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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왜 짜증을 유발하는가

Inuit 2013. 9. 3. 22:00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를 읽는 중이다.

상위 1%가 부를 독식하는 불평등이 요즘 미국에 만연해 있고, 그 실체와 원인에 대해 분석하는 흥미로운 내용이다.
그중 나의 눈을 사로잡은 꼭지가 있어, 아직 책을 읽는 중이지만 따로 정리한다.

상위 1%가 독식체제를 공고히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는데 그 중 하나가 선거다.
많이 느끼지만, 내 표 하나가 세상을 바꾸지 못함을 알면서도 우리는 왜 투표를 하는가?

여러 관점이 있겠지만 스티글리츠는 '시민적 덕목'으로 설명한다.
즉, 내가 투표를 안 하면 내 주위도 안하고, '우리'가 안하면 '그들'이 이기기 때문이다.

결국 요즘 선거는, 내가 이렇게 적절하니 나를 뽑으라는 켐페인보다도, 내 반대편이 투표를 안하도록 만드는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흑색선전이 비용대비 효율적이기 때문에, 욕을 먹으면서도 루머와 색깔 논쟁 등 노이즈를 상대에 덧 입히려 노력하게 된다.

더 재미난 사실이 있다.
국민들이 짜증이 나도록 하는게 파워집단에는 더 유리하기 때문에, 선거 이전인 평소에도 비합리적인 짓을 해서 정치적 환멸을 조성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이렇게되면 투표의 '비용'이 급작스레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이 비용이 크게 느껴지는 집단은 투표를 포기한다.
반면, 이 비용이 감당할 수 있을 뿐더러 스스로에게 유리하다고 느끼는 집단은, 투표를 투자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표를 행사한다.

이렇게 해서 상위 1%의 독식체제를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간다는게 저자의 분석이다. 
심지어 저자는 이를 일컬어, 1인 1표가 아닌 1달러 1표로 규정한다.

저자는 미국의 상황을 주로 염두에 두고 글을 적었는데, 신기하게도 우리나라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 놀랍다.
정치의 속성은 어디나 똑같다.

정치적 환멸을 느끼는가?
이미 그대는 그들 손에 놀아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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