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책입니다.

분명 쓸만한 내용은 있는데, 강력히 추천하긴 어렵습니다.

Growth IQ: Get Smarter About the Choices that Will Make or Break Your Business

장점 먼저 말하자면 책이 매우 구조적입니다.

성장을 이루는 10가지 경로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각 경로마다 세가지 사례를 드는데, 두개는 좋은 예로 세번째는 반면교사입니다. 선정한 사례들은 적절하고 시사점이 있습니다. 특히 안 좋은 사례를 잘한 사례와 함께 드는건 신선합니다. 경영 관련한 책에서 시도하지 않으니까요.

 

반면 제가 좋아하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우선 사례의 기술이 피상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곰곰 되씹으면서 엣지를 찾자면 뭔가 시사점이 있긴 있으나 그냥 휘리릭 읽자면 잡히는게 없습니다. 분량 맞추듯 불려놓은 내용이 많아서입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10개의 성장경로라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무작위적으로 나열된 열개라니. 일반 사람이 '내가 해봤더니 이런게 중요하더라' 정도의 리스티클이면 그런가보다 합니다. 그러나 독자의 배움을 목적하는 책이라면 10개의 비구조화된 리스트라는건 효용가치가 떨어집니다.

경영서적의 지고선은 실제 적용 가능해야하고, 그러려면 쉽게 머릿속에 넣고 다닐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게다가 가트너 등에서의 컨설팅 경력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저자라면 논리구조를 사용하지 않는게 더더욱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네요.

10 growth paths. TEN! seriously. 

우선, 10가지라는 사람의 인지적 범위를 넘어섭니다. 직관적이고 외워지지 않아 매번 책을 들쳐봐야하면 저는 좋은 프레임웍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라면 10가지를 선정하지 않겠지만, 선정했더라도 최대한 의미와 구조를 담으려 노력했을 겁니다. 프레임웍은 형식이 주는 깨우침에도 매우 용도가 있으니까요.

예컨대, 시장침투-시장가속화-제품확장-다각화 Ansoff 매트릭스라고 합니다. 이걸 가운데 두고, 제품면에서의 확장을 제휴와 협쟁(coopetition)으로 돕고, 시장의 확장은 영업최적화와 이탈(churn) 방지로 돕는거죠. 근원은 고객경험이고 외에는 비전통적 전략입니다. (이렇게 자리매기다보니 외워졌…)

10 Growth paths, rearranged by Inuit

그러다보니 챕터마다 뭔가 아카데믹한 느낌을 주기 위한 정리도 전혀 와닿지가 않습니다. 성장을 위해서 1+4 경로로 가느니, 3+7+9 경로가 좋니 등등의 말은 꽤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우선 성장 경로가 MECE하지 않아서 그래요. 중복이 있는걸 합쳐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거듭 말하지만 기업의 전략은 창의와 생산을 목적해 합니다. 사후적으로 이래서 성공했어라고 설명할 수만 있는 프레임웍은 저자의 장사를 돕는 영업 도구일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프레임웍은 세상에 나오면 안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프레임웍 신봉하지 말자주의자인 제게, 유용한 프레임웍이란 오로지 사고의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고, 창의를 틔워주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성장경로를 달달 외웠다 해서 지금 문제에 몇번 몇번을 섞어야 할지 판단과 사고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책을 읽으나 읽으나 풀어야할 문제이지요.

특히 Ansoff 매트릭스는 잘못 쓰면 주화입마에 빠지는 프레임웍입니다. 회사의 가산을 탕진하고 많은 기회비용을 수반하니까요. 물론 건전한 조직이라면 아픈 비용을 치르기 전에 어설픔이 걸러지겠지만, 아무튼 저기서 확장과 다각화 전략이 내포하는 의미란, 망망대해의 가라앉는 배에서 불확실한 다른 배로 갈아타는 형국에 비할 정도로 고위험을 다루는 전략적 순간이란 점만 짚어둡니다. 책상에 앉아 고담준론을 할 상황이 아니니 제눈엔 외워지지도 않는, 정세도 낮고 구조화 되지 않은 프레임웍이란 독배와도 같다고 느껴집니다.

 

Inuit Points ★★★

정리하자면 책의 독법은 지혜보단 지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회사의 고위직으로 되어 있으나 경영을 실제로 해봤는지 상당히 의심스럽고, 현재 재직 중인 회사인 세일즈포스(와 아마존)의 마케팅용 도서 같은 느낌마저 살짝 듭니다.

반면에 책의 사례는 양도 풍부하고 나름 노력하여 정리했기 때문에 후속적인 공부의 길잡이로 쓰기엔 좋습니다. 또한 명언과 통계를 공들여 모아 놓아서 부분도 두고 참고할만은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점은 번역이 엉망진창입니다. Account 구좌로 번역하면 이건 회사 안다녀봤다는 소리밖에 안되지요. 또는 '제품이 어떤 가치를 안길 수 있는지를 규정하는 정의는 앞서 제시한 예만큼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처럼, 무슨 뜻인지 알기조차 힘든 구글 번역투는 거슬리는걸 넘어 사유의 흐름을 방해합니다.

저자도 애매한데 역자는 최악입니다. 비추만 아니란 점에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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