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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촛불 집회와 탄핵 가결에 붙여

Inuit 2016. 12. 10. 10:10

어제 탄핵이 가결되었습니다.

 

길고 고생스러웠던 촛불 집회와 그로 대표되는 국민의 마음이 원동력이었습니다. 물론 아직 이뤄진 것은 없고 한가지 관문을 돌파한 것이지만, 의미는 남다릅니다.

 

저는 흔히 말하는 386세대입니다. 6 항쟁을 직접 목격했지요. 하지만 대학 이후로 대규모 집회는 여러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광화문 집회는 여섯차례 세번을 참가했습니다.

 

현장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TV 압도적 다수를 목격하는 것도 장관이지만, 현장에서 인산인해 속에서 펭귄걸음으로 이동하고, SNS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에서 육성으로 이야기 듣고, 인스타그램의 멋진 사진이 아니라, 실제 만질 있는 재미난 피켓과 배너를 보는건 느낌이 다릅니다.

 


와중에 느낀 점은 크게 가지입니다.

 

 첫째, 촛불집회는 국회에서 탄핵 의결을 어찌 내든간에 우리 사회 민주 의식에 엄청난 진전을 이루겠구나 하는 점입니다. 공무원 시험 보는 사람 아니면 헌법은 영국의 권리장전처럼이나 존재는 알되 내용은 멀리멀리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제는 헌법의 정신과 구성적 요건에 대해 논의하고, 적극적으로 해석까지 할만큼 실체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학생, 회사원, 주부, 공무원 등등 계층별로 총론과 각론을 활발히 토론하고 때론 푸념하면서 민주주의에 대해 실존적 의미를 새기는 계기가 되었지요. 말로만 민주를 떠들며 봉건적 사고를 하는 어떤 이들과 붙어도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정도가 되었구요.

 

사실은 자연히 둘째로 연결됩니다. 자라나는 세대에 민주화 역행방지의 대못을 박았고 치유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대별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7,80대는 한국전쟁, 5,60 대는 6 항쟁, 3,40 대는 IMF 등이지요. 지금 십대는 세월호입니다. 아이들은 분노하고, 씻을 없는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며 국정농단의 실체를 바로 보고 거리에 나와 분노를 표현한 것이지요. 판교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에도 광화문 친구들이 많다고 합니다. 예전이라면 분당 지역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들보다 부모의 성향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참을 없어했고 혼자든 부모와든 거리에 나섰습니다. 그러기에 이번 탄핵 의결은 아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힐링을 양호실입니다. 또한 나라가 잘못되면 시민이 일어나 바로 잡아도 되고, 그게 맞는거란 점을 가르쳐준, 시민의식의 거대한 교실이었습니다.

 

또한 셋째로 연결됩니다. 같은 동료 시민에 대한 믿음 회복입니다.

국민이란 말을 싫어합니다. 국민을 영어로 번역하기도 힘들단 아시는지요?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국가주의를 강조하면서 정착한 말이기 때문입니다. 수백만이 광화문에 모이는데, 누가 저사람을 뽑았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숫자가 모자랍니다. 뽑아놓고 잘못을 인지한 사람도 있고, 분위기상 말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요. 아무튼 그를 뽑지 않은 대다수 사람들이 잘못된 결정을 뒤집으러 남대신 고생하러 나간 수가 압도적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그전에는 민주절차를 의심할만큼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와 운영에 개인적으로 분노했다면, 광장에서는 나만 그런 억울한 생각을 하지 않음을 알게되고 기운을 내서 목소리를 높일 있었습니다. 농담삼아 국난국복이 취미인 나라의 동료시민들은, 시장에서 보도에서 만나는 이기적이거나 개인주의적인 익명의 도시인이 아니라, 거대공동체의 동료 모습을 목격했지요.

 

저는 소국의 우리나라가 세계 각축의 틈바구니에서도 살아남을 거라 믿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이뤄본 경험입니다. 선진국의 요건 하나가 정치와 사회 시스템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시민이 일어난다는 역사의 기록은 정치와 사회구조에 분명한 견제 작용을 합니다. 87 발동이 국민의 행동적 참여는,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기술이 몇번 바뀌고 세대구성이 바뀌어도 아직도 변함없이 작동하는 소셜 DNA라는 점을 확인해준 결과입니다. 수백만이 지점에 모여 세력만 과시하고 평화롭게 물러나고 짓을 6주간 더욱 거세게 보여줌으로서 폭력을 동반하지 않고도 민의를 강제하는 새로운 장을 연건 덤이구요.

 

이런 긍정적 경험이 광화문 나들이에서 인상깊은 점이었습니다. 물론 어제의 작은 승리에 도취된건 아닙니다. 하지만 글은 탄핵이 부결되어도 쓰려고 마음 먹었던 내용입니다. 작은 승전고와 함께 생각을 정리하니 기분이 약간 좋을 뿐이지요. 앞으로 갈길이 멀다면 멉니다. 하지만, 역사는 결국 바로 나간다는 점에서 아직도 이나라에 희망과 애정을 있어 다행이고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