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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2005년 히트상품 대예측

Inuit 2004. 12. 27. 10:34
허원무,문권모 | 2004.12.23 | 주간경제 812호

2005년 새해는 내수 침체에 세계경제 성장 둔화까지 겹쳐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에는 불황에 대한 위기감이 사회와 기업 전반의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2005년에는 과연 어떤 히트 상품이 나타나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지 예측해 보자.


2004년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언제나 한 해를 마무리할 때는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을 습관적으로 쓰지만, 올 한해에는 정말 이런저런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대외적으로는 이라크 사태의 불안으로 인한 고유가와 중국 경제의 팽창으로 인한 원자재난이 있었고, 대내적으로는 대통령 탄핵과 외환위기 때보다 더하다는 내수 불황이 국민들의 얼굴에 주름살을 더했다. 그나마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잘 되어 국가경제를 지탱할 수 있었다.





최근 3년간의 히트 상품 트렌드


이렇게 몇 년째 이어진 정치, 경제, 사회적 불안정은 지난 3년간의 히트 상품 트렌드에 어느 정도 일관성을 부여했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의 히트상품 트렌드는 크게 부(富)의 축적, 건강한 삶, 개인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소비 양극화라는 5가지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경기불황과 평생고용 개념의 붕괴로 인해 소비자들은 삶의 불안정성에 대비하기 위해 목돈 마련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부를 축적하려는 욕구는 각종 재테크 서적과 강좌를 통한 체계적인 접근과 우연한 대박을 기대하는 로또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둘째, 자기 관리 욕구가 외모 가꾸기에 머물지 않고 건강한 삶의 추구로 확대되었다. 2000년대 초에는 외모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꽃미남 추구’와 같은 외적인 자기 관리가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자기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행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자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웰빙 트렌드와 함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셋째, 전자 기기의 개인화 추세와 맞물린 고가·고기능 디지털 제품의 유행이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다기능 휴대폰이다. 이러한 첨단 제품들은 대형 세탁기나 데스크톱 PC보다 비싸지만 지속적으로 히트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개인화 트렌드가 온라인에서는 싸이월드라는 히트 상품으로 나타났다.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고, 개인이 자신의 개성에 맞게 홈페이지를 구성하고 관리하게 한 것이 큰 히트를 불러온 것이다.


넷째, 스포츠, 영화, 음악, 드라마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양적, 질적 성장은 다양한 관련 히트 상품을 양산했다. 한일월드컵이 2002년을 풍미하였고, 2003년부터는 한류가 본격적으로 아시아 각국까지 확산되었다. 이에 따라 비, 이효리, 보아, 배용준 등 스타들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의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다. 또한, 국내에서는 이른바 ‘한국 영화의 황금기’가 다시 도래했다.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올드보이’ 등 다양한 영화가 연일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며 히트했다. TV에서도 ‘다모’, ‘올인’, ‘파리의 연인’ 등 매년 신드롬까지 동반한 히트작이 나왔다.


마지막은 소비의 양극화 트렌드이다. 최근 히트 상품들은 가격 면에 있어 정반대의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 내에서도 양극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 소비재인 화장품은 미샤와 같은 초저가 브랜드가 히트를 하는 동시에 해외의 고급 브랜드도 불경기 속에서 상당히 선전을 하고 있다.


앞서 지적한 대로 히트 상품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고 할 수 있다. 따라서 2005년에는 지난 수년간의 소비 추세가 새로운 환경 요인들과 만나면서, 비슷하지만 또다른 히트상품 트렌드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2005년 히트 상품 출현에 영향을 미칠 환경 요인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2005년 히트 상품 출현의 주요 요인


첫째, 불황이라는 위기감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2004년에는 국내경제는 어려웠지만 세계경제는 호황이어서 수출이 경제를 견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5년에는 경제분석기관인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세계경제, 파티는 끝났다”고 지적한 것과 같이 세계 경제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예상은 일반 소비자들도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다. 마케팅 조사기관인 AC Nielson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각국 소비자들 중 한국 소비자들이 자국 경기에 대해 가장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2005년 불황은 한국의 사회,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둘째, 불황이 심화됨에 따라 소비의 패턴이 합리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물건을 찾는 ‘실속형 가치 소비’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이는 ‘저가와 양질의 공존’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즉, 불황이라고 해서 무조건 싼 물건이 팔리는 것은 아니며, 가격에 비해 우수한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사회, 경제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되면서 웰빙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2년간의 무분별한 웰빙 열풍 이후 소비자들이 웰빙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함으로써, 웰빙 시장이 더욱 진화하고 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5년에 특히 주목해야 할 트렌드는 그동안 고급품 위주인 것으로만 여겨졌던 웰빙이 일상용품 부분까지 파고들어 상당히 일반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넷째, 강력 범죄의 증가 등 치안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안전에 대한 욕구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개인과 가정에 대한 보안 서비스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주5일제의 실시가 가져온 여행 등 레저 활동의 증가가 보안산업의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섯째, 불황의 여파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부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즐거운 오락을 통해 어려움을 잊고 싶은 심리는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 2005년의 엔터테인먼트는 현실이 주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환상과 아름다운 기억을 추구하는 현실 도피형과 복고풍 트렌드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여섯째, 2005년부터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모바일 서비스가 한단계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모바일 동영상 컨텐츠 시대가 열려 관련 단말기와 유관 제품, 서비스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PMP: Personal Multimedia Player)와 휴대용 게임기 등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 것이다.


마지막으로, 금융 서비스의 경우 저금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의 기존 예금 상품이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 금리 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곳을 찾아 이동할 것이다.


이러한 7가지 주요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펴서, 2005년 우리 기업과 소비자들 앞에 등장할 히트 상품과 관련 트렌드를 전망해 보자.





히트 예감 1: 양질의 초저가 상품


2005년 소비시장을 이끄는 키워드는 ‘가치 소비’가 될 것이다. 가치 소비란 품질과 용도, 가격 등 상품의 가치를 꼼꼼히 따져본 후 소비하는 행태를 말한다.


2005년에는 이런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상품들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 것이다. 특히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싼 것을 지향하면서도 질을 함께 고려하는 소위 ‘실속형 가치 소비’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이는 불황이라고 해서 무조건 싼 물건이 팔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싸면서도 어느 정도 품질을 갖춘 상품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내년에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품질이나 기능은 2005년 수준이지만, 가격은 1990년대 초 수준인 상품들이다.


장기 불황을 겪었던 일본에서는 일찍이 이런 경향이 나타났었다. 맛과 알코올 도수는 맥주와 같으면서도 가격은 훨씬 싼 발포주와, 일본 국민의 ‘유니폼’으로까지 불렸던 가격파괴 의류 브랜드 유니크로(Uniqlo)가 그 예이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벌써 이런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PC 업체 한 곳이 고가품으로 여겨졌던 노트북 PC를 90만원 대에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경쟁사들도 자기들의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비슷한 가격의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움직임은 대형 PDP와 LCD TV의 가격 하락과 대중화를 가속화 할 것이다. 경기침체와 TV에 들어가는 패널 가격의 하락은 2005년을 이들 대형 TV의 대중화 원년으로 만들 전망이다. LCD TV용 32인치 패널은 2004년 1월 가격이 1,200달러였으나, 10월에는 810달러로 1년도 안되어 가격이 32%나 떨어졌다. 게다가 이 시장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못지않은 품질과 싼 가격’을 무기로 가격경쟁을 선도하고 있어, 국내 대기업과 외국 브랜드들도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특히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최근 양산에 들어간 슬림형 CRT(브라운관) TV이다. 이 제품은 두께가 약점이었던 기존 CRT TV보다 30% 정도 얇은 대신 PDP나 LCD TV보다 화질이 뛰어나고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불황 속에서 실속형 소비자들이 슬림형 CRT 구매로 돌아설 경우 LCD 및 PDP TV의 시장 확대에 어느 정도 ‘복병’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한다.


한편, 불경기라고 무조건 가격을 내리는 것은 장기적으론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번 내려간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올리는 것은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 인하를 남발하는 것 보다 무료 쿠폰이나 묶음(Bundle) 판매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가격인하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히트 예감 2: 에너지 절약형 자동차


또한 2005년에는 전세계적으로 유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자동차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럴 당 원유 가격이 50달러를 넘었던 초고유가 시기는 지났지만, 향후 고유가 구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인기를 얻었던 스포츠 유틸리티 차랑(SUV: Sports Utility Vehicle) 차량이 경유 가격 및 세금의 대폭 인상으로 퇴조하고, SUV에 비해 크기가 작고, 휘발유차 보다 연료비가 적게 드는 디젤 승용차가 시판돼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디젤 승용차는 판매 가격이 휘발유차에 비해 200만원 정도 비싸지만 힘이 더 좋고 연비가 높아 운행량이 많은 운전자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가지 관심을 기울일 만한 점은 휘발유 차에서도 연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대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최근 중대형 승용차에서도 연비 개선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대자동차는 NF 소나타에 장착한 세타엔진의 연비 효율 개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고, 최근 시판된 SM7 역시 연비 문제를 주요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2005년 한일 FTA 비준에 대비한 행보로도 볼 수 있다. 일본 승용차는 최고 수준의 연비를 기반으로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세계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히트 예감 3: 일상화·세분화되는 웰빙 상품


웰빙 트렌드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웰빙에도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갖게 된 소비자들은 여간해서는 이전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다만 내년부터는 웰빙을 추구하는 행태가 다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까지의 웰빙은 주로 고급화에 치우쳐 있었다. 하지만 2005년부터는 웰빙이 보다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웰빙의 대상이 거의 모든 상품 카테고리로 확대되는 것이다.


특히 기존의 통념을 깨는 웰빙 관련 상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즉, 웰빙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던 패스트푸드나 술 같은 제품에도 웰빙 성격을 가미하는 일종의 ‘패러독스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보다 일찍 웰빙을 경험한 미국의 경우 로우캅(Low Carb: 저탄수화물 식사를 통한 다이어트) 열풍을 겨냥한 빵 없는 햄버거와 샌드위치가 등장해 성공을 거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선정한 ‘2005년 10대 트렌드’에서 저칼로리·저탄수화물 바람이 맥주, 와인, 칵테일 등 여러 분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코카콜라는 저칼로리 콜라 C2를 내놓았고, 미켈롭은 병당 칼로리 26g의 최저 칼로리 맥주 ‘미켈롭 울트라’를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한편, 웰빙 트렌드는 2005년부터 세분화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보다 웰빙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에서는 세분시장별로 웰빙 추구 유형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각종 매체와 상품을 통해 다양한 웰빙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 관심 정도, 소득수준에 따라 세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세분 시장의 욕구별 웰빙 상품 전략을 보다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히트 예감 4: 안전(Safety) 서비스


2005년에는 개인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보안산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보안산업이 주목을 받는 주된 이유는 강력범죄의 증가와 주5일제 도입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경제적인 불안감 못지 않게 치안과 물리적 안전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2003년 5대 주요 범죄의 발생은 1997년의 1.7배인 49만 7,000건에 이른다. 특히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절도와 강도의 빈도가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게다가 2004년 한해에는 유영철 연쇄 살인 사건과 화성 여대생 피살, 여중생 집단 성폭행 등 엽기적이고 잔인한 사건이 줄을 이었다.


이에 따라 2005년에는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보안산업의 서비스 대상이 개인과 가정을 중심으로 크게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도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 치안이 악화되면서 보안 서비스가 일반인 대상으로 급속히 확산된 예가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일부 부촌만을 대상으로 하던 주택의 보안 경비가 일반 주택이나 다세대, 아파트 단지 등으로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신축 아파트가 신규로 보안 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비스 상품에 있어서는 첨단기술과 결합한 보안 서비스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현재 어린이나 노인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GPS 서비스와,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한 구조요청 서비스 등이 상용화 되어 있다. 앞으로는 여기에 노약자의 원격 진료와 응급구조 등의 서비스가 합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히트 예감 5: 현실 도피형 엔터테인먼트


불황의 여파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외부 환경이 어려울수록 사회, 경제적 어려움을 잊고 싶은 소박한 바람은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 장기 경기 침체를 겪은 일본에서도 게임과 만화 시장은 상대적으로 불황을 덜 겪었다. 따라서 2005년에는 영화와 가족단위 공연 관람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05년은 소비지출의 축소 경향이 지속됨과 동시에 공휴일과 토·일요일이 근래 들어 가장 많이 겹치는 해이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가족 여행이나 아웃도어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05년에는 특히 현실의 스트레스를 환상을 통해 해소하려는 ‘현실 도피형 엔터테인먼트’가 득세할 전망이다. 연초부터 쏟아질 헐리우드 기대작을 살펴보면 대부분 환타지와 모험을 그린 작품들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두말할 나위가 없는 환상 오락물이며, 새로 리메이크되는 ‘킹콩’과 ‘스타워즈 에피소드 3’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도 기억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세대와 관계없이 히트가 유력하다.


또한 전 해에 이어 40~50대 중년층을 겨냥한 문화상품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다. 2004년에는 70~80년대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조용필 콘서트’와 ‘7080 콘서트’, 뮤지컬 ‘맘마미아’와 ‘와이키키 브러더스’가 인기를 끌었다.


40~50대가 이런 공연에 열광하는 것은 자신의 젊었던 시절을 연상하면서 잊고 있던 자아를 찾고, 나아가 ‘각박한 세상살이’의 스트레스를 잊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복고풍은 어느 정도 현실 도피 정서를 가지고 있다.


2004년이 이들의 욕구가 공연물을 통해 표출된 시기였다고 한다면, 2005년에는 잠재된 중년층 대상 문화 및 전문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년 여성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데, 이는 이들의 구전 효과가 강해 특정 상품의 히트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들이 젊은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추억 체험 및 취미, 여가, 음식 등에 적극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히트 예감 6: 모바일 르네상스


2005년은 모바일 서비스가 또다시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 핵심이 되는 서비스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이다. DMB는 디지털로 송신되는 고화질 영상과 CD 수준 음질, 데이터 컨텐츠를 휴대전화나 차량용 단말기를 통해 이동 중에도 즐기는 서비스를 말한다. DMB는 지상의 방송송신탑을 통해 신호를 보내는 지상파 DMB와 위성을 통한 위성 DMB로 나눌 수 있다. 위성과 지상파 DMB 모두 내년 중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상파는 무료로, 위성은 월 13,000원 정도의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원은 최근 무료인 지상파 가입자가 위성 방식의 2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DMB 관련 제품 중 가장 히트가 유망한 것은 대규모 휴대폰 대체수요를 가져올 DMB용 휴대폰이다. 이는 폴더폰, 컬러폰, 카메라폰의 히트 릴레이를 이어갈 유망 상품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최소 100만 대 정도의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DMB 휴대폰과 함께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은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PMP: Portable Multimedia Player)의 MP3 플레이어 대체 여부이다. PMP는 기존 MP3 플레이어에 LCD 화면을 추가한 구조로, 음악과 동영상을 언제 어디서나 간단히 볼 수 있게 해준다. 현재 LG전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과 레인콤, 이레전자 등 중견업체들이 제품을 내놓았거나 조만간 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PMP는 시장성이나 대중화에 대해 엇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나와 있는 제품이 동영상 파일 중 일부 형식 밖에 지원을 하지 못하는 데다 신형 휴대폰과 비슷한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PMP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호환성을 높임과 동시에 전화 또는 DMB 수신 기능을 추가해 기기의 활용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소니와 닌텐도가 최근 내놓은 휴대용 게임기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소니 PSP(Play Station Portable)와 닌텐도 DS(Dual Screen)는 200달러 미만의 저렴한 가격과 네트워크 기능의 제공이 공통점이다.





히트 예감 7: 저금리 극복을 위한 퓨전 금융상품


최근 금융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저금리 지속으로 예금상품이 매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2005년의 금융권 고객들은 조금이라도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찾아 이동하려 할 것이다.


이런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퓨전 금융 상품’이다. 퓨전 상품이란 기존의 은행 예금을 보험, 주식, 신용카드 등과 연계한 것을 말한다. 대표적 사례인 은행권의 주가지수 연동 상품(ELS)은 계속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2004년에 눈길을 끌었던 국제 금값 연계상품과 같은 아이디어 상품들도 계속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비정기적으로 판매하는 특판 예금도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판 예금은 고객 이탈 방지가 주요 목적 중 하나로, 경기가 더 어려워지는 내년에는 판매 횟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 자금의 은행권 이탈 현상도 심해져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수익률이 높은 투신사의 실적 배당 상품(예: MMF, 채권형 수익증권)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요즘 은행들이 한창 이름 알리기에 나선 통합형 카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은행으로부터 우대금리나 차별화 된 서비스를 받기 위해 특정 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통합형 카드는 바로 이런 추세에 적합한 상품이다. 시중 은행들은 경비절감 차원에서 통합형 카드를 보급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카드를 여러 장 들고 다니는 불편과 통장관리의 번거로움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홍보가 될 경우 통합형 카드로의 교체는 상당한 붐을 이룰 것이다.


이외에 사용 가능 장소의 증가와 소매점의 지지, 소비자의 절약 중시 태도 등을 바탕으로 직불카드 사용이 2005년부터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2005년에 히트가 유망한 상품들을 사회, 경제, 문화 및 소비 심리 트렌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IMF이후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한 해가 될지도 모르는 2005년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기업들은 눈물겨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기에 히트 상품은 가뭄 중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불황기 히트 상품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일본의 많은 기업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국내 기업들도 불황의 파고를 이겨낼 수 있는 다양한 히트 상품을 내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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