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수가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하와이 다녀온 후 문득문득 생각나는건 파란 하늘과 새하얗게 번진 구름, 그 위에 수놓아진 야자의 패턴이었습니다.
마침 결혼 15주년.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해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던 차, 5월초에 여유가 생겨서 부랴부랴 짐꾸려 떠났습니다.
행선지는 그리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짧은 4~5일동안 다녀올 수 있는 곳은 별로 많지 않으니까요. 좀 더 여유있을 때 다녀오려고 호주를 제끼고 나니 동남아/남태평양 지역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정정이 불안한 태국까지 제끼고 나면 고르기는 쉽습니다.
다음은 여행의 컨셉이지요. 아직 아이들이 어리니 잘 노는게 중요합니다. 그러나, 제법 어른스럽게 놀 수 있지요. 그래서 가족 휴양지를 택했습니다.
그래서 괌으로 추진하다가 사이판으로 변경해서 진행하려 했습니다. 사이판은 아시아나 항공에 아침출국-저녁귀국 일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이판은 미국령이지만 치안이 나빠 총기사고도 있었다하니 가족들 반응이 시원치 않습니다.
다행히, 대한항공 말고 저가항공사 진에어에서 괌 가는 아침출국-저녁귀국 일정이 있습니다. 진에어 소문이 안좋긴 하지만, 먼길도 아니니 항공사보다는 낮 일정을 택했습니다.
힘들게 도착한 괌. 하와이처럼 가슴을 뻥 뚫어주는 시원함이 있지는 않고 뭔가 답답합니다. 꼬질꼬질한 숙소 탓인지, 매우 습한 날씨 탓인지, 온통 한국사람이 복작대는 혼잡함 탓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숙소를 나와 리조트로 가보니 탄성을 자아내는 이국의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외국에 오긴 온 모양입니다.
낮 일정 최대의 매력. 가자마자 짐 풀고 아이들을 풀에 풀어 놓습니다. 전 아내와 느긋하게 풀 바에서 맥주를 한 잔.
어디든, 짐풀고 맥주한잔하면 고향같은 느낌입니다. 이제 이곳이 슬슬 좋아지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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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식 2010.05.19 22:19
괌 PIC에 다녀오셨군요. 제가 신혼여행 때 묵었던 곳이죠. ^^ 오랫동안 안보이시길래 스페인에 다녀오신 줄 알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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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윙 2010.05.19 22:37
우와앙..여기도 좋아보입니다. 사모님 부티가 좔좔 흐르십니다.
PIC라면 programmable interrupt controller..-_-? -
DREAMER 2010.05.19 22:42
괌 PIC. 저의 신혼여행지는 그 옆 Marriot 였습니다. 옆에서 보니 PIC에서 떠들고 노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괜히 여행상품을 잘못 골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따님의 웃는 모습이 블로그에 그려진 아빠의 모습과 똑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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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ms 2010.05.20 10:06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댓글 답니다. (모르는 사람 맞습니다.)
저도 결혼 15년차에는 가족 여행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그 때는 큰애가 중학교에 다닐 때고 막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니
상상해 보니 재밌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부인께서 미인이신 데다 동안이시네요.
에리히 프롬 '사랑의기술' 표현대로 저 애들은 젖과 꿀을 공급받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행복의 모범을 보여 주신 데 대해 감사 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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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댁 2010.05.21 06:44
아우~~~넘 므찐 곳이네요..^^
그냥 보기에도 눈이 시원해 집니다.
어이 이번에 아드님 사진이....ㅎㅎ
따님은 훌쩍 커버리신 것 같아요.
이젠 아이보다는 학생의 느낌이 확~~밀려오네요.
저희집 큰 아들 변성기에 코 밑이 검으틱틱하니...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