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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진실을 가리는 50가지 고정관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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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진실을 가리는 50가지 고정관념

Inuit 2015. 5. 31. 09:00
산타는 있는가?
너무 당연한 질문이다. 산타라는 개념은 있지만, 실체는 없다. 하지만, 5세 집단에 묻는다면? 4세는? 아마 실체적 존재에도 많은 확신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럼 언제 인식의 전환이 생기는가? '알게 되는' 그 시점이겠다. 산타가 누구란걸 알았다고 존재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팩트는 아는 상태에서 그 약속체계를 즐기면 되는 일이다.

Pascal Boniface

(Title) 50 idées reçues sur l'état du monde


우리 마음속 산타는 없는가?
산타는 쉽다고? 21세기 교양인으로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혹시 미디어의 선전과 주변 어른의 맞장구로 아직도 모종의 산타를 믿는 성인은 아닐까. 


테스트
매번 테러를 저지르는 무슬림은 악인가? 테러리스트는 일종의 레지스탕스로 볼 일은 아닌가? 911 테러는 미국의 자작극이지 않을까? 불량국가는 악의 축인가? 테러를 잡기 위해서는 선의의 폭력은 사용해도 괜찮지 않은가? 민중을 괴롭히는 국가가 있다면 내정간섭을 하는게 진보적인가 냅두는게 진보적인가?
이 모든 질문에 쉽게, 합리적 답변을 할 수 없다면 우리 마음에 모종의 산타를 믿고 있다는 뜻이다.


재미없는 국제 뉴스
어디 화산터지고 지진나고 총기 사건 나는 일 이외에, 우리는 국제 정세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첫째는 냉정히 따져 남의 일이다. 인명에 관한 이야기나 여행 이야기가 아니면 당장 내눈앞, 우리 주위 일이 아니라 관심 갖기 어렵다. 둘째 어렵다. 이게 크다. 바다 건너 시차 지나 전달되는 뉴스란건, 맥락(context)하에 의미가 살아나는 사건들이다. 단편 기사 읽어 단박에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러다보니 국제 뉴스는 재미없다. 재미가 없으니 국제 정세는 어둡게 마련이다.


미망, the illusion
그렇다고 국제 정세를 아예 외면하고 살긴 어렵다. 바다건너 날갯짓이 진짜로 폭풍이 되니말이다. 그러니 자연스레 두가지 함정에 빠진다. 첫째, 전문가의 말을 그냥 믿는다. 둘째, 세상을 단순화한다. 특히 전문가는 이런 단순한 모형을 '자기 구미에 맞게' 그럴듯 단순화하는데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일반적 교양인도 세상을 수정구슬처럼 투명히 보는 눈을 갖기 매우 어렵다. 연예 뉴스보고 스포츠기사 보고 국내 소식 조금 훑다 남겨낸 시간에 파편같은 정보로 세상을 구성하게 마련이다. 그 왜곡된 세상은 미망이고 동굴의 우상일 확률이 높다.


작은 미국, 대한민국
우리나라만 그럴까. 세상 구석구석 다녀본 사견으로는 여러나라가 다 그렇다. 미국은 알다시피 세상이 두개다. 미국과 비미국. 또는 우리편과 나머지. 남미는 스페인어권 소식에는 민감하되, 영어권이나 아시아는 무지하다. 아시아도 마찬가지. 미국 소식만 훤하다. 유럽은 그나마 좀 낫지만, 프랑스, 독일, 영국 정도가 세계 소식에 관심이 많고 다른 EU는 유럽내로 관심이 좁혀 든다. 우리 교역규모가 10위권이다. 미국과만 교통하는게 아닌데, 미국 소식에만 민감하고 세상을 보는 렌즈도 미국산이다.


프랑스산 렌즈
이 책은, 불란서산이라 믿고 택했다. 아다시피 프랑스는 미소 냉전시절부터 독립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려 애를 많이 쓴 나라다. 중립이 아닌 독립이다. 이유야, 패권 다툼에서 멀어지니 미국편 소련편을 제외한 나머지 제3세계의 맹주로 포지션을 가져가려는 의도와 결과였다. 특히 최근 몇십년은 중동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물론 최근 미편향이 심해지면서 Charlie Hebdo와 같은 테러의 핵심표적으로 전락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름 유용하다. 소련과 미국에 편향되지 않은 시각은 세상보는 관점을 풍부하게 해 준다. 

Inuit Points ★
별점을 세개 준다. 기대가 컸던 탓이다. 새로운 각도를 배우고자 했는데, 대개 아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모두에게 심드렁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기회에 국제 정세를 보는 힘의 구도를 알고 싶다면 쓸만한 입문서다. 확실한건 미국의 시각을 벗어나 세상보는 방법만 익혀도 외국 뉴스 읽을 때 지루하진 않다는 점이다. 
주의사항 하나. 반미적 시각을 고취하고자 읽는다면 실망이다. 미국에 대한 시각은 철저히 중립적이다. 반미도 친미도 아닌 직미다. 앞으로도 중국에 밀리지 않는 절대파워 미국을 인정하면서, 미국이란 대국의 욕망을 조목조목 정리하는 톤이다. 책이 가볍다. 여행갈 때나 출장갈 때 읽으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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