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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celona 2012] 예술적인 산골, 피게레스 본문
피게레스 역에 내려 가장 먼저 한 일은 피게레스 버스 정류장을 찾는 일입니다. 까다께스 가는 버스의 일정을 확인하는게 급선무입니다.
역 앞 택시 기사분에게 물어보니, 무척 가까운 거리였습니다. 기대를 안고 시간표를 확인했는데 애매합니다.
무엇보다 막차타고 피게레스 다시오면 8시는 될텐데, 바르셀로나로 가는 시간이 애매합니다. 동행의 비행기는 밤 비행기인데 공항갈 시간이 빡빡합니다. 중간에 조금의 문제만 생겨도 비행기 놓칠 지경입니다.
할 수 없이 일정을 분리합니다. 함께 점심을 먹고 피게레스를 돌아보고, 일행은 히로나 경유해서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고, 저는 까다께스로 갔다가 바로 피게레스 경유하여 바르셀로나 복귀입니다. 히로나는 엄두도 못냅니다.
일종의 경유지처럼 생각했던 피게레스는,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왔습니다.
일단, 피레네 산맥의 중턱에 있어 산지 특유의 싱그러운 냄새가 가득합니다. 코속까지 뚫리는듯 선선하고 싱싱한 공기와, 끈적이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은 적정한 습도가 그만입니다. 일단 기후가 마치 휴양지 같아 그냥 딴거 없이 여기서 오래도록 머물러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 북쪽에 프랑스 접경지역인지라 다양한 문화가 섞인 느낌이 강합니다. 작은 마을이지만 관광객이 많아 여행 인프라도 좋은 편입니다.
피게레스가 유명한 것은 달리 미술관 덕입니다. 미술 애호가라면 달리 미술관 하나 보기 위해서라도 오는 걸음이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전 미술관에는 들어갈 시간이 없어 겉만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다음을 기약하고.
피게레스가 기특한 것은, 단지 조용한 산골마을에 미술관 하나 있는 돼지목에 진주목걸이 형국이 아니란 점입니다. 도시 곳곳에 스며있는 예술의 향취와 걸음을 멈추게 하는 설치예술들이 제대로입니다.
가우디가 바르셀로나를 바꾼 정도로 달리가 피게레스를 바꿨을것은 아닙니다만, 달리가 피게레스에서 감성을 키웠고 피게레스가 달리를 기려 예술이 숨쉬는 도시가 된 것만은 쉽게 상상이 갑니다.
아름다운 마을, 피게레스.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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