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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굳이 따지지면 제 잘못입니다. 몇 달 전 스윙 댄스를 시작하면서 스윙과 관련된 책을 여럿 샀습니다. 이 책은 스윙댄스 소재의 소설인가보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사 두었습니다. 그러다 차례가 되었고, 읽는 내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은 딱 이거 하나였습니다. 과연, 예술이란 무엇인가. 당연히도, 예술이 반드시 상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올드 미디어에서, 특히 일방적 전달 성향이 강한 예술 작품쯤 되면, 의도된 불친절은 감상하는 사람의 적극적 개입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결과로 사고의 전복이나 깨달음, 발견과 통찰 등 상호작용의 고리를 완성하는 기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추상화나 현대무용이 그렇듯이요. 언어적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영화나 소설도 불친절함을 이용해 독자와..
몇번 이야기했지만, 전 소설 잘 안 봅니다. 깔봐서가 아니라, 메시지 찾기에 강박적인 현대 독서인의 초조함이겠지요. (Title) Waiting for barbarians @paperroses님의 소개로 알게 된 작가 존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는 읽는 내내 책장 덮는게 아쉬워 야금야금 아껴 읽은 소설입니다. 소설이라, 글쎄, 스토리를 중심으로 늘여 쓴 문장이라는 형식면에서는 분명 소설이지만, 읽는 내내 상상을 자극하는 면에서는 우화집 같고, 깊이 생각 속에 잠기게 만드는 성향은 철학책 같고, 옳고 그름에 대해 다각적으로 돌아보게 만드는 점은 도덕책 같습니다. 그보다 더 큰 매력은, 생경한 세팅임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인간의 본성을 묘사하고, 솜씨 좋은 외과의사처럼 몸 속 숨어있는 감정선을 끄집어내어..
원제: On writing 미저리, 그린마일, 드림캐처, 러닝맨, Insomnia 등 유명 영화의 작가 스티븐 킹이 쓴 창작론입니다. 이 책은 글쓰기를 업으로 해왔고, 또 다른 글쓰기를 꿈꾸며 사는 절친한 후배의 소개로 읽게 되었지요. 책은 크게 나눠 전반부의 자서전과 후반부의 창작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티븐 킹을 영화로는 많이 봤지만, 글로 읽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킹씨 성장과정의 서술을 읽는 것은 참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과거에 대해 담담히 쓴 글을 읽으며 오히려 더 감정이입이 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글을 쓰기 시작하며 여기저기 잡지에 투고를 했다고 합니다. 초창기에는 거절의 메모조차 못받다가 친필 반려메모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받은 메모를 못에 끼워 모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