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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6

클래퍼를 든 셰프, 스토리가 있는 저녁 지인 소개로, 미슐랭 받았다는 삼청동의 프렌치 레스토랑에 갔다. 이곳은 매번 코스요리의 컨셉이 있는데, 전에 갔을 땐 '별의 향기를 맡다'는 주제로 어린왕자가 나오고 그랬다. 이번엔 영화테마라고 한다. 메뉴와 빵 차림부터가 심상치 않다. 처음엔 영화 매거진에 이 식당이 소개되어 잡지를 디스플레이 해 놓은줄 알았다. 그게 아니고 그냥 매거진을 차용해 메뉴를 만들었단다. 전체 코스가 영화의 키워드로 구성되었는데 소개하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다. 뉘벨 퀴진 계열의 프렌치 요리에서 셰프가 내는 한턱인 아뮤즈 부시. 그냥 예쁜 애피타이저 같지만, 내면은 다르다. 영화관의 3대요소인 땅콩, 팝콘, 오징어를 재료로 쓰고, 트러플 같은 재료로 프렌치스럽게 해석했다. 여기서 이미 머리를 띵 한대 맞은 느낌. 아뮤즈 부시가.. 2020. 9. 27.
컨택트 (Arrival) 원작인 'Story of your life'를 아주 인상 깊게 읽었다. 꽤 복잡한 개념이 들어가서 이걸 어떻게 visualize할지 궁금해서 영화를 봤다. 찬사 받은 소설을 영화화해서 욕 안먹기가 쉽지 않다. 영화는 원작 생각하면 솔직히 실망스럽지만 반면에 어려운 이야기를 나름 잘 풀어 나갔다. 테드 창의 핵심은언어는 사고를 규정한다.만일, 시간에서 자유로운 언어가 있다면, 사고도 시간에서 자유로와지지 않을까?라는 SF적 상상력에 있다. 그리고 SCIENTIFIC novel 답게 다양한 과학적 근거로 독자가 수긍하도록 설득의 수위를 높인다. 그 중 가장 직관적 논증은 빛의 굴절이다. 빛이 최단 경로로 가기 때문에 매질이 달라질 때 굴절을 한다. 근데 끝점을 미리 알지 못하면 어떻게 최단경로를 알 수 있을.. 2017. 2. 12.
딸 건축가 만들기: (4) 비밀을 지닌 건물 국내 건축물 답사 둘째 장소는 동숭동이다.관악에 있을 때 연건캠퍼스라 불렀던 그곳. 서울대 병원은 여전했다. 병문안이나 문상으로 가끔 갔던 곳. 그 옆의, 대한의원.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꽤나 인상적이다. 대학로에 여러번 왔었지만 이 건물은 제대로 본 적이 처음이다.오래된 전통미는 약해도, 우리나라 건물에서 느껴지는 익숙함을 벗어난 파격은 신선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사실 대한의원 하나를 보러 여기 온 것은 아니다.바로 서울대 병원과 대한의원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그 완벽한 조화가 보이는 지점을 찾는 것이 목표다. 이리저리 삼각측량을 머릿속에서 하며 움직이다가.. 헉. 정말 헉 소리가 났다. 마치 영화속 비밀을 푸는 장면과도 같다.특정 지점에 서면, 대한의원과 서울대 병원이 일체의 건물로 보인다.나중.. 2013. 2. 16.
디지털시네마가 바꿀 영화세상 KT에서 5월부터 디지털시네마 사업을 한다고 합니다. 통상적인 영화 배급과정에서는, 필름을 프린트하여 영화관마다 배달하고 상영이 끝나면 소각합니다. 디지털 시네마는 영화 배급 과정을 디지털로 바꾼 사업모델이지요. 원화를 디지털 상태로 저장하여 광대역 네트워크로 영화관에 송신하고 영화관에 설치된 디지털 프로젝터로 바로 상영을 하게 됩니다. 디지털 시네마의 장점은 많습니다. 기사에 나온 바처럼, 아날로그 변환과정에 수반되는 열화가 없으므로 고화질 고음질의 영화감상이 가능합니다. 또, 한벌 프린트 할때마다 발생하는 200만원 가량의 인쇄 비용, 저작권을 염두에 둔 안전한 배송과 보관, 상영후 소각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겠지요. 따라서, 영화배급의 디지털화, 또는 디지털 시네마는 시기의 문제일뿐 변화의.. 2007. 4. 1.
흥행의 재구성 자, 영화를 하나 보려고 합니다. 영화 사이트에 갔는데 몇개의 모르는 영화들만 있습니다. 참조할 만한 정보라고는 영화 전문가란 사람들의 별점만 있습니다. 어떤 영화를 고르시겠습니까? 이번도 뭐 정답 없는 문제입니다. 요즘은 댓글이라는 부가적 정보가 있고, 영화 전문가가 따로 필요한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마추어 리뷰어(I mean, non-paid reviewer)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별점이 감탄사나 이모티콘으로 격하된 감이 있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별점은 의미소였습니다. 그리고 쓸만한 영화는 바로 별점 세개 짜리라는 농담이 있었지요. 다섯개가 아니라. 부제: 히트하는 영화의 진실 혹은 거짓 전문 비평자의 높은 평가를 받는, 즉 별 네개나 다섯개 보다 별 세개를 선택하면 실패하지 않는 이.. 2006. 11. 19.
Rogue Trader Rogue trader, 우리 제목으로는 '겜블'이라고 나온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영국의 유서깊은 은행 베어링을 한방에 깔끔하게 파산시켜 버린 Nick Leeson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베어링 은행 파산은 두가지 점에서 아주 유명한 경영 사례이지요. 첫째, 파생상품의 극단적인 위험과 이의 피하기 위한 적절한 헷지가 중요하다는 점, 둘째, 내부 통제 시스템의 미비는 국소적인 비효율이나 비리가 아니라 전사적 위험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천억원이 마음을 짓누르는 리슨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이야기 구조라, 예상보다 무척 긴장하며 보았습니다. 이완 맥그리거의 까칠한 영국 액센트는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영화 본 김에 당시 상황을 놓고 공부를 좀 했습니다. 리슨은 왜 망했나? 첫째.. 2006.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