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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celona 2012] 까사 블랑까가 내려 앉은 까다께스

Inuit 2012. 3. 22. 22:00

천신만고 끝에, 피게레스 버스 터미널에서 까다께스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가까워 보이는 길인데도 한시간 반은 소요됩니다. 구비구비 산을 넘어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가 싶은 정도의 조바심이 날 무렵 버스는 무심히 멈춰섭니다.

마지막 산 모퉁이 돌 때부터 생긴 비현실적 느낌이 현실과 마주합니다. 

사실, 정말 별 정보도 없이 그냥 아름답다, 그리고 달리가 살았던 집이 있었다는 정도만 알고 찾아간 곳입니다. 그런데 시공간 속에서 길을 읽은듯 기묘한 비현실감이 지배하는 공간입니다.

바닷가 마을이라는데 바다는 보이지 않고, 하지만 그리스 해변 어디쯤 되는듯한 하얀 집이 빼곡히 언덕위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그나마 스페인스러운 붉은 지붕이 없었으면 현기증이 더욱 심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근처 표지판의 관광지도에 의지하여 바닷가로 걸음을 옮깁니다. 

골목골목이 참 정겹고 아름답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온통 하얗게 칠한 벽에, 시원함을 더하는 말갛게 파란 창과 문 장식입니다. 산토리니와 같은 명징함은 없을지라도 보는 사람마저 상쾌하니 사는 사람은 오죽하겠습니다. 덥고 습한 여름 바닷가를 살기에 하얀집, Casa Blanca만한게 없습니다.

한 10분도 안걸어 바닷가가 나옵니다. 진짜 바다입니다.
바다야 항상 아름답지만, 까다께스는 바다보다 바다의 친구들이 더 자태가 곱습니다.

잠시 바다를 둘러보다가 관광안내소에 들러봅니다. 달리의 집에 대한 정보를 물었습니다.
가까운데 전화로 예약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비수기니까 전화하면 바로 들어가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안내소 아줌마가 인상좋은 얼굴로 자꾸 전화를 재촉해서 얼결에 전화를 해봅니다. 한시간 후에 오면 입장이 가능하다고 예약을 해주었습니다.

달리의 집은 애초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마침 운때가 맞으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여유 있어 잠시 바닷가 까페에서 갈증을 달랩니다.

아무리 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까다께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