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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Project L

딸 건축가 만들기: (4) 비밀을 지닌 건물

Inuit 2013. 2. 16. 10:00

국내 건축물 답사 둘째 장소는 동숭동이다.

관악에 있을 때 연건캠퍼스라 불렀던 그곳.


서울대 병원은 여전했다. 

병문안이나 문상으로 가끔 갔던 곳.


그 옆의, 대한의원.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꽤나 인상적이다. 

대학로에 여러번 왔었지만 이 건물은 제대로 본 적이 처음이다.

오래된 전통미는 약해도, 우리나라 건물에서 느껴지는 익숙함을 벗어난 파격은 신선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사실 대한의원 하나를 보러 여기 온 것은 아니다.

바로 서울대 병원과 대한의원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그 완벽한 조화가 보이는 지점을 찾는 것이 목표다.


이리저리 삼각측량을 머릿속에서 하며 움직이다가..


헉.


정말 헉 소리가 났다.


마치 영화속 비밀을 푸는 장면과도 같다.

특정 지점에 서면, 대한의원과 서울대 병원이 일체의 건물로 보인다.

나중에 지은 서울대 병원이, 조막만한 대한의원에 대한 경의를 표하여

스스로의 크기를 뽐내지 않고, 그저 병풍처럼 서 있다.


대한의원이 적, 흑, 백의 색요소인데,

서울대 병원은 백, 흑, 적의 색상 요소로 스스로를 낮춰 조화를 이룬다.


대단한건 이러한 통합적 시점은 보이는 지점이 제한적이란 사실.

거기 선 순간에만 마법과도 같은 놀라움이 펼쳐진다.

이러한 시점상 겹치는 것을 제외하면, 

서울대 병원은 그 자체로 자신의 색과 자신의 공간에서 그 기능을 다하고 있다는 점.

아마 서울대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도 이러한 풍경을 잘 모를 것이다.


그저 사진으로 느끼는게 아니라, 실제 몸으로 배우는 부분은 딸에게도 큰 깨우침이 되었을 것이다.


기능과 의미, 역사와 현실.

상충하는 가치를 화해시키는 법.