는 않습니다. 이점에서 오해없기 바랍니다. 
1. 어쩌다 게임론적 상황에 빠졌고, 
2. 그 게임이 반복 게임이며
3. 게임 외적 소통이 없을 때
주저말고 이전투구로 들어가면 된다는 뜻입니다. 
아니면 '눈에는 눈'이 애꾸로 끝날 확률, 백프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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